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오 동호회에 가면 이러한 이야기들로 넘쳐 납니다. 약간 무용담 같은 수준인데요.
바로 톨게이트나 공영 주차장에서 경차로 오해를 받아 경차 할인 혜택을 받았다하는 내용들 입니다.
저 또한 비슷한 사례가 참 많았는데요. 최근에는 주유소에 가서 '7만원치요!'라고 외치니, 주유원께서
아니 경차에 뭔 7만원...다 안들어가요!
라는 핀잔을 받으며 구구절절한 설명대신 일단 저 믿고 넣어봐도라는 말과 함께 7만원을 한 번에 다 주유하는 기적을 보여주고 '스파크 아니에요'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떠난 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제 눈에는 전혀 아니지만 차량에 관심이 별로 없는 분들 눈엔 형제차량과 같이 보이는 스파크 중, 최신 차량이라 할 수 있는 더뉴스파크를 이제사 시승하게 되었습니다.
더뉴스파크 시승기
시승차는 어떤차?
티코에서 마티즈, 마티즈에서 초기형 스파크 그리고 최신이라 할 수 있는 M450의 더뉴스파크까지 모닝과 양대 산맥인 이 차량은 나름의 역사를 지닌 모델이기도 합니다.
최근 캐스퍼 출시로 오랜만에 경차, 작은 차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지만 사실 이는 캐스퍼에 한정된 관심이라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고 단종설이 나도는 차량인지라 역사속으로 혹시나 사라질까 하는 우려속에 시간을 내어 시승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작은 차량을 좋아하고 아베오 이전 올뉴마티즈의 오너였던 사람으로서 올뉴모닝(JA), 더뉴모닝(TA), 더뉴레이 그리고 캐스퍼까지 다 타본 입장에서 이번 더뉴스파크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차량 등급은 렌터카에서 쉽게 보기 힘든 최고 등급인 프리미어 사양이고, 누적 주행거리 5만km를 조금 넘긴 차량입니다.
1. 더뉴스파크 외형
더넥스트스파크에서 현재의 모델로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바뀐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나 뒷모습과 옆모습은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되고 이 차량과 비슷한 시점에 F/L을 진행한 말리부와 같이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쪽만 강조하여 변화되었습니다.
기존 스파크와 비교했을 때 헤드램프의 형상과 구조 그리고 국내 소비자들에게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크롬라인이 대거 적용되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작은 변화로 큰 이미지 변신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생각합니다.
스파크와 말리부 모두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후가 더욱 세련된 느낌을 주죠.
변화 중 가장 반가운 것이 바로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적용되었다는 점 입니다. 제가 유독 이 프로젝션 타입에 집착하는 이유는 다른 아닌 LED 전구로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션 타입이 뭐나면 헤드램프 안에 동그란 구슬이 있어 빛을 모아 멀리 쏴주는 방식입니다. 구슬이 없는 타입은 주변에 은박지같은 반사판에 반사시켜 빛을 쏘는 방식이죠.)
국내 대부분의 프로젝션 타입의 할로겐 규격은 H7 타입으로, 이 규격과 함께 프로젝션 타입에 한해 현시점 기준으로 합법 인증을 받은 LED 헤드램프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제 경차량에서도 합법적으로 새하얀 전조등 빛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참고로 더뉴스파크를 시승하면서 꽤나 만족도가 높았던 것이 바로 이 헤드램프였습니다. 순정 할로겐 램프가 들어 있는 차량이었지만 컷오프 라인이 확실하고 야간 주행에서도 전방 시야 확보에 아주 유리하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신 옆모습과 뒷모습은 똑같습니다. 이미 도로에서 수도 없이 마주치는 모습일테니 간단하게 살펴보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아주 좋았던게 렌터카였음에도 불구하고 최상위 트림인 프리미어 등급이라는 점 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인 옵션을 넣을 수도 있지만 일단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기능들을 충분히 사용해볼 수 있었구요.
2. 더뉴스파크 인테리어
인테리어는 참 단촐한 편이지만 대부분 직관적이고 차량이 작기 때문에 운전석에서 팔을 뻗어 웬만한 기능은 모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7인치 모니터가 들어가 있는데, 내비게이션은 빠져 있지만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내비 사용이 익숙하신 분들은 오히려 합리적인 구성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설정을 위해 터치를 해보면 최근 출시되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빠른 반응 속도가 장점입니다.
