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기후 변화를 체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날씨가 전형적인 제 기억속의 동남아 날씨가 되어 가는 것 같은데요.
어제는 소나기가 오고 밤에는 바람이 좀 불더니 아침 출근길에 해가 엄청나게 강하더군요.
공기가 깨끗한 것은 좋으나 해가 정말이지 너무 강한데 제 출근길은 늘 내리쬐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운전을 해야 하기에 눈이 좀 피로합니다.
코로나 여파도 조금 잔잔해지면서 요즘 행락객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특히나 운전을 도맡아 하시는 많은 분들은 시간대를 잘못 맞춰 운행을 하게될 때 강한 태양빛 때문에 고생하실겁니다.
그럴 때 다들, 여러가지 고민에 빠지실텐데 아마도 이런 옵션들을 떠올리시겠죠.
선글라스를 살까? 틴팅을 할까?
틴팅을 하자니 야간이나 우천시 운전에 위험하니 망설여지고, 선글라스를 사자니 안경을 끼시는 분들은 도수가 있으면 안경이 예쁘지 않기 때문에 망설여지실테죠.
전면 유리의 틴팅이 없는 저도 늘 같은 고민인지라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인터넷에서 한 번 쯤은 광고 등으로 보셨을만한 제품을 구입해서 먼저 써봤습니다.
당연히 내돈 주고 구입했고 그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들어 있는데, 판매자분께서 혹시나 이 글을 보신다면 제 블로그에 있는 재미난 다른 포스팅을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에스뷰 운전석 햇빛가리개 리뷰 (9,900원)
구입은 11번가 쇼킹딜을 통해서 9,900원에 구입 했으며 배송은 역시나 빠르게 왔습니다.
이러한 종류의 햇빛가리채 종류도 참 다양하고 더 저렴한 것부터 고가의 것까지 다양하나 제가 생각하기에 가격적인 면에서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배송비는 3,000원 별도이고요.
1. 개봉기
커다란 자체 박스에 담겨 왔는데 박스만으로는 기대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이렇게 전용 박스까지 신경 쓸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많은 것을 의미하니 말이죠.
박스를 개봉해보니 내용물이 들어 있는데 괜히 쓸데없이 큰 박스를 쓴게 아닌가 싶은 생각은 좀 들었습니다만, 다양한 상품을 고려해야 하는 판매사 입장에서 포장 유닛을 세부적으로 나누는 것이 어렵다는걸 알기에 그냥 넘어갑시다.
별도의 설명서는 없고 제품 포장 박스 자체에 간단한 유의사항과 제품 스펙이 쓰여 있습니다.
필름 전문 기업이라 하여 국산을 기대했지만 제작은 중국에서 했군요.
이러한 방식의 제품은 거의 다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이 제품만의 특징은 좌우로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이 아이디어 자체는 후술하겠지만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임이 분명합니다.
내용물을 꺼내면 아래와 같이 제품 한 덩어리가 나옵니다.
대단하게 공구를 꺼내서 설치하거나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생긴걸 보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실겁니다.
선바이저 클립 부분은 끼우는 방식이고 당연히 렌즈 부분은 각도 조절이 됩니다.
그리고 고정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벨크로도 준비가 되어 있네요.
필름의 각도 조절을 하는 원리는 아래사진의 중심에서 볼 수 있듯 톱니 형식으로된 이음새를 한 단계씩 움직이면서 작동하는 방식인데 썩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처음에 작동시킬 때는 이 톱니가 날카로우니 뭔가 부서질 듯이 각도가 움직인다고 느껴지고 내구성이 약할 수 밖에 없는 플라스틱 재질이다보니 오래 사용하다보면 마모되어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품을 실측 해봤습니다.
일단 렌즈 부분의 두께는 2.5mm로 측정되네요.
제품의 좌우 전체 길이는 약 35cm로 측정되었고,
렌즈 자체의 높이는 약 17cm 정도로 측정 되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선바이저 클립 기준으로 렌즈를 좌측 또는 우측으로 밀어낼 수 있는데 자유도가 높아 상당히 많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고정을 위한 벨크로가 있는데 크나큰 단점입니다.
