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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편] 제네시스/기아/현대 레벨2 그랜드슬램, 왜? 굳이?

마이라이드 2023. 5. 26.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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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현대자동차그룹드라이빙익스피리언스, 줄여서 HMG DX의 레벨2를 3개 모두 참가하고 왔습니다. 순서로 보면 제네시스를 4월 중순에 가장 먼저 하게 되었고 이후에 기아와 현대를 5월 중순에 참여하게 되었네요. 기아와 현대는 같은 날 오전 오후에 수강을 했고 바로 이어서 레벨3, N어드밴스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이론교육을 받게 되는데 서킷에서 순서를 잡기 위함인지 아니면 그냥 아이스 브레이킹인지는 모르겠지만 참가자들에게 기존에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HMG DX뿐 만 아니라 BMW드라이빙센터를 포함해서죠.

기아에서는 제네시스 레벨2를 참가했다고 하니 저를 신기해 했고, 현대에서는 오전에 기아 레벨2를 참가했다고 하니 이미 알고 계시는 것 같더군요. 인스트럭터 입장에서는 '도대체 얘는 뭐하는 녀석이지?' 뭐 이런 생각이 드셨을 것 같군요. 제가 왜 그렇게 했는지, 그리고 그렇게 한 소감은 어떤지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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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 그랜드 슬램 인증

일단 인증부터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참고로 모든 프로그램에 사비를 들여 참가했습니다. 현대에서 받은 거라곤 설문조사 열심히 참여해서 받은 경품이 전부입니다.. 레벨이 있는 프로그램은 참여를 하고 나면 아래와 같이 인스트럭터의 평가와 이수증이 있습니다. 이걸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죠.

HMG DX 레벨2 그랜드 슬램 인증

 

레벨2 그랜드 슬 비용

레벨2를 브랜드별로 다 듣는데 총 62만원이 들었습니다. 순수 프로그램 참가비이고 저는 항상 숙소를 잡고 내려갔기 때문에 유류비, 톨비, 숙박비, 식사비를 포함하면 조금 더 들테지만 어차피 혼자 국도로 살살 다니면서 4만원짜리 모텔에서 지냈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았네요.

  • 제네시스 레벨2 : 24만원
  • 기아 레벨2 : 20만원 (24만원→20만원 할인 중)
  • 현대 레벨2 : 18만원

 

어쩌면 비싸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합당하다고 봅니다. BMW의 스타터팩과 가격과 구성이 비슷하죠. 참고로 레벨1은 제네시스만 체험을 했는데 레벨1은 한 번만 들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아직 운전에 자신이 없다고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레벨1을 일단 경험해보신 다음에 아직 좀 버겁다고 느끼신다면 레벨1은 더 들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만 이 글을 찾아볼 정도의 분들은 이미 운전에 어느 정도 경험이 충분하고 더 나은 레벨로 나아가기 위한 분들이 많으실테니 초보가 아니라면 레벨2를 추가적으로 들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네시스의 경우 레벨1와 2의 가격 차이는 딱 2배가 되니 망설여질지도 모르겠으나 현대 레벨2와 비교 해보면 6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현대의 레벨2가 가성비가 좋다는 이야기도 되는 것이죠.

제네시스 레벨1, 레벨2 참가 비용
기아, 현대 레벨2 참가 비용

 

각 브랜드별 차이점

브랜드별 상세한 참가 후기는 본 블로그 내에 상세히 기록해놨으니 참고해주시고 여기에서는 브랜드별 특징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제네시스 only : A'pex

아래와 같이 크기가 다른 코너를 한 방향으로 계속 도는 코스입니다. 반시계 방향으로 계속 도는 코스죠. 저는 이 코스가 가장 어려웠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드라이빙 스킬에 필요한 것들이 함축된 것이었습니다.

일단 코너의 크기가 다르니 필요한 스티어링도 달라집니다. 작은 원에서는 반바퀴만 돌리는 베이직 스티어으로 가능하지만 큰 원에서는 반바퀴 이상 돌려야 하기 때문에 두 손을 교차해야 하는 크로스 암 스티어가 필수적이죠.

그런데 살살 가는게 아닙니다. 짧은 직전에서는 급가속 했다가 다시 빠르게 속도를 줄이면서 돌아야 하기 때문에 브레이크 포인트, 브레이크 릴리즈도 아주 중요하고 스티어링을 시작하는 포인트가 정확하지 않으면 베이지 스티어링으로 돌 수 있는 곳에서도 추가적으로 더 돌려야 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다 갖춰져야 빠르고 깔끔하게 돌아나갈 수 있는데 저는 언더스티어 발생은 물론이고 오버스티어 발생을 막기 위해 자세제어장비가 개입되는 것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이 코스는 당황하지 않고 빠르면서 침착하게 돌 정도면 진짜 꽤나 운전 잘하신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제네시스 레벨2 원형 코스

 

기아 only : 드래그 레이스

기아 레벨1에서의 EV6 GT라인이 아니라 진짜 GT를 타게 됩니다. 우리나라 완성차 제조 역사상 가장 빠른 순간 가속 능력을 가진 차량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5초면 됩니다.

