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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배터리 2탄] 하이브리드 차량이 쉽게 방전(?)나는 이유

마이라이드 2022. 1. 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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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에 이어 이야기를 이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사전 지식이 충분하신 분들은 1탄을 건너 뛰셔도 무방하고 오늘의 내용을 편하게 이해하시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1편 내용을 먼저 읽으시는게 좋기 때문에 1편에 대한 링크를 잠시 걸고 이야기 계속 하겠습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1탄] 하이브리드 차량도 12v 배터리 있을까?


3. 하지만 예외는 있다.

저도 처음 해당 칼럼을 별 생각없이 읽었을 때는 사실 모든 하이브리드 차량에 납산 배터리 대신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간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점을 제조사에서도 분명히 의식을 했을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칼럼을 들어가서 읽어보면 '최신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역시나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아이오닉5에 들어간 배터리가 아반떼 일반 모델에 들어가는 것과 동일하다는 말을 위해서 드렸는데요. 전기차는 그렇다 치더라도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확인해보니 아래와 같이 배터리 옆면에 납의 화학 기호인 'Pb'가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습니다.

이때 사실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분명히 칼럼에서는 '최신 하이브리드 차량엔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간다'고 했는데 출시된지 2년도 되지 않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그럼 최신 차량이 아닌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더뉴그랜저ig 하이브리드 12v 납산 배터리

 

우리에겐 그냥 엔진과 배터리가 동시에 들어 있으면 모두 '하이브리드 차량'인 것인데, 어떤 차량들은 납산 배터리가 들어가고 어떤 차량들은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간다니 그 구분 기준은 무엇일까요? 처음 들었던 가정은 연식이 최근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차량에만 적용이 된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예를들면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는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가 있다보니 엔진룸이나 트렁크에서 12v 배터리를 별도로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 초기형의 취급설명서를 들여다보니 아래 내용처럼 '주기적인 교체가 필요한 일반 12v 배터리가 없습니다=성능과 수명 좋은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있습니다(로 해석)'라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쏘나타DN8 하이브리드 취급설명서

 

8세대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19년 7월에 출시가 되었고 그보다 조금 더 늦은 11월에 6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출시 되었으니 단순히 연도순으로는 구분지을 수가 없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두 번째 가정은 그랜저나 하이브리드처럼 일반 내연기관도 있고 하이브리드도 있는 모델들은 그렇지 않고, 아이오닉이나 니로처럼 하이브리드 모델이 기본이고 파생모델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도 만들어지는 차량들만 해당되는건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아니었습니다.

우선 2세대 니로의 출시를 앞두곤 있지만 1세대 니로를 2017년식과 2019년식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아래는 2017년식 니로의 취급설명서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제6장 비상시 응급조치를 보면 비상 시동에 대한 내용이 있는데 아래와 같이 그냥 평범한 내용입니다. 방전되면 점프 시동을 하라는 것이죠.

2017년식 니로 취급설명서

 

그러나 동일한 내용을 2019년식에서 찾아보면 내용이 조금 다릅니다. 배터리 방전과 점프 시동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는 자리에 '12v 배터리 리셋'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더뉴니로 12V BATT RESET 버튼

 

컬럼의 내용과 취급설명서의 내용을 종합 정리해보면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간 통합 배터리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저전압 배터리(12v)의 과방전을 위해서 보호를 위해 '12V BATT RESET' 버튼을 두고 있으니, 방전(?) 상태가 되면 고전력 배터리가 있으니 이 버튼을 누르고 15초 이내에 시동을 켜서 저전압 배터리를 충전하라는 것 입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 쉽게 말해 '방전되면 고전압 배터리 꺼내써!' 입니다. 그래서 점프 시동 내용도 빠져 있고 그 자리를 '12V BATT RESET 버튼'이 대신하고 있는 것이죠.

2019년식 니로 취급설명서

 

눈치 채셨나요? 결국 하이브리드 차량에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간 통합 배터리 하이브리드 차량은 위에서 언급한 버튼이 반드시 있다는 이야기이고 없는 차량들은 하이브리드라 하더라도 그냥 납산 배터리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제가 가정했던 모든 내용들은 그냥 다 틀린 것이고 차량별로 그리고 어떤 경우는 연식별로 다를 뿐 입니다. 둘 중 뭐가 더 좋은거냐 물으신다면 아무래도 통합 배터리 방식이 더 진보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 비싼 그랜저에는 안들어가고 하위 차량인 쏘나타에 들어간 건 왜 그럴까요? 제 생각엔 아마 플랫폼까지 변경된 쏘나타에는 적용이 가능했으나 이전 세대의 페이스리프트에 해당하는 그랜저에서는 적용되지 못한 것이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같은 이유로 머지않아 풀체인지될 7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제 생각이 맞다면 통합형 배터리, 즉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가는게 맞겠죠.

