여는 글
안녕 여러분? 저의 오랜 똥차 친구인 아베오가 얼마 전 29만km를 돌파했습니다. 아, 이제는 정말 딱 1만km만 더 타면 목표치인 30만km를 돌파하는 순간을 볼 수 있겠군요. 물론 저보다 많이 타는 분들도 많고 특히나 장거리 운송업을 하시는 분들은 100만km를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니 엄청나게 많은 주행거리라고 하기는 좀 어렵지만 그래도 그동안 아베오라는 차량을 충분히 경험하고 즐긴게 아닌가 싶네요.
최근 차량 상태가 영 좋지 못합니다. 가속할 때 엔진 부조가 약간 있고 엔진 노킹이 조금씩 발생하기도 하고 여기저기 긁힌 곳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래도 주행하는데 크게 문제는 없죠.
머지 않아 이제 차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계속 드는데 고민거리가 하나 늘더군요. 바로 '타이어' 입니다. 타이어 마모도 꽤나 많이 되었고 마지막으로 교체한 시점이 2018년 10월인지라 조금 있으면 만 5년이 되니 수명도 거의 한계에 다다른 상태입니다.
마일리지가 아주 약간은 남아 있기 때문에 억지도 버티면 트레드가 하나도 없는 경주용 타이어인 슬릭 타이어 상태와 같은 상태로 버틸 수는 있겠지만 저는 과감히 타이어 전체를 교체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대신 구할 수 있는 범위 중 무조건 '가장 저렴한 타이어'로 결정했습니다. 저는 절대 중고타이어는 안씁니다.
헤어질 결심 전 교체할 결심
타이어 4개 1대분에 투자하는 돈은 대략 29만원. 앞으로 짧으면 8개월 길어도 1년 안에는 차량을 처분할 것 같지만 일단은 질렀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드리록 하겠습니다.
일단 26일부터 전국에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산발적으로 비가 오기 시작했고 어쩔 때는 부슬부슬 내리기도 하지만 갑자기 쏟아 부을 정도로 많이 내리면서 노면 관리가 잘되는 고속도로에도 물웅덩이가 생기는 지경이 되었네요.
거기에 2023년 올 해는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는 장마가 예상된다고 하니 도저히 상태나 좋지 못한 타이어로 여름을 지내긴 자신이 없었습니다.
원래 저는 비오는 날 운전이 전혀 두렵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비가 내릴 때 고속도로에서 다른 차량들이 서행할 때 저는 그냥 규정 최고 속도로 자연스럽게 다녔고 물웅덩이를 밟는 그 상태에서 수막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어떻게 대처하면 되는지 대충이라도 알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제가 운전을 잘했던게 아니라 그냥 운이 좋아 사고가 그동안 나지 않았던 것이고 실력보다 타이어 상태가 좋았던 것이었습니다.
올해 4월부터 시작한 현대드라이빙센터 교육 중 레벨3에 가면 젖은 노면 서킷이 있습니다. 물을 잔뜩 뿌려놓은 상당히 좁고 짧은 서킷을 도는 것인데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차량들은 상당히 타이어 상태가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코너를 지나니 AWD 차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이 미끌미끌 하더군요.
아주 좋은 상태의 타이어와 AWD만 해도 이런데 오래되어 경화되고 트레드도 거의 없는 타이어로 젖은 노면을 주행하니 이건 그냥 바로 교체를 하는게 오히려 저렴한게 확실하다는 판단이 서더군요.
올 해 들어 이렇게 비가 많이 온 적이 있었나 싶은 출근길, 예상보다 더 막히고 예정보다 조금 더 늦게 움직이게 되면서 마음이 급한 채로 외곽순환도로를 주행하는데 1차로에서 빠르게 아주 살짝 좌로 굽은 코너에서 좌측 길어깨에 고인 물을 밟으니 차량이 바로 우측으로 언더스티어가 나더군요. 즉, 차량 앞타이어가 그립이 전혀 없다는겁니다.
아래와 같이 타이어 상태를 보면 마모 인디케이터가 이제 노면과 만나기 시작하는 상태라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타이어의 트레드는 차량이 물을 밟을 때 물을 밀어낼 수 있는 배수량과 정비례합니다. 그러니 처음에는 웬만한 상황에서 충분히 물을 밀어낼 수 있게 되지만 점점 타이어가 닳으면서 배수량이 적어지고 배수량이 부족하면 타이어가 그립을 잃게 됩니다. 간단하죠?
그렇다면 타이어만 좋으면 수막 현상이 안일어날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타이어도 한계가 있고 그 한계는 차량의 속도와 연관성이 있습니다.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타이어의 한계를 쉽게 넘어서버리니 수막 현상이 쉽게 일어납니다. 그러니 결국 장마철 안전하게 주행하려면 '타이어를 점검'함과 동시에 '서행'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래도 속도를 줄이기가 싫은 분들도 계시겠죠? 네. 이해합니다. 본인의 목숨이니까요. 그렇다면 적어도 타이어 만큼이라도 점검해서 기왕 빠르게 다니는거 조금 더 빠르면서 동시에 안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습니다.
닫는 글
29만원 투자하고 길어봤자 1년을 쓸 것이기 때문에 타이어가 아까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기간에 타이어를 마모시키면서 타도 전혀 문제가 없으니 당분한 타이어에 집중해서 실컷 타봐야 겠네요.
제가 타이어를 교체해야만 했던 가장 큰 이유도 있으니 바로 타이어 공기압이 계속 빠지기 때문입니다. 좌측 리어 타이어에 피스가 박혀 셀프로 지렁이를 넣은 뒤 일시적으로 공기압 저하가 있다가 정상화 되었는데 좌측 프론트 타이어가 이제 빠지기 시작하더군요.
피스가 있나 싶어 봤더니 예전에 지렁이를 꽂아둔 곳으로 보이는 곳에서 미세하게 기포가 올라오던데 같은 장소에 지렁이를 재시공할 수는 없으니 그냥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딱 한 번의 사고라도 나면 분명히 29만원 이상의 손해가 발생테고, 장마철과 눈이오는 겨울철까지 충분히 사용할 수 있으니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저렴한 타이어라도 좋으니 꼭 새 것으로 교체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아니, 그나저나 타이어 업체 연락은 장마철 끝나고 오려나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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