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제가 모브랜드에서 자주 사용했던 건식 7단 DCT 변속기를 싫어한다는 사실은 제 블로그에서 상당히 많이 언급했기 때문에 자주 보시는 분들은 이미 알고들 계실겁니다. 그래서 지인분이 해당 변속기가 들어간 차량을 구입하려 계약금을 넣었다하시길래 제가 조심히 조곤조곤 제 의견을 설명을 드렸습니다. 사지마
뭐 다양한 장점도 있는 차량이지만 제 입장에서는 결국 차량은 운전을 하는 행위 자체가 아주 중요하고 더군다나 초보운전이 첫 차로 맞이하기에 불편하거나 어렵게 그리고 위험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고 말이죠. 그랬더니 정말 계약까지 했다가 취소를 하시더니, 대안으로 소형 suv를 하나 추천해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건방지게 '직접 타보지도 못했던' 트레일블레이저를 감히 권해드렸습니다. 사실 7단 dct를 피하자면 다른 대안도 없었긴 했지만 그래도 제가 신뢰하는 전문 매체들의 평가들이 전반적으로 좋았기 때문에 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구입을 하셨고 벌써 1년이 넘은 시점에서 이제사 제가 타보게 되었습니다. (좀 쫄리네요.) 어땠을까요?
1. 시승차량 정보 및 외장 디자인
한참 이래저래 바쁘다보니 한참 스스로 흡족할만한 자동차 글이 나오질 않더군요. 그래서 어느날 반성을 하다가 직장 주변에 그린카존이 있고 거기에 그동안 '언젠간 타봐야지'하던 트레일블레이저가 있길래 바로 잡아서 타봤습니다.
차량은 2021년 4월에 제작된 차량으로 누적 주행거리 4만km를 막 넘겼고 차량 등급은 액티브(ACTIVE)입니다. 보통은 도시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RS나 그냥 일반 모델인 프리미어를 많이 볼 수 있는데 판매 대수가 적어 카쉐어링 업체로 넘어간 듯했습니다.
액티브 모델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보다 오프로더의 느낌을 전하려는 디자인이 적용이 되었는데 타이어도 조금 더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올시즌 타이어(≠사계절 타이어)가 적용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액티브 모델은 순정으로 앞뒤 브랜드 로고(보타이)가 금색에서 블랙으로 바뀐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선택옵션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것들 중 프리미엄 패키지만 선택되어 있기 때문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동시트, HUD와 같은 것은 들어가 있지만 LED 헤드램프와 리어 전동식 테일게이트는 빠져 있는 모델입니다. 출시 당시 추정 가격은 개소세 인하 기준 약 2,915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미 도로에서 자주 볼 수 있는만큼 익숙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출시된지 시간이 조금 지난 지금도 차량 디자인이 저는 마음에 듭니다. 트랙스가 다소 선형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라면 트레일블레이저는 날선 직선이 많이 적용되어 보다 강렬한 느낌이 강한데 차량의 전반적인 디자인 밸런스가 잘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위아래로 분리된 헤드램프는 싼타페TM의 디자인을 연상케 하는데 비슷하면서도 쉐보레의 디자인 철학을 잘 녹여낸 모습이라 하겠습니다. 다만 자가정비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전조등 전구를 직접 교체하는게 좀 힘들어 질 것 같아 아쉽긴 하지만 말이죠.
이 차량을 보신 분들은 실제보다 커보인다는 평가입니다. 차량 전장이 4.4m로 아주 크지도 아주 작지도 않은 크기입니다. 세단에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짧다고 느껴질 크기인데 제가 딱 좋아하는 사이즈 입니다. 저는 이 정도 체급의 차량들이 마음에 들더군요. 때론 실용적으로 때론 짐차로도 활용하기 부족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리어의 모습을 보면 하키스틱을 닮은 LED라인이 특징입니다. 올뉴말리부에서 더뉴말리부로 페이스리프트 되던 시점과 겹치기 때문에 말리부에서도 이러한 디자인을 볼 수 있죠. 그런데 아무리 봐도 트레일블레이저의 것은 강아지에게 주는 뼈다귀의 형상으로 보입니다.. 반려견이 있는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군요.
