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오늘 따라 겸손해지는 마이라이드 입니다.
제 차를 비롯해서 지인들 차량까지, 마이너한 고장이나 예방 정비가 필요해지면 저는 기분이 좋습니다. 정비할거리가 생기기도 했고 블로그 포스팅 거리가 생기기도 했으니 말이죠.
최근에 2세대에 해당하는 뉴코란도c 차량에 사용할 수 있는 국산 배터리를 정리해봤습니다. 정리한 결과를 차주에게 알려줬고 대략 6만원 정도에 구입을 했으며 주말을 맞이해서 교체를 다녀 왔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지난 번에 과하게 넣어버린 공기압도 맞췄습니다. 제조사 권장 수치인 35psi 기준으로 하려고 하다가 차주의 기호와 아직 타이어가 완전히 식은 것은 아니므로 타협하여 36psi로 맞췄습니다.
혹시나 코란도c 차주분들 계시다면 운전석 도어 패널에 있는 44psi는 '최대공기압'이라는 점 꼭 기억하세요.
또한 뉴코란도c는 예외없이 브레이크등 고장난 차량이 많은 아주 대표적인 차량입니다. p21w 싱글필라멘트를 총 4개 사용하게 되는데 4개가 모두 들어오는 차량이 드물 정도죠. 난이도는 거의 최하급이고 아주 간단한 정비이니 차주분들께서는 제발 한 번은 확인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사전에 배터리 교체를 위한 공구를 준비하면서 먼저 교체하신 분들의 이야기들을 충분히 읽어보고 나름 최선을 다해 사전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일반적인 차량의 '배터리 교체' 자체는 어려운 정비가 결코 아니지만 뉴코란도c 차량은 꽤나 힘듭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정비소를 가시라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심지어 이 차량은 제가 교체하기 이전에 정비소에서 배터리 교체를 했는데, 배터리 고정 볼트를 불완전하게 체결을 해뒀더군요. 처음에는 정비소 욕을 했지만, 끝나고 보니 그 정비소도 고생을 꽤나 했나보다 이런 묘한 공감대가 형성이 되더군요. ㅎㅎㅎ 그만큼 어렵습니다.
1. 뉴코란도c 배터리 교체 준비물
- 배터리 : 당연하지...
- 손전등 : 고정 볼트와 너트 확인을 위해서 필수!
- 10mm : 배터리 터미널 분리 너트에 필요, 스패너 가능
- 12mm : 배터리 고정 브라켓 분리에 필요, 소켓만 가능 (가급적 얇고 키가 작은 1/4인치 규격 권장)
- 연장대 : 배터리 고정 브라켓 분리에 필요, 소켓과 함께 최대한 얇고 최소 21cm 이상
- 떨리지 않는 손과 차분한 마음
2. 뉴코란도c 배터리 교체 순서 (※중요)
<요약>
- 차량의 모든 전기 장치를 미리 끝다. (특히 상시 블랙박스 등)
- 터미널 단자를 마이너스 먼저, 플러스를 나중에 풀어낸다.
- ECU 하네스 고정 너트를 느슨하게 풀어준다. (빠지지 않을 정도)
- ECU옆으로 민 상태로 공구를 밀어넣어 배터리 고정 볼트 2개를 완전히 풀어낸다. (볼트 분실에 유의)
- 브라켓을 엔진쪽으로 조금 밀어내고, 배터리를 탈거한다.
- 새로운 배터리를 넣기 전 브라켓을 위치를 확인한다.
- 새 배터리를 넣고 엔진 반대쪽으로 밀어 밀착시킨다.
- 브라켓을 움직여 홀을 맞추고 왼쪽 볼트를 조금만 체결하여 브라켓이 빠지지 않도록 한다.
- 오른쪽 볼트를 먼저 끝까지 체결한 뒤 다시 왼쪽 볼트를 완전히 체결한다.
- 배터리 설치 상태를 확인한 뒤 양쪽의 너트를 완전히 체결한다.
- 터미널 단자를 플러스 먼저, 마이너스를 나중에 설치한다.
<설명>
보통 배터리 교체에 있어 준비물을 간단하게 목록만 언급하고 넘어가는데 이 차량의 경우는 설명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자세하게 말이죠.
