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추적추적 비가오는 날 기분이 꿀꿀한 마이라이드 입니다. 며칠 전 태풍이 오던 날 출근때까지 멀쩡하던 차량이 퇴근길에 갑자기 경고등을 띄우면서 엔진 부조가 시작되더군요.
다행히 비가 그친 뒤 경고등은 사라졌고 약간의 엔진 실화가 계속 있긴 하지만 다행히 주행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어 점화코일과 점화플러그를 사려다가 말길 잘했네요.
지난번 엔진오일 교체 시점이 5월 7일 285,800km였고 교체날짜가 8월 12일 295,808km이니 거의 정확히 시간으론 3개월, 주행거리로는 10,008km만에 교체인데 3개월만에 많이 타긴 했군요.
가시는 길에 노잣돈이나 하소
엔진오일 교체 시점을 대략적으로 예정하고는 있었지만 요즘 하루하루가 눈코 뜰새없이 바쁜 나날들이라 차에 신경을 많이 못쓴게 사실입니다. 노후화된 차량이다보니 그동안 엔진오일 교체주기를 7,500km로 잡았었는데 이번엔 1만km 정도에 교체를 하게 되었습니다. 괜히 미리 교체했다면 경고등이 안뜨진 않았을까 이런 미련도 생기더이다.
보통 4리터에 2만원 이하의 저렴이 오일을 주로 사용해왔으니 아번이 진짜 마지막 오일 교체라는 생각으로 좀 비싼 오일을 넣어봤습니다.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은 킥스 PAO1인데 점도를 0W-30이 아닌 0W-40으로 넣었습니다.
약간 노킹도 있고 거의 30만km에 육박하다보니 피스톤 간극도 많아졌을테니 구멍을 좀 잘 메웠으면, 그리고 0W이니 겨울을 잘 버텨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택을 한 것이죠. 그나저나 오일값 많이 오른 것 같습니다.
평범하게 오일을 추출하는데 뭔가 느낌이 싸합니다. 보통 3리터 조금 넘은 정도가 배출되고 먼저 익스트랙터 압력이 한 번 빠진 다음에 15분 정도 대기 후 오일팬에 오일이 다시 쌓이면 한 번 더 추출하면 3.8리터 정도가 추출이 되어야 하는데 2리터 남짓 나온 상태에서 바로 압력이 한 번 빠지더군요. 오일팬에 담긴 오일의 양이 적다는겁니다.
기다린 다음 최종 추출한 오일의 양은 약 3리터. 1리터 어디갔을까요? 불안합니다.
에코텍 가솔린 엔진의 치명적인 단점, 오일 혼유
아베오 전신인 라세티때부터 아베오까지 거의 동일한 에코텍 엔진이 들어가는데 고질병도 개선되지 않고 그대로 달고 옵니다. 바로 '오일 혼유'입니다. 이번에 2번째 재당첨이 된 것이죠.
한 번 경험이 있은 뒤 현대에서 신차량을 낼 때 '통합 열관리'라는 것을 어필하던데 대부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저는 엄청나게 관심이 가더군요.
왜냐면 평소 냉각수온이 에어컨 가동이 없을 때 107~108도를 보이는 차량이 바로 쉐보레 가솔린 차량이고 이러한 것들 때문에 'GM대우 차들은 열이 많다'는 말이 나오는겁니다. 그래서 스캐너로 냉각수온을 스캔하다가 100도가 넘어가면 강제로 에어컨을 켜거나 겨울에는 히터를 켜서 열을 날리면서 관리를 해왔었죠.
이 오일혼유가 발생하는 첫 번째 이유는 엔진 앞쪽 하단에 붙어 있는 엔진오일 쿨러의 가스켓이 망가지면서 엔진오일이 냉각수 라인으로 스며들면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어딘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다시 발생을 하게 되었네요. 아마 이그니션 코일가스켓일 가능성도 높을 것 같은데 열어보질 않아서 정확하게 어딘지는 모릅니다. 이제는 알고 싶지도 않고 고칠 의향도 없습니다.
대신 냉각수 리버즈 탱크의 외부 상태만 봐도 이미 유경험자로서 할 말을 잃게 됩니다. 백내장이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데 원래 반투명 재질이긴 하지만 이렇게 누런색을 보이면 아주 높은 확률로 안쪽에 엔진오일의 유분이 뭉쳐있을겁니다.
조심히 냉각수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유분이 뭉쳐있습니다. 아마 이것 때문에 냉각수로 피스톤 내부로 들어오면서 점화플러그를 적셨을테고 엔진 실화를 발생시켰을 것 같은데 이 정도로 양이 많으면 냉각수 교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라디에이터까지 교체해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부품도 비싸고 설계가 마음대로라 공임도 비싸니 이제는 어떠한 이유로도 수리를 할 필요성이 없는겁니다.
리저브 탱크 안쪽을 보니 통 안쪽에서 상당히 오일이 껴 있음을 볼 수 있었는데 최근에 바쁘다는 핑계로 차를 혹사시키면서도 후드 한 번 열어보지 않았던 제가 후회스럽기도 하면서 적정한 타이밍에 보내줄 강력한 명분이 생긴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냉각수 상태가 좋았거든요. 이렇게 빨리 보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거기에 20년 11월에 교체한 배터리도 마이너스 단자에 배터리 황산가스와 전해액의 화학반응으로 생긴 하얀색(또는 청록색) 가루도 많이 생겼네요. (참고 : 이 가루가 생겼다고 무조건 배터리 상태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차량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는 건 맞습니다.)
닫는 글
이것으로 이제 완전히 아베오의 진짜 마지막 엔진오일 교체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일필터를 2개나 사놨는데 진짜 보내려하니 마음이 좀 씁쓸하군요.
2013년 8월에 구입해서 지금이 2023년 8월이니 딱 만 10년이 된 시점이고 저의 20대와 30대 대부분을 함께 했는지라 여러 추억이 있는데 뭔가 기분이 이상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보내줘야할 것 같습니다.
다음 차 뭐살까요? ㅎ1ㅎ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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