차량 외장은 스털링 그레이라고 스노우 화이트 펄 바디컬러에 루프만 구리빛으로 투톤 도색되어 있습니다. 제가 세차를 못해서그런지 아니면 거의 야간 주행을 해서 그런지 그것도 아니면 번호판 가드컬러가 너무 튀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사진상으로 보이는 컬러 조합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고 생각되더군요. 그런데 이 디자인이 액티브말고 다른 모델이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리고 LED헤드램프가 빠져 있는데 저는 가급적 이 옵션은 욕심을 좀 내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일단 디자인에 있어서도 완성도를 높여주고 야간 시인성도 더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할로겐 전구 타입인 시승차는 그래도 하향등이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광량이나 조사각 등이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2. 단촐하지만 알찬 인테리어 및 편의사항
일단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요즘 거대한 디스플레이가 잔뜩 들어가는 차량들과 비교했을 때 한 세대 이전의 차량을 보는 것 같은 디자인입니다. 이건 뭐 쉽게 바뀔 수 있는게 아니고 실제로 이 차량이 출시되었을 때를 생각해봐도 '첨단, 유행' 이런 것에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이는 쉐보레다운 구성이죠.(라고쓰고 포기라고 읽는다.)
그래도 2% 부족하지만 일단 있을 것은 거의 다 있고 사용하기 편하고 '운전'에 아쉬움이 될만한 요소들은 최소화 되어 있습니다. 작지만 반응성이 좋은 모니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오토를 쓸 때 터치 오류가 좀 있습니다.. 기대도 안했는데 HUD도 들어있고 정차 후 재출발까지 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들어 있으며 통풍시트도 들어 있죠.
그런데 꼭 하나씩 빼먹었습디다. 연료 소모 절감에 아주 큰 도움이 오토 STOP&START가 기본적용 되어 있으면서 오토홀드는 빼먹었습니다. HUD는 꽤나 쓸만한데 좌우 조절이 안됩니다. 1열 암레스트는 쓸만하지만 슬라이딩이 안됩니다. 타이어 공기압은 보여주지만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kPa 단위만으로 보여줍니다..그래도 허리 지지대까지 전동식 시트는 높낮이 자유도가 큰 편입니다. 그런데 운전석만 전동입니다.
스티어링휠의 디자인은 직관적이지만 버튼 배열은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뭔가 누르면 될 것 같은데 누르는 것이 아닌 경우가 있죠. 또한 스티어링휠 두께가 너무 얇고 딱딱한 느낌이 강합니다. 손이 작으신 분들에게는 적당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제게는 좀 얇게 느껴지더군요.
스티어링휠과 연동이 되는 후방카메라가 들어 있지만 360도를 보여주는 어라운드뷰는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휠과 연동되는게 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면 좋겠는데 한 반자 느릿느릿해서 더 승질이 납니다. 화질이 나쁜 편이고 광각이다보니 왜곡이 좀 있어 직관성에서는 좀 아쉽더군요.
이제 2열로 넘어가봅시다. 2열에 열선과 컵홀더가 있는 암레스트까지는 잘 챙겨줬습니다. 그리고 2열 거주성에 큰 영향을 주는 바닥의 센터터널도 없고 1열 시트 하단의 공간도 넓어서 2열 공간에서의 공간적인 만족도가 괜찮은 편 입니다. 헤드룸도 충분하죠.
