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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편] 길 눈이 어둡나.. N어드밴스드 참가 후기

마이라이드 2023. 6.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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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제네시스 레벨1을 시작으로 현대/기아/제네시스 모두 레벨2를 그랜드슬램을 한 뒤 예매 전쟁에서 패배하여 제네시스 레벨3를 AWD 차량으로 수료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다양한 차량으로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되면서 제게는 역시나 배기음이 확실한 아반떼N 차량이 가장 쉽게 다가왔고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레벨3까지는 프로그램이 비슷하지만 레벨4에 해당하는 N어드밴스드와 그 이상에서는 아반떼N 차량만으로 주행을 하게 되므로 저는 사실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얼마나 또 재미있는 구성으로 짜여 있는지 말이죠. 하지만 이건 저의 착각이었죠. N어드밴스드를 거치게 되면서 다시 한 번 과거를 상시하면서 옛날 생각을 돌이켜 봅니다.

레벨2까지는 즐거운 소풍, 레벨3부터는 다큐

라는 레벨1 인스트럭터의 말이 어떤 말인지 제대로 깨달을 수 있었고 그동안 나는 '눈을 감고 운전을 잘하는 척'하고 있었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끝이 씁쓸하냐고요? 아뇨. 전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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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하지도 쉽지도 않은 N어드밴스드

일단 여기서부터는 교육비가 상당히 높아집니다. 1회 250분 교육에 45만원이니 다른 교육들과 시간은 비슷하지만 가격이 거의 2배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텐데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레벨3 이전까지는 1조에 참가자가 총 4명까지 가능합니다. 인스트럭터카까지 하면 5대가 달리게 되는 것이죠. 여기서부터 차이가 있는데 일단 다른 것보다 서킷을 점유하고 있는 시간이 상당히 높아지게 됩니다.

레벨3에서는 풀서킷을 잠시 달리긴 하지만 시간이 많이 할애 되지는 않고 레벨1과 2에서는 절반인 코스 A, B로 나누어서 경험을 하게 되니 적어도 특정한 장소를 오랜 시간동안 점유한다는 것을 비용으로 산정해본다면 조금 납득할 수 있겠네요.

N어드밴스드 가격

 

또다른 이유는 바로 타이어 입니다. N어드밴스드부터는 하위 레벨과는 다른 고성능 타이어가 들어가게 됩니다. 한국타이어의 RS4라는 제품인데 아직 잘 모르는 저만해도 이 타이어의 그립이 이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점이 느껴지더군요.

N어드밴스드에서는 RS4를 쓴다.

 

교육이 끝나고 궁금해서 찾아보니 공식 명칭은 '벤투스 레이싱 RS4'라는 이름이더군요. 이전 버전인 RS3에서 개선된 것으로 이전의 것이 평이 별로 좋지 못했다고 알고 있는데 RS4부터는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타이어의 패턴 모양만 봐도 일반 레디얼 타이어와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벤투스 레이싱 RS4

 

이 타이어의 가격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아반떼N의 규격인 245/40R18 기준으로 개당 약 25만원 전후이기 때문에 1대분이면 딱 100만원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휠이 크거나 고성능 차량을 타시는 분들이라면 이 정도 가격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질지 모르겠으나 16~17인치에 평소 저렴한 타이어를 사용하던 저로서는 1대분의 기준이 거의 5배나 높은 가격이니 뭐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납득이 가능한 가격이었다, 그렇게 봅니다.

245/40R18 RS4 타이어 가격

 

준비되었나요? 진짜?

이론 교육을 시작하는데 가장 먼저 '혹시 N어드밴스드, 처음이 아니신 분?' 이렇게 물어보십니다. 그만큼 여기서부터는 다시 듣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고 레벨4가 너무 부담스러워 다시 레벨3를 몇 번 더 듣고 오시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으 텐션이길래 그러나' 싶었는데 해보니 왜 그런지 알게 되더군요. 일단 다목적 코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레벨3 이하와는 달리 최소한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것도 차량에 대한 적응이라기 보다는 고성능 타이어의 예열을 위한 목적이 더 큽니다.