그리고 옵션이 좋은 차량이다보니 경차에 심지어 풀오토에어컨도 들어 있습니다. 사용도 직관적이고 다 좋은데 송풍량 등 반응 속도가 한 박자 느리다보니 약간 답답함이 느껴지는 건 단점입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오토는 역시나 연결할 때 뭔 놈의 할 일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xm3에서 처음 사용해봤는데 초기 설정은 어려웠으나 그래도 사용이 가능하긴 했는데 스파크에서는 아무리 시도를 해도 결국에 연결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애플 카플레이는 대부분 연결하면 쉽게 구성이 되는 편인데 안드로이드 오토는 항상 어렵고 복잡하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생기더라구요. 이 부분은 자동차 제조사와 구글에서 뭔가를 제대로 좀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경차에 뭔 후방카메라가 필요하냐!' 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저는 큰 차든 작은 차든 카메라는 무조건 있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주차장 특성상 여유로운 주차가 아닌 아주 딱 붙여야 하는 경우에는 후방 센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프리미어 등급인지라 후방 카메라가 들어갑니다. 후면을 비추는 각도도 좋고 스티어링과 연동되는 가이드라인도 훌륭합니다만 화잘이 아주 뒤떨어진다는 건 아쉽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경형~소형 등급에서는 대부분 이렇게 좋지 않은 화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화질만 올려줘도 경쟁력이 생길테니 제조사에서 고민해볼 법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점은 야간의 시인성이 상당히 좋다는 점 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카메라를 켰을 때도 아주 훤하게 보이는데 이는 분명히 장점이라 할 수 있지요.
스티어링휠을 보면 일반 크루즈 컨트롤, 전방 차량 경고 거리 설정버튼 그리고 스티어링휠 열선이 왼쪽에 있고 오른쪽은 모두 오디오 설정 버튼입니다.
시승 당일 갑자기 온도가 많이 떨어져서 추웠는데 스티어링휠 열선 덕을 많이 봤네요. 그리고 아쉬운 점은 모닝, 레이 그리고 캐스퍼와 동일하게 스티어링휠의 텔레스코픽 기능이 빠져있다는 점 입니다.
위아래로 설정은 가능하지만 앞뒤로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인데 차량이 작기 때문에 없어도 크게 문제가 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들어간다면 아주 미세하게 운전 자세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빠진 것은 좀 아쉽습니다.
1열시트는 센터콘솔에 열선 버튼이 있습니다. 나름의 장점은 물리적으로 눌리는 버튼이라 재시동 후에도 바로 켜져 있다는 점 입니다.
요즘은 대부분 전자식 버튼이기 때문에 시동을 켜면 다시 열선을 눌러 켜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추운 날씨가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 이러한 구성이 더 편하죠.
차량이 작다보니 수납공간은 조금 아쉽습니다. 레이나 캐스퍼와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모닝과 비슷한 수준이구요. 왜그런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컵홀더 앞쪽에 있는 수납공간에는 최신 스마트폰을 넣기에는 애매한 구성입니다. 아래사진에 보이는 폰은 갤럭시노트8 기종인데 세로로는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컵홀더 양쪽에 음료를 넣은 상태라면 가로로도 들어가기 애매합니다.
사이드브레이크 레버 우측에도 수납공간이 있는데 여전히 폰을 넣어두기는 애매한 공간입니다. 대각으로도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대신 동승석 앞 크래시 패드에 조그마한 수납공간이 있고 앞쪽으로 약간의 경사가 있기 때문에 폰이 쉽게 빠지지 않고 운전석에서 팔을 뻗어 닿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가까운 곳이 더 익숙한 건 사실입니다.
의외로 운전석 공간에서의 레그룸 좌우 폭의 여유가 있는 편이기 때문에 센터콘솔을 조금만 더 두껍게 만들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센터콘솔 하단에 보면 아래와 같이 충전과 차량 간 연결을 위한 포트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가장 왼쪽에 C타입 단자, 중간에 일반적인 A타입 단자, 우측에 12v 시거소켓이 있습니다. C타입이 있는 건 좋은데 의외로 너무 깊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보지 않고 한 손으로 찾아 꽂기에는 좀 어렵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제조사에서 생각해도 너무 깊이 넣었다고 생각하는건지 야간에는 조명도 들어오게 만들어 놨습니다. 참고로 안드로이트 오토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케이블이 '데이터 전송'도 가능한 것이 맞는지 확인해보시구요.