그런데 2열 에어벤트를 생략하고 캐스퍼에서도 가능한 2열 시트 리클라이닝(=등받이 각도 조절) 기능은 또 빼놨습니다. 이게 서양인 기준으로 생각해서 패밀리카로 쓰지 말라는 숨은 제조사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쟁 대상인 셀토스와 2세대 코나에서는 모두 가능한 것들이고 패밀리카로서 반드시 갖춰야할 덕목이기 때문에 상당히 아쉽습니다. 이거 2개만 해결 됐어도 작지만 패밀리카로 쓰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아주 독특한 장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1열 운전석 시트의 좌측 헤드레스트 옆면을 보면 버튼이 하나 있는데 이것은 헤드레스트 높이 조절 버튼입니다. 당연히 수동식이긴 하지만 운전 중에 높낮이를 조절하고 싶을 때 한 손으로 누르면서 머리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서 정말 편하더군요. 예전 차량들은 금속 지지대쪽에 있다보니 운전 중에는 할 수 없거나 아주 불편했는데 말이죠.
작은 차체 치고는 적재공간이 훌륭한 편입니다. 일단 2열 시트를 폴딩하면 적재함부터 시트 뒤편까지 단차가 거의 없이 매끈하게 만들어집니다. 마치 미국 브랜드 차량들은 여기에 아주 그냥 진심인 것 같습니다. 뭐 2열에 사람 타는 것보다 짐 싣는 것에 더 진심인 뭐 그런건가요?
적재함 바닥 트레이는 2단으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차량에서 쉽게 밀어넣고 뺄 큰 짐이 있을 때는 위쪽에 설치해서 단차를 없애고 차체의 턱을 낮추면 좋고 반대로 많이 움직이지 않았으면 하거나 높이가 높은 짐을 싣을 때는 트레이를 하단으로 내리면 조금 더 공간이 생깁니다. 측정을 해보니 대략 7cm 정도 차이가 나던데 이 정도면 꽤나 큰 차이인 것이죠.
3. 기대 이상의 출력, 기대 이하의 승차감
앞서 차량 안에서는 꼭 하나씩 빼먹는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특히나 오토홀드를 빼먹은 건 주행을 하는 내내 너무나 아쉽더군요. 그런데 이 차, 달려보면 주행 자체의 만족도가 상당합니다. 저처럼 운전 자체에 아주 그냥 진심인 분들 특히나 내 맘같지 않은 변속기가 싫으신 분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해드릴 수 있는 구성입니다.
일단 간단하게 트레일블레이저의 파워트레인을 설명하고 가겠습니다. 엔진은 현재 단일 구성으로 1.35리터라는 작은 배기량에 겨우 피스톤이 3개밖에 없는 엔진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도 터보차저를 넣어놔서 최고출력 156ps/5,600rpm을 내고 최대토크 24.1kgf·m/1,600~4,000rpm을 냅니다. 뭔소린지 모르셔도 됩니다. 제가 최선을 다해 설명해드릴테니 말이죠.
일단 배기량만 놓고 봤을 때는 경차보다 겨우 350cc 높은 정도이고 아반떼, 베뉴보다는 250cc 낮습니다. 그러나 이 차량은 터보가 있기 때문에 출력이 아주 좋습니다. 스펙상 수치보다 체감되는게 훨씬 더 좋은 편이고 제 기준으로는 이 차량에 있어서 만큼은 충분한 정도가 아니라 넘치는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가속패달을 밟아보면 시속 80km에서 100km/h를 더 넘기는 순간까지 크게 지치는 기색이 없습니다. 타보기 전까지는 '저배기량+3기통'이라는 것 때문에 약간 별로일거나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웬만한 환경에서 모두 충분하게 대응을 해주더군요.
그런데 이러한 일을 엔진 혼자 할 수 있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아무리 강력한 엔진을 가진다하더라도 중간에서 열심히 바퀴로 동력을 전달해주는 변속기가 멍청하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차량에는 VT40이라는 이름의 무단변속기, 즉 CVT 변속기가 들어가 있는데 이 녀석이 아주 물건입니다.
