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족의 자동차 전담 '주차의' 마이라이드 입니다.
퇴근을 앞두고 업무를 후딱 정리해놓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칼퇴를 부르는 사진 한 장이 옵니다'. 바로 아래와 같은 사진이죠. 사진을 자세히 보면 RPM 게이지 하단에 엔진 체크 경고등이 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1초라도 빨리 집에가서 스캔 찍어보고 무슨 문제인지 찾아보고 싶어 후딱 집으로 갑니다.
1. 올뉴모닝 P0638 경고등
집에 오자마자 제 차에 꽂아둔 스캐너를 올뉴모닝에 옮겨 심고 연결을 해봅니다. '인포카'라는 스캐너를 사용했습니다. 참고로 2011년식 올뉴모닝이고 코드명 TA의 첫 모델인 차량입니다.
11살이 되었고 누적 주행거리는 17만km를 넘긴 상태였고, 이 차량의 주행 환경은 제가 아는 모든 차량들 중 가장 혹독한 주행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거리 주행도 많고 극심한 정체를 매일 강제로 겪어야만 하는 강남 시내를 다니는 차량이죠. 스캐너는 운전석 왼쪽 무릎 앞에 커버를 열면 ODB 단자가 있으니 여기에 스캐너를 연결하면 됩니다.
차량에 정상적으로 연결됨을 확인한 뒤 '차량진단'을 눌러줍니다.
어느 순간부터 인포카가 업데이트 되더니 진단도 여러 단계로 나눠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정밀 진단을 해줍니다.
은근이 시간이 걸리는데, 3가지 연결 방법(블루투쓰, 블루투쓰 LE 4.0, 와이파이) 중 올뉴모닝은 블루투쓰 4.0으로 했더니 진단 간 계속 연결이 해제되는 문제가 있어 올뉴모닝의 경우는일반 블루투쓰로 교체를 하니 오류 증상이 없어졌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아래와 같이 에러코드가 확인 됩니다. 가족이 보내준 사진을 보면 경고등이 떠 있는데, 제가 시동을 켰을 때는 엔진 체크 경고등이 사라진 상태였지만, 스캐너로 진단을 해보니 'P0638'이라는 에러코드가 발견되었습니다.
설명을 보면 올뉴모닝의 P0638 에러코드는 '스로틀 엑츄에이터 제어, 뱅크1 범위 / 성능 문제'를 의미하고, '전자 회로'라고 쓰여 있습니다.
스로틀 바디는 쉽게 말해 사람으로 치면 콧구멍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몸(엔진)에서 필요한 공기의 양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데 엔진의 RPM을 바로 이 스로틀 바디에서 공기를 많이 넣어주냐 아니면 적게 넣어주냐로 조절하는 원리 입니다. 예전 차량들은 가속 패달에서 이곳까지 직접 와이어로 연결되었지만, 2010년 전후로 출시된 차량들은 보다 미세한 조절을 위해 전자식으로 변경되었고 동시에 공회전을 제어하는 IAC밸브도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보다 여러 단계로 개도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지만, 처음 출시된 차량들은 기존 기계식 차량 대비 느린 가속 패달 반응 때문에 욕을 많이 먹기도 했죠. 제 아베오도 마찬가지 입니다. 에러코드는 이 스로틀 바디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문제를 알았으니 이제 수술에 들어가보도록 합시다.
2. 해결 방법, 교체가 답?
네 맞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교체가 정답입니다. 그러나 퇴근하고 해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당장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신품 교체는 불가능했고 연식이 오래된 차량에 무조건 돈을 바르는 것도 고민되는게 사실이죠.
참고로 신품 교체를 해야한다고 가정하면 2가지가 필요한데, 일단 스로틀 바디 어셈블리(부품번호 : 3510004220이 65,010원, 스로틀 바디 가스켓(부품번호 : 3510104000)이 638원, 총 합계 65,648원입니다.
비싸게 느껴지실지 모르겠는데, 쉐보레 차량을 타는 입장에서는 정말정말정말*999999999^2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아무튼 당장 교체는 못하니 일단 부품의 상태를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3. 올뉴모닝(TA) 스로틀 바디 청소하기
<준비물>
- 8mm, 10mm 소켓
- 연장대 및 라쳇 핸들
- 길다란 드라이버
- 플라이어
- 화학 청소 용품과 닦아낼 수 있는 키친타올
상기 도구들이 준비되면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풀세트로 적어놨는데 만약에 부품 탈거하지 않고 간단하게 청소만 하시려는 분들은 굳이 플라이어가 없어도 8, 10mm 소켓만 있어도 가능합니다.
만약에 많이 분리하더라도 편하게 작업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사진에서 노란색으로 표시한 곳까지 분리를 하면 되고, 저처럼 간단하게 작업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만 탈거를 하면 됩니다.
