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관련 정보]/자동차 시승기

사장님 설득 가능? 더뉴기아레이 출퇴근+외근 시승기

마이라이드 2023. 4. 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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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우리 개개인이 존재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듯(진짭니다. 다만 모르고 죽을 뿐) 자동차가 만들어지고 판매되는 데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 포터와 같은 상용차들은 짐을 많이 실을 수 있고 비교적 내구성도 좋아야 하죠.
  • 경차는 크기가 작고 세금도 저렴해야 하고 차량 가격도 저렴해야 합니다.
  • 비싼데 시트가 적은 고성능 스포츠카들은 멋져야 하고 빨라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개개별 목적들이 뒤섞이면 진짜 엉망이 됩니다. 포터가 비싼데 시트가 2개(=어?)에 빠르지만 크기가 작아 짐을 많이 못싣거나, 경차인데 연간 자동차세가 280만원에 크기가 크고 빠르고 이렇다면 이상하죠.

그래서 결국 자동차는 '절대적인 선와 악도 없고 그저 내 환경에 맞는 차가 좋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요즘 처한 상황이 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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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퍼 2개면 긁었을 뿐인데

시장 가치로 보면 제 차 2대를 넘게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제 차 자차보험상의 가치가 260만원이니 2대면 520만원이 넘.. 흠.. 넘어가겠습니다. 

자동차! '범퍼'보다 싸다!

 

제가 요즘 서울 연희동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여기는 '주차 지옥'이라는 것을 말이죠. 인터넷에 '연희동+주차'라고 검색을 해봐도 기껏 나오는 정보가 겨우 '없다. 다른 곳에 주차하고 넘어가시라' 이런 것들 뿐 입니다. 그래서 이 동네 차량들은 범퍼 모서리가 멀쩡한 차량이 잘 없습니다.

이 정도 스크래치는 있어야 로컬이다.

 

문제는 비좁고 경사진 이곳에서 큰 차들은 반강제로 일방통행을 하게 될 정도로 길이 좁은데 더 큰 문제는 제가 속한 회사의 대표님이 아주 커다란 돼지같은 차를 타고 있다는 겁니다.

더더욱 큰 문제는 그 차량으로 함께 출퇴근을 하는 날이 많다는 겁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정확한 차량을 언급하진 않겠지만 힌트를 좀 드리자면 (X)MW라는 브랜드의 X(10-4)라는 쿠페형 SUV다 딱 여기까지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 차는 심지어 내 눈앞에서 박았다.

 

아무튼 이 차량을 가지고 매일 출퇴근을 하게 되는데 다행히(?) 앞뒤 범퍼를 긁는 순간에는 제가 운전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긁는 순간 종신 노예각) 억 단위가 넘어가는 차량이다보니 대표님은 첫 스크레치에 한 숨을 쉬는 날이 많아지게 되었고 제가 운전하게 될 때는 주차하는데 칼주차를 해야하니 신경이 곤두서 주차를 끝내면 퇴근을 하고 싶어 집디다.

그래서 출퇴근과 수도권내 외근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차'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조심스럽게 새로나온 레이가 어떻겠냐고 떠보게 되었고 한 번 차를 빌려 시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오늘 이야기는 '내돈내탄'..이 아니라 회사 카드로 빌렸으니 '법돈법탄'이 되겠군요.

새로나온 레이 어떨까?

 

더뉴갸레이? 뭔 소리?

레이에서 더뉴레이로 페이스리프트가 되었고 여기에서 다시 한 번 페이스리프트가 되면서 '더뉴'와 '레이' 사이에 '기아'가 붙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름이 '더뉴기아레이'가 된 것이죠. 어렵습니다.

아무튼 2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이런 저런 말들이 들려옵니다. '아니, 언제까지 우려먹을거야?' 파와 '드디어 크루즈 컨트롤이 들어간게 반갑다!'파가 있습니다.

