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물피도주 2번째로 처리과정과 그 결과에 대하여 써보겠습니다.
문콕도 분명한 사고의 일종입니다. 아무리 경미한 사고라 하더라도 분명히 '재물 손괴'에 해당하고 사실 경미하다는 것도 피해자가 판단할 몫이지 가해자가 함부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요.
최근 일본에 갔을 때 놀란 점이 바로 '문콕' 손상이 있는 차들이 매우 적다는 점 입니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땅이 좁고 주차 문제도 심각한 건 동일한데, 왜 우리나라 차들은 연식이 조금씩 늘때마다 문콕도 비례하는지 답답할 뿐입니다.
지난번 처리기1에서 다룬 것과 같이 증거를 확보하였고, 옆에 세워져 있었던 차량이 확실하다는 판단이 들어 일단 차주에게 연락을 하기로 합니다. 단, 늦은 시간이라 문자를 보냈지요.
정말이지 당장이라도 전화해서 내려오라고 따지고 싶었으나 현장일 하시는 분들은 일찍 주무시고 일찍 일어나시기 때문에 차마 연락할 수는 없었습니다.
분한 마음에 겨우 선잠을 자고 신경을 써서인지 모닝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번쩍 떠졌고, 휴대폰에 아무런 연락이 없길래 오전 6시가 좀 넘은 시간에 주차장에 나가보았습니다.
연락도 없었고, 우측(사진상 좌측)에 있던 차량은 이미 나가버린 것이 확인이 됩니다. 분한 마음을 붙잡고 지난밤 확보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봅니다.
나 : "어제 XX에 주차해뒀던 파란색 차량 소유자입니다. 문자를 드렸는데 이미 차량을 빼셨더라구요. 문자는 못보셨는지요?"
포터차주 : "확인을 못했습니다. 왜그러시는지요?"
나 : "문자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제 포터 차량의 문이 제 차량과 접촉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 YY시쯤에 차량 주변에서 분주하셨지요?"
포터차주 : "그시간에 차량 주변에서 분주했던 건 맞고, 접촉은 잘 모르겠네요."
나 : "네 그러시면 문자 한 번 확인해보시고 참고로 사진을 좀 더 보내드리겠습니다. 연락주세요"
이렇게 첫통화는 끝이났고 모를수도 있었겠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전날밤 확보한 사진을 빠짐없이 다시 송부해드렸습니다.
그러나 하루종일 기다려도 연락이 없습니다. 금요일이니 바쁠 수도 있겠거니 하고 다시 한 번 참고 퇴근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 주차장에 그 차량이 다시 왔고 혹시나 싶은 마음에 포터차량을 둘러보니 앞유리창에 올려둔 전화번호가 바뀌어 있습니다. 불안하지만 일단 기다려봤고 역시나 하루종일 연락이 없고 그 다음날도 연락이 없습니다. 이때까지는 주말이니 한번 더 참아보기로 합니다.
이윽고 월요일이 되었고 오후4시가 넘도록 또 연락이 없습니다.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어 경찰에 사고 접수를 한다고 통보라도 하자는 마음에 먼저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나 : "지난번 전화드렸던 파란색 차주입니다. 연락이 없으셔요"
포터차주 : (지난번과 태도가 많이 달라졌음) "아 예, 확인해봤는데 그랬던 기억도 없고 차량도 내 차가 아니니 다른 번호로 전화해봐요. 010..."
참을 인(한자, 사실 어떻게 생긴지 모름)을 마음에 그리며, 알려준 번호로 다시 전화를 해봅니다.
나 : "연락처 받아 연락드립니다. 파란색 차주입니다."
포터관계자 : "네 이야기 들었는데요. 설명 좀 해주실래요?"
나 : "설명은 연락처 주신 분께 들으셔야 하는게 맞지 않나요? 혹시 지금 연락받으신 분이 접촉하신 분이신가요?"
포터관계자 : "아뇨, 저는 회사 관계자인데요. 뭐 대충 이야기는 들었는데 본인은 모르겠다고 하네요. 연락처 주신 분이 현장에서 차량 사용하는 분이에요. CCTV 증거 있나요?" -> 여기서 저의 인내심은 끝이 납니다.
나 : "저는 피해자입니다. 피해자가 증거 확보하고 피해자가 먼저 연락하고, 피해자가 4일 기다리다가 다시 먼저 연락하고, 피해자가 연락처 새로 받아 다시 연락하고 있습니다. 저도 화가 많이 납니다. 제가 그 분께 상세히 사진도 보내드렸는데 그걸로 충분치 않으시던가요? 그렇다면 CCTV 영상을 보내드리도록 하지요. 단, 제가 지금까지 참은건 내차를 긁은 분이 불필요한 벌금나오는게 싫어 배려했던 겁니다. CCTV 확보를 위해서는 경찰 신고가 필수적인데 그럴러면 정식 사고접수가 필수적입니다. 제가 오늘 바로 정식신고하고 진행하겠습니다."
포터관계자 : (이제서야 상황 파악이 된 듯) "아 그러시면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용자와 연락해보고 연락드리면 안될까요?"
나 : "지금 전화하시는 분은 당사자도 아니신데 고생할 필요 없습니다. 제 말 전달만 해주세요."
포터관계자 :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당사자도 아닌데 미안하다는 말에 맘이 약해져 알겠노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다시 전화가 와서 보험처리든 뭐든 원하시는대로 처리해드릴테니 공업사가서 얼마쯤 나오는지 물어보고 알려달라고 합니다. 퇴근 길에 공업사 들러서 앞휀더 우측을 보여주며 재도장하는데 비용을 물어보니 약 27만원 전후가 예상된다고 하더군요.
그대로 전달하니 여차저차해서 20만원 현금받으시면 안되겠냐고 했고, 교통비 포함하면 30만원은 받아야 하는건가 싶다가도 그냥 두 말 않고 제안을 받아들이고 사고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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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에 걸쳐 포스팅을 하면서 물피도주 또는 문콕 등에 대한 피해 대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흔해빠진 방법보다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인정과 사과 그리고 관용'입니다.
이번 사고를 처리하면서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던 것은 '상대방이 바로 사과하면 없던 것으로 하자'였습니다. 말한마디가 천냥빚을 갚기도 하고, 제 사례의 경우 포터차주가 바로 미안하다 한마디였으면 그대로 끝나버릴 일이었습니다. 그깟 도장 조금까진 건 운행에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여러 갈등 중 특히 교통사고는 대부분 '인정과 사과'에 인색한 것이 일을 더 크게 만듭니다.
'사고'라는 단어와 항상 함께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바로 '운전하다보면 사고가 날수도 있다' 입니다.
저도 흔한 운전자들 중 한명이고 사고를 내기도 해봤고, 사고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사고가 나서 해결하는 방법들 보다는 그 대처를 어떻게 해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 입니다.(일단 나부터)
혹시나 지나시다가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포터차주와 같은 상황에 처하신 분이 계시다면 아주 효과있는 '인정과 사과'를 해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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