거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신경질적이지 않고 운전자의 의도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반영해주는 패달의 세팅도 만족감을 더하는데 기인을 합니다. 특히 가속 패달은 전개량이 많지 않은 편인데 그렇다고 민감하게 신경쓰면서 운전자가 피곤함을 느끼지도 않고 한 마디로 딱 적정합니다.
브레이크 패달의 답력도 아주 선형적인데 초기 응답성이 큰 차량을 운전하시다가 이 차를 처음 경험하시면 왜이리 브레이크가 말을 안듣나 이렇게 느끼실 수 있으니 적응할 때까지 주의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더뉴말리부에도 들어가는 것과 같은 것인데 이상할만큼 트레일블레이저에서는 VT40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더군요. 그래서 말리부의 것과 다른가 싶었더니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이렇게 잘 만들어놓은 변속기를 왜 숨겼는지 생각해보면 트레일블레이저에서는 AWD를 선택하면 9단 자동변속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200만원에 달하는 선택옵션을 유도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더군요.
물론 이 변속기 단점도 있습니다. 렌터카라는 특성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저속 환경에서 금속 벨트 소음이 꽤나 부각되는 편이고 급격하게 가속을 이어나갈 때 일정하지 않고 약간 가속되는 정도가 주춤거리는 경우도 만들어냅니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무단변속기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차량은 7세대 아반떼의 것입니다. 바로 이전 모델이었던 더뉴아반떼AD(=삼각떼)도 경험을 해봤는데 전작에서의 아쉬움이 정말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감히 완성도가 높다고 느낄 수 있었죠. 변속기 자체만을 놓고 봤을 때는 트레일블레이저보다 아반떼의 것이 한 수 위라고 느껴집니다.
하지만 터보 엔진과의 조합 덕분에 트레일블레이저의 움직임이 더 만족스럽습니다. 아반떼는 평소에는 큰 불만이 없지만 급격한 가속이나 고속 영역에서 더 높은 속도를 내려고 할 때 답답함을 만들어내지만 트레일블레이저는 1,365kg의 공차중량인 차량을 사정없이 내던집니다.
그러면 트레일블레이저, 잘 달리니까 거기서 끝이라는게 아닙니다. 거기에 적정한 연비까지 갖췄기 때문에 칭찬을 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앞서 설명드린대로 신호 대기와 같은 환경에서는 시동을 꺼버립니다. 그런데 시동이 꺼지는 그 순간이 정말이지 너무 부드럽더군요. 반대로 시동이 켜질 때는 다소 거칠게 진동이 느껴지고 조금만 더 빠르게 시동이 켜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를 받고 완전한 퇴근시간에 강남을 통과한 주행연비입니다. 고작 12.4km/L가 아니라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한 수준입니다. 가다서다를 엄청나게 반복했기 때문에 EV모드가 있는 하이브리드가 아닌 이상 이 정도 연비를 뽑아내기는 힘이들 것이고 수동 차량인 제 차보다도 연비가 좋은겁니다.
교통흐름이 조금만 좋아진다면 여지없이 높은 연비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고속도로와 같은 환경에서는 18km/L 정도는 탄력 주행만 자주 활용한다면 쉽게 만들어낼 수 있는 연비입니다.
다만 배기량이 작은 터보 엔진인만큼 급격한 가속을 즐기면 연비 또한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급한 가감속을 계속할 때는 당연히 모든 차량의 연비가 나빠지긴 하지만 고배기량 차량의 하락 정도보다 저배기량 터보 차량이 그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총 183km를 주행하는 동안 전체 평균 연비는 13.4km/L를 기록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촬영 등을 위한 공회전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사실 이것보다 나쁜 연비가 나왔을거라 걱정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좋은 연비라고 판단됩니다.
