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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회전 30초 vs 공회전 5분, 냉각수 온도 90도 도달 실험

마이라이드 2021. 12. 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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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작질의 대가 마이라이드 입니다.

자동차 스캐너인 인포카 구입해두고 그냥 하루 한 번 에러 진단 정도만 확인하는 수준으로 쓰다가 겨울이 되니 실험할 것이 많아져서 좋네요.

요즘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춥습니다. 더 이상 가을 느낌이 나지 않고 그냥 겨울이네요. 겨울이 끝나면 항상 어디 넣어 둔건지 기억이 나지 않던 성에 제거기를 찾아들고 앞유리에 내려 않은 얼음을 긁어내며 하루를 시작하게 되네요.

블리자드를 맞은 아베오


최근에 제가 겨울철 공회전할 때 1분 단위로 냉각수 온도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실험해 봤었는데 이어서 이번에는 5분 공회전과 30초 공회전 후 출발하였을 때 냉각수 온도가 90도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해보는 실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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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에 사용한 차량은?

2011년식 아베오 5도어 1.6 엔진의 순정 차량에 5단 수동 변속기가 들어간 똥차입니다. 1.6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고 누적 주행거리는 25만km이며 엔진오일은 5W-30 점도, 교체 후 대략 5개월 7,000km를 사용한 상태입니다.

 

왜 냉각수 온도인가?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 똥차 아베오는 엔진오일 온도 센서가 없는건지 스캐너에 정보가 뜨지 않기 때문에 냉각수 말고는 온도를 측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계기판에 냉각수온 게이지도 없습니다...(아니 센서는 있으면서 안만든 이유는 또 뭐야).. 현대의 N모델들을 타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오일 온도를 표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나중에 차량 교체하게 되면 엔진오일 변화 실험도 시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왜 90도인가?

아무래도 냉각수 온도가 더 이상 크게 변화하지 않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엔진오일이 아니라 절반이 물로 이루어진 냉각수는 물이기에 100도 이상으로 끓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할겁니다.(근데 아베오는 108도까지 오르던데?) 따라서 90도를 넘게 되는 순간부터는 그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고 거의 90~100도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기준점으로 잡게 되었습니다.

 

실험 환경

실험은 2일에 걸쳐 진행되었고 공회전 시간 이외에 인적인 변수를 최대한 통제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동일한 장소에서 출발하여 동일한 경로로 움직였으며 주행 패턴은 어쩔 수 없이 달라지겠지만 최대한 비슷하게 운전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외부 기온은 제가 어떻게 통제를 할 수가 없기에 하늘의 뜻에 맡겼고, 다행히 두 날짜의 아침 기온은 1도 차이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1. 5분 공회전 후 출발

차량에 있는 외부 온도계 기준으로 섭씨 0도에 첫 시동을 걸게 되었습니다.

5분 공회전 실험 시 외부 온도

 

아래 그래프를 보면 파란색선이 냉각수 온도이고 빨간색이 속도(시속)을 나타냅니다. 5분간 공회전을 했기 때문에 초기 그래프의 빨간선은 0에 머물고 있는데 파란색 냉각수 온도는 조금씩 올라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래 그래프 의 노란색 세로 막대선은 냉각수 온도가 최초 90도에 도달했을 때를 나타낸 것 입니다.

공회전 5분 후 출발 운행 기록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니 09시 27분에 냉각수 온도가 섭씨 90도에 도달했다고 기록이 되어 있네요. 마지막에 실험 결과를 요약할테니 그냥 쭈욱 보시면 됩니다.

5분 공회전 후 냉각수 온도 90도 도달 시각

 

2. 30초 공회전 후 출발

외부 온도계가 섭씨 1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제와는 1도 차이가 나네요.

30초 공회전 실험 시 외부 온도

 

30초 공회전 후 출발은 은근히 정신이 없습니다. 겨울철에는 버릇처럼 일단 시동을 걸고난 뒤 폰을 세팅하고 안전벨트도 메고 사이드미러도 펴느라 분주하기 때문에 30초가 무슨 찰나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출발하자마자 꽤 높은 언덕을 하나 지나야 하기 때문에 냉각수온이 조금은 더 오르고 출발하는 편이지만 이날은 실험을 위해 제 차를 좀 학대 했습니다.

공회전 30초 후 출발 운행 기록

 

동일하게 냉각수 온도가 90도에 도달한 시간은 08시 52분경으로 확인이 됩니다.

30초 공회전 후 냉각수 온도 90도 도달 시각

 

실험 결과 요약

<5분 공회전>

  • 첫 시동 시간 : 09시 12분
  • 첫 출발 시각 : 09시 17분
  • 90도 도달 시각 : 09시 27분
  • 90도 도달 소요시간 (시동 기준) : 15분
  • 90도 도달 소요시간 (운행 기준) : 10분

 

<30초 공회전>

  • 첫 시동 시간 : 08시 40분
  • 첫 출발 시각 : 08시 41분
  • 90도 도달 시각 : 08시 52분
  • 90도 도달 소요시간 (시동 기준) : 12분
  • 90도 도달 소요시간 (운행 기준) : 11분

 

첫 시동을 건 기준으로 보면 90도 도달 소요시간은 당연히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30초 공회전이 빠릅니다. 대략 3분 정도가 빠르네요. 별 차이가 아닌 것 같지만 전체 소요시간이 2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인 점을 고려하면 꽤나 차이가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 주행을 시작한 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이미 시작 온도가 다른 5분 공회전 때가 아주 조금 더 빠르긴 하네요. 그러나 차이가 확실히 미미하네요.

 

주관적인 깨달음

제가 이번 실험을 통해서 내린 뻔한 결론은 2가지 입니다.

우선 의외로 냉각수가 90도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꽤나 길다는 점 입니다. 주행을 시작하고 10분 안에 90도까지는 금방 도달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신호 대기 2번을 거친 후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 교통흐름에 맞는 속도인 90km/h까지 올린 이후에나 도달할 수 있다는 건 좀 의외였습니다. 고작 외부온도가 0~1도 정도일 때 이 정도인데, 언제 훨씬 더 추워지면 얼마나 차이가 날지 실험을 또 해봐야겠습니다.

그리고 극한의 추위가 아닌 요즘같은 추위 정도에서는 예열에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예열 해야지!!!"가 아니라 일단 시동 걸고 안전벨트도 착용하고 내비에 주소도 찍고 노래도 틀고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1분 정도는 걸리니 그 정도면 충분하고, 정작 중요한 건 운행을 시작한 뒤 조금 느긋하게 엔진을 사용하면서 서서히 엔진의 온도를 올려주는 것이 정말 필수적이라는 점 입니다.

뭐든 자연스럽게 오르는 게 좋잖아요? 자동차도 딱히 예외는 아니다, 이런 생각하면서 글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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