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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하지마세요] 알리표 쉐보레 리모컨키 교체 후기

마이라이드 2022. 2.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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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실패하는 쇼핑의 전문가 마이라이드 입니다. 제 블로그를 즐겨 보시는 분들이라면 최근에 제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이것저것 많이 구입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텐데요.

예전에 한 번은 아예 배송이 오지 않았다가 환불 받았고 이후에 구입한 여러가지 물건들은 다행히 그래도 꽤나 만족 스러운 것도 있고 그렇습니다.

제가 타고 다니는 차량인 2011년식 아베오는 수동이다보니 차량 변속기 레버가 많이 닳아버렸고 알리에서 구입했다가 실제로 1:1로 바로 교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버리려고 빼놨던 레버를 다시 꽂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오늘은 변속기 레버에 이어 두 번째 실패기인 '리모컨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표 쉐보레 리모컨키 교체 후기

정품 vs 가품 비교

아마 2010년대에 쉐보레 차량을 구입하셨던 분들이라면 경차부터 그 당시 최고급 세단이었던 알페온까지 동일하거나 비슷하게 생긴 리모컨키 2개를 받으셨을겁니다. 하나는 아래와 같이 금속 열쇠가 접히는 폴딩키이고 나머지 하나는 비상용에 사용하는 아주 못생긴 키가 있죠.

아무래도 금속 키가 접히는 것이 그마나 쓸만하기 때문에 비상용은 그냥 두고 폴딩키를 사용들 하실텐데 문제는 이 녀석을 오래 사용하다보면 고무 버튼 부위가 점점 닳아버리면서 뜯겨져 버린다는 것 입니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정품으로 된 리모컨 키를 구입하거나 브랜드 정비소에 방문하여 키를 새로 발급 받으시는 건데 문제는 가격입니다. 쉐보레 부품몰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품 폴딩키는 1개에 최소 4~5만원은 줘야 하기 때문에 오래된 차량에 그리고 이렇게 소소한 부품에 투자하기가 망설여 집니다. 그냥 스페어키 쓰면 그만이니까요.

그래서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알리에서 개당 2천원, 불량품을 고려하여 2개를 주문했습니다.

(좌)정품키, (우)알리표 가품키

 

일단 육안으로 보면 비슷해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볼수록 역시나 '가품'이라는 것이 보입니다. 일단 폴딩키를 펼치는 금속 막대의 버튼만 봐도 약간 형태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좌측의 정품은 윗부분이 직선에 가깝게 되어 있으나 가품은 약간 둥근 형태를 보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디테일의 차이가 있다.

 

또한 폴딩키가 접히는 부분에 보면 정품은 GM이라고 쓰여 있고 그 뒤로 일렬번호 같은 것들이 쓰여 있는데 가품은 'CM'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여기서 좀 웃었네요.

가품 옆면은 CM이라고 각인이...

 

또한 버튼의 클릭하는 부분의 재질도 조금 다릅니다. 정품은 부드러운 고무로 되어 있는 반면 가품은 부드러운(?) 플라스틱과 같은 재질인데 덕분에 내부 기판을 옮기고 테스트를 해보니 '딸깍딸깍' 거리는 버튼 클릭이 잘 느껴지지 않고 재질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작동은 잘 되지만 말이죠.

가품은 브랜드 마크 안쪽에 고정 피스가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폴딩키 뒤쪽을 보면 쉐보레 마크가 붙어 있는데 이 방식도 다릅니다. 정품은 실리콘 재질 위에 금속으로된 브랜드 마크가 올라가 있는데 반해 가품은 약간 허접한 플라스틱 모형에 도장이 되어 있는 모습이고 고정을 위해 피스가 하나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나름 고퀄인 정품키의 브랜드 로고

 

어쨌거나 교체 도전

일단 가품을 분해합니다. 그래야 정품을 분해할 때 애를 먹지 않으니 말이죠.(라고 쓰고 착각이라 읽습니다.)

리모컨키의 구조를 보면 가장 안쪽에 있는 중요한 부품인 '회로기판'이 있고 그것을 감싸는 리모컨키 '커버'가 있으며 폴딩이 되는 구조의 금속으로된 '금속키'가 있습니다. 금속키는 폴딩 버튼을 눌렀을 때 원터치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스프링 탄성으로 감겨 있습니다.

오케이. 한 번 분해를 해보니 자신감이 생깁니다.

간단하겠는데?

가품을 분리하면서 잘못된 상상의 나래를 편다.

 

바로 정품을 분해하기로 합니다. 가장 먼저 가품처럼 브랜드 마크 밑에 피스로 고정되어 있을거라 생각해서 브랜드 로고부터 분해하기로 합니다.(라고 쓸데없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자신만만했던 시작

 

조심히 들어내보니 앞서 설명드린대로 금속 마감재가 먼저 탈거가 됩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실리콘 재질의 하부 모형재가 있네요. 이것도 다치지 않게 아주 조심히 드러내봅니다.