그 이유는 배터리를 고정하고 있는 브라켓의 볼트 위치가 ECU 와이어링 하네스 아래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공간이 최악이기 때문입니다. 정비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차량들의 배터리를 많이 갈아본 편인데 수입차를 포함하여 그동안 시도했던 모든 차량 중 가장 어려웠습니다.
일단 배터리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막상 해보니 배터리 하부에 들어가는 고정 브라켓 보다 쉐보레에서 많이 쓰는 배터리 위로 지나가는 브라켓이 그리워질 정도였네요.
사전 조사를 했을 때 크게 2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냥 아래의 상태에서 바로 배터리 브라켓의 볼트만 풀어서 교체하는 방법이 있었고 그 위를 덮고 있는 하네스를 먼저 탈거하는 방법이 있었습니다.
전자는 작업이 간단해보이지만 경험과 특수한 장비 없이는 불가능해보입니다. 아주 비좁은 곳으로 자력이 있는 전용 공구를 사용해서 볼트만 쏙 꺼냈다가 다시 체결해야하기 때문인데 엔진룸 안에 볼트를 떨어뜨려서 고생을 해본 경험이 있기에 오래 걸리더라도 하네스를 먼저 탈거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먼저 기존 배터리의 터미널을 해제합니다. 쉽고 간단합니다. 최근에 새로 구입한 공구를 처음 사용했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공구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를 하나 남겨드리겠습니다. 쉽게 말해 드라이버와 라쳇핸들이 하나로 합쳐진 소형 공구입니다.
배터리와 하네스 사이를 들여다보면 아래와 같이 2개의 너트와 2개의 볼트가 보입니다. 바깥쪽에 있는 것이 하네스를 고정하는 너트이고 가운데 모여있는 2개가 바로 배터리를 고정해주고 있는 브라켓 볼트 입니다. (여기서부터 볼트와 너트 언급이 잦을텐데, 헷갈리지 마세요. 너트는 하네스, 볼트는 배터리입니다.)
다른 너트와 볼트는 그나마 연장대만 있으면 접근이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사진 기준으로 오른쪽 볼트는 하네스에 가려 있기 때문에 소켓이 쉽게 들어가지가 않습니다. 특히나 긴 소켓일수록 더욱 더 공간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크기가 가장 작은 1/4 공구를 준비하라고 말씀을 드린겁니다.
저는 배터리를 해체할 때는 잘 몰라서 일단 다 풀었습니다. 일단 양쪽의 너트를 탈거 했는데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그럴 필요는 없었습니다.
또한 작업공간이 아주 비좁기 때문에 공구를 제대로 잡을 수 없어 분실의 위험이 높고 풀어낸 너트나 볼트를 꺼내다가 엔진룸 안으로 떨어뜨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정말 서두르지 않고 집중해야만 했죠. (아래상태는 너트와 볼트가 완전히 체결된 상태)
일단 배터리를 해체하는데는 성공을 했습니다. 아래사진에 보시면 나사선만 나와 있던 곳이 너트 위치, 그리고 브라켓도 보입니다. 그런데 양쪽의 너트를 풀어내도 ECU가 탈거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추가적으로 다른 것들까지 풀어내야 하는 것 같은데 비좁은 공간에서 여러 개의 너트를 풀다가 잃어버릴 것 같으니 완전 탈거는 하지마세요.
대신 너트를 좀 풀어내서 나사선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않을 정도면 충분합니다. 왜냐면 너트가 풀리면서 ECU가 움직일 공간이 여유가 생겨 ECU 전체가 옆으로 기울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볼트에 접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한 이해가 전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연장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하겠습니다. 아래와 같이 아주 비좁은 곳으로 밀어 넣어야 하고 SUV 차량이기 때문에 별도의 사다리가 없다면 너트의 위치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너트를 완전히 빼버리지 마시고, 어느 정도 풀어만 내라고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연장대는 측정해보니 최소 21cm는 되어야 작업이 가능합니다. (소켓부터 측정 기준)
참고로 아래사진에 나오는 공구는 3/8 규격인데 소켓의 길이가 길고 굵어서 별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배터리를 구입할 때 연장 대여를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공구가 와 있더군요. 3/8보다 얇았는데 결국은 이 공구를 활용해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괜히 배터리 판매 형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숙연해 집니다.
