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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T 환상을 깬 디올뉴투싼 1.6터보 AWD 시승기

마이라이드 2021. 2.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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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승차 제공 : 현대자동차


안녕하세요, 마이라이드 입니다.

여러분들은 '터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검은 고양이 네로네로의 그 터보말구요.

 

보통 터보라 하면 일반적인 그 이상의 힘을 내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시승했던 디올뉴투싼 이름뭐이리길어 에 대한 시승기를 써 내려갈까 하는데

미리 말씀드리지만 '공간'으로 접근하시기엔 좋은 차량이지만 '운전'으로 접근하기엔 너무 아쉬움이 컸습니다.

 

코나, 베뉴와는 다른 디올뉴투싼 스마트키

 

지난 현대자동차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먼저 만나본 투싼 하이브리드 모델은 꽤 괜찮다는 인식이 강했고,

비슷한 파워트레인이 들어간 더뉴싼타페TM(2.2디젤+8단 자동변속기)도 생긴 건 좀 그래도 운전의 만족도는 컸습니다.

그리고 오늘 시승 대상이 된 투싼 가솔린 모델과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들어간 더뉴코나를 최근에 탔었는데 그 감각을 살려 글을 한 번 써 내려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승기인 만큼 인테리어나 다른 부분들은 최소화할 테니 참고해주시고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미 구입한 분들은 맴찢 할 수 있으니 정중하게 'WARNING'을 드리고 시작합니다.

 

디올뉴투싼 주간주행등

 

시승 기간 및 구간

 

시승은 금요일 오전부터 이어지는 월요일 오전까지 이어졌으며, 출퇴근 시간 올림픽대로를 거치는 여정과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 주행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보통 시승차를 받아오거나 사비를 들여 처음 운전해보는 차량을 빌려왔을 때 설레고 궁금해서 가급적 일을 만들어서라도 거리로 나서는 편인데 솔직히 말씀드려 이번 투싼은 가급적 주차장에 안전하게 세워뒀습니다.

그만큼 주행에서 오는 불만족이 컸다는 점이죠. 그래서 다른 시승기보다는 주행 거리가 짧습니다.

 

 

시승 차량 정보

 

시승했던 차량 색상은 쉬머링 실버(컬러코드 : R2T)로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은색입니다.

개인적으로 요즘은 인기가 약간 시들했던 실버 색상들이 다시 컬러코드를 바꾼 뒤 출시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권장드리고 싶은 색상입니다.

우선 차량 관리에도 편하고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중고차 판매에도 유리하니 말이죠.

 

참고로 코드명 NX4인 이번 디올뉴투싼은 3가지 파워트레인이 존재합니다.

1.6 가솔린 터보 엔진(230ps=180+50)과 6단 DCT 변속기가 적용된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고,

2.0 디젤 엔진(186ps)과 8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된 디젤 모델이 있고,

이번 시승했던 1.6 가솔린 터보 엔진(180ps)과 7단 DCT 변속기가 적용된 가솔린 모델이 있습니다.

 

그중 가솔린 모델이며 시승 차량인 만큼 모오든 옵션이 포함된 풀옵션 차량입니다.

인스퍼레이션 모델(3,414만원)에 선택옵션인 플래티넘3(130만원), 빌트인캠(60만원), 파노라마선루프(115만원)하여

차량 총 가격은 3,719만원 입니다. 네. 꽤나 높은 금액이죠.

 

 

외형

 

이전 세대의 투싼(TL) 때도 느꼈지만 앞에서 잘해놓고 뒤에서 망친 느낌이 다분합니다.

처음에는 앞모습이 너무 과한 게 아닌가 싶었는데 여전히 주간주행등이 켜지면 부담스럽지만

어느 순간에 앞모습은 밸런스가 좋다는 느낌을 줍니다.

 

가장 멋진 투싼의 각도

 

그리고 아반떼CN7부터 시작된 과감한 선들이 투싼에도 잔뜩 들어가 있는데

공격적인 앞뒤 모양에서 이미 적응을 해서인지 큰 거부감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의외로 차량이 길다는 느낌은 있네요.

 

길어보이는 디올뉴투싼 옆모습

 

문제의 뒷모습입니다.

전 자동차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차량 디자인을 한 팀에서 다 할 것 같지만 앞은 A팀, 뒤는 B팀 이런 식으로도 한다고 하더군요.

예상컨데 투싼TL의 앞모습을 만들었던 디자인팀과 뒷모습을 만들었던 디자인팀은 인사이동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네요.

