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련 정보]/HMG드라이빙익스피리언스

[5편] EV익스피리언스[120분/8만원] 후기 및 추천 대상 설명

마이라이드 2023. 4. 20. 00:00
반응형

여는 글

4월 15, 16일의 1박2일...이 아니라 친구네 들렀던 것까지 하면 2박 3일의 일정을 모두 안전하게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꾸역 꾸역 글을 쓰고 있다.

총 4개의 프로그램을 이수 또는 체험했고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의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체험한 것은 다름아닌 EV익스피리언스다. 쉽게 말해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사용한 현대/기아/제네시스 각각 1대씩 경험해보는 것이다. 그 경험에 대한 결과를 가감없이 써보겠다.

반응형

EV 익스피리언스를 굳이 왜 했냐면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어차피 멀리 숙소까지 잡아서 움직인거 최대한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첫 일정이 오후3시다보니 시간이 남았고 오전 시간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래서 8만원을 더 썼다. 차량은 아래와 같이 아이오닉6, EV6 GT-Line, GV60로 구성이 된다. 교육시간은 총 2시간.

EV익스피리언스 교육 내용

 

전기차가 처음이냐고? 아니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AWD를 모두 경험해봤고 특히 아이오닉 시리즈는 모두 5일이상 탔었기 때문에 그 느낌을 잘안다. EV6는 엔카미디어의 큐피디님의 소유 차량으로 경험해봤고 GV60도 실물을 충분히 만져보긴 했다. 그런데 GV60를 타본 적은 없었고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BOOST' 모드이다.

다른 차량들도 이미 차고 넘치는 출력을 가지고 있는데 GV60의 퍼포먼스 AWD 모델은 그 이상이다. 간단히 비교를 해보면 아이오닉6 AWD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239kW, 최대토크 605Nm인데 급가속을 해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그런데 GV60은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20초간 360kW, 최대토크가 무려 700Nm에 달한다.

*기아 EV6 GT는 이보다 더한 최고출력 430kW, 최대토크 740Nm인데 아마 안전상의 이유로 빠지고 GT-Line으로 대체한 듯. GT는 기아 레벨2부터 제공.

N 모델의 NGS 버튼만 해도 무섭거나 감당 안될 것 같아 누르기가 꺼려지는데 이 부스트 버튼은 오죽할까 싶었다. 그래서 다른 건 다 필요없고 이 부스트 버튼을 한 번 눌러보고 싶었다.

부...부스ㅌ..님아..

 

부스트 버튼을 누르려면 운이 따라야 한다.

왜냐면 교육 과정별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르고 참가자들끼리 차량을 교체하면서 경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간단한 이론 교육을 하는데 집중해서 듣는 것이 좋다. 바른 시트 포지션을 잡는 방법부터 공터(=다목적교육장) 바닥에 뿌려진 수많은 콘(=꼬깔)들이 각각 어떤 의미인지 처음부터 익숙해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론 교육 집중하자.

 

간단한 이론 교육을 마치면 들어온 강의실 문 반대편에 오버헤드 도어(=쉽게 말해 전동식 셔터도어)가 주르륵 열리면서 '내 차고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마음이 드는 개라지에 다양한 차들이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서 각자 지정된 차량을 탑승하게 된다. 

전부 새차다.

 

고속 주회로에서 탈 차량들을 뽑기로 선정한 뒤 일단은 그냥 배정해주는대로 타게 된다. 내겐 아이오닉6가 배정되었고 일단 교육 초반에는 EV6 GT라인을 처음타게 되었다. 누적 주행거리가 겨우 275km밖에 안되는 차량이다.. 다행히(?) 마지막으로 타본 전기차가 이 차량이라 각종 버튼이나 사용법이 익숙해서 편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때마침 비가 내렸다. 그런데 오히려 본격적인 트랙 주행 기술과 같이 '어택'이 아닌지라 오히려 전기차를 비가 내린 환경에서 마음껏 경험해볼 수 있어서 결론적으로 더 좋았다.

첫 차는 EV6 GT-Line

 

'어? 이게 아닌데?'

가장 첫 번째 경험하게 되는 것은 슬라럼이다. 콘과 콘 사이로 S자를 그리며 빠져 나가는 것인데 나는 이게 처음은 아니었고 3번 정도는 경험을 해봤다. 그래서 자신만만했다.

인스트럭터와 함께 경로를 따라 주행하면서 길을 먼저 익힌 뒤 시범을 멀리서 한 번 구경하고 나서 개별적으로 주행하게 된다. 드라이브 모드와 속도를 지정해주기 때문에 시킨대로 하면 된다.

열심히 리어쪽을 콘에 붙인 뒤 빠르게 지나려다가 콘을 밟기도 했는데 인스트럭터님의 말 한 마디에 정신이 확 차려진다.

오늘 슬라럼은 기록을 위한게 아니라 전기차, E-GMP의 특성을 마음껏 경험해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내연기관과의 차이점을 느끼시는게 좋으니 일부러 라인을 부풀려서 낮은 무게 중심을 제대로 느껴보세요.

그렇다.. 내 마음은 이미 레벨1 그 이상에 있었던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전기차의 특성을 제대로 느끼면서 가감속 패달에도 적응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경쟁하는게 아니라 경험하는 자리다.

 

이미 전기차는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초반부터 뿜어져 나오는 토크를 온 몸으로 느낀다는 건 설레는 일이었다. 특히나 이렇게 비가 와서 노면이 젖은 상태에서는 흥분감이 배가 되었다. 아무리 자세 제어 장치가 있고 타이어 상태가 좋더라도 슬립을 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게 되었는데 일단 이 프로그램 자체에서 그렇게 위험한 것이 없으니 그냥 마음 편히 타보면 된다.

