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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차량]문풍지 기름칠하면 좀 조용해지려나?(a.k.a웨더스트립 윤활)

마이라이드 2023. 5.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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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안녕하세요, 음란마귀가 낀 마이라이드 인사드립니다. 제 블로그를 둘러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매뉴얼, 특히 자동차의 취급설명서를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평소처럼 새로운 것이 나오면 관심있게 읽어보는데 재미있는 내용이 들어 있더군요.

아베오 5도어 탑뷰, 알러뷰

 

2세대 트랙스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것을 읽다가 차량 관리 부분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이 있더군요. 다른 내용들은 그냥 이미 알고 있다거니 충분히 대중적인 내용들이라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웨더스트립에 실리콘 그리스를 도포'하라는 내용은 아주 흥미롭더군요.

웨더스트립에 기름 바르라고?


1.웨더스트립? 날씨를 벗겨?

이 생소한 단어를 처음 보신 분들 중 '스트립'이라는 글자부터 떠오르면서 막 어떻게 설명을 못하겠네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저는 뭐 원래 이 부품의 명칭을 제대로 알고 있긴 했는데 영단어로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있었네요.

weather strip. 우리말로는 '문풍지' 뭐 이런 단어입니다. 스트립이라는 단어가 벗기다는 뜻도 있지만 머리띠할 때의 '띠' 뭐 이런 뜻도 있더군요. 보통 '문'과 같이 여닫히는 부품 주변을 감싸면서 밀폐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니 문풍지가 맞습니다.

여기는 자동차 블로그이니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봅시다. 우리가 평소에 흔하게 여닫는 자동차 문은 자세히 보면 이 웨더스트립으로 둘러 쌓여 있습니다. 차량 문에도 까맣게 고무로 된 이 부품이 있고 도어 패널부도 자세히보면 까만색 고무줄로 둘러 쌓여 있습니다.

도어와 패널에 보이는 웨더스트립

 

문을 닫기 직전에 살짝만 열어두고 살펴보면 이 웨더스트립이 반대편에 있는 금속 패널과 만나면서 외부의 습기나 바람, 소음 등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저도 이렇게 자세히 본 적이 없어서 그냥 도어와 패널의 고무끼리 만나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서로 금속면과 만나는군요. 서로 반대방향에서 어찌보면 2중으로 감싸지는 것이군요.

도어와 패널 사이

 

2.여기에 기름을 발라? 왜?

웨더스트립의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문과 금속판 사이 비좁은 곳에 끼어야 하니 속이 비어 있고 중간중간에 구멍이 뚤려 있습니다. 동시에 밀폐성까지 올려야 해서 외부고무는 두툼하지만 안쪽이 비어 있는 구조 입니다. 그래야 문이 쉽게 닫히고 안쪽에 물이 들어가도 배수가 원활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 공장에서 막 출고된 차량이나 고급 차량들을 처음 접해보면 의외로 문이 쉽게 닫히지가 않은 경험들이 있으실텐데 이 웨더스트립이 통통하니 아직 탄력이 많이 살아 있기 때문이죠. 다른 말로 차량의 밀폐력이 좋으니 여닫기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웨더스트립 구조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 웨더스트립은 존재 자체가 아주 슬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 우리도 두 사람 사이에 껴서 이래 치이고 저래 치이면 참 인생이 고달프다 느껴지곤 하는데 얘는 태어난 목적 자체가 껴서 살아야 하기 때문이니 말이죠.

비가 오면 비를 막아야 하고 바람이 불면 바람도 막아야 하며 잔소리(=소음)도 막아야 하니 얼마나 수고가 많겠습니까? 거기에다가 살고 있는 동네도 아주 그냥 몇 mm 안되는 아주 비좁은 곳에서 살아야 합니다. 더군다나 우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고 있으니 우리의 관심과 사랑을 받지도 못하는 것이죠.

자, 눈물을 닦고 취급설명서를 다시 한 번 봅시다. 내용을 보면 '실리콘 그리스를 바르면 밀폐성도 높이고 소음도 줄일 수 있으니 일 년에 한 번은 기름칠 하세요'라고 되어 있습니다. 기후가 덥고 건조하면 더 자주 바르라고 되어 있는데 한국은 덥고 습하거나 춥고 건조하니.. 음.. 모르겠네요. 그래도 10년 넘게 이 웨더스트립을 관리해준 적이 없으니 한 번해보긴 해봅시다.

웨더스트립 관리해주면 좋다.

 

3.웨더스트립 그리스 발라보자.

일단 도어에 있는 웨더스트립 입니다. 저렴한 소형차에 10년 넘은 썩차이지만 그래도 웨더스트립을 만들 때 꽤나 신경 써서 만든 것 같습니다. 도어 끝단까지 두툼한 것이 마음에 드는군요.