일단 벨크로 끝단이 굉장히 날카롭게 마감되어 있습니다. 부주의 했을 경우 상해의 위험이 있을 정도이고 실사용 하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손톱깎이나 라이터로 마감을 해주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찍찍이를 뜯어보니 이 벨크로가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벨크로의 고정 방식을 생각해보면 이 안쪽의 털실들이 촘촘하고 균일하며 모발의 수가 많아야만 고정력과 내구성이 보장이 되는데 보자마자 뭔가 내 머리숱 같은 느낌이 들면서 속상하고 걱정되고 뭐 그렇습디다..
2. 설치 방법 및 사용 후기
출근길에는 해가 쨍하여 '퇴근길에 바로 사용해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설치하러 내려가니 비가 줄줄 오네요...
일단 선바이저에 끼우고 벨크로로 마감하면 끝인데 문제는 선바이저의 거울을 사용하지도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아래 상태에서 바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고 선바이저 우측을 보면 도어 유리창쪽으로 밀어 사용할 수 있도록 오른쪽 고정부 탈거할 수 있도록 해놨는데 그 부분을 연 채로 설치해야 합니다.
그리고 클립을 먼저 끼운 뒤 벨크로를 홈에 넣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벨크로를 아래와 같이 약간 걸어둔 채로 옆에서 통과시켜 넣은 다음 클립을 끼워야 합니다.
처음 해보면 클립의 플라스틱 탄성이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혼자도 충분히 가능은 하지만 옆에서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좋고 손의 힘이 약한 분들은 혼자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 탄성이 강한만큼 분명히 선바이저 자체에 흠집이 남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선바이저가 상당히 두꺼운 차량이라면 이 제품의 사용을 재고하시는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엄청난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아래사진에서 노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을 보면 진동이 많은 운행 중 렌즈가 아래로 쳐지지 않도록 클립과 렌즈를 고정해주는 홀더가 있습니다. 이 두 부분은 낚시바늘처럼 생긴 플라스틱이 서로 걸리는 방식인데 문제는 고정시키거나 사용을 위해 해제할 때 "딱" 거리는 소음이 아주 크게 난다는 것이고 사용감도 불쾌합니다.
옆에서 보는 사람들도 "뭐 부러진 것 아니냐"고 놀랄 정도입니다. 플라스틱의 탄력성이 좋은 여름철에 이 정도이면 수축하는 겨울철에는 분명 쉽게 부러질 것 같습니다.
처음에 설치할 때 아무리 생각해도 선바이저 거울을 살리고 싶어서 거울 우측에 설치를 해봤습니다.
앞서 보여드린대로 렌즈를 좌우로 밀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일단 설치를 완료해보니 아래와 같이 제대로 자리는 잡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쪽으로 치우치게 설치를 해서 그런지 렌즈의 좌우 균형이 잘 맞지 않고 제품의 고정 상태도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아래사진의 렌즈 하단을 보면 좌우 수평을 볼 수 있는데 이게 실제로 보면 렌즈 투과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밝기 차이가 크게 체감되기 때문에 상당히 거슬립니다.
그래서 이번엔 거울을 포기하고 정중앙에 재설치를 해봅니다. 참고로 벨크로는 길이가 남게 되는데 제대로 설치한 다음 남는 부분은 잘라내도 될 것 같습니다.
정중앙에 설치를 하고나니 좌우 밸런스가 잘 맞네요.
그리고 좌측으로 더 길게 렌즈를 밀 수 있기 때문에 선바이저 옆면으로 사용할 때 선바이저 익스텐션(길이 확장) 기능이 없는 제 차량에는 빈 공간을 더 채워줄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해보였습니다.
그런데 운전 중에 선바이저를 만지는 것보다 아래와 같이 두꺼운 종이를 코팅해서 창문에 끼워서 사용하는게 훨씬 더 쉽고 빠르고 안전하고 빛차단도 완벽합니다...
정중앙에 설치했겠다 이제 렌즈 보호 비닐도 뜯어봤습니다.