레이의 풀체인지가 훨씬 더 반갑겠지만 일단 아직은 잠잠한 가운데 그래도 페이스리프트를 두 번 거치면서 드디어 크루즈 컨트롤을 넣어줬습니다. '이제 장거리도 한 번 가봐라' 이런 제조사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봅니다. 아무튼 시동 시 계기판에 점등되는 각종 경고등을 보면 이 차에 얼마나 많은 옵션들이 들어갔는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시동 시 체크 화면

 

파워트레인의 변화도 없습니다. 사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차량의 크기는 경차 크기 제한이 법령으로 정해져 있으니 더 커지거나 할 수 없습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2조(자동차의 종별 구분)에서 언급하는 별표1 안의 내용을 보면 경형 차량 중 일반형은 '배기량 천시시(씨씨아닙니다. 시시입니다.) 미만이고 길이 3.6미터, 너비 1.6미터, 높이 2.0미터 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경차 크기 규격

 

레이를 캐스퍼와 함께 고민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같은 엔진이지만 캐스퍼는 '터보'를 선택할 경우 최고출력 100ps, 최대토크 17.5kgf.m를 내지만 레이는 자연흡기 엔진만 있기 때문에 최고출력 76ps, 최대토크 9.7kgf.m가 최고입니다. 

동일한 엔진이 들어간 모델을 비교해보면 그래도 캐스퍼가 아주아주 약간은 더 시원스럽다고 느낄지도(?) 모를 일인데 이는 공차중량 때문입니다. 가장 가벼운 승용 등급을 비교해보면 레이가 1,040kg인데 반해 캐스퍼는 985kg으로 대략 90kg 차이가 나는 것이죠. 큰 사람 하나 더 탄 차이군요.

아무튼 레이는 이렇게 사골이라 불릴만큼 오래된 모델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단 하나, '공간에 진심이기 때문'입니다.

 

시승 차량 정보(ft.오! 깡통이 아냐?)

쏘카에서 법인카드로 결제해서 빌려왔는데 보통 렌터카로 쓰는 차량들은 너무 초라한 등급을 많이 선택하기 때문에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그래서 보다 상위 등급의 차량을 제공하는 그린카나 투루카(전. 피플카)를 선택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차를 딱 받았는데 누적 주행거리가 겨우 670km에 불과한 차량이더군요. 보통 사용자가 많은 단기 렌터카의 경우 대부분 낮은 옵션에 더불어 여기저기 파손되거나 냉각수가 없거나 이런 차량들이 많은데 카매트가 깔끔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은 차량이었기 때문에 과장을 조금만 하면 거의 제조사 주관 시승행사에서나 볼 법한 그런 차량이었습니다.

누적 주행거리 670km

 

차량 등급은 스탠다드→프레스티지→시그니처→그래비티 순인데 그래비티는 실용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드레스업 전용 등급이기 때문에 그냥 3개만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시승차의 등급이 뭔지 조사를 좀 해보니 1,585만원으로 시작하는 중간 등급인 프레스티지 모델이었으며 선택옵션이 추가되어 총 차량 가격 1,820만원이었습니다. 참고로 선택옵션 여부를 확인하는 개별 방법은 이렇습니다. (23.04.20 기준)

  • 스타일(65만원) : 보조제동등 여부로 확인 가능, 차량 외부에서 확인 가능
  • 컴포트2(30만원) : 2열시트 열선 여부, 센터콘솔 뒤쪽에서 확인 가능
  • 드라이브 와이즈1(60만원) : 크루즈 컨트렬 여부, 스티어링휠 오른쪽에서 확인 가능
  • 드라이브 와이즈2(30만원) : 후측방/후방교차 기능 여부, 사이드미러에 빨간색 삼각형 점등 여부로 확인 가능
  • 8인치 내비게이션(145만원) : 오토 에어컨 여부, 모니터 존재로만은 확인 불가! 수동이면 가짜!

