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련 정보]/세상에 바란다

'세이프티'가 필요한 전동 시트 이야기

마이라이드 2023. 7.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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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요즘은 자동차에 있어 많은 부분들이 전동화가 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전동 트렁크의 경우 한 때는 최고급 일부 차량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중형차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고 머지 않아 준중형에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트렁크 뿐 만이 아닙니다. 최근 서서히 보이고 있는 전동화 옵션 중 하나가 바로 '도어'입니다. 아주 부드럽게 닫아주는 소프트 도어 클로징도 있지만 아예 문을 전동으로 도와주는 제네시스 G90의 '이지 클로즈 시스템'도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전동화된 역사가 꽤나 길지만 '세이프티'가 빠진 것이 하나 있으니 오늘은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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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 선루프, 트렁크의 공통점

자, 윈도우와 선루프 그리고 트렁크의 공통점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일단 자동차 전동화의 대표 주자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죠? 이제는 일명 '닭다리'라 불리던 수동식 창문 레버의 존재 자체가 희미해질 정도로 전동 윈도우가 보급화되었죠.

전동 트렁크가 쏘나타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중요한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세이프티'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죠. 지금 시점에서 꽤나 핫한 차량인 쏘나타 디엣지의 취급설명서를 잠시 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많이 보급된 전동 기술 중 하나인 창문을 닫을 때 물체가 끼임을 대비하여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가 있습니다.

원터치로 창문을 닫는 도중 물체 끼임이 인식되면 닫히던 창문이 다시 내려가면서 물체의 파손이나 신체의 상해를 방지하는 기술이죠. 마찬가지로 차량의 여러 부분 중 선루프와 트렁크와 같이 여닫히는 곳들에는 공통적으로 물체 끼임 인식 기능, 즉 '세이프티'가 들어가 있습니다.

 

더 익숙하지만 세이프티가 없는 전동 시트

제네시스 G70을 시승할 때 일이었습니다. 2.5 터보 가솔린 엔진이 들어가게 되면서 시승 행사가 열렸는데 대부분 새로운 파워트레인에 집중하게 되었지만 갑자기 2열이 좁다고 알려져 있는 G70에서 2열 공간에서 1열 시트가 얼마나 뒤로 올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2.5T AWD G70

 

대부분의 옵션이 들어가 있는 시승 차량이다보니 2열 동승석 시트 좌측편에도 동승석 시트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습니다. 그러니 혼자서도 테스트를 해볼 수 있었죠.

일단 1열 시트를 가장 앞으로 보낸 상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의외로 1열 시트의 자유도가 좋은 편이라 이렇게 2열에 앉으면 아주 편한 자세가 만들어지더군요. 무릎 공간과 발 공간도 충분합니다.

1열 시트의 앞뒤 자유도가 큰 편

 

그러면서 1열 시트를 이제 점점 뒤로 보내보는데 사실 아무리 좁아도 다리가 꽉 낄 정도는 아닐거라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아반떼 정도만 되어도 1열 시트를 아무리 뒤로 보내도 2열에서 승객이 다리가 낄 정도는 아니니 말이죠.

어? 생각보다 많이 움직이네?

 

계속 시트를 뒤로 밀어보니 '어? 다리가 꽉 끼네?'하는 순간이 있었고 그 상태에서도 시트는 뒤로 더 갈 수 있더군요. 아래 상태와 같이 제 종아리가 더 이상 밀어낼 수 없을 정도로 움직일 수 있었고 더 움직일 것 같았지만 진짜 다리가 다칠 것 같아 여기에서 정리를 했습니다.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어?? 더 움직이면 큰 일 날 것 같은데?

 

다행히 제가 직접 시트를 움직이는 상황이었으니 다치지 않는 선에서 확인을 하고 이제 시트를 앞으로 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1열 시트를 앞으로 밀어내는데 갑자기 앞쪽에서 뭔가 빠지직 거리면서 부서지는 소리가 나더군요. 소리만 있었을 뿐 전동시트는 전혀 저항이 느껴지거나 그러진 않았습니다.

일단 하차한 뒤 앞으로 가봤습니다. 그랬더니 시승 행사 당일 비가 좀 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제가 준비해갔던 장우산이 아래와 같이 시트에 걸려 있더군요. 사진만 봐도 장우산이 곧은 직선이 아니라 손잡이 부분이 휘어 있는걸 볼 수 있습니다.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왓?

 

우산을 꺼내보니 휘어 있더군요..

(더이상) 직선이 아닌 우산대

 

그냥 휜거면 괜찮은데 걸림쇠가 있는 부분의 대가 아래와 같이 꺾여서 깨져버렸네요. 비싸거나 고급 우산은 아니지만 무려 16년째 사용하고 있는 '애착우산'이다보니 뭔가 마음이 씁쓸하더군요.

나무 재질이니 깨져버렸다.


잘못은 네가 해놓고..

괜히 제조사에 시비를 거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제가 잘못했다는 것도 알고 어찌보면 별 시덥잖은걸로 유난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제조사에서는 이러한 전동시트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진작에 취급설명서에 좌석을 조절할 때 조심하라고 언급해놨습니다.

전동시트 사용 주의사항

 

그런데 저도 일부러 16년된 우산을 거기에 넣고 부숴버릴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제 차는 시트가 수동 시트이기 때문에 사진과 같이 시트에 걸릴 경우 밀다가 평소보다 뭔가 힘이 더 든다거나 걸리는 느낌이 있으니 자연스럽게 주변을 살피게 되는데 전동시트에서는 워낙 모터의 힘이 좋다보니 아무런 저항을 느낄 수 없었고 이게 대안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입니다.

물론 제조사에서 친절하게 전동시트에 대해 주의사항을 써뒀지만 저는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특히나 전동시트는 차량의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작동하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괜히 이런 저런 버튼을 누르다가 정말 큰 일이 발생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에 저는 전동시트도 윈도우, 선루프, 트렁크와 같이 '세이프티' 기능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의도치 않은 인적인 실수에서 재산의 손상이나 신체의 상해가 없을테니 말이죠. 그리고 이런 세밀한 것까지 신경쓰는 브랜드야말로 '명품 자동차 브랜드'로 가는 시작점이 아닌가 합니다.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전동 시트는 작동한다.

 

아, 우산은 결국 안버리고 테이프 붙여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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