운전석 선바이저는 조명이 빠져 있습니다. 모닝의 경우는 운전석에는 넣어봤는데 스파크는 1열 중앙에만 조명을 설치해두고 좌우측 구분이 없다는 점이 좀 아쉽습니다.
이러한 구성을 보면 모닝은 '차에서 화장할거지? 조명은 넣어줄게' 느낌이고 스파크는 '뭘 해. 그냥 운전이나 해' 이런 느낌을 받습니다. 저는요.
다만 빡빡하여 절도감이 있는 건 좋은데 너무 뻑뻑해서 추운 겨울에는 부러질 것 같은 작동감은 좀 아쉽구요.
사이드미러는 조금 작은 느낌이긴 하지만 꽤나 쓸만합니다. 그 비밀은 거울의 배율에 있는데 그냥 반사거울이 아니라 끝단 주변에 광각 처리가 되어 있어 의외로 주변을 잘 비춥니다. 다만 광각 거울 때문에 약간 울렁거리면서 왜곡되어 보이는 느낌이 낯설게 나가오기도 합니다.
룸미러도 보는 후방 시야도 좋습니다. 하이패스 기능이 들어있고 별다른 특이점은 없습니다. 야간 눈부심 방지기능인 ECM은 빠져있는데 현재 경차량에 이 기능이 들어간 차량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레이나 캐스퍼는 그래도 덜 하겠지만 모닝이나 스파크는 차량 전고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ECM 기능을 넣어주는게 좋을 것 같네요.
계기판을 보겠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상당히 많은 기능들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죠.
아날로그 계기판은 숫자가 조금 조밀한 편이라 잘 안보게 되고 LCD 계기판에 의존하게 되는데, 순간연비 뿐 만 아니라 타이어 공기압 그리고 실시간 속도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활용성이 좋은 편 입니다.
다만 하나만 고르라면 모닝의 것을 택하고 싶습니다. 계기판이 훨씬 더 크고 선명하고 직관적이기 때문이죠.
사진은 못 찍었는데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장치는 개별 타이어의 공기압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자주 사용하는 단위인 psi가 아니라 kPa 단위이기 때문에 조금 직관성은 떨어집니다. 대신 psi보다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좋구요(1psi≒6.89kPa). 사용자가 단위를 바꿀 수 있으면 좋겠는데 기능이 없어 보입니다.
경차를 운전해보신 분들은 심한 오르막에서 출발할 때 약간 긴장된 경험이 있으실겁니다. 수동 차량은 말할 것도 없구요. 차량의 배기량이 작으면 기본으로 나오는 토크도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심한 경사에서는 변속기가 D에 있다하더라도 경차량들은 약간 뒤로 밀리기 때문에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자마자 가속 패달을 밟아야 하죠.
그러나 경사로 밀림 장치가 들어 있고 3초간 자동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경사에서 정차 후 출발할 때도 전혀 두려움이 없습니다. 근데 3초 안에 출발 안하면 뒤로 스스륵 밀릴 수 있으니 주의하시구요.
다만 현대기아 차량들과는 다르게 계기판의 이동 및 설정은 방향지시등 레버에 있는 토글과 좌우측 버튼을 통해 조작 가능하다는 점 알고 계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각종 버튼의 조작감은 상당히 좋은 편이고 방향지시등 레버가 조금 가볍게 느껴지긴 하는데 원터치 트리플 기능도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보통 차량의 등화 장치 조절은 방향지시등에 들어가 있는 차량들이 많지만 쉐보레 차량들은 아래와 같이 스티어링휠 왼쪽에 있습니다. 오토라이트도 들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네요. 주간주행등이 들어가면서 안개등은 삭제 되었구요.
계기판 조명 밝기 조절 버튼이 있는데 이게 좀 웃깁니다. 일단 주간에는 아예 설정을 할 수가 없게 되어 있고 야간에 조명이 들어오게 되면 그때 조절할 수 있는데 조명 밝기의 변화는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고 계기판 어디에도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모닝의 경우는 아주 불편하게 되어 있기는 해도 돌릴 때마다 계기판에 표시가 되기 때문에 밝기 조절 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스파크는 그냥 운전자가 눈으로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스파크 : 뭘 해. 그냥 운전이나 해
그 아래에 있는 버튼은 좌측에 자세제어장치 버튼, 그리고 스티어링휠을 아주 가볍게 만들어주는 시티 모드 그리고 차로이탈 방지 기능 버튼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측에 비어있는 버튼은 오토스탑 기능인데 해당 차량에는 이 기능이 빠져 있습니다.
