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좋은 분이 좋은 차를 타고 갑자기 주말에 오셨습니다. 아, 실제로는 평일이었지만 저는 매주 금요일에 업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제게는 휴일인 것이죠. 주변에 일이 있어 들르셨다가 제가 평소에 트랙스에 관심이 많은 걸 기억하셨던지라 알고 차를 보여주시게 된 것이죠.
트랙스는 제게 있어 조금 특별한 모델입니다. 트랙스 자체가 제가 타고 다니는 아베오의 suv 버전이고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량이기도 하며, 제가 타고 다니는 아베오에 들어간 힘없는 1.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이지만 이후에 아베오, 크루즈, 트랙스까지 공통 적용된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가게 된 모델인지라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죠.
또한 더뉴트랙스의 경우 강화된 측면 충돌 테스트에서 그나마 좋은 점수를 받은 몇 안되는 차량 중 하나입니다. 이 정보는 정말이지 트랙스 차주분들이라면 트랙스뽕에 취하셔도 될 정도의 소식입니다.
1.강화된 측면 충돌 테스트? 갑자기?
우리나라에서도 충돌 테스트를 하지만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다고 알려진 것이 유럽의 EURO NCAP 테스트와 미국의 IIHS의 결과입니다. 두 기관 모두 엄격하기로 유명하고 다른 곳들보다 빠르게 보다 어려운 기준들을 제시하는 곳이죠. IIHS에서 흥미로운 테스트를 했는데 아마 지난해 즈음에 측면 충돌 테스트의 기준을 강화해서 실험을 해봤기 때문입니다.
3가지 변화인데 주요 내용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충돌 차량의 무게 증가(1,496kg→1,896kg, 400kg 증가)
- 충돌 차량의 속도 증가(50km/h→60km/h, 10km/h 증가)
- 충돌 차량의 충돌부위 디자인 변화
즉, 더 무거운 차량으로 더 빠르게 차량 옆을 때린다는 것인데, 학창시절 공부 열심히 하셨던 분들이라면 운동 에너지는 속도에 제곱비례하고, 중량에 정비례 한다는 것을 기억하실테니 400kg, 10km/h의 증가가 얼마나 큰 에너지의 향상을 만들었을지 예상하실 수 있을겁니다.
차량 총 20대를 테스트 했는데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등급은 G(Good)→A(Acceptable)→M(Marginal)→P(Pool)순이고 최하인 P이면 이건 좀... M이면 씁... A면 에매한데.. 이런 분위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어찌보면 낡디낡고 더 이상 우려 먹을게 있나 싶을 정도의 트랙스가 A를 받았는데 A 중에서도 상위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차량들도 있는데 잘 안팔리는 이쿼녹스가 M등급을 받았으며 투싼과 스포티지 그리고 레니게이드와 컴패스도 같은 등급을 받았습니다. 대단하죠 트랙스?
2. 더뉴트랙스 간단 체험기
동네 가까이 잠시 운행 해본 것이 전부인지라 거창하게 시승기라는 말을 붙이긴 뭐하고 체험기라고 하겠습니다. 해당 차량은 2016년형으로 누적 주행거리 10만km인 상태였습니다. 등급은 필요한 것만 쏙 집어 넣은 LT등급의 차량으로 작은 휠 사이즈와 반사판 타입의 헤드램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트랙스는 2013년도에 출시되었고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뒤 2022년까지 생산이 되었습니다. 프론트 마스크의 변화와 단종 직전에 엔진사양을 조금 변화시킨 것 외에는 전반적인 외형에서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특히나 뒷모습이 그러한데 화려한 라인은 없지만 오래봐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들의 경우, 낮고 넓은 비율을 적극 도입하다보니 이제 트랙스의 실루엣이 다소 껑충하게 키가 커보이는 것도 사실이죠. 대신에 헤드룸이 여유롭다는 점이 역으로 장점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트랙스 정도의 사이즈 차량을 가장 선호하는데 말그대로 1~2인 주요 탑승 환경에서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알맞은 사이즈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가성비 트림이다보니 반사판 방식의 헤드램프와 작은 휠 사이즈가 들어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두가지는 적어도 트랙스에서는 욕심을 내시길 권해드리겠습니다.
일단 헤드램프의 경우 심미적인 이유가 크고, 체감적으로 반사판의 형상 때문인지 전구의 상태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지하주차장 벽면에 비치는 램프의 컷오프 라인이 다소 흐리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반사판 자체 형상 특징이 아닐까 싶네요.
타이어는 16인치가 들어가 있는데 보통 저는 가격, 승차감, 성능을 고려해서 작은 휠을 권하는 편이지만 일단 이 차량의 경우는 조금 더 큰 휠인 17~18인치을 권하고 싶더군요. 첫 번째 이유는 아래와 같이 16인치 타이어는 선택의 범위가 너무 한정적이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의외로 승차감에서 롤을 허용하는 범위가 크기 때문에 롤이 부담스럽거나 불안하게 느껴지시는 분들을 위해서 그렇습니다.
전형적인 도심형 suv이기 때문에 suv보다는 승용에 가까운 느낌이 아닐까 싶었지만 회전 구간에서 의외로 차량의 높은 전고가 느껴지고 편평비가 무려 70% 달하는 타이어와 만나 더욱 부각이 되는 것이 조금 아쉽더군요. 다만 18인치는 너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아베오, 크루즈 등에서 17인치 휠을 구해 사용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파워트레인은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가 있고, 최고출력 140ps를 냅니다. 배기량은 작지만 터보 차량인지라 토크의 감각은 1.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제 차량보다 당연히 훨씬 더 쉽게 속도를 올려내는 점이 좋았습니다. 아마 체감상 쉐보레의 1.8리터 자연흡기 가솔린보다 이 엔진이 더 출력이 높을 것 같던데 최고출력을 150ps 이상으로 끌어올린 단종 직전 모델은 어떨지 상당히 기대가 되더군요.
