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동안 브레이크등 고장난 차 119대 신고 후기

안녕하세요, 브레이크등에 민감한 마이라이드 입니다.

이전에 브레이크등 고장난 차에 대한 신고 방법에 대한 포스팅을 했는데 비슷한 고민이신 분들이 꽤나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신고 방법을 요약해서 알려드리자면, 스마트폰앱 '안전신문고'를 사용해 신고할 수 있고 혹시나 이 신고 때문에 상대방이 괜한 과태료가 나오면 어쩌냐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담당 공무원이 고장 사실을 차주에게 먼저 알려주고 난 뒤 충분한 시간을 주고 수리 확인 여부를 체크하게 되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대부분 바로 수리를 완료하게 됩니다. 만약에 끝까지 수리를 하지 않고 버틴다면 행정 명령이 떨어지게 되는 형태이니 말이죠.

무엇보다도 브레이크등은 제 블로그에 수많은 차량별 교체 방법이 올라와 있고, 직접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방법이 너무나도 간단하기 때문에 굳이 정비소를 가지 않고도 충분히 직접 교체할 수도 있습니다. 

정비소에 가서 교체를 하게 되면 심지어 돈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고, 공임과 재료값을 주더라도 아주 저렴하게 교체를 완료할 수 있기 때문에 신고를 통해 차주가 받는 불이익보다 공적인 이익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고민없이 신고하셔도 된다고 봅니다.

---

1. 브레이크등 고장 유형

무분별한 신고는 하지 않도록 나름의 기준을 정했습니다. 

50% 이상 고장 시 신고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차량의 제동등 전체의 개수에서 절반 이상이 고장난 차량들에 한하여 신고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는 점 입니다. 처음에는 양측 제동등 모두 고장난 차량만 신고를 하다보니, 결국 양측 모두 고장날 때까지 그냥 두는 것도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보조제동등이 있는 차량의 경우는 좌우 중 어느 한쪽만의 고장으론 웬만해서는 신고하지 않았으며, 보조제동등이 없는 차량들은 한쪽이 고장나면 나머지 하나마저 고장나면 후행차량에 아무런 신호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한쪽만 고장이 나도 바로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 했던 기록들

 

2. 브레이크등 고장 신고의 역설

그런데 여기서 역설적인 것이 하나 있습니다. 보조제동등이 있는 차량들은 양측 제동등이 모두 고장나더라도 보조제동등 수명이 대부분 더 길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신고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는 것도 훨씬 더 쉽습니다. 보조제동등에는 불이 들어와 있는데 양쪽 정지등이 꺼져 있으면 사진 한 장으로도 충분하죠.

보조제동등 있는 차량은 사진 한 장으로 충분하다.

 

문제는 보조제동등도 없고 양쪽 모든 제동등까지 고장나버린 정말 최악의 차량들입니다. 이런 차량들은 사진으로 신고를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고요? 사진만 봐서는 이 차량이 주행 중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차량들을 신고하려면 반드시 '동영상'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즉, 고장난 차량이 신호 대기를 위해 감속하거나 정지하는 모습이 담겨야 입증이 가능하다는 점 입니다. 이러한 번거로움 때문에 실제로 '보조제동등이 있는 차량의 양쪽 제동등 고장난 차량'의 신고가 훨씬 더 쉽고 저도 훨씬 더 많았습니다.

보조제동등 없는 차량은 신고가 더 까다롭다.

 

3. 2021년 브레이크등 고장 신고 내역

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했던 내역을 보니 지난해 첫 신고는 3월 15일이었고 마지막은 12월 30일이었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매일 신고하지는 못했고 또 어떤 날에는 여러 대를 신고한 적도 있었네요. 나머지 약 60건 정도가 있는데 이것들은 신호등 고장 및 도로 교통 시설물 신고, 담배꽁초 무단투기 신고 등입니다.

