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별 생각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다가 제 눈을 의심할 정도로 '띠용~'거리는 내용을 보게 됩니다. 바로 쌍용에서 토레스 lpg모델을 내놨다는 것인데 거기에 무려 '하이브리드 lpg'라는 것이죠. 지금이야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것이 기정사실화 된 듯한 분위기이지만 막상 당장 전기차를 사자니 불편한 점이 많아 아직까지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 중에 현대기아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없이 바로 전기차로 넘어가는 것이 내심 서운했었는데 갑자기 그것도 쌍용에서 하이브리드를! 거기에 LPG 하이브리드를 내놨다고 하니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심장이 두근두근거리던데... 어떻게 된 것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이브리드? 나랑 장난 지금해?
하이브리드라는 말 자체가 '2가지 이상의 것'을 버무려 놓았다는 것이니 쌍용에서 내세운 '하이브리드'라는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가솔린'과 'LPG'를 버무렸다는 개념이죠.
하지만 그동안 자동차 업계에서는 나름의 암묵적인 룰이 있었습니다. 자동차 파워트레인에 있어 하이브리드라는 개념은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의 에너지' 2개를 섞은 것을 의미했고 구체적으로는 '화석연료'와 '전기(또는 다른 것)'를 의미하는 것이 하나의 룰이었죠.
국내 하이브리드 역사를 떠올려보면 YF쏘나타 하이브리드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했고 더뉴그랜저ig 시절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어엿한 중심 모델이 되었다고 봅니다. 안타깝게도 현대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브랜드에서는 이렇다할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었고 그나마 최근에 xm3 하이브리드가 출시된 것이 처음이라 하겠습니다.
따라서 이번 쌍용의 토레스 lpg는 하이브리드 단어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표지에서부터 바이퓨얼(Bi-fuel)이라고 정확하게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약간 의도적으로 소비자에게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수작같은데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러면 안됩니다.
기아에서는 이미 2011년 모닝에서 가솔린과 lpg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모닝 바이퓨얼이 이미 선보인 바가 있는데 이때 분명히 바이퓨얼이라는 말을 썼지 하이브리드 이런 표현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쌍용, 2023년에 이러시면 안됩니다.
하지만 터보 LPG는 첫시도?!
바이퓨얼을 하이브리드라고 표현한 토레스 lpg, 그냥 '말 장난하고 있네'라며 관심을 꺼버리기엔 아직 이릅니다. 좀 더 살펴봐야 하는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바로 파워트레인입니다.
일단 lpg를 연료로 사용하던 suv의 역사는 르노코리아의 qm6에서 가장 먼저 시작해서 많은 사랑을 받아 왔었습니다. 쌍용에서 픽업트럭이라는 장르에서 시장을 독점해왔다면 르노코리아에서는 이 분야를 개척하여 재미를 좀 봤죠.
그러던 것을 지난해 9월, 기아 스포티지 lpg 모델을 내놓으면서 도전장을 내놓게 되었고 올해는 토레스까지 도전장을 내게 되면서 3파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토레스만의 특징이 있으니 바로 엔진입니다.
qm6와 스포티지 모두 2.0리터 자연흡기 lpg 엔진을 사용하지만 토레스에서는 1.5리터 터보가 들어간 lpg엔진을 사용합니다. 제가 알기로 그동안 lpg 엔진은 자연흡기 엔진만 출시했었으니 제조사에서 터보가 들어간 lpg 엔진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은 맞지만 처음이 아닌 그런 상황..)
가솔린과 lpg는 연료 특성의 차이가 있지 엔진 구조적으로는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lpg는 가솔린 대비 압축비가 낮고 연소시 발열이 상당하여 출력과 연비에 조금 더 불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출시된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대비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그리고 연비가 조금 줄었습니다.
- (가솔린) 최대출력 170ps/5,000~5,500rpm / 최대토크 28.6kgf·m/1,500~4,000rpm / 복합연비 11.1km/L
- (LPG) 최대출력 165ps/5,000~5,500rpm / 최대토크 27.3kgf·m/1,500~4,000rpm / 복합연비 8.9km/L
동일한 배기량의 가솔린 대비 그렇다는 것이지 먼저 출시된 2.0리터 자연흡기 lpg 엔진 대비해서는 배기량은 작지만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모두 유리합니다. 그렇다면 lpg suv 중 가장 빠른 차량은 의외로 토레스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그렇다면 오랜만에 동급에서 가장 빠른 차량을 쌍용에서 내놓는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죠.