이때까지는 시계 수리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피스 하나 풀면 되겠지?

 

응????????? 왜 피스가 없는거지??????????????

동공지진을 일으키며 멍 때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잘못된 믿음이 무섭다고 '까만색 십자가 플라스틱 바닥이 있을거야!'하는 생각으로 아무리 파봐도 절대 고정 피스는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가품과 다르다. I'm 정 to the 품

 

한 시간 넘게 씨름을 하다가 기판이 손상될까봐 더 이상의 피스도굴은 중단하고 정신을 차린 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정품 리모콘키는 접착제로 마감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는 방법을 검색해보니 다양한 방법이 있었습니다... 망치로 때려 치는 방법이 있었고 접착제를 녹이기 위해 비닐로 감싼 뒤 끓는 물에 20분간 끓이는 방법 등 여러가지가 있었죠.

그런데 제가 선택한 방법은 2개의 조그마한 스패너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던 방법이죠. 스패너의 굵어지는 머리 크기를 이용한 방법입니다. 아래와 같이 스패너 한 쪽을 맞물린 뒤 스패너 2개를 중심으로 모아주면 지렛대의 원리로 힘이 가해집니다.

조금 따끔할 거에요. 아~ 하세요.

 

그렇게 몇 번을 시도하다보니 아래와 같이 커버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이로 뭔가를 집어 넣거나 그냥 힘을 줘서 열어내면 되는데 우리에게 중요한 건 딱 하나, 기판만 조심하면 됩니다.

스패너로 분리하는게 제일 안전할 듯

 

결국 분리에 성공했고 다행히 기판도 살릴 수 있었습니다. 기판은 그냥 아래와 같이 분리해낼 수 있습니다.

다행히 기판을 살릴 수 있었다.

 

이제 앞서 분리한 가품에 기판과 물리 열쇠를 옮겨 심으면 끝인데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나 스프링입니다. 스프링이 놓이게 되는 곳을 자세히 보면 스프링 한 쪽의 길다랗게 뻗어 있는 것을 걸 수 있도록 된 부분이 아래사진과 같이 보입니다. 그 곳을 여기에 넣고 금속키를 올린 뒤 한 바퀴 꼬아서 설치하면 되는데 다소 헷갈릴 수 있습니다.

조립할 때 스프링으로 고생할겁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시간을 참 많이 허비했는데 결국 아래와 같이 홀더에 스프링을 넣은 상태에서 키를 올리고 돌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2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스프링, 길쭉한 돌출부가 아래로

 

금속키 자체를 돌려도 되지만 스프링 부분을 고정시킨 뒤 커버 전체를 돌리는 방법도 있다는 점 참고하시면 되겠네요.

돌리고 돌리고~

 

어찌저찌 하다보니 이식은 완료했습니다만 문제가 있습니다. 금속키 부분도 이식을 했는데 뭔가 예쁘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폴딩키 부분의 작동이 이상합니다.

원래는 키를 접으면 폴딩 버튼이 툭 튀어나오면서 락이 걸려야 하는데 그렇지를 못합니다... 여기서 또 2시간 정도를 허비했습니다. 혹시나 제가 잘못 설치를 했나 싶어 10번 넘게 분해조립을 했던 것이죠.

아래사진을 보면 가품에 정품키를 넣으니 키를 끝까지 밀어 넣어도 버튼이 튀어나오지 못했고 반대로 정품에 가품키를 넣으니 다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버튼이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폴딩키지만 폴딩이 이상하다...

 

아 몰라. 그냥 일단 기판이 살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차량으로 가서 버튼을 눌러봤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다행히 기판은 멀쩡했던 것이 확인되고 작동도 잘 됩니다.

다행히 작동은 된다만...

 

전방 수류탄!

이렇게 폴딩키를 이식한 뒤 재미난 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분명히 키를 접은 뒤 던져보면 열쇠가 열리면서 주변 사람이나 여러분들의 반려동물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방 수류탄~

 

이렇게 폴딩키가 제대로 잡지 못하는 이유는 분석 결과, 금속키의 미세한 각도와 크기 차이 그리고 금속키를 커버 안쪽에서 잡아주는 조그마한 홀더의 돌출된 부분의 각도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주변의 열쇠집에 가서 막대키 복사를 요청했지만, A/S가 안되네 뭐네 잔뜩 조건을 거시길래 그냥 지금은 폴딩키를 버리고 예전에 쓰던 스페어키를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렇게 4천원이 증발했습니다.

 

오늘의 교훈은 2가지 입니다.

  1. 키를 정말 살리려거든 정품키를 사용하자.
  2. 키를 살릴 바에 차를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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