노란색으로 표시한 곳은 플라이어가 필수로 있어야만 탈거가 가능한 홀더인 점 참고하시면 됩니다. 빨간색 부분은 에어크리너가 들어 있는 곳과 연결되는 곳 입니다. 그리고 레조네이터라고 써놓은 곳 아래에 빨간색 부분의 하단도 있는데 다시 구체적으로 설명해드릴테니 이름과 위치만 잘 기억하시면 됩니다.
이 녀석은 드라이버로도 탈부착이 가능한데 저는 늘 소켓을 이용해서 느리더라도 망실없이 작업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이 녀석은 8mm 소켓으로 작업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레조네이터 하단을 보면 아래와 같이 조금 다르게 생긴 녀석이 있는데 재미있게도 이 녀석은 10mm로 풀어내야 합니다. 위아래 크기를 다르게 한 것이 조금 의아하네요. 위의 것과 마찬가지로 드라이버로 풀어낼 수 있으나 역시 소켓을 권장드립니다. 위아래 두 녀석만 풀어도 스로틀 바디를 덮고 있는 라인을 옆으로 밀어내고 작업할 수 있습니다.
엔진 상부와 연결되는 클립 위치입니다. 플라이어로 2곳을 동시에 잡은 뒤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좌측으로 밀어내주면 됩니다.
에어크리너와 연결된 곳도 있는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굳이 탈거를 하지 않아도 작업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참고로 에어크리너는 2개 클립을 손으로 락을 해제 시켜주면 끝이고요.
스로틀 바디에서 에어 크리너로 이어지는 라인을 제거하고 나면 아래와 같이 오늘의 주인공인 스로틀 바디가 보입니다. 이제 스로틀 바디를 차량에서 탈거하려면 8mm 크기의 볼트 4개, 전기 신호를 주기 위한 커넥터 마지막으로 스로틀 바디 위쪽(아래사진 기준)에 연결되어 있는 라인 이렇게 3개를 분리해줘야 합니다.
커넥터는 양쪽 부분을 동시에 누르면서 흔들어 빼면 되는데 저는 이 당시 마음이 급했기 때문에 괜히 서두르다가 깨버릴까봐 그냥 분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뒤쪽 호스도 다른 클립과 마찬가지로 플라이어로 작업해야 하는데 위치가 좀 숨어 있어 조금 고생스러울 수 있습니다.
일단 8mm 소켓으로 스로틀 바디 4곳을 잡아주는 길다란 볼트를 탈거해줍니다. 생각보다 상당히 기네요.
아래사진에 보면 우측 상단에 있는 볼트 자리는 실제로 보면 상당히 깊고 주변에 거슬리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연장대를 이용해서 작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스로틀바디 상태를 한 번 보겠습니다. 일단 하늘 방향으로 향하는 곳을 보면 안쪽 원형 부품의 가장자리 부근에 까맣게 카본이 누적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심한 정도는 아닌데, 어차피 이 방향은 에어크리너 방향, 그러니까 깨끗한 공기가 지나는 초입이기 때문에 깨끗할 수 밖에 없습니다.
뒤집어서 안쪽을 보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일단 전체적인 색 자체가 상당히 어둡다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엔진쪽과 연결된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바람만 지나는 길인데 카본이 왜 누적되는지 의아하신 분들 계시죠?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카본은 역시 화석 연료의 폭발이 이루어지는 실린더에서 나온 것인데, 실린더가 행정을 하면서 연소가 완료된 가스를 배기구 쪽으로 보내야 하지만, 차량 성능 향상을 위해서 실린더 상부에 있는 밸브가 완전하게 닫히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가스가 그런 틈새를 통해 역류하게 되면서 완전히 방출되지는 못하니 이런 부분에 퇴적이 되게 됩니다.
스로틀 바디가 이 정도니, 엔진 실린더에 더 가까운 흡기 매니폴드 안쪽은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흡기 크리닝'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고, 가솔린 차량보다 디젤 차량의 퇴적이 훨씬 더 심합니다.
흡기 매니폴드로 이어지는 플라스틱으로 된 라인도 한 번 보겠습니다. 내부가 거친 표면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죠? 실제로는 맨들맨들한 표면이지만 카본이 퇴적되어 붙어 있는 것 입니다.
그리고 라인 외측에 주황색으로 된 고무가 기밀성을 유지하기 위한 스로틀 바디 가스켓입니다. 원칙적으로 이 가스켓은 스로틀 바디를 한 번 오픈하면 바꿔주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눌려서 원래의 목적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격이 700원도 하지 않으니 부담이 없으시죠?