고성능 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는 충분한 그립을 만들어 낼 수 없기에 충분히 예열을 하고 서킷에 들어가야 더 빠른 랩타입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결정적으로 안전합니다.

아래와 같이 거대한 브레이크 코스에 들어가 급격하게 출발하면서 약간의 감속 후 차량을 좌우로 크게 선회하면서 1번의 풀브레이킹 후 이어서는 ABS가 개입하기 직전까지만 짧지만 정확하게 트레일 브레이킹을 계속 연습하게 됩니다.

슬렁슬렁 슬라럼을 하는게 아니라 바로 스키드음을 들을 정도로 속도를 유지하며 좌우로 선회하게 되는데 확실히 타이어 예열 전 급가속만 해봐도 직전에서 슬립이 발생하더군요. 신기했습니다.

예열은 짧게, 서킷은 길게

 

그렇게 타이어 예열이 완성되면 한 바퀴라도 더 서킷을 탈 수 있게 바로 서킷 진입로에 들어갑니다. 여기서 오픈 페이스 헬멧을 착용하는데 확실히 서킷택시에서 착용하는 풀페이스 헬멧보다는 편합니다만 이런 헬멧을 처음 써보는 안경 쓴 사람 입장에서는 처음엔 좀 당황스럽더군요. 그래도 안경 다리가 들어갈 공간은 충분한 편입니다.

턱 끈도 체결해야 하는데 이게 클립 방식이 아니라 2개의 고리 사이로 교차시키는 방식이라 처음에 좀 헤맷습니다. 그래도 전투모 써본 사람으로서 어찌저찌 하긴 했는데 안전에 직결되는 것이다보니 어렵게 느끼는 분들이라면 꼭 인스트럭터께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오픈 페이스 헬멧 ㅋㅋ

 

타이어 공기압이 적어도 40psi 이상은 될 수있도록 예열한 뒤 본격적으로 서킷에 들어가게 됩니다. 지금부터 프로그램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계속 서킷만 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게 꽤나 어려운 일이더군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레벨1인가 2에서 어떤 차량의 공기압이 완전히 엉망이었는데 지금 돌이켜 보니 그 차량의 타이어가 아마도 레벨4 이상에서 서킷을 주행했던 타이어가 아니었나 싶네요. 타이어의 온도를 보면서 내가 어떤 타이어를 덜 쓰고 있구나, 더 써도 되겠구나 그런 것도 알 수가 있습니다.

타이어 온도는 항시 체크

 

처음에는 익숙한 팔로우 주행을 합니다. 저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제가 잘 탄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인스트럭터카 뒤를 줄지어 따라가게 되는데 중간 중간에 참가자들 간 순서를 변경하면서 가는데 레벨3 이전에서 충분한 숙달이 되어 있지 않다면 생각보다 높은 텐션에 조금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분명히 꽤나 높은 텐션으로 탔던 것 같은데 헬멧도 쓰고 고성능 타이어를 장착한 채로 달려나갈 때는 따라가기도 벅찰 정도가 분명히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순서 교체를 하는데 인스트럭터카 바로 뒤에 있는 참가자의 실력이 좋다면 3, 4번 차량들은 직선에서 NGS를 켜고 따라가야 하기도 합니다.

어서와, 이제 부터는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해.

 

첫 팔로우 주행을 할 때부터 차량 안에 있는 고프로로 영상을 계속 촬영하는데 이 영상을 가지고 잠시 개라지로 돌아가 다같이 영상을 보면서 몇 가지 개선사항을 확인하게 됩니다.

저의 경우 스티어링 휠을 부드럽게 돌리는 것은 장점이지만 코너에서 너무 일찍 들어가게 되면서 IN-IN-IN으로 도는 경향이 있다는 점과 코너 탈출 시 스티어링이 남을 정도로 너무 많이 속도를 줄이기 때문에 오히려 풀어야 하는 상황을 지적 받았습니다. 

