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안녕하세요, 바람피고 있는 마이라이드 입니다. 얼마전부터 아베오의 상태가 심상치 않아 다른 차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평소 관심이 있던 차량이 제가 원하는 옵션들을 갖춘 채 착한 가격으로 나왔길래 보러 대전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덜컥 사와버렸습니다..
그 정도로 아베오의 상태가 많이 좋지 못했고 특히 엔진 점화와 관련된 고장이다보니 당장 차를 사용하기도 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일단 이그니션 코일 교체로 문제는 해결하여 지금은 정상 주행이 가능한 상태인데 증상과 해결방법은 어떤지 세심하게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아베오와 이별할 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베오 점화계통 고장코드
(참고) 소유 차량 정보 : 2011년 생산, 2012년식 1.6 자연흡기 엔진, 수동변속기, 5도어 해치백, 현시점 29만6천km 주행
저는 자동차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카스캐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장 코드가 발생하면 뭐가 문제인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고장 코드를 리드해보니 '1번 실린더 실화 감지'라고 뜨며 코드는 'P0301'이었습니다.
실화냐?
그 실화는 아니고 Miss fire를 뜻하는 실화로 정확히 '어떤 부품이다'까지는 알 수 없지만 1번 실린더에서 정상적으로 일을 하지 않음이 확인되었다는 뜻 입니다.
아베오 점화코일 고장 증상
엔진의 점화 상태가 좋지 못한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점화코일과 점화플러그의 고장 확률이 가장 높습니다. 다만 두 부품의 고장 특성이 조금 다른데 사실 점화플러그가 고장나는 경우는 제가 판단했을 때는 극히 드물다봅니다.
점화플러그는 복잡한 전자부품이 들어간 것이 아니다보니 그저 코일에서 넘겨 주는 전기를 플러그 팁 끝단에 스파크로 만드는 일이 전부입니다. 다만 엄청난 압력 후 폭발되는 곳에 그대로 노출되는 부품이다보니 서서히 플러그 팁이 닳게 되면서 생명을 다해가게 됩니다.
하지만 스파크 플러그는 갑자기 딱 고장이 나기보다는 아주 서서히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므로 대부분은 정기점검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체가 되다보니 점화플러그 팁이 없어진다거나 이런 일은 흔치 않습니다.
하지만 점화코일은 다릅니다. 10년동안 2번의 점화 코일 고장과 교체를 경험한 입장에서 최대한 경험의 기억을 쥐어짜서 설명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점화코일도 완전히 고장이 나기 전 전조 증상이 좀 있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엔진 냉각 상태에서 출발하며 가속을 할 때 툭툭 친다고 하죠? 약간씩 엔진부조가 발생하면서 힘이 빠져버리는 짧은 순간들이 좀 있었습니다. 엔진이 조용하고 균일하게 점화되는데 아니라 약간씩 툭툭 거리는 증상이죠.
다만 그 정도가 심한게 아니라서 평소 차에 관심이 많거나 민감하신 분들은 확인할 수 있겠지만 많은 분들은 별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있을거라 봅니다.
그러한 증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잦아지거나 강도가 더 강해집니다. 툭툭 거리는 순간들이 더 많아지고 출력이 확 빠져버리는 강도가 강해지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취급설명서에는 벌도로 점화코일 교체 주기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저의 경우 100,000km~150,000km에서 예외없이 발생했으니 저는 이 정도가 아베오에 들어가는 이그니션 코일의 내구 한도라고 봅니다. 만약 본인의 차량이 비슷한 증상이 있고 최종 교체 후 누적 주행거리가 비슷하다면 미리 알고 계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왜냐? 완전히 고장나기 전까지는 경고등을 띄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그니션 코일, 완전히 고장난다면?
최근에 이그니션 코일의 상태가 아주 안좋아졌을 때 이랬습니다. 우선 퇴근길에 시동을 켜는데 시동이 걸린 뒤 계기판에 바로 엔진체크등과 ABS경고등이 동시에 점등이 되면서 엔진 아이들(idle) 상태가 엉망입니다. 불규칙적으로 푸드득 푸드득 겨우겨우 시동을 유지하게 되죠. 그리고 엔진체크등은 깜빡 거립니다.
밥을 먹으러 가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 끌고는 갔습니다. 아이들 상태에서 유난히 시동이 꺼지려는 상태가 심해져 억지로 가속 패달을 밟아 rpm을 조금 올려 약 2,000rpm을 유지하면 좀 조용해져서 신호 대기를 할 때는 억지로 rpm을 올리면서 버텼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1번 실린더가 일을 안하는건지 정확히 어디 피스톤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히 4기통 엔진에서 하나가 일을 안해서 3기통이 되어버리니 출력 저하가 상당해지더군요. 조금만 오르막을 만나도 쉽게 오르지 못하고 평지에서도 속도를 올리는데 버거워합니다.
재미있는건 경차량에 들어가는 3기통 엔진음과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 입니다. 엔진의 기통 수는 보통 짝수이고 숫자가 많을수록 부드럽고 정숙합니다. 그래서 중형까지는 4기통, 준대형에서는 6기통, 대형차량에서는 8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한 때 정석이었죠.