일단 매니 폴드쪽에 손을 넣어 살짝 닦아 봤습니다. 덩어리진 카본들이 닦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이 닿는 최대한 넣어보니 매니폴드 안쪽에는 더욱 덩어리들이 느껴지는 것 같던데 기회가 되면 내시경 카메라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바디 안쪽을 닦아 봤습니다. 육안으로는 크게 심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막상 닦아보니 상당히 많은 양의 퇴적물이 닦였습니다. 그냥 닦아 내기만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약품을 함께 사용하실 것을 권해드리는데, 저는 뷔르트 브레이크&파츠 크리너를 사용했습니다.
다만 막 운행을 마친 상태에서 차량이 뜨겁다면 화재의 위험이 있으니 스로틀 바디를 차량에서 완전히 탈거하려 작업하실 것을 권해드리고, 저처럼 일부 탈거로 작업하실 분들은 유의하사기 바랍니다.
어느 정도 닦아내니 본연의 색으로 돌아오는 것이 보입니다. 모서리 부분은 송곳 같은 것으로 조금씩 긁어내면서 더 닦아 줬습니다. 그리고 이 상태로만 열심히 닦는 것은 좀 부족합니다.
제가 준비물로 '길다란 드라이버'를 준비하는게 좋다고 말씀 드렸죠? 그 이유는 바로 밸브를 열어서 가장자리까지 청소를 해주기 위함입니다. 아래사진을 보면 닫힌 상태에서 손이 닿는 곳은 잘 닦였지만 밸브가 멈춰 있던 곳과 밸브 가장자리에는 카본이 그대로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죠.
약품 뿌리기와 닦아내기를 반복하니 이제 전체적으로 금속 본연의 컬러가 보입니다. 속이 다 시원하네요.
해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다시 조립을 해줍니다. 시동을 걸어보고 테스트 주행도 해야하며 다시 스캔도 해봐야하니 말이죠.
시동을 걸었는데 처음에는 RPM이 불안정하게 움직이다가 조금씩 차분해지기 시작합니다. 일단 스캐너로 진단을 한 번하고 난 뒤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테스트 주행에 나섭니다. 차를 고치는 저도 운행을 해봐야겠지만 테스트 주행은 역시 평소 차주가 운행을 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주행을 마치고 다시 스캔을 해봅니다. 정밀로 진단을 했고 다행히 진단결과 아무런 에러코드가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후기
일단 글을 쓰는 지금은 스로틀 바디 청소 당일이고 테스트 주행 후 저녁 먹으러 갈때도 주행을 했으나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차량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단 누적된 카본으로 인해 스로틀 바디 작동이 물리적으로 제약을 받은 것이 원인이면 청소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좋)겠지만, P0638이라는 코드 자체가 '전자 회로'라는 명시를 하고 있는만큼 전자식 스로틀 바디 자체의 회로도, 기판 등의 고장이라면 결국은 교체를 하는 것이 안전할겁니다. 스로틀 바디 고장은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질 수도 있고, 반대로 원치 않는 가속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디폴트 값은 시동 꺼짐일 듯하지만)
부품 금액이 크지도 않고 작업도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정비소를 방문해도 공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최악의 경우, 스로틀 바디만의 문제가 아니라 흡기 매니폴드 내의 카본 누적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으니 이런 경우 크게 비용 차이가 없다면 괜히 크리닝을 하기 보다는 흡기 매니폴드 자체를 교체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올뉴모닝은 흡기 매니폴드가 차량 앞을 향하고 있으니 그나마 작업이 간단할겁니다. 아베오처럼 어셈블리 가격이 70만원을 넘지도 않을 것이고요... (보고있나 쉐보레? 울고있나 마이라이드?)
집에 한 대 더 있는 올뉴모닝(핑키)도 머지 않아 예방정비 차원에서 스로틀 바디 청소를 한 번 해줘야 겠습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 > 자동차 정비 DI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진오일 자가교체족에게 추천 엔진오일팬, Lumax 드레인마스터 리뷰 (2) | 2022.03.28 |
---|---|
[알리해서생긴일] 5000원의 행복? 내 차 회춘시키는 플라스틱 복원제 사용 후기 (0) | 2022.03.25 |
스파크 플러그 갭, 조절할 필요가 있을까? (0) | 2022.03.23 |
아베오 해치백 리어와이퍼암 자가 교체 방법(ft.알리표 풀러 사용기) (0) | 2022.03.21 |
아베오 엔진오일 누유의 원인, 밸브커버 가스켓 교체 DIY (32) | 2022.03.14 |
[알리해서생긴일] 500원짜리 대신 604원 타이어 트레드 측정기 후기 (0) | 2022.03.03 |
[알리해서생긴일] 포기할 수 없다. 테프론 테이프로 누유 방어해보기 (5) | 2022.02.25 |
NF쏘나타 엔진오일 직접 교체하기 (3) | 2022.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