시티 모드가 있는 이유는 아무래도 현대기아 경차량 대비 스티어링휠 감도가 조금 무겁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딱 적당하다고 느껴지는데 그래도 골목을 다니거나 할 때는 켜면 아주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차로이탈방지 기능은 없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이미 타사에는 보다 진보된 기술들이 적극적으로 들어가다보니 상당히 아쉽게 느껴집니다. 차로를 이미 벗어나기 시작할 때 겨우 삑삑 경고음과 계기판에 경고등을 보여주는 정도이기 때문이죠.
2열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렁크 공간과 2열 공간의 실측 데이터는 전날에 업로드했으니 참고하시구요. 특히 2열 시트를 접을 때 그냥 접으면 안되고 2열 엉덩이 부분을 탈거해야 한다는 점 확인하시면 좋겠네요.
2열 엉덩이 부분을 탈거하는 건 번거롭지만 의외의 장점이 있습니다. 2열 시트가 최대한 아래로 깔리게 되니 적재함의 높이가 더 유리해집니다.
모닝어반과 트렁크 높이를 단순 비교해보면 모닝어반이 69cm인데 반해 더뉴스파크는 무려 83cm입니다. 10cm가 넘게 차이가 나는데 부피가 큰 물건은 스파크에는 실을 수 있는데 모닝에는 못 싣는 경우가 있겠네요.
공간은 모닝과 대동소이 합니다만, 모닝 오너를 태우니 헤드룸에 여유가 있다는 반응입니다. 모닝은 제가 2열 공간 실측을 하지 않았는데 차이가 있어도 좀 미미하지 않나 싶네요. 왜냐면 차량의 전고는 모닝과 스파크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모닝 대비 시트는 조금 단단한 느낌이 있습니다. 쿠션감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가 좋고 오히려 너무 푹신한 느낌은 별로라고 생각하는데 마른 분들은 조금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1, 2열 도어 창문을 내려보면 1열은 당연히 완전히 끝까지 내려가지만 2열은 아주 살짝 남기고 내려갑니다. 불편할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도어 트림이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형상이기 때문에 그래보이네요.
승객을 태우고 내리는데 문이 안열린다하여 살펴보니 이전에 탑승했던 분이 차일드락을 설정해두고 타셨던 것 같네요. 차량 반납할 때는 썼으면 원상복구 후에 반납을 합니다. 차일드락 개념이 없는 분들은 그냥 고장난 줄 알아요.
트렁크를 열어보면 원가 절감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해치백에 익숙하신 분들은 한 눈에 알아보실텐데 보이시나요?
바로 2열 시트 헤드레스트 뒤에 있는 트레이와 해치 안쪽 간 이어지는 라인이 삭제 되었습니다. 보통 해치백 차량의 해치를 열면 적재를 위해서 트레이가 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선이 없다보니 아래와 같이 그냥 멍하게 있네요.
홀 만드는 작업에 선 양쪽에 2개 빼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여기까지 시각과 촉각으로 살펴보고 이제는 몸으로 차량을 느끼러 갑시다.
3. 더뉴스파크 주행 소감
앞서 언급한대로 대한민국 웬만한 경차를 다 타본 입장에서, 그리고 현재 타고 있는 1.6 아베오 수동 차량을 대신해서 더뉴스파크 수동을 하나 살까 고민하는 입장에서 더뉴스파크가 놀랄만큼의 장점이 있는 차량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뒤에서 자세히 이 차량 최고의 장점을 알려드릴테니 그 전에 단점을 조금 더 지적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시동을 위해서 시동 버튼을 눌러보면 바로 '잉?' 이런 반응이 나옵니다. 보통 시동 버튼이 적용된 차량들은 버튼을 눌렀을 때 '내가 버튼을 눌렀구나'하는 확실한 피드백이 오는데 더뉴스파크는 뭔가 누른게 맞나 의심이 될 정도로 깔짝 거립니다.
아마 버튼이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길이가 상당히 짧기 때문인 걸로 보이는데 이 점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첨단안전장비는 전방충돌경보와 차로이탈방지가 대표적인데, 차로이탈방지는 캐스퍼가 스스로 스티어링휠을 돌려주고 앞차와의 가감속까지 해주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들어가게 되면서 크게 의미가 없구요.
재미있는 점은 앞에 차량이 있는데 박을 것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으면 아래와 같은 곳에서 빨간색 LED가 조명이 빠르게 점멸하여 앞유리에 반사가 되어 경고음과 함께 운전자에게 브레이크를 밟을 것을 경고해줍니다.