도어 웨더스트립 (작업 전)

 

도어패널 쪽의 부분입니다. 코너부분을 보면 부드러운 곡선이 특징인데 예전 차량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이 부분이 90도에 가까울 정도로 각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렇게 설계를 하면 비용은 저렴하겠지만 웨더스트립의 고무 특성상 탄력 때문에 제대로 밀착되기에 한계가 있어 밀폐성이 낮아집니다.

패널도어 웨더스트립 (작업 전)

 

일단 저는 이곳을 물티슈로 슥 닦아봤습니다. 세월의 먼지가 다 들어 있는데 상단부는 의외로 오염이 심하진 않았습니다. 반대로 하단은 위에서 내려오는 먼지와 주행하면서 튀는 물 등으로 인해 오염이 좀 있더군요. 물티슈로 한바퀴 돌아가면서 깨끗하게 닦아 줍니다.

물티슈로 닦은 뒤

 

그리고 준비한 실리콘을 꺼냅니다. 예전에 제가 한 번 구입했던 것인데 85g짜리 슈퍼루브라는 제품입니다. 구입 당시 대략 만 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원래는 도어 체커에서 소음(=문 여닫을 때 삐걱거림)이 있어 샀는데 다용도로 사용하기 좋아 공구 욕심이 있는 분들은 사놓으시면 좋겠습니다.

슈퍼루브 실리콘 그리스

 

참고로 내열 그리스라 버틸 수 있는 온도가 영하 40도에서 영상 200도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제품외부에 보면 'FOOD GRADE'라는 단어가 있는데 식용 기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안전한 제품이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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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취급설명서에서는 깨끗한 헝겁으로 바르라고 되어 있는데 급하게 작업하게 되어 그냥 비닐장갑을 끼고 했습니다. 장갑을 끼고 제품을 소량 손가락에 발라줍니다. 참고로 제가 쓴 제품은 투명인데 이게 흰색과 같이 색상이 있는 것도 있는 것 같더군요. 도어체커 등 발랐을 때 색이 안보이는 것이 좋으니 저는 투명을 추천드립니다.

중지 아닙니다. 검지입니다. 오해에요 오해.

 

이제 펴바르면 되는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소량씩 아주 넓게 펴발라야 합니다. 이게 떡칠한다고 좋은게 아니고 차에 타고 내리면서 은근히 몸이나 옷이 닿게 되는 부분이니 아주 소량을 펴발라준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살짝 발라보면 아래와 같이 확연하게 티가 납니다.

바르면 색이 깊어진다.

 

도어와 패널 전체에 도포하는데 대략 5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 다시보니 음.. 헝겁으로 펴바르라고 한데는 이유가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1열 도어의 웨더스트립

 

반짝 거릴 정도로 발랐는데 음.. 이거 많이 바른거 같습니다. 이렇게 많이 바를 필요없이 그냥 바른듯 만듯 할 정도로만 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번쩍 거리는 패널 쪽 하단 웨더스트립

 

저는 테스트를 위해서 운전석 도어에만 발랐는데 바르지 않은 다른 곳과 웨더스트립을 비교해보면 색이 다르군요.

바르지 않은 2열 좌측


닫는 글

음.. 바르고 하루 정도 경과를 봤습니다. 일단 24시간이 지났는데도 너무 많이 바른 것인지 아니면 헝겁이 아닌 비닐 장갑으로 발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다 마르지가 않았더군요. 아침에 차에 탑승하는데 아무런 생각없이 도어를 잡았다가 손에 그리스가 좀 묻었.. (다행히 무색무취)

이거 좀 바른다고 막 크리티컬하게 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약간의 밀폐력 향상이 있는 것에 동의를 하는게 일단 바르고 문을 닫는데 뭔가 평소보다 조금 더 힘을 줘야 닫히는 너낌적인 너낌이 좀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면 소음이 올라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뭔가 반대쪽과 비교하여 노면 음색의 주파수가 좀 달라졌다고 해야하나.. 아주 약간은 개선된게 아닌가 싶네요.

노후차량을 운행 중이시고 보다 확실한 개선효과를 체감하시려면 차량 전체에 들어가는 웨더스트립을 신품으로 구입해서 교체해주시는 방법도 있지만 저처럼 조금 더 아끼면서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 그리고 단종으로 인해 구할 수 없는 분들은 한 번 쯤은 작업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는 주말에 장거리 가는데 출발 전 리어 해치를 포함해서 나머지 부분도 작업하려고요.

실리콘 그리스 도포 후 24시간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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