어두운 날이지만 확실히 눈이 편안하고 렌즈에 사용된 필름 자체는 정말 나무랄 것이 없어 보였습니다.
불필요하게 어둡기만 하지 않고 빛을 잘 걸러준다는 체감이 확실히 되더군요.
설치한 뒤 조금 멀리서 보면 아래와 같이 보입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사용 중에 에어백 전개 사고가 나게 된다면 분명히 이 제품까지 영향을 받게 될텐데 추가 상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점 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 입니다.
저는 시트 포지션을 가장 낮게 두고 운전을 합니다. 보시다시피 수동 차량이기에 더욱 그렇고 이 상태로 아주 오래 운전을 했기 때문에 시트 포지션을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이 상태로 햇빛가리개를 내려 사용해보면 아래와 같이 렌즈로 가려지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정말이지 거슬립니다.
이러한 햇빛가리개는 적어도 전방 시야 전체는 하나로 보여야 안전합니다. 사람의 눈을 생각해보면 동시에 여러곳을 볼 수 없으니 음영의 어느 한 곳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는 것이죠.
그러나 이렇게 빈공간이 생겨버리면 빛차단 영역과 아닌 곳 사이에서 눈이 상당히 헤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고 마치 3D 안경을 쓰고 운전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됩니다.
그래도 돈주고 샀으니 한 번 사용은 해봅니다. 위 사진과 같이 비는 부분이 없도록 시트를 한참이나 올려서 어색한 시트 포지션인 상태로 집으로 출발해봅니다. (참고로 퇴근길 기나긴 언덕을 올라갈 때 서쪽으로 빠지는 해를 보면서 운전을 하게 되는 여정입니다.)
여전히 날은 흐렸지만 렌즈의 필름 자체는 나무랄 것이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제품 자체의 흔들림이 커 울렁임이 조금 있었고, 평소 보이지 않던 측후방 차량의 주간주행등이 반사되어 전방시야에 아른 거린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주차를 하고 짜증이 나더군요. 평범하기만 해도 잘 쓸 수 있었는데 이대로는 당장 버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쩌지 고민을 하다가 새로운 방법을 한 번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바로 클립을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설치해서 제품이 훨씬 더 아래로 내려올 수 있도록 한 것 입니다.
이렇게 설치를 하니 제품이 얼굴에 훨씬 더 가까워 졌는데 확실히 렌즈를 통해 보이는 시야의 빈공간이 없었습니다.
에어백이 터지면 제 얼굴도 같이 터지겠군요. (펑)
해가 쨍쨍하던 다음날 출근길에 사용을 해봤습니다. 아래와 같이 보인다고 이해하시면 되고 광각렌즈로 촬영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더 내 얼굴 자체가 렌즈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Epilogue.
정리하자면 제품 자체의 성능은 정말 나무랄 것이 없습니다. 해가 엄청 강한 출퇴근길에 써보니 선글라스만 꼈을 때 보다 운전이 편했습니다. 왜냐면 선글라스는 눈알만 가리지 얼굴은 뜨끈해지지만 이 제품은 얼굴 전체를 가려주고 복사열까지 어느 정도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당장 버리거나 탈거해서 쳐박아두지도 않을 것 같고 올 여름에는 요긴하게 사용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코 추천드릴 수는 없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앞서도 언급한 것처럼 에어백 전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추가 상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저는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으로서 무책임하게 쓸만하다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브랜드의 필름 성능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고 다만 이런 유형의 제품 자체가 의외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차라리 윈드실드에 잘 보이지만 빛은 잘 걸러주는 고성능 틴팅을 하시거나 그냥 원래 있던 선바이저를 잘 사용하실 것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런저런 물건을 사오면 늘 관심있게 구경하시는 우리회사 팀장님이 계십니다. 구경만 하시는게 아니라 촬영도 도와주시고 정말 좋다고 생각되는건 실제로 구입도 하시는데 제가 사온 햇빛가리개를 보시더니 결국은 제가 그동안 사용하던 클립 선글라스를 주문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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