대낮에도 상당히 잘 보이기 때문에 정말 깜짝 놀라면서 속도를 줄이게 되는데 이 점은 마음에 드는 구성입니다.
185/55R15 크기의 타이어를 신고 있는 차량입니다. 서스펜션의 세팅은 의외로 상당히 무른 느낌입니다. 표현하자면 아주 부드러운 스프링을 넣어뒀는데 댐퍼는 아주 빡빡하게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래저래 노면 충격을 잘 걸러주기 때문에 부드럽다 싶다가도 어느 정도가 넘어가면 꽤나 단단하게 충격을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덕분에 편하다가도 때론 승차감이 나쁘다 이런 생각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덕분에 코너에서는 롤을 어느 정도는 허용하다가 한계 가깝게 밀어 넣으면 기대 이상으로 잘 버텨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스티어링휠의 세팅과 반응은 이전부터 싼 부품으로 세팅 잘하던 브랜드답게 문제될 것이 전혀 없습니다.
휠하우스 커버는 대부분의 경형 또는 소형차가 그러하듯 아주 부족한 편 입니다. 소음에 불리한 차량인만큼 얼마하지 않는 부품인데 제대로된 걸 넣어주면 좋겠네요.
패달의 감각은 약간 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속 패달은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세팅입니다만 브레이크 페달은 너무 선형이기 때문에 약간 힘주어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보통 현대기아의 차량들이 이전에 브레이크 초기 반응을 너무 과하게 세팅을 해놓았다면 더뉴스파크는 완전 반대의 끝에 있는 느낌입니다.
운전 자체를 즐기시는 분들이 좋아할만한 세팅이긴 한데 도심 주행에서 보통 사람들이 느끼기엔 '왜 이래 브레이크가 안들어'하고 느끼실 수 있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급한 제동이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서 더뉴스파크를 구입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풀브레이킹을 몇 번은 연습을 해서 감각을 익혀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자, 지금까지 길게 이런저런 것들을 설명하거나 간혹 칭찬하거나 때로는 단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 잊으셔도 되는데 지금부터 설명드릴 점은 더뉴스파크 최고의 장점이고 현재 출시 및 판매된 모든 경차 통틀어 가장 좋은 것을 설명드릴테니 잘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변속기 이야기 입니다. 모닝과 레이 그리고 캐스퍼 모두 4단 자동 변속기를 적용 및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캐스퍼조차 터보 모델이라도 오래된 자동 4단 변속기가 들어가는데 경차량에 대한 실망감은 사실 엔진이라기 보다는 결국 이 변속기 입니다. 그런데 쉐보레 더뉴스파크만 무단변속기라 불리는 cvt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게 정말 물건입니다.
쉐보레는 대우 마티즈 시절, 호기롭게 마티즈2에 무단 변속기를 넣었다가 결함으로 인해 엄청난 금전적인 손실을 보고 소비자에게 실망을 안겨준 경험이 있는 브랜드 입니다. 그런 브랜드에서 다시 cvt를 꺼내 들었고 마침내 더뉴스파크에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차량을 운전해보면 부족한 엔진 출력과 겨우 4단만 들어가는 변속기의 조합으로 인해 주행 질감과 감각이 아주 불쾌합니다. 평지에서는 불편함이 없겠지만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을 만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짜증이 나기 마련이죠.
자동 4단 변속기가 들어간 차량이 불쾌감을 주는걸 글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운전자가 가속을 위해 가속 패달을 밟아 가속 신호를 주면 겨우 4단 밖에 없는 변속기는 일단 연비 위주의 세팅 때문에 시프트 다운 없이 스로틀만 더 열거나 연료 분사만 추가하게 되고, 결국 원하는 출력이 아니라고 느낀 운전자가 가속 패달을 더 깊게 밟으면 갑자기 4단에서 2단까지 단수를 내리며 rpm이 치솟게 되고 운전자는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과 치솟는 rpm에서 오는 불쾌감을 느끼게 됩니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가속 패달 단계를 0부터 10까지 있을 때 운전자는 적어도 1단위로 세밀하게 컨트롤하고 싶지만, 4단자동 변속기 차량은 2단위 또는 그 이상의 큰 단위로 확 잘라서 구분해버리기 때문에 운전자의 의도를 제대로 받아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기어비가 자동 8단 변속기에 버금 간다고 광고하는 더뉴스파크의 cvt는 자동 4단 변속기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운전자의 반응을 세심하게 읽어내줍니다.