변속기가 좀 걱정이었습니다. 워낙 쉐보레의 자동변속기는 말이 많았으니 말이죠.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2번이나 개선된 Gen3 자동 6단 변속기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행히 걱정스러운 정도는 아니었고 의외로 민감하게 운전자의 의도를 받아준다는 것은 좋았습니다.
다만 피드백은 빠르지만 실제 변속이 완료되는데는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고, 저배기량 터보 엔진의 특성과 맞물려 조금 부각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강한 킥다운 환경에서 이러한 지연시간이 다소 부각되는 편이고요.
차주분들 평가 중 변속기의 아쉬운 점은 D(Drive) 아래에 M(Manual)가 있고 I타입이다보니 실수로 끝까지 내진 채로 운행을 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고 하던데 M모드만큼은 현대기아와 같이 변속기를 옆으로 미는 방식이 더 직관적일 것 같네요.
전반적인 승차감은 의외로 굉장히 소프트한 느낌이 강했고 아베오와 비슷할 것으로 기대를 했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시트 포지션도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차량 안에서 실제로 느껴지는 것이 더 높게, 확실히 내가 suv를 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전해주는데 이는 호불호가 좀 나뉘겠네요.
제게 너무나도 익숙한 차량과 비슷한 차량이다보니 역시나 운전이 편했습니다. 차량의 폭도 각종 스위치들도 아주 익숙했으니 더욱 그랬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점은 브레이크 패달의 감각입니다. 초반에 너무 민감하게 만들어둔 과거의 현대기아 차량과 같이 쉐보레 차량들 중에서는 꽤나 민감하고 가볍게 만들어 놨다는 생각이 드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익숙한 차량 내부를 슬쩍 둘러보는데 다른 건 몰라도 이미 측면 충돌 테스트의 내용을 알아서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B필터가 정말이지 두껍게 느껴지더군요. 뭔가 심적으로 든든합니다.
3.트랙스 오너분들에게 드리는 몇 가지 팁
아베오, 크루즈, 트랙스에 들어가는 가솔린 엔진들은 유독 엔진오일과 냉각수 혼유가 되는 고질병이 있습니다. 냉각수에 엔진오일이 섞이는 현상이고 엔진룸에 있는 냉각수통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높은 확률로 엔진 앞쪽에 달려 있는 엔진오일 쿨러 가스켓의 경화로 인해 발생하는지라 차량을 확인하려 엔진 후드를 열었는데 뭔가 이상한 부품이 보입니다.
여러분들 도 한 눈에 찾으실 수 있으시죠? 바로 냉각수통 바로 뒤에 있는 부품입니다. 참고로 아무리 엔진을 대충 만든다해도 저런 부품은 있을리가 없습니다.
꺼내보니 에어 인테이크 라인입니다. 이게 왜 거기에 떨어져 있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데 이게 상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일단 떨어져 있던 곳은 크나 큰 선풍기가 빠르게 돌아가는 라디에이터 팬 바로 뒤에 위치하고 있으니 위험하죠.
그런데 그것보다 위험한 것은 배기 방열판입니다. 쉐보레 차량들은 현대기아 차량들과는 다르게 차량 앞쪽 방향에 배기 라인이 있고 뜨거운 배기열을 차단하기 위하여 그 위에 방열판이 있습니다.
이는 일반 플라스틱 보다는 내열성이 강한 엔진룸의 플라스틱 부품이라 하더라도 닿게 되면 아래와 같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거운데 역시나 닿았던 곳이 녹아 있습니다. 이대로 아주 더운 날 주행을 계속했다면 엔진룸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대한 사항입니다.
아래와 같이 제자리에 다시 끼워줍니다. 에어크리너 박스 아래에 들어가게 되는데 별도로 고정하는 핀이 있는 것은 아니고 아래쪽 라인을 먼저 맞추고 프론트 패널 상단에 좌우 홀에 맞춰 끼우면 됩니다. 고정핀이 없다보니 혹시나 또 빠질지 모르니 차주분들께서는 냉각수 혼유도 확인하실 겸 자주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요즘 한파가 계속되다보니 배터리가 조금 걱정이 되더군요. 시동을 걸 때 스타트 모터의 소리를 들어보니 배터리 수명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느껴지던데 배터리를 보니 출고시에 들어가는 배터리더군요. 시중에서 잘 보기힘든 AC델코 배터리 입니다.
추후에 있을 배터리 교체를 위해 트랙스 가솔린 모델의 배터리 규격을 미리 써놓겠습니다. 전극을 멀리두고 봤을 때 +가 좌측에 있으니 L(Left)타입이고 용량은 60AH네요. 마지막으로 터미널이 배터리의 가장 높은 곳보다 아래에 있으니 DIN타입입니다. 그러니 트랙스 가솔린 배터리를 검색하실 때는 DIN60L 이렇게 검색을 하시면 되겠네요.
닫는 글
쉐보레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간 모델을 처음 타봤습니다. 확실히 터보 엔진의 토크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더군요. 그런데 타보면서 이런 생각이 계속 맴돕니다.
- 더 작은 차량에 똑같은 엔진이 들어간 아베오RS는?
- 더 작은 차량에 똑같은 엔진에 아베오 수동은?
- 더뉴트랙스도 수동이 있던데 그거는?
- 그래도 활용성 고려한다면 트랙스? 아니면 크루즈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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