 

4. '12v BATT RESET ' 버튼이 있다면 꼭 기억해야 할 것

자, 이제 내 차에 12v BATT RESET 버튼이 있다면 내 차 저전력 배터리는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배터리는 통합 배터리이기 때문에 엔진룸이나 트렁크에서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를 더 아셔야 하는데 이게 중요한 내용입니다.

아래 컬럼의 내용을 보면 '납산 배터리의 작동 전압은 11.6~13.8v가 기준'이라고 되어 있는데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간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작동 전압은 12.8~14.6v가 기준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납산 배터리 vs 리튬인산철 배터리 작동 전압 차이

 

기준의 차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이 쉽게 방전(?)이 난다라고 느낄 수 있는 것 입니다. 글의 제목과 바로 앞 문장의 '방전'이라는 단어에 제가 물음표를 붙인 이유가 바로 실제로는 방전이 아니라, '배터리 보호모드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도 완전 방전이 되면 수명이 짧아지는 것처럼 값비싼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과방전이 되면 안되니 전기를 끊어버리는 것이죠.

특히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블랙박스 때문입니다. 블랙박스를 상시로 작동시키는 차량의 경우는 아무리 블랙박스에 배터리 보호 모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입니다.

보통 대부분의 블랙박스는 이전의 납산 배터리의 기준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의 기준인 최저 전압인 12.8v 이하에서는 블랙박스 가동을 멈춰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그냥 납산 배터리의 시동 전압 기준인 11.6v 정도로 떨어질 때까지 저전력 배터리를 계속 써버리게 되니, 차량 입장에서는

야 이거 과방전 날 것 같으니까 보호 모드 가동시켜 버려!

 

가 되고, 우리는 영문을 모른 채 '뭐야 하이브리드 차가 방전이 되는거야?'라고 느낄 수 있게 되어버리는 것이죠.

(다만 아직 한 가지 확실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바로 '모든 하이브리드 차량의 작동 전압 기준이 12.8~14.6v인가?'라는 내용입니다. 비전문가인 저의 판단으로는 그렇지 않고 리셋 버튼이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만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5. 통합 배터리 하이브리드 차량의 배터리 설정 주의사항

다시 그랜저하이브리드로 돌아가 블랙박스를 한 번 뒤져봤습니다. 차량도 비교적 최신식이고 블랙박스도 그럴테니 혹시나 배터리 보호 모드 전압 기준이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일단 해당 차량은 방전 차단 전압 기준이 11.9v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칼럼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하이브리드 기준과 비교했을 때는 한참 낮은 전압이고 리셋 버튼이 있는 차량이였다면 장시간 주차했을 때는 배터리 보호 모드로 진입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였습니다.

블랙박스의 방전차단전압 화면

 

이번 겨울 강한 추위가 잦은 데다가 해당 차량은 상시 녹화에 늘 외부에 주차를 하는 차량이기 때문에 아무리 신차량이라도 방전이 우려되어 방전 차단 전압 기준을 조금 높여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아래사진과 같이 전압 설정 화면을 이리저리 눌러봐도 최대치가 겨우 12.3v로 밖에 설정이 되질 알았습니다.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최저 전압 기준인 12.8v에도 못미치는 설정값이니, 만약에 동일한 블랙박스를 리셋 버튼이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상시 촬영으로 설정해 둔다면 기필코 잦은 방전(=배터리 보호 모드)을 경험하게 될 수 밖에 없겠네요.

해결책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응이 된 블랙박스를 구입하든 아니면 주차 녹화를 포기하고 시동 중 녹화만 하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블랙박스의 방전차단전압은 하이브리드 차량엔 무용지물


1, 2편에 걸친 장대한 포스팅이었지만 결론은 아주 간단합니다.

  1. 내 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2. 12V BATT RESET 버튼이 있다.
  3. 그러면 블랙박스 상시로 해두면 방전(=배터리 보호모드)날 수 있다!
  4. 블랙박스를 바꾸든 주차 녹화를 하지말자!

이렇게 간단하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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