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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도 '깜빡이' 계속 켜둔 차는 연락해줘야 하는 이유

마이라이드 2023. 3. 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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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안녕들 하십니까, 마이라이드이올시다. 라고 인사를 시작하는 것은 나름 나이 좀 먹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함입니다. 면허 갱신 2번째를 앞두고 있으니 뭐 인생 선배님들도 계시겠지만 파릇파릇한 운전 신입분들도 계시겠죠.

아무튼 요즘 세월이 참 빠르게 흐른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나날들입니다. 언제 이렇게 나이 먹었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요즘' 운전자분들은 잘 모르는 '예전의 문화'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실내등 켜진 차량 전화해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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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등 켜진 차에 전화는 왜?

예전에는 실내등을 켜놓은 채 주차를 해둔 차량이 있으면 전화를 해주곤 했습니다.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대로 두면 방전이 나서 내일 아침 출근할 때 불편할 수 있으니 미리 알려주는 것이죠. 뭐 지금도 저를 포함한 '선한 오지라퍼'분들이 좀 계시긴 할테지만 요즘은 많이 없어졌죠.

왜냐? 세월이 각박해서? '요즘 사람들'이라서? 아뇨.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사회/문화적 이유도 분명히 영향은 있겠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기술의 발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공개된 7세대 아반떼 페이스리프트의 취급설명서에서 내용을 한 번 발췌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요즘 차량들'은 배터리 방전 방지 기능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실수로 실내등인 미등을 켜놓고 차에서 내려버린다 하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차에서 내려서 문을 잠그는 순간 차량은 전기를 차단시켜서 모든 등을 꺼버립니다.

사실 10년이 넘은 제 2011년식 아베오도 이러한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아침에 출근하기 위해 시동을 켜는데 실내등 스위치가 ON에 있어 바로 조명이 켜지거나 그러면 깜짝 놀라곤 하죠. 이러한 기술들 덕분에 이제는 실내등 켜진 차량들을 보기가 힘든 것입니다.

배터리 방전 방지 기능 설명

 

비상등 켜둔 차는 전화 해줘야 하는 이유

그런데 말입니다. 그래도 '이런 차량들'은 반드시 전화나 문자를 남겨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며칠 전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에 사무실에 들를 일이 있었습니다. 주차를 하는데 옆에 체어맨H 차량의 비상등이 켜져 있더군요. 그래서 아직 주차 중인가보다 하며 먼저 내려서 사무실로 올라갔습니다.

몇 분 후 다시 내려와 출차를 하려는데 아직까지도 비상등이 켜져 있더군요. 그래서 차량 안을 유심히 살폈더니 아무도 없는 차량이었습니다.

혼자 쓸쓸히 깜빡이는 체어맨 비상등

 

차량에 보니 전화번호가 있었고 다소 늦은 시간이었지만 차주분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보통 이런 통화는 레파토리가 똑같습니다.

  • 마이라이드 : 체어맨 차주분이시죠?
  • 체어맨 : 네..(의심쩍음) 그런데요?
  • 마이라이드 : 늦은 시간 죄송합니다. 
  • 체어맨 : (박았나?) 말.씀.하.세.요.
  • 마이라이드 : 차량 비상등이 켜져 있는데 알고 계세요?
  • 체어맨 : (...) 네?
  • 마이라이드 : 아 몇 분째 계속 비상등 켜져 있길래 혹시나 해서 알려드려요~ 수고링~
  • 체어맨 : (!!!) 아 그래요? 감사합니당~

역사와 레파토리는 반복된다.

 

실내등은 이제 잘 볼 수 없지만 깜빡이, 즉 '비상등' 점멸은 다릅니다.

제가 면허가 없던 시절 아주 궁금했던 점이 하나 있습니다.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 좌측에 있는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여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유일하게 비상등 버튼은 늘 작동하는 그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이는 모든 차량이 동일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비상등은 차량 시동과는 무관하게 작동하는 몇 안되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그래야 말그대로 '비상시'에도 차량 배터리가 가지고 있는 전력을 끝까지 써내서라도 위험을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사고가 나서 렉카에 끌려가는 차량들을 보신 적 있으실텐데 비상등이 점멸되고 있는 모습 익숙하시죠?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취급설명서에도 이러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비상 경고등은 시동 상태와 상관없이 작동하니,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것이죠.

그러니 다른 건 몰라도 비상등이 켜진 채 방치된 차량이 있다면 차주분에게 전화 또는 문자하나 남겨두는 센스, 한 번 생각해보자고요! (일부 수입차량들은 시동이 꺼진 채 비상등이 켜지면 최소한의 전력만 사용하여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약간 짧게 점멸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시동과 무관하게 작동하는 비상등, 방전에 유의!


닫는 글

워낙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그런 괴담들이 있습니다. 택배 송장에 있는 번호를 보고 누가 연락을 했다느니, 차량에 남겨둔 연락처를 보고 연락을 했다느니 그런 내용 말이죠. 더욱 마음 아픈건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란 것이고 특히 여성분들의 경우는 불안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연락처를 없애긴 좀 어렵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안전 전화번호 서비스'가 있으니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예를들어 0504 이런 번호를 부여해주는데 이 번호를 차에 남겨두게 되면 전화번호가 한 번 경유된 다음 내 폰으로 연락이 오기 때문에 나는 발신자의 전화번호를 알 수는 있어도 적어도 내 개인정보가 바로 유출되지는 않으니 말이죠.

차량에 구비하는 안심번호 서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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