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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편] 기아 드라이빙익스피리언스 레벨2 참여 후기(+EV6 GT 시승기)

마이라이드 2023. 5.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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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13일 오전에 기아 레벨2, 오후엔 현대 레벨2에 참가를 했다. 그리고 약 한 달 전에는 이미 제네시스 레벨2도 수강을 한 바가 있다. 왜 그랬을까?

일단 제네시스 레벨2 프로그램 자체에서 온 만족도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레벨2 중 가장 비싼 프로그램이었지만 참가해보니 비싼게 아니라는 걸 느낄 정도였고, 레벨3은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사실 겁도 좀 났다. 내가 잘 할 수 있을지 그런.

거기에 레벨2 기아의 경우 참여도가 저조해서 4만원 할인까지 하고 있기에 '다양한 차를 타는 즐거움'을 위해 나머지 레벨2도 모두 참여를 해버리게 된 것이다.

레벨1에서는 EV6 GT-Line이지만 레벨2에서는 진짜 'GT'모델을 탈 수 있게 된다. 즉 아반떼N라인이 아니라 진짜 N을 타는 그런거다. 원래 이런 교육에서 전기차를 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엔진음과 배기음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타보니까 괜찮더라. 왜냐고? 그런걸 듣고 느낄만큼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기아 레벨2는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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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레벨2, EV6 GT는?

제로벡(0-100km/h) 3.5초. 이거 하나로 이 차량의 성능을 대변할 수 있다. 최고출력은 무려 585ps, 최대토크는 740Nm인데 단위를 환산하면 74.5kgf.m 정도가 된다. 이미 저세상 성능인 것이다.

차량을 소개하는 인스트럭터는 그저 무덤덤하게 차량 성능을 이야기해주는데 다른 건 몰라도 최고출력이 이토록 높은 줄은 몰랐다. 거기에 전기차 고유의 높은 토크를 이야기할 때 100kgf.m가 넘는 차량도 있긴 하지만 전기차에선 그토록 높은 토크를 미끌어지지 않으면서 차를 밀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아주 단순한 한 마디인데 이게 전기차의 진짜 핵심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E-GMP가 들어간 모든 차량을 다 타봤다. 아이오닉5,6, EV6 AWD 그리고 EV익스피리언스에서 GV60도 살짝 경험을 해봤는데 BOOST 버튼을 못 눌렀던 것이 천추의 한이었지만 이번에는 GT모드를 누를 수 있게 되었다.

형광색이 포인트인 EV6 GT

 

다른 레벨2와는 뭐가 달라?

현대, 기아 그리고 제네시스 모두 레벨2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일단 나는 모든 레벨2에 참가를 했고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으로 별도의 포스팅을 할 예정이니 오늘은 기아 레벨2에만 집중하도록 하자.

각 브랜드별로 하나씩 다른 것이 있는데 EV6 GT에만 있는 것이 바로 '드래스 레이스'이다. 쉽게 말해 직선에서 얼마나 빠르게 정해진 구간을 통과하는지 겨루는 경기를 테스트 해보는 것인데 실제로는 함께 참가한 사람들과 경쟁한다기 보다 드라이브 모드(에코-노멀-스포츠-GT)별로 차량 반응이 어떻게 달라지는 체험해보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경쟁이 아니지만 경쟁하게 된다.

 

그래도 꽤나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이는데 신호기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보통 모든 신호가 꺼질 때 출발하는 신호가 익숙한데 여기는 예비 신호가 들어오고 주황색 등이 3개 켜진 다음 초록불이 점등되면 출발이다. 단계별로 테스트를 해보는데 노멀모드까지는 크게 와닿지가 않는다.

드래그 레이스의 신호기

 

스포츠 모드부터는 꽤나 경쾌하게 느껴지고 GT모드에서는 이 차가 가진 모든 것을 내뿜기 때문에 스스로 약간 어지럽거나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다. 감속 구간을 지나면서 바로 감속 후 돌아와야 하는데 감속 구간까지 최대로 도달했을 때의 속도가 내 기억으론 시속 190km 정도였던 것 같다. 

드레그 중인 ev6 gt

 

3.5초만에 100km/h에 도달하니 정말 엄청난 퍼포먼스이고 국내에서 생산된 역사를 통틀어 가장 빠른 차량이지만 주변에 너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사실 속도감이 그렇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GT 버튼을 눌러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드디어 눌러 봤다.

 

대차게 말아 먹었다는 소문이..

제네시스에서 레벨2를 먼저 경험했기 때문에 나머지 코스들은 이미 다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사실 자신이 있었다. 다른 것이라고는 차량뿐이다. 기본 EV6만 해도 출력이 상당한데 거기에 더 높은 출력인 차량이다보니 좀 겁이 났던 것도 사실. 그래도 뭐 크게 다를까 싶었는데 이게 내연기관 차량들과는 다르다는게 소감이다.

일단 게이트 슬라럼을 하는데 확실히 배터리가 아래에 있어 무게 중심이 좋은 EV6가 움직임이 좋다. G70만 해도 속도가 빨라지면 서스펜션이 버티질 못하는 느낌이 강한데 EV6는 무게중심이 낮아 정말 안정적이다. 그래서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돌려보면 '내가 운전을 잘하는건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차량의 움직임이 좋다.

