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군복무를 운전병으로 하신 분들이라면 매일 아침 차량 일일 점검을 하셨던 기억이 있으실겁니다.
차량 앞에서 시동부터 전구 하나까지 확인을 하죠. 매일요.
저는 매일 오른손 주먹을 쥐며 한 걸음 앞으로 가면서 'XXX호차 이상 무!'를 외치며 이딴걸 왜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그때는 그랬죠.
그런데 그게 버릇이 되서 그런지 아니면 고장난 전구를 두고 볼 수 없는 성격 때문인지
민방위도 끝나가는 마당에 아직까지 제 차량의 전구를 거의 매일 확인합니다.
분명히 어제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오늘보니 브레이크등 하나가 나갔더군요.
교체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아 기록을 보니 2달이 채 되지 않았네요. 5월 18일 교체 후 7월 14일에 또 고장이 났습니다...
이번에도 오른쪽 브레이크등이 고장 났고 즉시 교체를 하면서 궁시렁 거린 기록을 공유하겠습니다.
두 달도 안되어 브레이크등이 또 고장나다.
외근날이라 일이 바쁩니다. 시동을 켠 채 차량을 잠시 정차하고 뒤쪽에서 오는데
오른쪽 브레이크등이 또 고장입니다.
쉐보레 차량들은 브레이크등으로 싱글 필라멘트 전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미등이 안들어오면
무조건 제동등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운전자가 인지하기가 좋죠.
다행히 저는 혹시나 주변분들의 차량이 고장나면 즉시 고쳐줄 수 있도록(어휴 오지랖;;)
간단한 공구와 2가지 종류의 전구(p21w, p21/5w)를 항상 가지고 다니고 다닙니다.
간단한 작업이기에 5분도 걸리지 않고 별 일 아니지만 제게는 큰 재미입니다.
5도어 해치백 아베오는 피스 2개 풀고 램프를 당겨내면 끝입니다. 아주 쉽죠.
안쪽에서 보면 아래와 같이 3개의 전구 소켓이 보입니다.
- 최상단의 빨간색 배선 연결된 것이 브레이크등,
- 중간에 노란색 배선 연결된 것이 방향지시등,
- 최하단에 검정색 배선 연결된 것이 후진등
입니다.
전구를 빼내서 뭐가 고장인지 살펴 봅니다.
2달만에 고장이라면 짧아도 너무 짧습니다..
아베오의 다른 전구들은 출고 이후 10년 이상 아직까지도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죠.
지난 번 전구를 교체할 때 앞으로 잘 쓸 일이 없는 묻지마 27w를 사용(규격은 21w)했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마트에서 비상용으로 구입했던 전구 세트에서 남았던 것이거나,
인터넷에서 무작정 최저라고 한 박스를 구입하고 남아있던 것일 겁니다.
집에 남는 p27w 전구가 있었고 쓸 일이 없어 제 차량에 써봤더니 이런 고장은 또 처음보네요.
필라멘트가 타서(=수명을 다해서) 중간이 끊어지는 것이 가장 흔한 고장인데
필라멘트 자체는 아주 멀쩡한데 필라멘트 자체가 그냥 뚝 떨어져 있네요..
드디어 묻지마 전구는 거의 다 소진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사용한 전구는 제가 애용하는 브랜드로 필립스의 것을 넣었습니다.
확실히 전구는 새 것이 밝고 좋네요. 우측의 광량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사진의 좌측이 묻지마, 우측이 필립스입니다.
자세히 보면 전구의 구조도 조금 다르고, 각 한 박스씩 사서 비교해보니 제품의 균일함 차이가 많이 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필립스 전구에만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E1' 인증마크 입니다.
쉽게 말해 규격 인증을 받았다는 것으로 없는 전구는 그 사용 자체만으로 불법행위가 됩니다.
물론 자동차 검사를 할 때 전구까지 빼서 확인하는 경우는 잘 없지만 말이죠.
EPILOGUE
제 차량이라면 스스로 점검과 관리가 가능하니 전력이 조금 달라도 되고,
브랜드 따지지 않고 아무거나 써도 되지만 다른 사람들 차량에는 무조건 브랜드 전구만 넣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한 7번은 언급한 것 같은데 자동차 전구는 꼭 브랜드를 따지시기 바랍니다.
제가 권장하는 브랜드는 오스람/필립스/보쉬 딱 3개 브랜드이고 순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이 제조사들은 저와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가격 고려없이 다시 정렬을 하면 오스람이 최우선, 필립스와 보쉬는 비슷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가격이 비쌀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필립스를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품질이 좋은데 지금 시점에서 가장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묻지마보다 비싸봤자 10개 1박스 기준으로 천 원 차이가 안납니다.
묻지마 전구는 정비소에서 전구 교체를 공짜로 해주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정비사가 넣어주는 겁니다.
조만간 또 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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