가속을 위해 패달을 조금씩 더 밟아보면 인풋에 대한 반응을 차량이
이 정도? 아니면 요 정도? 조금 더 할거야?
이런식으로 세밀하게 받아주는데 그 덕분에 운전이 다른 경차 대비 훨씬 더 편합니다.
변속기의 세밀함 덕분에 미안하지만 올뉴모닝(TA), 더뉴레이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고 터보 덕분에 변속기의 아쉬움을 무마시켜 버리는 캐스퍼보다도 변속기의 반응이 훨씬 더 만족스럽습니다.
다른 장점은 무단 변속기 덕분에 오는 rpm 수준입니다. 시속 80km에서 2천rpm 남짓이고 100km에서도 2,500rpm 수준이기 때문에 크루즈 상태에서 다른 차량보다 훨씬 더 엔진음이 차분합니다. (경차에 자동 4단 변속기와 1.0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보통 시속 100km에서 3,000~3,100rpm)
그렇다고 이 차량의 파워트레인이 장점만 있으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소음과 진동은 다른 차량 대비 억제되어 있다고 느껴지지만 cvt 변속기만의 벨트소음이 추가 됩니다. 많이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없는 차량에서 못듣던 소음은 있습니다.
그리고 희안하게 차량이 신호대기를 위해 정지를 하면 정지되는 그 순간에는 아주 소용하게 느껴지다가도 이내 서서히 진동이 늘어다는 특징이 있으며, 신호 대기 후 출발 시 중립 상태에서 풋브레이크 없이 변속기만 D에 넣으면 풋브레이크를 밟았을 때에는 느낄 수 없는 큰 충격을 받으며 차량이 출발하게 됩니다.
또한 도심에서 교통흐름에 맞게 가감속을 할 때는 확실히 만족감이 크지만 급격한 가속을 위해 가속 패달을 끝까지 밟아보면 '아 맞다. 경차지'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실제로 경쟁 차량들과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해외수출 버전인 1.4리터 가솔린을 타보고 싶습니다. 경차 배기량 제한 좀 풀어주세요!)
그래도 시속 120km 내외까지는 시원하게 가속이 되고 고속주행 안정감도 충분히 좋은 편이며 교통 흐름에 맞는 가감속을 이어나가더라도 적어도 반응성 때문에 만족감이 커집니다. 그래서 출근길에 보이는 수많은 스파크가 그리도 빠르게 다녔던 것이군요.
시승은 총 80km를 진행했으며 총 주행시간은 3시간 40분, 평속은 22.2km/h로 대부분 출근길 서울 도심을 다녔기 때문에 평균 연비가 11.3km/l로 썩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연비입니다.
그래서 아이들링 스탑 기능이 있는게 확실히 도심 주행에서는 연비를 향상 시키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이니 이 옵션은 넣을 수 있으면 넣는게 좋습니다.
4. 더뉴스파크 총평
모닝, 레이, 캐스퍼 그리고 스파크. 국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경차량 4종이 있는데 확실히 다른 차량이라고 느껴집니다.
우선 모닝은 화려한 옵션으로 각종 편의장비가 좋은 것이 장점이고 많이 팔린 차량인만큼 정비도 쉽고 수리비도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레이는 공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모습이고 캐스퍼는 유일한 suv로 독특한 디자인과 1열 시트 폴딩이라는 비장의 무기 그리고 현시점의 유일한 터보 엔진이 장점입니다.
그렇다면 더뉴스파크는 어떨까요? 더뉴스파크는 공간도, 출력도, 옵션도 모두 약점이지만 적어도 '운전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다른 차량 우위에 있는 차량임이 확실합니다. 도심주행도 고속주행도 스파크의 것이 훨씬 더 만족스럽습니다. 결국 변속기가 다 했네요.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더뉴스파크의 것이 대단하다기 보다는 다른 경차들의 변속기가 별로라고 표현할 수 있겠네요. 그래도 선택지가 적은 국내 실정상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가 가장 중요한 분들에게는 역시나 더뉴스파크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파크만은 굳이 수동 변속기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차량들은 직접 산다고 상상을 해보면 자연스레 '수동을 사야겠지?'하는 결론으로 이어지는데 스파크는 cvt 변속기를 사도 되겠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습니다.
쉐보레는 감가 맞은 중고차가 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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