특히 너무 많은 감속을 했다면 스티어링 휠 조작은 유지한 채 가속을 통해 자연스럽게 레코드 라인을 부풀려야 하는데 그걸 스티어링 조작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 문제였죠.

서킷을 외우지 않으면 필히 망한다.

 

잠시 쉬고나서 다시 서킷으로 나서는데 여기서부터는 참가자 차량에 인스트럭타가 동승하고 주행을 하고 나머지 참가자들이 거리를 많이 두고 나홀로 주행하면서 코스를 익히는 그런 시간입니다. (순서가 이어지는 내용과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완전히 멘탈이 털렸습니다. 앞에 누군가가 있을 때는 그렇게 잘 보이던 레코드 라인이 제가 가장 앞에서 주행하게 되고 옆에 인스트럭타가 탑승을 하니 왠지 몰라도 엄청나게 떨리더군요. 그래서 완전히 말아 먹었습니다.

레코드 라인이 하나도 안보이고 코너를 돌기 전에 내 눈 앞에 있는 코너 뿐 만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지는 코너까지 알고 있어야 하는데 시야가 엄청나게 좁아지면서 그냥 시원하게 말아 먹었습니다.

이런 저를 보시던 인스트럭터는 모든 참가자들을 코스아웃하게 한 뒤 차량 한 대에 모두 탑승하고 택시 주행을 해주셨는데 성인 4명이 탑승한 차량이 그렇게 빠르면서도 안정적일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되더군요.

따라가던 실력은 내 실력이 아니다.

 

저도 기억이 가물하긴 한데 그 다음 다시 코스인을 할 때는 참가자가 제일 앞에 서서 단독 주행을 하게 되고 두 번째에서 인스트럭터카가 따라가게 됩니다. 저는 여전히 여기에서도 선두에 섰을 때 길을 몰라 엄청나게 망해버렸지만 다행히 순서가 바뀌었을 때는 앞에 레코드라인을 그려주는 인스트럭터카가 있으니 다시 집중해서 달릴 수 있었습니다.

아반떼N 사고싶..


닫는 글

저의 큰 문제는 서킷을 숙지하지 못했다는 점 입니다. 그동안 그냥 따라갈 때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은 정말 쉬웠습니다. 일단 비슷하게 달리는 상황이라면 내가 코스 이탈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고 길도 잘 보이니 말이죠. 그런데 그동안 따라가면서 눈앞에 있는 것만 보고 달렸을 뿐 머리속에 서킷을 넣지는 못한 것이었죠.

아직 M마스터즈는 돈낭비인 실력

 

그래서 일단 다음 주행전까지 저는 서킷 코스를 외울 수 있도록 한 달 동안 준비를 할까 합니다. 눈을 감고 떠올렸을 때 16개의 모든 코너가 순서대로 이어지는 정도가 되어야 실전에서 제대로 연습을 하고 랩타입을 측정하는 N마스터즈에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있으니 말이죠.

최근에 서킷 택시도 몇 번 탔고 타면서 영상도 촬영해놨으며 N어드밴스드에서 촬영한 영상도 있으니 이걸 보면서 종이로 서킷을 하나씩 그려가면서 제대로 외워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한 번 대충 타보고 무시하고 있었던 시뮬레이터도 무료로 안전하게 길을 외우는 아주 큰 도움이 되는 수단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꼭 챙겨서 탑승할 예정입니다.

그러지 않고 바로 다시 N어드밴스드를 재수강 하거나 N마스터즈에 도전하는 것은 돈낭비이기 때문에 일단 저는 현대 레벨3에 다시 도전하고 N어드밴드스를 한 번 더 참여하면서 스스로를 평가한 뒤 마지막으로 N마스터즈에서 유의미한 랩타입에 도전을 해볼 예정입니다.

열공하고 다시 갑니다.

 

끝으로 교육 내내 진심으로 가르쳐주신 (다시만난) 임동락 인스트럭터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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