최초의 양산 터보 lpg?
저도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음.. 최초 공장에서부터 완전하게 생산되는 것은 아니고, 완성차를 기반으로 'LPG 튜닝'을 한다고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로턴시스템'이라는 곳에서 LPG를 담당하게 되었고 lpg옵션을 선택하면 일반 가솔린 차량을 평택공장에서 출고한 뒤 lpg시스템을 달아 고객에게 인도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 입니다.
다만 그렇더라도 제조사 AS는 그대로 유지되며, LPG시스템 자체는 3년 보증에 주행거리는 무제한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정확하게 토레스 lpg를 표현하자면, lpg 전용 엔진까지는 아니고 완성차의 lpg 연료튜닝을 하되, 나름 경험이 누적된 곳과 협력을 통해 보증을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보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아무튼 아쉬운 점들도 눈에 띕니다. 일단 lpg를 선택하게 되면 아래와 같이 버튼이 하나 추가됩니다. 연료선택(가솔린orLPG), lpg 용량 게이지, 시스템 오류 인디케이터 등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EPB버튼 오른쪽에 어울리지 않게 생겼습니다.. 마치 열선 빠진 차량에 애프터마켓으로 어색하게 넣어둔 버튼같은 느낌인 것이라 상당히 아쉽습니다.
또한 이 lpg시스템을 넣게 되면 게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주행가능거리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네요. 0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잔여 연료량 게이지로 가늠해야 한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모습입니다. 원래 들어 있는 차량의 기능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 소비자에게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신뢰도에 영향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개 모두 풀충전, 1000km 가능?
음.. 일단 쌍용에서는 가솔린과 LPG 모두 완전히 충전했다면 한 번에 1,00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하이브리드나 경유 차량들처럼 연비가 좋아서 가능한 것은 아니고 가솔린과 LPG 각각의 연료 탱크가 있으니 가능하다는 겁니다.
50리터의 가솔린 연료 탱크가 들어가 있고 적재함 바닥에 도넛 형태의 봄베가 별도로 들어가게 됩니다. 봄베의 용량은 58리터이니 이를 각각 공인 연비와 계산을 해보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죠.
그러나 저는 현실적으로 좀 어려울 수 있다고 봅니다. 보통 봄베의 총 용량에서 가스를 가득 채우더라도 용량의 80~90%만 충전되기 때문에 실제로 가득 채울 수 있는 lpg의 양은 47~50리터가 되고, 공인 연비를 곱해 주행 가능거리를 계산해보면 400km를 조금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마의 3자리수 주행가능거리는 좀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트렁크 공간은 괜찮을까?
최초 설계부터 2개의 연료탱크를 고려해서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간의 손실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돌출부가 더 유리하게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원래 가솔린 차량은 시트 폴딩을 하면 아래와 같이 시트 뒷부분과 적재함 바닥 사이에 단차가 생깁니다.
그러나 lpg 차량은 적재함 바닥에 봄베를 넣었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적재바닥의 높이가 5~6cm 정도 올라오게 되기에 오히려 단차가 작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절대적인 공간 자체로 봤을 때는 좁아지는 것이 맞지만 단차 자체로 보면 오히려 좋은 점도 있습니다.
닫는 글
토레스 lpg 정보를 정리하다보니 처음에는 화가 나다가 이후에는 궁금하다가 마지막엔 다소 기대가 되는 것으로 의식이 흘러가는군요. 여전히 바이퓨얼을 '하이브리드'라고 표현한 점은 이해할 수 없고 제조사에서 직접 운영하고 개발한 lpg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로턴시스템이라는 곳이 lpg 튜닝에서는 꽤나 잔뼈가 굵은 곳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좀 놓이긴 하네요.
로턴에서는 이미 티볼리의 lpg튜닝을 담당했던 경험이 있을 뿐 만 아니라 기타 다른 브랜드의 차량들에 대한 경험도 상당하니 주행거리가 많고 경쟁력 있는 충전소를 곁에 두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lpg 가격이 예전만큼 경쟁력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보니 시기적으로 조금 아쉽긴 하네요.
차라리 그동안 트렁크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봄베 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lpg 차량이 있다면 이참에 원형 봄베를 스페어 타이어 자리에 넣어서 해결해보는 옵션도 고려해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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