 

제가 이전에 캐스퍼 추천 등급을 정하면서 결국에는 업무용 또는 개인이라도 완전히 가성비로 가실게 아니라면 그냥 풀옵션을 추천드렸고 레이의 가격 구성을 조사하면서도 비슷하게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중간 등급에서 제가 시승했던 선택 옵션 정도를 넣고 타는 것도 꽤나 괜찮은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그거나 풀옵이나..)

시승하는 내내 뭐가 없어서 서러운 경우는 크게 없었는데 '오토홀드 하나 넣어주지 그랬냐'는 핀잔과 함께 보조제동등을 모닝과는 다르게 옵션으로 넣어 놨다는게 못내 서운합니다. (보고있나 갸? 아..아니지 기아??) 그래도 하나 다행인 점은 보조제동등 없이 그냥 램프만 가지고도 레이는 예전부터 정지등이 아주 확실했기 때문에 이정도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보조제동등을 아직도 옵션으로? 진심??

 

제법 '신차' 느낌을 주긴 준다.

사골 모델인지라 디자인을 변화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어차피 돈 들여 바꾸는거 가장 인상 변화를 강조할 수 있는 것이 결국 '램프'의 변화인데 그래도 앞뒤 모두 꽤나 변했고 성공적으로 신차 느낌을 전하는 것은 성공한 모습입니다.

특히 앞뒤 램프의 크기가 커지고 보다 과감한 디자인을 적용하게 되면서 과거 뭔가 순둥거리는 모습에서 눈을 부릅 뜨면서 주변을 살피는 듯한 인상이 인상적입니다. 저는 앞보다는 뒤의 변화가 마음에 들더군요. 과거는 뭔가 모르게 좀 꺼벙한 느낌이 있었는데 좌우로 라인을 그리면서 보다 세련되어 보이게 되었습니다.

눈이 커졌고 부리부리 해졌다.

 

예전의 레이들은 밝은 색상이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흰색과 베이지 그리고 블루 계열의 차량들도 많이 보였죠. 하지만 누가 '더뉴기아레이 색상 한 번 골라봐, 넌 뭘로 할래?'라고 물으신다면 '나는 1순위 블랙, 2순위 그레이색이야'라고 답할 겁니다. 욕한거 아닙니다. 색상을 말한 겁니다.

어두운 컬러가 잘 어울리는 디자인

 

다만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들어가는 스타일 옵션은 빼놨기 때문에 헤드램프 안쪽이 좀 심심해 보이는 반사판(MFR) 방식입니다. 그런데 야간에 운전을 해보니 그래도 충분한 광량을 만들어 낸다는 점은 좋았습니다.

반사판 방식의 헤드램프도 나쁘지는 않다.

 

새롭지만 뭔가 기시감이 드는 14인치 휠이 들어가 있는데 실물이 궁금했었습니다. 왜냐면 쓸데없이 비싼 그래비티 모델을 선택하면 비슷하게 생긴 15인치 블랙 알로이 휠이 들어가게 되는데 14인치 휠을 도장만 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입니다. 실물로 보니 꽤나 만듦새가 좋았고 차량의 엔진 출력과 승차감 등을 고려하면 14인치가 더 잘 어울린다고 봅니다.

14인치 디자인의 휠

 

'짜릿한' 주행감각은 여전하네

네. 그렇습니다. 짜릿한 주행감각은 여전합니다. 깔 건 좀 까고 이야기 계속하겠습니다.

새로운 차량이라곤 하지만 여전히 허둥거리고 차로 변경을 할 때마다 긴장하게 되는 서스펜션 세팅은 헤리티지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위대한 전통이 될 것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낭창거리는 세팅이 도움이 되는 환경이 있으니 바로 노면이 좋지 못한 환경이거나 방지턱과 같은 장애물을 넘을 때 입니다.

