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궁금증이 많은 마이라이드 입니다.
제 취미 중 하나가 중고차 사이트에서 이런 저런 차량들 구경하는 것인데요. 어떤 차량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차량을 구경하다보니 조금 낯선 장면이 하나 보입니다. 바로 아래 사진과 같이 계기판에 '차량운송모드'라고 쓰인 화면이 나오는 것이죠.
오래된 차량들의 경우에는 해당사항이 없을 가능성이 높고 사실 중고차에서 이게 남아 있을 필요도, 있어서도 안되는데 남아 있어서 조사를 한 번 해봤습니다.
오늘은 이 차량운송모드에 관한 정보와 해제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건데, 그냥 해제 방법만 궁금하신 분들의 경우 스티어링휠에 있는 'OK'버튼만 길게 누르고 있으면 해결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차량운송모드도 사실 알고 보면 별게 없는데, 제가 조사하고 공부한 기록을 남기는 정도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가볍게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주관적인 판단이 좀 들어갔으니 fact로 생각하시기 보다는 킹리적 갓심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이 차량운송모드에 대한 정보는 취급설명서에는 내용이 없습니다.
1. 차량운송모드를 영어로 하면?
저 한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인지라 바로 'delivery mode'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 뿐만은 아니겠죠? ㅋㅋ 운송모드니 그냥 직역을 한 것이죠. 포스팅에 앞서 꽤나 공부를 해야만 하는 주제이다보니 검색을 해봤는데 국내에서는 대부분 운송모드를 끄는 방법 정도만 공개되어 있고 여기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분들을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알아보기 위해 영어로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해외에서는 대부분 'shipping mode'라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차량은 초대형 선박을 통해서 해외 생산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그렇게 명명한 것 같더군요.
2. 다른 모드도 있다!
참고로 shipping mode말고도 factory mode도 있고 shipping mode와 유사한 dealer모드도 있습니다. 팩토리 모드에 대해서는 정보가 따로 없었고, 딜러모드나 쉬핑모드는 내용이 있었는데 둘은 굳이 구분지어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할 때는 customer mode로 전환되게 되는데 이 일반모드로 전환이 되고 나면 원칙적으로는 그 앞의 모드인 팩토리, 딜러 그리고 쉬핑모드로 넘어가지는 말아야 하는게 정상입니다.
딜러(쉬핑)모드에서 스탠다드모드로 넘어갈 때는 별도의 조작으로 넘어가거나 아니면 특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자동으로 넘어가게 만들어져 있고,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내 차량의 따끈따끈하던 신차 때로 시간을 돌이키시려고 시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포기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능은 합니다. 다만 현대자동차에서 가지고 있는 태블릿이나 스캐너 등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3. 미국도로교통안전국의 자료
차량운송모드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의 자료는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확인한 자료입니다.
이 모드는 배터리 암전류(dark current) 컨트롤 세팅이라고 하는 것인데, 다들 예상하신대로 차량의 배터리 충전 상태(SOC, state of charge)를 보호하기 위한 모드입니다. 제조사에서는 운송 또는 전시 보관할 때 이 모드를 활용하다가 고객에게 인도할 때는 스탠다드모드(customer mode)로 전환할 것을 추천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누적주행거리가 600km가 되면 팩토리/딜러/쉬핑모드에서 일반모드로 자동 전환된다'는 것 입니다. 그러나 대각선으로 주행을 해도 600km가 안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아무리 먼 곳으로 탁송을 해도 600km가 되지 않으니 탁송 담당자가 별도로 모드를 변경하지 않으면 샘플처럼 차량 계기판에 '차량운송모드'가 그대로 떠 있게 되는 것 입니다.
제조사의 권장사항에 따라 혹시나 본인 차량에 '차량운송모드'가 떠 있는 분들이라면, 스티어링휠에 있는 OK버튼을 길게눌러 모드 화면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시면 됩니다. 제가 첫 번째로 업로드한 사진을 유심히 보면 'OK 길게 누름 : 해제'라고 쓰여있죠?
4. 이 모드가 왜 필요한거야?
전기적인 지식이 없다보니 처음에 'dark current'라는게 뭔가 어두운 현금흐름? 그럼 지하경제? 막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고 암전류라고도 하고 다른 말로는 기생소모(parasitic draw)라고 하는 것 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어렵죠? 우리에게는 '도둑전기'라고도 알려진 것이 바로 이 개념입니다. 쉽게 말해 차량이 시동을 종료하고 일정시간(5~20분)이 지나면 슬립모드로 전환이 되면서 더 이상 전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아주 조금씩은 사용하게 됩니다.
그렇다보니 차량이 바로 주행하여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운송 상태나 전시 상태 등에서는 배터리 상태를 확인해줘야하고 전기 사용을 최소화 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런 모드가 있는 것 입니다. 아마 별다른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고, 시동이 꺼진 상태(key off)에서 암전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량을 자장자장 재우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혹시나 이 모드를 그냥 둔 채로 차량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상시 블랙박스가 자주 꺼진다거나 하는 정도는 경험할 수 있을 것 같고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처럼 연비나 출력이 떨어진다는 건 말이 좀 안된다고 판단됩니다. (다른 제조사는 모르겠고 현대기아에 한정)
이 도둑전기를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경우는 그게 뭔가... 하실 수 있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사례들을 보면 이 도둑전기 때문에 수백만원 이상을 지출하신 분들도 있고 많이 알려진 고장이 아니다보니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시처럼 정말 해결하기 어려운 것 중 하나로 보입니다.
마침 한국자동차공학회에 게재된 '사례기반의 암전류 원인 진단 모델링 및 표준화'를 읽어보면 내용이 길지 않고 어렵지 않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자동차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쭉 읽어보시면 차덕력이 조금 더 올라감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아마 예전 차량들에는 없었고 필요성도 크게 느낄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이 암전류가 아닌가 합니다. 예전에는 '자동차'라 하면 '기계식'에 더 가까웠으니 말이죠. 그러나 이제 '기계식'은 점점 줄어가고 '전기/전자식'은 점점 더 많아지고 복잡해지다보니 이러한 니즈와 기술 그리고 연구가 뒷받침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전망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현대자동차에서도 아마 전장 장비가 대폭 증가하던 시점인 2017년 전후로 이 기능에 대한 준비를 한게 아닌가 싶고 관련된 특허 출원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하여 또 하나 배워감에 감사드리며 글 마무리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 > 자동차 관련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산 4륜구동(AWD) 차량 총 정리 2편 - 현대(7모델/12종) (4) | 2021.12.15 |
---|---|
요소수 주입구 위치가 희한한 쉐보레 캡티바(+캡티바 요소수 용량) (0) | 2021.12.14 |
더뉴그랜저 메모리 시트 1초만에 설정하기와 초기화 방법 (2) | 2021.12.13 |
저렴이(6900원) 코시 앞쏠림방지 송풍구 거치대 리뷰(JST2097AT) (0) | 2021.12.10 |
공회전 30초 vs 공회전 5분, 냉각수 온도 90도 도달 실험 (2) | 2021.12.07 |
쉐보레 2021년 12월 전차종/차량별 가격표 및 혜택 정리 (0) | 2021.12.01 |
더블 필라멘트 전구, 어떤게 미등이고 어떤게 정지등일까? (0) | 2021.11.26 |
섭씨 0도, 5분간 공회전 했을 때 엔진온도는 얼마나 오를까? (0) | 2021.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