공무원 누나형님들 미안해요.jpg

 

4. 브레이크등 고장 신고 통계

119건의 신고에 서로 다른 차량 119건은 아닙니다.. 신고하고 난 뒤 출퇴근 길과 시간이 겹치는 경우 고쳐지지 않은 채로 다시 제가 신고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단 승용/택시/화물차 순으로 구분했을 때는 압도적으로 승용차가 많았습니다. 당연히 표본이 많으니 그러했고 의외로 데일리로 운행하는 택시도 상당히 많다는 점은 조금 의문스러웠습니다. 영업용 차량들은 일반 승용차 대비 더 자주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그리고 차량별로 어떤 차량이 가장 자주 등장하는지 체크를 해봤더니, 명예의 1위는 'LF쏘나타'가 차지를 했습니다. 전체의 대략 6.7%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LF쏘나타 안에서는 택시도 있고, 하이브리드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속상하게도 경차들이 메달권 입니다. 올뉴모닝, 스파크가 2, 3위를 차지했고 레이도 9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체감적으로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은근히 많았던 차량은 K3였고, 싼타페CM도 상당히 많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판매량이 많았던 차량이 당연히 사례가 많은 것 같고, 그랜저급이 없는 이유는 아마 TG 시절부터 LED 테일램프로 교체된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10위권까지 표를 만들어 봤는데 이 차량들이 전체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사례가 많았고, NF/YF/LF쏘나타만 더해도 14%가 넘는 아주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희 집에도 이 중 한대가 있지만 DN8 쏘나타 이전 차량을 운용하시는 분들께서는 내 차는 괜찮은지 자주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순위	차량명	숫자
1	LF쏘나타	8
2	올뉴모닝	7
3	스파크	6
4	K3	6
5	NF쏘나타	5
6	싼타페CM	5
7	아반떼MD	5
8	스포티지R	4
9	레이	4
10	YF쏘나타	4

 

5. 담당 공무원께 바라는 점

일정에 신고 했던 사례 중 대표적인 1건을 언급할까 합니다. 신고 대상이 되었던 차량은 1세대 SM5 후기형 모델로 차체 및 트렁크 리드에 있는 조명 모두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점등되는 방식의 차량입니다.

1세대 후기형 SM5

 

일단 아래의 사진을 보면 우측 트렁크 리드쪽에는 밝게 점등이 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고 그 오른쪽의 차체쪽(하늘색 동그라미)는 미점등, 좌측은 두 곳 모두 미등만 점등되어 있는 상태이며, 보조제동등도 있는 차량이지만 점등되지 않고 있는 차량입니다. 즉 이 차량의 경우는 제동등 관련된 4곳의 정비가 시급한 차량이라는 것이죠.

있는 조명을 쓰지를 못하니

 

그런데 신고 답변은 '정지 상태인지 변속기 중립 상태인지 판가름이 안되니 진행 못함'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좌우측 등화의 차이만 봐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인데 신고 후 한참이난 11일 이후에서야 '영상을 보내주면 처리하겠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공사다망하시다 보니 이해도 가지만 조금만 더 열심히 살펴보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네요.

저 SM5는 결국 모든 제동등이 고장날 때까지 방치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교통 체증을 야기 시키거나 심할 때는 다른 차량의 사고를 야기 시킬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제 눈에만 보이나요

 

6. 마치며

일단 뭐 제가 신고왕이라는 걸 자랑하고 싶은 이유도 자랑할만한 일도 아니며 저 또한 다른 분들의 공익 제보에 신고 당하는 평범한 사람 중 한 명 입니다.

교통법규위반 사실확인요청서 받은 후기(좌회전 전용차로 방향지시등)

 

또한 사실 이러한 포스팅을 하면서 제게 신고 당하신 분이 속상하거나 화도 날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있고, 괜히 공무원분들의 업무를 과중시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신고와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내 차는 예외'라는 생각없이 차량 관리를 철저히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하는 마음에 작성을 하는 것 입니다.

특히나 이런 차량 외부 조명 관련된 것은 나만을 위한게 아니라 도로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장비이니 가끔이라도 내 차를 한 바퀴 둘러보면서 점검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길, 그리고 내 차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차량에 문제가 있다면 알려줄 수 있는 관심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

2021년 한 해,

저로 인해 강제로 차량 수리를 하셨던 분들에게

양해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렇다면 이제 저는,

2022년 한 해 열심히 신고해보겠습니다. (궁서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