앞에서 잘 만들어놓고 뒤에서 이상한 마무리를 지으니 말이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투싼 뒷모습

 

특히나 이 드라큘라의 이빨과 같은 두 세로선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차량을 가로지르는 한 줄만 넣기에는 너무 심심하고 개성 없어 보이니 일단 가장자리에 세로줄 하나를 넣어보자!'

'어라? 은근히 괜찮네? 그러면 Ctrl+C, Ctrl+V 해볼까?'로 탄생이 된게 아닌가 합리적으로 의심이 드는군요.

 

Ctrl+C, Ctrl+V로 탄생했다는 루머가 있다.

 

 

인테리어

 

공간은 투싼의 장점이 드러나는 곳입니다.

일단 넓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잘 꾸며놨고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여러 지인을 만나 차량 내부를 보여 줬을 때 한결같이 실내는 넓다는 반응과 화려하지만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하구요.

 

인테리어는 디자인과 레이아웃이 좋다.

 

보통 SUV는 차체가 높기 때문에 2열 공간의 한계가 있다는 점은 다들 아실겁니다.

그래서 세단과 비교해 보통 1체급이 낮은 차량의 2열공간과 비교를 많이 하곤 합니다.

예를들어 싼타페가 쏘나타와 아반떼 중간 정도의 공간이라 한다면 자연스럽게 투싼은 아반떼와 그 이하를 예상하게 되는데 이번 투싼은 감히 말해서 넓디넓은 아반떼(CN7)와 견줄만큼 넓습니다.

 

또한 2열 리클라이닝이 어거지로 흉내만 내는 수준이 아니라 자유도가 아주 넓기 때문에

공간 자체(보통 레그룸)는 세단보다 불리할 수 있지만 등받이 각도 조절에서 오는 만족감은 세단에서 결코 가질 수 없는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다만 아쉬움도 있습니다.

운행을 하다가 보면 갑자기 내비게이션 주소를 새로 입력하거나 모니터 화면을 정교하게 수정해야 할 때도 있는데

모니터 주변의 컨트롤 버튼이 모두 터치식으로 되어 있다보니 오작동이 상당히 많이 일어납니다.

교과서처럼 '안전하게 차량을 정차하고 작동하면 되지!'라고 하실 수 있지만 우리 좀 솔직해지자구요. 안그러잖아요.

 

모니터 하단의 버튼 오작동이 잦다.

 

 

주행 연비

 

* 참고 : 디올뉴투싼 제원표 연비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T AWD (19인치) + 빌트인캠 : 복합 11.0km/l (도심 10.2km/l, 고속도로 12.0km/l)

 

연비는 '1.6리터 가솔린 터보에 AWD를 장착한 SUV'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보통' 또는 '수용할만한' 정도이고

기대했던 것 보다는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에서 3회 미만으로 급가속을 몇번 시도한 결과입니다.

83.4km를 주행했고 시간은 1시간 12분이 소요되었는데 연비는 13.8km/l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고속도로 연비'입니다. 정속 주행이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연비구요.

 

디올뉴투싼 고속도로 주행 연비 : 13.8km/l

 

고속도로를 지나 반포대로를 지나 꽉 막히는 퇴근길을 합한 연비입니다.

주행거리 81km/l에 시간은 2시간 41분이 소요되었으며 연비는 11.5km/l가 나옵니다.

총 주행거리 중 고속도로가 31km, 퇴근길이 약 50km 정도이니 딱 제원표 정도가 나왔네요.

 

고속도로+퇴근길 올림픽대로 연비 : 11.5km/l

 

 

주행 소감

 

결론적으로 말씀드려서 투싼은 좋은 차량이지만 1.6 가솔린 모델 만큼은 구입을 만류하고 싶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과 디젤 모델은 추천 대상이긴 하나, 가급적 디젤 모델을 선택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나긋나긋하게 운전을 할 때는 한없이 부드럽고 조용한 점이 매력으로 다가오다가 가속패달을 밟는 순간부터 아쉬움이 몰려옵니다.

가장 먼저 시승차량을 가지고 빠져나오면서 처음으로 가솔패달을 밟을 때 '뭐 이리 무거워?'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세한 컨트롤이 불가하지는 않지만 처음 발을 올린 후 반응을 이끌어낼 때까지 몇번을 망설이면서 더 밟아야 합니다.

조금 더 가볍게 세팅했다면 좋았을 것 같고, 브레이크는 초기 반응이 약간 신경질적인 것을 제외하면 큰 불만은 없습니다.

 

가속패달의 감각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60km/h 정도의 중속 이하에서 재가속을 하더라도 '쓸만한 출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터보 엔진의 토크감이 상당히 절제하면서 차량을 앞으로 밀어내는 느낌입니다.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들어간 더뉴코나의 경우 150kg 가벼운 만큼 시원스러운 가속감인 반면,

투싼은 전형적인 패밀리카의 성격에 집중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문제는 아주 낮은 저속구간이나 중속 이상의 상태에서 재가속을 할 때 입니다.