워낙 부드럽게 세팅되어 있다보니 큰 충격을 의외로 잘 걸러주는 편입니다. 저속에선 말이죠. 고속으로 도약하면 노면의 진동을 그대로 차량의 루프까지 전달해버리기 때문에 레이와 속도는 서로 상극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또 재미있는 구성이 있으니 바로 기본 등급부터 리어에 디스크 방식의 브레이크를 넣어줬다는 점 입니다. 드럼보단 저는 이게 좋습니다.(by 드럼식 오너)

리어 디스트 브레이크가 기본이다.

 

또한 예전에는 구색 맞추기용으로 보였던 휠하우스 안쪽에 있는 커버가 마감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보통 경차와 소형차까지는 아예 생략을 해버리거나 넣어줘도 트레드에서 이물질이 튀는 곳에 한 해 조막만한 것만 넣어줬던 것 같은데 이번 레이에서는 꽤나 성의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리어에서 강조되는 노면 소음이 한층 개선되었을 것으로 기대가 되지만 실제로는 차량 외형 구조상 소음에는 취약한 모습이 여전합니다.

휠하우스 커버가 커진 듯?

 

또한 엔진 소음이 아주 부각이 되는데 후드를 열어보면 안쪽에 흡음 패드도 생략되어 있습니다. 유독 레이에서 엔진이 아주 가깝게 느껴질 정도로 소음이 부각되는데 인슐레이션 패드 정도는 좀 넣어줍시다.

인슐레이션 패드가 없다.

 

도심에서 흐름에 맞춘 주행과 풀가속을 전개하는 과정이 거의 동일하게 일체감이 느껴지는 빈약한 엔진출력도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겨우 4단 밖에 없는데 1, 2단은 빠르게 넘기고 너무 이르게 3단을 넣고 엔진 부하를 굳이 일으키며 진동을 만들지만 이는 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를 사랑하기 위한 제조사의 철학이 담겨 있는 것 입니다.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CVT 변속기 덕에 주행에 대한 여러 경차량들 중 주행 만족도는 더뉴스파크쪽이 가장 좋다는 건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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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종에 따른 수리/정비비용 리스크가 고민이신 분들은 결국 캐스퍼 터보가 유일한 대안일 것 같은데 캐스퍼 터보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충분하다 느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자연흡기가 들어간 캐스퍼와 레이 모두 3단을 너무 빨리 넣어버린 뒤 출력이 부족해 덜덜 거리는 공통적이 있습니다. 

캐스퍼와 레이 두 차량 모두 공력 성능에 친화적이지 않은 디자인덕에 속도가 올라가게 되면 소음이 빠르게 증가하는데 캐스퍼 쪽이 조금 더 정숙했던 느낌적인 느낌은 있습니다. 승차감도 캐스퍼 쪽이 조금 더 낫긴 하지만 그래도 모닝보다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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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를 것들도 좀 있습니다. 일단 레이를 몰아보면 분명히 경차지만 꽤나 큰 차를 몰고 있다는 착각이 듭니다. 실내에서 대화를 해보면 목소리가 울릴 정도죠. 아마 실내를 극대화했고 엄청 높은 전고와 수직에 가까운 A필러의 경사들이 겹치면서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경차지만 실내가 좁지 않다.

 

최근에 제가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 참가해서 레벨2까지 수료를 했습니다.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새로운 차량에서 올바른 시트 포지션을 잡는 것인데 헤드룸의 경우 머리와 천장 사이에 주먹이 1~1.5개 정도 들어가는 것이 정석이라 배웠습니다. 

그래서 무모하지만 이 차에서도 가능한가 싶어 열심히 시트 높이를 올렸지만 최대로 올려도 머리 위에 주먹이 한 3개는 들어가는 것 같더군요. 그만큼 차량의 전고가 높습니다.

머리 긁힐라.

 

후방 카메라가 들어간 것은 좋지만 화질이 해도 너무 합니다. 카메라 렌즈가 잔뜩 오염된 모습처럼 보이고 깨끗하게 닦아도 화소 자체가 낮아 선명하지가 않습니다. 각도도 썩 직관적이지가 않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후방카메라 화질은 못봐줄 정도

 

오토버튼을 눌러 공조기를 켜보니 소음이 거슬릴 정도로 크기 때문에 수동으로 전환하게 되더군요. 물론 풀오토 에어컨이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차량들처럼 오토의 단계를 설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혹시나 이 오토 공조기가 욕심나서 굳이 불필요한 내비를 선택하시는 분들은 안계시겠죠?