처음 경고등이 뜬 상태에서 다음날 출퇴근길까지 증상이 이어지더니 본격적으로 다른 차를 알아보려하니 잠시 돌아오더군요. 하지만 완전히 상태가 돌아온 것이 아니기에 엔진이 툭툭 치거나 푸드득 거리면서 실화가 발생하는 순간은 여전히 있었습니다.
그렇게 누적 주행거리 30만km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수리하기에도 당장 버리기도 애매한 상황인지라 억지로 끌고 다니는데 다시 경고등이 뜨면서 엔진 구동 상태가 점점 더 나빠지더군요.
비정상적인 점화가 일어나니 배기가스에서도 그동안 맡지 못한 이상한 냄새도 나고 이대로면 조만간 도로에서 시동이 완전히 꺼져버릴 것 같아 급하게 부품대리점에 방문을 했습니다. 다음 차를 보러 다니는데 필요한 렌트 비용 생각하면 그냥 일단 고치는게 나을 것 같더군요.
1.6 아베오 점화코일 부품번호 및 가격
비인기 차량을 탄다는 것. 꽤나 흥미를 느끼는 분들도 계실텐데 이렇게 고장이 있을 때는 굉장히 서럽기도 할겁니다. 일단 부품 수급이 원활치 않아 재고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고 부품의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행히 직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화를 걸어 재고를 물어보니 코일과 플러그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예약을 하고 바로 덜덜 거리는 차량으로 타고 수령해왔습니다.
2011년 생산, 2012년식 1.6 아베오 수동 기준
- 점화플러그 : P25193473, 4개 1대분 16,800원
- 점화코일 : P96476983, 143,400원
아베오 점화코일 자가교체 방법
준비물
- T40 별비트
- 면장갑
일단 오늘은 코일 이야기만 할건데 이그니션 코일과 이그니션 플러그 교체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다룬 포스팅이 있으니 상세한 것은 아래에 링크하는 글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엔진을 바라보고 ECOTEC이라고 쓰여진 커버를 우측에서 벗겨냅니다. 그냥 당기면 빠집니다.
그러면 바로 보이는 것이 우리가 교체해야 할 이그니션 코일입니다. 타브랜드 차량들은 실린더마다 개별적으로 만들어진 코일을 쓰지만 유독 쉐보레 차량들의 경우는 이렇게 일체형을 씁니다. 그래서 비싸기도 하지만 어차피 바꿀거 한 번에 바꿀 수 있으니 유지보수 측면에서는 나름의 장점이 있기도 하죠.
코일 우측에 물려 있는 커넥터를 조심히 빼주셔야 하고 노후화되다보니 잘 부러지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제가 케이블 타이를 껴놓은 이유가 다 있습니다.. 네.. 저도 커넥터 부러뜨렸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아래 사진에 보이는 별모양을 한 길다란 볼트 2개를 풀어내면 코일 전체가 빠지게 되는데 이 볼트는 엔진에 직접 체결되는 부품이다보니 정말이지 엄청나게 뜨겁습니다. 그래서 제가 면장갑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린거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엔진이 식은 상태에서 작업하시길 권해드리겠습니다.
새로사온 코일과 탈거한 코일입니다. 뭐가 신품이고 뭐가 구품이냐고요? 네 잘 물어보셨습니다. 코일은 물리적으로 마모되는 부품이 아니다보니 아래와 같이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렵습니다. 그저 오래 사용하다보면 단선 등의 원인으로 조용히 고장날 뿐인데 그 결과는 무시무시한 것이죠.
점화플러그는 교체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품 구입은 했지만 따로 교체하진 않았습니다. 대신 플러그 홀 안쪽을 체크하면서 누유가 없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네요.
교체를 끝내고 시동을 거는데 어떨지 심장이 두근두근하더군요. 어차피 버릴 차에 괜히 돈 쓰는건가 싶어서 말이죠. 크랭킹 때만 살짝 어색한 움직임이 있더니 시동이 걸리고 난 후에는 아주 조용하게 아이들이 잡히더군요. 바로 ABS경고등은 꺼지는데 엔진체크등은 여전히 떠있습니다. (참고로 이때의 누적 주행거리 296,332km)
카스캐너가 있는 분들은 에러 코드를 직접 삭제하시면 되고 아니면 정비소에 가서 지워달라고 해도 됩니다만 저는 그냥 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왜냐면 어느 정도 주행을 하다보면 차량 스스로가 판단하여 엔진체크등을 꺼주기 때문입니다.
물론 계기판상에서만 보이지 않는 것이고 로그는 남아 있긴 하지만 위아래 사진 2장을 비교해보면 고작 3km 주행했을 뿐인데 엔진 체크등까지 완전히 꺼졌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점화코일을 교체했을 뿐인데 집나간 토크가 돌아온 느낌이 강합니다. 특히 낮은 rpm에서도 충분한 토크를 만들어주는데 3기통 상태와 비교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구동될 때를 기준으로 해도 출력 상능이 체감이 되더군요.
닫는 글
차량이 2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코일 교체로 죽어가던 아베오도 상태가 다시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왜냐면 에코텍 엔진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인 엔진오일-냉각수 혼유가 다시 발생했기 때문에 30만km만 채우고 이제 정말 보내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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