배터리 판매형 : 공구가 필요없다고? ㅋㅋㅋ 일단 보냄 ㅋㅋ나중에 나한테 고마워할거다 ㅋㅋㅋ
배터리를 자가교체 하시는 분들의 99%가 남기는 사진입니다. ㅎㅎㅎ
이제 배터리를 설치하겠습니다.
앞서 요약 순서를 제대로 이해하신 분들이라면 사진만 보고, '브라켓 위치를 미리 잡는다'는게 어떤건지 바로 이해가 되실겁니다. 브라켓이 ECU 아래쪽으로 쑥 들어가 있는데 이 정도로 배터리 플레이트 하단에 여유공간을 줘야 배터리가 쉽게 들어가고 또한 브라켓도 많이 움직이지 않고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양쪽의 너트도 체결되어 있기는 하지만 나사선이 살짝 보일 정도만 체결해서 볼트를 먼저 잠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새로운 배터리를 넣고 브라켓 볼트를 먼저 끼는데 일단 왼쪽부터 먼저 살짝 고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난이도가 훨씬 높은 오른쪽 볼트를 할 때 덜 고생스럽기 때문입니다. 손가락도 잘 닿지 않을 정도로 좁은 공간에서 브라켓이 어디 도망이라도 간다면 어휴... 끔찍합니다.
왼쪽 볼트가 살짝 자리를 잡았다 싶으면 바로 오른쪽 볼트를 끝까지 체결해줍니다. 나사선이 제대로 맞물리는지만 확인하시고 잘 들어간다 싶어면 그냥 바로 한 번에 끝까지 잠근 뒤 바로 왼쪽 볼트, 그 다음 양쪽에 느슨하게 해둔 너트를 잠그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터미널을 체결해주는데 좋은 꿀팁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배터리 터미널은 상단부가 살짝 튀어나올 정도로 최대한 아래로 내려서 설치를 해둬야 하는데 그냥 손으로 밀어보면 차량에 따라서 잘 안들어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 그 상태에서도 너트만 잘 잠그면 오랫동안 잘 버티기는 하지만 자가정비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공구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아래사진과 같이 몽키 스패너를 단자 크기에 맞게 조절하고 올려둔 뒤 손이나 공구로 툭툭치면 아주 쏙 잘 들어가게 됩니다.
스패너가 얻어맞고 터미널은 손상이 없으니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죠. 다만 차체에 닿아서 쇼트가 나지 않도록만 주의하시면 되겠습니다.
결과물은 아래사진과 같이 아주 확실하게 체결이 되었습니다. (뿌듯) 저도 사실 스패너를 이용해본게 이번이 처음인데 그동안 차량용 배터리 자가교체 전체 중 가장 확실하게 터미널을 체결한 것 같습니다...
새로운 배터리가 반짝 반짝 빛나네요. 자가정비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래사진에서 '와~ 새 배터리다!'가 아니라, 카울 커버 위에 올려둔 '소켓이 불편하게 느껴져야' 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ㅎㅎㅎ
마지막으로 차량 시간까지 세팅해주고 작업을 마무리 해줍니다.
Epilogue.
그동안 해본 작업 중 가장 어려웠습니다. 사전 준비를 많이 했음에도 막상 해보니 또 공구에 대한 갈증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간 경험들로 인해서 당황하지 않고 (특히 너트나 볼트를 떨어뜨리지 않고) 하나하나 했더니 그동안 했던 모든 배터리 교체 경험 중 가장 스스로 '완벽하게' 마무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부심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 글만을 보시고 침대에 누워있는 분들이라면 '뭐 대수라고 이렇게 내용이 길어' 싶으실테지만 직접 해보고 다시 글을 보시는 분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네'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어렵습니다. 분명히 어려운 작업 맞고 정비소에서도 상당히 번거로워할 차량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자가정비로 멋지게 마무리를 하신 분들이라면 자신있게 이렇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공신력은 1도 없지만 마이라이드 블로그 인정)
나 자가정비 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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