차량이 슬슬 기어가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가속 패달을 눌러보면 차량이 허둥지둥 하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마치 차량 변속기가 '뭐야?! 몇 단으로 가야해? 1단? 2단? 에라 모르겠다 그냥 아무거나 골라서 변속해!'라고 소리치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움직임도 그러하구요.

 

또한 60km/h 내외로 달리고 있던 중에 재가속을 위해 패달을 끝까지 밟아보면 무려 2박자 느린 반응을 보입니다.

보통 터보차져가 들어간 가솔린 또는 디젤 차량의 경우, 터보에 부스터 압력이 걸리는 시간까지 약간 멍때리는 '터보랙'이 있습니다.

그래서 터보 차량들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터보의 갯수를 2개, 4개 이런 식으로 늘리는 것이죠.

 

보편적인 차량이니 당연히 싱글 터보가 적용되어 있는데 이러한 점을 고려해도 문제가 심각합니다.

패달을 누르면 힘을 모으다가 확하고 쏟아내는게 아니라, 일단 한 번 힘을 모았다가 밀어내는 순간 변속기에 다시 한 번 눈치를 본 후 차량을 밀어냅니다.

글로 표현하자면 그동안 부장님(터보)께만 결재를 받았었다면 갑자기 중간에 과장님(변속기) 결재를 받아야 하는 프로세스가 새로 생긴 느낌입니다. 답답하고 느리고 불안하며 그리고 불쾌합니다.

동일한 엔진과 변속기가 적용된 더뉴코나에서는 이러한 점이 없었습니다.

예상컨데 DCT 변속기의 보호 로직이 너무 강하게 세팅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게 됩니다.

 

또한 약간 경사가 있는 곳에서 미세하게 주차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정말 위험한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코나때도 비슷하게 느꼈는데 DCT 변속기 자체가 '수동변속기'와 구조적으로 더 가깝다보니 경사로에서 차량이 밀리는 일이 있는데 문제는 차량의 변속기 반응이 상당히 느린 편이라 '더더더더더 스톱!'이 어렵습니다.

미세하게 차량이 조금씩 움직이면 좋겠지만 경사로에 따라 차량을 한없이 밀려버리고, 가속패달을 밟으면 확하고 움직여버리니 그동안 일반 자동변속기의 그 디테일한 움직임에 익숙하셨던 분들은 반드시 주의하셔야 합니다.

 

DCT 변속기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

변속기에 대한 화를 잠시 내려놓은 뒤 다른 특성도 살펴보겠습니다.

서스펜션 세팅은 차량 성격을 고려했을 때 잘 어울리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약간 단단한 느낌을 주는 듯 하면서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부드러움을 유지하려는 모습이 강합니다. 충격도 잘 걸러주고요.

특히나 고속 코너링 구간에서 차량을 움직여보면 코나'얍! 뒤는 내가 버틸테니 더 빠르게 가도 돼!'라는 느낌이라면

투싼'뒤에 잠든 아이가 깨면 안되니 롤은 좀 허용할게. 이해하지?'라고 점잖게 말하는 느낌입니다.

 

차량 방음은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우수한 편도 아닙니다.

엔진의 소음이나 진동도 잘 억제되어 있지만 풍절음과 노면소음은 약간 거슬리는 편이구요.

사이드미러는 크고 위아래 폭도 넓은 편이라 시야 확보에 아주 유리합니다.

 

시원한 사이드미러 뷰

 

차량 선택에 있어 어떤 기준에 무게 중심을 두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차량의 본질인 이동수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주행'에 큰 의미를 두시는 분들이라면 가솔린 모델은 피해야 합니다.

하이브리드로 보내려는 빅픽쳐인가???

 

현대자동차에,

가장 우려했던 IVT(=CVT) 변속기는 최고의 만족감을 전해준데 반해

가장 기대했던 DCT 변속기는 여러모로 불만족과 우려가 커집니다.

결정적으로 최근에 나온 GV70의 모든 파워트레인(G2.5터보,G2.5터보,D3.0)에 '8단 자동변속기'를 넣은 것을 유추해보면

대략적인 느낌이 오실겁니다.

 

차량 자체는 좋습니다.

예전 현대자동차의 SUV 라인업이 베라크루즈, 싼타페, 투싼만 존재하던 시절의 싼타페 역할을 지금의 투싼이 대체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다만 그 역할은 '디젤'에게 맡기자구요.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좀 남았으니 말이죠.


* 시승차 제공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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