공조기 작동소음이 너무 크다.

 

OK. 까는 건 여기까지. 됐어. 충분해.

까건 말건 레이는 잘 팔리는 모델입니다. 다수의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거기에는 분명히 '참고할만한 내용'이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인정을 해야 합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레이는 '공간'에 진심인 차량입니다. 아니 환자 수준입니다.

이미 레이는 '공간'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사골이라 놀림 받더라도 과거에도 현재에도 잘 팔리는 모델이었고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 인기가 이어질 것입니다. 다만 과거 대비 더욱 더 부각된 점들도 있는데 바로 '1열 운전석 시트 폴딩' 입니다. 캐스퍼에서 먼저 공개되었던 것인데 더뉴기아레이부터 적용되었습니다. 덕분에 정말이지 엄청난 공간이 나오게 됩니다.

아주 유용한 공간 활용을 몇가지 언급하고 넘어가면 가장 먼저 1열의 워크스루 기능입니다. 1열 센터콘솔이 마치 스타렉스와 같이 끊어져 있기 때문에 간혹 극단적으로 비좁은 공간에서 운전자가 왼쪽으로 내릴 수 없는 경우 편하게 우측으로 내릴 수 있습니다.

1열 좌우 이동이 편하다.

 

또한 차량의 우측은 B필러가 없고 1열 도어는 90도로 열리기 때문에 리어 해치의 크기보다 큰 물건이라도 차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엄청나게 큰 부피의 짐을 실을 수도 있습니다.

레이 : 뭐? 커서 안들어간다고? 말이 돼?

 

당장 사진에 보이는 공간을 언급해보면 전체시트 폴딩, 헤드라이닝 수납함, 운전석 좌측 수납함, 동승석 앞쪽의 수납함, 1열 센터콘솔 수납함이 있네요.

상위 등급인 시그니처로 가면 더 심해집니다. 차주들도 잘 모르는 플로어 언더 트레이(1열시트 뒤쪽 바닥), 동승석 시트 하단 트레이가 들어가고 아마 센터콘솔 앞쪽에도 수납함이 생기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뉴기아레이, 전체 시트 폴딩

 

프레스티지 등급부터는 제가 아주 추천드리는 옵션이 들어가 있는데 바로 2열 시트 슬라이딩 기능입니다. 6:4로 분할하여 앞뒤로 밀 수 있는데 시트를 밀고 1열 시트를 접으면 정말이지 리무진 부럽지 않을 공간이 나올 정도입니다.

레이타고 캠핑가는게 무리가 아니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2열 시트는 리클라이닝(=등받이 각도 조절)도 되는데 가장 뒤로 미는 것보다 약간만 앞으로 당긴 상태로 뉘여보면 시트의 각도를 더 눕힐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경차에서 가능한 것이죠.

2열 공간도 넘사벽

 

엌.. 1열시트 뒤쪽에도 수납공간이 있네요..

수납공간..그..그만해

 

그리고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1열 좌우시트의 레일의 길이가 다르다는 점 입니다. 운전석보다는 동승석의 레일이 조금 더 긴데 아마 아주 길다란 물건을 넣을 때 1/2열 시트 사이에 뜨는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네요.

1열 동승석 시트 레일이 더 길다.

 

칭찬할 부분 중 하나가 시야 확보입니다. 차량이 네모네모해서 직관적인 것도 있지만 세세하게 신경을 쓴 부분도 있습니다. 일단 A필러 뒤쪽의 공간에 유리창을 크게 둬서 차량이 회전할 때 은근히 위험할 수 있는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A필러의 단점을 장점으로 극복

 

또한 사이드미러가 상당히 크고 길이도 길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아주 적은 것도 장점입니다. 운행할 때보면 내 차량의 후측방, 옆차로와 옆옆차로 일부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이죠.