그런데 '무게중심'은 장점이지만 '무게'는 고스란히 단점이 된다. 공차중량이 2.1톤을 넘기니 4세대 카니발보다는 무겁고 바디온프레임인 모하비보다 조금 더 가까운 정도이다보니 차량 타이어가 버틸 수 있는 한계의 범위가 짧게 느껴진다.

내연기관 차량들을 다뤄보면 엔진소음을 느끼면서 한계에 서서히 다가가는 느낌이라 한다면 EV6 GT는 잘 버티다가 어느 순간에 아주 빠르게 한계에 이르는 느낌인데 (결국은 운전 실력 부족이 원인이긴 하지만) 거기에 고출력까지 더해지면서 내가 경험한 모든 차량들 중 다루기 가장 어려운 차량이라고 느껴졌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슬라럼과 드래그에서는 이 차량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킥플레이트에서 후륜의 미끄러짐이 가장 덜하고 가장 쉽게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제네시스는 RWD, 아반떼N은 FWD이고 이 차량은 AWD라 그런지 아니면 차량 무게에서 오는 장점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VSM을 끈 상태에서도 차량 자세 회복이 쉬웠고 덜 미끄러지는 느낌이 강했다. 

당연히 참가자 수준을 고려해 높은 속도까지 올라가진 않았지만 VSM을 끈 상태에서도 크게 미끄러지지 않았고 초기에 너무 빠르게 회복을 시키니 인스트럭터는 '너무 빠르게 카운트 스티어를 하게 되면 역으로 앞타이어가 그립을 잃을 수 있으니 조금 천천히 스티어를 해보라'는 오더가 있었다. 

킥플레이트에서 쉬울 정도로 안정적인 ev6 gt

 

그렇다. 이 오더는 같은 레벨2지만 차량 특성이 반영이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실수를 저질렀던 것이 바로 서로의 꼬리물기 경기인 폭스헌팅(FOX HUNTING)에서 나왔다. 슬라럼 후 크로스 암 스티어가 필수인 코스 그리고 짧은 가속과 감속이 계속 반복되는 코스인데 여기서 완전히 대놓고 슬라럼 코스의 콘들(대략 4개?)을 냅다 밀어버리게 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이 생각이 머리에서 계속 맴돌았다. 표면적으로 보면 당연히 실력 부족이고 실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욕심이 잔뜩나니 차량을 민감하게 컨트롤할 수 없었고 결국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게 다인가? 그건 또 아닌 것 같다. 왜냐면 동일한 코스에서 다른 차량을 운행했을 때는 그렇게 심할 정도로 콘을 친 적은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 녀석..

 

계속 고민을 반복하다보니 하나 떠오르는 것이 있으니 결국 '언더스티어' 때문인 것이다. 과한 속도로 진입을 했고 거기에 급한 마음으로 아주 급하게 스티어를 하게 되니 프론트 타이어에서는 그립이 1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돌려도 차량은 돌아가지 않고 그냥 직선으로 나간 것이다. 차근히 리뷰를 해보니 무릎을 탁치게 된다.

킥플레이트 코스에서 인스트럭터의 지시가 이런 것들이 다른 차량들과의 차이가 있음을 제대로 알려준 것인데 정작 기초가 부족하니 다른 코스에 접목시킬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거기에 차량 특성을 조금 더 첨가하자면 무거운 차량이기 때문에 서스펜션도 짧으면서 탄성이 강한 특성이 있는데 브레이크를 너무 빨리 풀어버리면 반발력 또한 크기 때문에 프론트 타이어가 그립을 잃어버리기가 더 쉽다는 계산이 나온다.

과속진입+너무 빠른 스티어링+너무 급한 브레이크 릴리즈(or 부족한 제동력)=언더스티어, 그것도 아주 심한.

다르다. 체감이 된다. 이제 아주 조금 알 것 같다.


닫는 글

3번의 레벨2 중 스스로 제일 못한 경험이지만 역시나 리뷰를 해보니 왜 그랬는지 계산이 나온다. 그리고 역시나 성공한 경험보다는 실패한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이 더 많은 순간들이 있다. 기아 레벨2가 딱 그렇다.

그냥 성능 좋은 전기차를 시원하게 운행해보기 위함으로도 추천해줄 수 있지만 나처럼 다른 차량들을 먼저 경험했다 하더라도 무거운 차량의 특징이 어떤지 경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면 오히려 내연기관 차량들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에 시원하게 말아먹고 시무룩할 뻔 했지만 오히려 오후에 아반떼N을 타보니 레벨2 중에서 가장 운전하기 쉬운 차량이 아반떼N이라는 것(당연히 이런 주행에서는 말이다.)을 느낄 수 있었다. 제네시스 레벨2에서 인스트럭터가 아반떼N부터 경험하고 오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한 적 있는게 그게 확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더군다나 요즘 기아 프로그램에 참여도가 낮은 편이라 참가비 할인에 비어 있는 스케쥴도 많다. 앞으로는 좋든 싫든 전기차를 타야하는 세상이 될테니 지금부터 슬슬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전기차에 관심있다? 내연기관을 더 이해하고 싶다? 기아 레벨2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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