정차 및 재출발까지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이탈방지는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최신 현대차에서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정도로 무르익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불안해서 사용하지 못하겠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기에 그래도 일단 이러한 첨단 안전 장비들이 있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다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전방 충돌 경고를 HUD 화면을 가득 채우는 빨간색 화면의 점멸로 알려주는데 의외로 시인성이 좋아 잘 보이더군요. 클러스터 화면에 띄우는 것 보다 훨씬 더 직관적이고 가시성이 좋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가득 주유를 하고 1회 주유로 주행할 수 있는 최대거리를 예측해봤습니다. 참고로 트레일블레이저의 연료탱크의 용량은 50리터로 크지 않은 편입니다.
확인되는 주행가능거리는 총 643km가 나오더군요. 이전에 운행했던 패턴이 계속 반영되면서 바뀌는 형식이기 때문에 실제로 운행할 때는 서서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장거리 운행을 하게 된다면 700km는 가뿐할 것으로 예상되고 연비에 신경써서 운행을 한다면 800km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분명히 단점도 있습니다. 일단 노면 소음이 다소 있는 편입니다. 등급 대비 아주 큰 지적사항이 될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은 더 좋았다면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 차량은 외부 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도 들어가긴 하는데 이것을 AWD 옵션과 묶어 놨다는 것은 정말이지 이해를 못하겠더군요. 시승했던 차량에는 이 기능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승차감이 영 엉망입니다. 날카로운 노면 충격이 100이라고 가정한다면 90 이상을 탑승객에게 넘겨주는 편입니다. 특히나 방지턱과는 다르게 좌우 타이어에 시간 차이를 두고 충격이 발생하면서 차량이 좌우로 흔들릴 때 불쾌할 정도로 움직임이 큽니다.
서스펜션은 일반적인 프론트에 맥퍼슨 스트럿 방식이고 리어는 토션빔 액슬 방식에 링크를 덧대어 만든 Z-링크라는 것을 사용합니다. 링크가 더 있는만큼 더 우수할 것이라 기대를 했지만 뭐 딱히 다양한 환경에서 만족스러운 세팅은 아니었습니다.
앞서 언급드린대로 이 차량의 타이어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올시즌 타이어가 맞고 그리고 아직 교체를 하지 않아 마모와 경화상태가 심하다면 말이죠.
글의 서두에서 실제로 구입하신 차량을 자주 타시는 분과 동행을 했는데 이 차량이 유독 승차감이 더 딱딱한 것 같다고 표현하시는걸보니 분명 타이어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제가 이 차량을 소유한다면 더 작은 휠, 더 승차감에 유리한 타이어를 선택할 것 같습니다.
닫는 글 - 총평
상당히 관심있던 차량이었지만 꽤나 늦게 타봤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차량들이 많이 출시되었고 저는 오히려 신차량들을 먼저 경험하고 뒤늦게 이 차량을 경험해봤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놀라웠고 아주 마음에 들었고 그리고 의아했습니다.
물론 저는 자동차를 평가함에 있어 다양한 편의장비보다는 운전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이고 특히나 차량이 내 의도를 얼마나 빠르게 알아차리고 정확하게 반영해주는지를 민감하게 살피기 때문에 트레일블레이저가 유난히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잘 만들어놓고 이 차량의 매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어필을 했나 싶습니다. 그리고 어쨌거나 저와 같은 운전자는 결코 다수가 아니기 때문에 다수의 운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을 했나 싶습니다.
연식 변경을 하면서 아무도 관심없는 새까만 옵션을 광고하지말고 소비자 니즈가 분명히 많은 오토홀드, 어라운드뷰, 2열 에어벤트, 2열 리클라이닝 이런 것들을 넣고 '원하는 것을 충분히 갖췄다, 그리고 잘 달린다'고 어필을 했었어야 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적어도 이제 오토홀드 정도는 넣어줄 수 있잖아요? 그게 어려워요? 네?
이상으로 '이 차 뭐야?' 소리듣는 아베오를 타는 사람이 '이 차는 또 뭐야?' 소리를 듣는 트레일블레이저에 대한 시승기를 마치겠습니다.
더뉴말리부 E-rurbo 더 궁금쓰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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