시원스러운 크기의 사이드미러

 

프레스티지부터는 TPMS가 개별 타이어의 공기압을 알려주는 것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이하 등급에서는 문제가 있을 때 알림만 주는 타입이니 이러한 구성은 좀 욕심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개별 타이어 공기압 시스템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경사로 밀림 방지가 모든 등급에서 기본 적용되어 있다는 겁니다. 자동변속기가 들어가 있지만 차량의 엔진 출력이 기본적으로 상당히 낮기 때문에 이 기능이 없으면 낮은 경사에서도 차량이 주르륵 밀리는 것이 경차의 약점이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차 필수 아이템, HAC

 

경사에서 테스트를 해보니 취급설명서의 내용과 같이 정차 후 출발할 때 약 2~3초 정도까지 차량이 밀리지 않도록 잡아주고 작동도 잘합니다. 다만 위 사진과 같이 크지 않은 경사에서도 기능이 꺼지니 가속 없이는 여지없이 뒤로 밀려버리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그렇다면 역으로 내리막 경사에서 후진할 때는 작동을 할까요? 마찬가지로 실험을 해봤는데 작동합니다. 다만 주차를 할 때와 같이 변속기를 바로바로 변경할 때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후진 기어를 넣고 약간 기다린 뒤 발을 뗄 때 작동하더군요.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 설명

 

경차에 대한 연비는 기대 금물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경차가 연비가 좋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면 안됩니다. 파워트레인이 연비를 위해서 운전자의 의지를 꺾을 정도로 연비에 세팅을 해놨기에 그냥 살살 다니면 연비가 잘 나올 수 있습니다. 내부순환로를 통해 천천히 주행하면 이 정도의 연비는 만들 수 있죠.

탄력 주행하면 괜찮은 연비가 나온다.

 

그러나 조금만 막히는 환경에서 에어컨도 틀고 가감속을 빠르게 하면 연비는 정말이지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리터당 10km/L 이하로 내려가 한 자리수가 되는 것을 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죠.

조금만 밟으면 최악의 연비도 가능하다.

 

참고로 시승기간 동안 총 117km를 5시간 21분 동안 주행했고 총 연비는 13km/L가 나왔습니다. 막히는 출퇴근길과 외근길, 시원하게 외곽순환도로를 달리기도 한 연비인데 나름 경차의 특성을 이해한 운전의 결과이고 이보다 더 낮게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은 반드시 인지를 하셔야 합니다.

연비가 좋지는 않다. 그래도 나름 선방했다.


닫는 글

모든 것을 한 번에 만족시키는 차는 없습니다. 엄청나게 화려한 옵션들과 공간하나로 존재감을 여전히 자랑하는 노장 더뉴기아레이. 여전히 주행 감각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별로입니다. 연비도 썩 좋지 못하죠.

그래도 공간이라는 장점과 제가 처한 좁은 골목길 환경에서는 레이라는 카드를 내려 놓는다는게 쉽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대안이 없으니 말이죠. 그래도 고민이 되시나요? 정리해드립니다.

  • 공간 중요도 100% = 레이
  • 공간 50% 출력 50% = 캐스퍼 터보
  • 변속기 반응 50%, 주행 감각 50% = 더뉴스파크
  • 옵션 50%, 주행 감각 50% = 모닝어반

마지막으로 설득이 안되는 경우가 하나 있습니다. 캐스퍼가 예뻐 보이면서 제게 괜히 레이가 좋냐 캐스퍼가 좋냐 물어보는 분들입니다. 아무리 설득을 해도 답정너. 이런 분들은 그냥 캐스퍼 사세요.

좁은 골목에선 경차가 최고.

 

아, 맞다. 사장님 설득 성공했냐고요? 네. 성공했습니다. 

다만 제 아베오는 못 버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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