아이오닉6로 옮겨탄 뒤 직선 가감속 구간에 접어들게 되는데 풀가속/풀브레이킹을 하는 곳과 부드러운 가속/부드러운 감속 그리고 중간 정도의 가속을 다시 한 뒤 재감속을 하면서 패달 감각을 익히게 된다. 이게 왜 필요하냐면 터져나오는 가속 패달을 ON/OFF 스위치처럼 사용하게 되면 아주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회생제동을 단계별로 설정해서 감속을 느끼는 교육도 있는데 참고로 회생제동 2단계부터 제동이 걸릴 때 브레이크등이 들어온다는 걸 참고하면 좋겠다. 

두 번째 차량은 아이오닉6 AWD

 

미리 차 공부를 하고 가면 좋다.

무슨 말이냐면 처음타는 차, 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면 의외로 많이 불편하고 어쩌면 많이 위험할지도 모른다.

교육 당시 날씨가 꽤나 추웠다. 그래서 열선과 히터를  켜야 했는데 차 내부가 따뜻해질만 하면 다른 차로 계속 옮겨 타야했기 때문에 차를 탈 때마다 세팅을 해야 했다. 다행히 거의 다 익숙한 차량들이라 괜찮았는데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 사용법을 몰라 꽤나 고생했다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

*이론 교육때 알려주니 잘 들으시는 것을 추천!! 그걸로 부족할 수 있으니 사전에 취급설명서 한 번 정독 강추!!

당연히 제일 먼저 할 것은 새로운 차량의 시트 포지션을 맞추는 일이고 나머지는 그 다음인데 의외로 모르면 어렵다. 그러다가 덥거나 추운데 꾹 꾹 참아가면서 차를 타는 것도 올바른 방법이 아니고 나처럼 비가오면 습기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무서운 하늘빛

 

바라던 GV60을 받게 되었지만

결국 부스트 버튼을 한 번도 누를 순 없었다. 고속주회로에 들어가기 전에 원래 있던 다른 참가자들과 분리가 되면서 내게 아이오닉6와 GV60 중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고민없이 GV60를 외치니 인스트럭터님이 피식 웃으셨다.

그런데 고속 주회로에서는 말그대로 고속으로 마구 달리는게 아니라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경험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120km/h를 설정하고 인스트럭터의 차를 따라가면서 가감속을 경험하게 되는데 하염없이 있어도 누를 수 없는 , 노랗고 예쁜 부스트 버튼은 구경만 하게 되었다..

하지만 GV60를 실제로 타본 건 처음이었고 확실히 고급 브랜드, 더 비싼 차량이라는게 분명히 느껴지긴 했다. 젖은 노면을 빠르게 달리면 타이어가 물을 가르는 소리나 물이 휠하우스에 튀는 소리가 부각되기 마련인데 이 차량에서는 확실히 그 소음이 억제되어 있고 들리더라도 저 멀리 낮은 소리로 들린다.

그리고 노이즈 캔슬링이 확실하게 작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시트와 각종 트림 그리고 버튼 하나하나들이 만들어낸 차이가 전반적인 고급감을 주는건 확실했다.

탔는데 누르질 못하니

 

비가 오는데 트랙을 탄다고요?

교육의 마지막 내용은 마른 노면 B코스를 달리는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이니 진짜 물리적으로 마른 노면일 수는 없겠지만 일단 달려나간다. 아마 트랙 자체가 처음인 분들은 조금 걱정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앞차(=인스트럭터 또는 선행차량)가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달려나간다는 건 내가 타고 있는 차도 똑같은 속도와 똑같은 길로만 따라간다면 안전하다는 것이고 결정적으로 인스트럭터분들이 무서울 정도로 참가자들을 유심히 보고 계시면서 상황이나 수준에 맞게 인솔을 하니 그냥 시키는대로 하라는대로만 하자.

*빠른 속도로 주행하면서 뒤에 있는 사람이 어딜보고 있는지, 몸이 흔들리는지, 아주 미세하게 캐치해낸다. 신기할 지경.

노면이 젖어 있으니 오히려 좋은 점은 레코드 라인을 쉽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레코드 라인은 트랙에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면서 동시에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라인인데 나와 같은 초보들에게는 안보이지만 인스트럭터분들은 보인다. 그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면 되는데 사실 경험이 부족한 초보들에게는 그마저도 버겁다.

무전 들으랴 앞차 따라가랴 가만히 놔둬도 정신이 없는데 내 눈엔 안보이는 레코드 라인이라니.. 그런데 오히려 노면이 젖어 있으니 그 라인을 내가 그대로 밟고 간다고 생각하면 아주 쉽다. 나는 오후에 같은 트랙을 또 한 번 타게 되었는데 오전에 경험한 젖은 노면 덕을 톡톡히 봤다.

레코드 라인이 보였다. 진짜로.


닫는 글

결국 부스트 버튼을 누르는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GV60을 트랙에서 타본 것만 해도 꽤나 운이 좋았다 싶었다.

전기차를 이미 경험한 사람으로서 바라봤을 때는 이 프로그램이 다소 싱거운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전기차에 관심은 가지만 아직 타본 적은 없고 도심에서 별 의미없이 짧은 코스만 시승해야 하는게 아쉬운 분들이나 E-GMP가 들어간 차량들을 한 번에 경험해보고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권하고 싶다.

내가 아이오닉5를 처음 탔을 때의 기억이 아주 강하게 남아 있는데 그런 경험을 EV 익스피리언스로 할 수 있었다면 더 유익하고 강렬했을 것 같다. 

끝으로 비바람 부는 와중에 공터에서 비를 맞으며 우리의 안전과 교육 운영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제 '제네시스 레벨1'을 쓰러 가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