그래서인지 기아에서는 드래그 레이스를 넣어놨더군요. 원래 홈페이지에서는 고속주회로라고 표현을 해놔서 처음에는 테크노링(=HMG DX 센터 서킷 이름) 외곽에 있는 경사진 고속 구간을 의미하나 싶었더니 그건 아니었네요.

고속 주회로, 저길 타는 건 아니다.

 

다만 쭉 뻗은 직선 구간에서 드래그 레이스를 하기 때문에 고속주회로라고 표현을 해둔 것 같습니다. 다만 레이스라고 해서 막 본격적으로 다른 참가자와 겨룬다기 보다는 차량이 가진 GT모드를 포함한 4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모두 경험하면서 차량의 성능을 체험하는 기회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저는 E-GMP라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들어간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GV60을 다 타본 사람이라 아주 크게 감흥이 있진 않았지만 전기차가 처음이신 분들은 마치 우주선에 탄 듯한 재미있는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출발지점에서 감속 시작 구간까지 GT모드로 달려보니 도달 속도가 190km/h 정도 되더군요. 조용한데 엄청나게 빠른, 마치 놀이공원에서 기구 타는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신호기까지 갖춰져 있어요.

 

현대 only : 리버스턴

후진 기어를 넣은 상태로 시속 약 40km/h까지 가속한 뒤 스티어링 휠을 아주 빠르게 돌려 차량을 180도 턴 시키는 기술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만 준비가 되면 의외로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 한 가지는 앞서도 언급한 것과 같이 스티어링이죠. 그냥 좌우로 깔짝 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한 바퀴 이상 빠르게 돌려야 하기 때문에 크로스 암 스티어링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게 평소에 연습을 해놓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저는 4월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로 줄곧 평소에도 스티어링을 연습하고 있는데 베이직 스티어링은 연습할 일이 많지만 한 바퀴 이상 돌릴 일은 잘 없기 때문에 주차나 유턴을 할 때도 의식적으로 연습하려 하고 있네요. 아래의 사진처럼 완벽하게 하려면 크로스 암 스티어링이 어색하지 않고 원활하게 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리버스턴

 

순서 추천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참여자로서 의견을 낸다는 점 먼저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순서만 선택할 수 있다면 아주 명확하게 순서를 잡아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순서는

아반떼N → G70 → EV6

입니다. 그 이유는 프로그램 특성을 고려하여 다루기 쉬운 순서로 나열한 것 입니다.

브랜드별로 개별 코스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동일합니다. 그런데 저는 아반떼N이 다루기가 가장 쉽다고 느꼈고 EV6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단순히 3번째라 쉽게 느껴진 것이 아니라 차량 특성이 스포츠 드라이빙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다루기 쉽게 느껴지는 아반떼N

 

레벨2에서 G70은 고출력인 3.3T인데 구동 방식을 RWD와 AWD 중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RWD를 선택했었습니다. 고출력에 후륜구동, 이건 뭔가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구동력 제어를 차량이 해주기 때문에 걱정보다는 다루기 어렵지는 않았지만 인스트럭터의 설명을 좀 빌리자면 그대로 다루기가 좀 까다로운 차량이니 스포츠 드라이빙에 보다 적합한 아반떼N과 같은 차량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 좋다는데 저는 여기에 완전히 동의를 하는 바 입니다.

G70 3.3T RWD

 

마지막에 현대 프로그램에 참여하다보니 동일한 코스인데 왜 그리도 쉽게 느껴지는 지 의아할 정도였고 반대로 EV6 GT는 정말 다루기 어렵게 느껴지더군요. 그래서 실수도 가장 많았습니다. 

지금 리뷰를 해보니 내가 이 차를 다룸에 있어 어렵다고 느낀 이유가 설명이 되는데 막상 그 당시에는 차량의 특성을 잘 이해 못했기 때문에 그저 내연기관처럼 다루려 했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다루기 힘든 EV6 GT

 

그러니 적합한 아반떼N으로 먼저 체험을 해보고 조금 더 어려운 G70에 도전하고 마지막으로 잘못 다루면 타이어 그립을 계속 놓치게 되는 EV6 순서로 도전해보시라 이렇게 권해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말은 이렇게 해놨지만 결국은 예매 전쟁에서 성공하는 순서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알고는 있습니다..


닫는 글

저는 아주 운전을 잘하는 분이 아니시라면 레벨2를 저처럼 그랜드 슬램 하시는 것도 권해드립니다. 잊을만 하면 다시 하고 잊을만 하면 다시할 수 있게 한 달에 하나씩 한다면 드라이빙 감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다른 이유보다도 같은 장소 같은 코스에서 차량별로 어떻게 다른지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뭐 드라이빙 스킬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지만 말이죠.

데일리카로 조금 불편하진 않을까 걱정되는 아반떼N이 서킷과 다목적 주행코스에서 얼마나 편안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지, 무지막지하게 높은 출력을 가진 EV6 GT가 낮은 무게 중심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슬라럼을 지날 수 있는지, 하지만 2톤이 넘는 차량의 무게를 타이어가 어떻게 쉽게 놓칠 수 있는지, 서킷에서 왜 G70과 같은 후륜구동 차량이 유리한지가 궁금하신 분들이라면 도전해보시고 직접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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