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서 기름통에 경유를 사봤습니다.

안녕하세요, 별 일을 다 하는 마이라이드 입니다.

아마 일반인분들은 저와 같이 주유소에 가서 차량이 아닌

기름통에 직접 유류를 구입하실 일이 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 때문에 구입을 해야만 해서 한 번 경험을 했는데 좀 헤맸습니다.

저도 면허 따고 10년 넘게 운전을 하고 있지만 태어나서 처음 하는 일이고,

대부분의 분들은 앞으로도 평생 구입할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저와 같이 어떠한 이유에 의해서 기름통에 기름을 구입해야할 때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요즘 캠핑이나 오지 캠퍼분들이 많아지다보니 직접 유류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기는 하나

사고의 위험성도 있고 유류에 대한 지식이나 위험물 관리 측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할 수 있으니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따라하거나 호기심을 가지거나 나쁜 마음을 먹고 구입하시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주유소에서 한 번 거절 당한 겨우 경우 구입해본 결과

 

일단 유류 사용 목적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거래하는 곳에 문제가 있어 방화하려는 목적은 아니구요,

소방펌프가 있는 건물에는 보통 디젤엔진이 있는데 (정말입니다. 자동차 엔진이랑 똑같아요.)

테스트나 기타 여러가지 이유로 경유가 조금씩 없어질 수 있습니다.

 

스프링쿨러 가동을 위한 디젤엔진 예시

 

그래서 소방법상 이 소방펌프의 연료통에는 적어도 80% 이상의 연료가 차 있어야만

혹시나 화재 시 충분한 시간동안 스프링쿨러에서 물을 뿜어 진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하면 즉시 연료를 보충해야 해서 경유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장 기름을 구입해야 하는데 2리터 생수통 이런 것은 사용할 수가 없으니

회사 건물을 돌아다니면서 그래도 크기가 조금 큰 통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 혹시 쓸만한 통 하나 없는지 여쭤보니 바로 하나 내어주십니다.

 

기름통으로 준비한 말통, 시도는 좋았다.

 

이 통의 출처는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무려 천연소금으로 원료를 만든 대농락스통이었습니다.

제가 구입하려는 경유의 양이 10리터 정도이고 통 자체가 11.6리터가 들어간다고 쓰여있으니 충분해 보입니다.

그리고 물을 300배 희석해서 사용할만큼 독한 락스통이니 유류 정도는 충분히 버텨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통을 열심히 씻어낸 뒤 말린 후 주유소로 눈누난나 향했습니다.

 

정체는 락스통...

 

통을 준비했고 이제 주유소로 가서 기름을 넣으면 되는데,

꼴랑 경유 10리터만 사면 미안할 것 같으니 주유원이 있는 주유소로 가서

먼저 제 아베오 차량에 기름을 가득 넣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호기롭게 락스통을 들고 내렸습니다.

경유 10리터만 여기 담아주세요!

 

그리고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를 받을까봐 사용 목적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했더랬죠.

처음에는 알았다하시더니 10초뒤 얼굴빛이 사색이 되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런 통은 사용이 불가하고, 가까운 철물점에 가서 기름통을 사오셔야만 합니다. 이런 통에 판매하면 불법이에요!

 

(상관없는사진) 첫번째 주유소에서는 거절 당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 어떻게든 기름통을 하나 구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셀프 주유소로 정했습니다.

아래사진과 같이 생긴 기름통을 준비하셔야 하는데 가만보니 2가지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주유소에서 말통에 기름 살때는 전용 기름통 준비 필수!

 

일단 이렇게 생긴 제리캔을 사용해야만 안전하게 주유가 가능해보입니다.

휘발유보다 경유의 노즐 지름이 더 굵은데 유류 전용 통이 아니면 입구가 좁아 다 쏟을 수 있고, 그러면 화재의 위험이 있습니다.

두번째는 뚜껑의 모습인데 일단 말통 상단에 유증기를 빼낼 수 있는 조그마한 코크가 있고, 주입구 뚜껑의 안쪽에 강력하게 밀폐할 수 있도록 별도의 내측 커버도 있어야 안전할 것 같았습니다.

 

쥬유기 노즐을 통 주입구 안쪽에 넣어야 안전하다.

 

평소에 차량 주유구 안쪽으로 노즐이 들어가다보니, 주유량을 보고 있자면

저 짧은 순간에 1리터가 들어가는게 맞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통에 쏴보니 통이 밀려나갈 정도로 강하게 뿜어져 나옵니다.

통이 쓰러지지 않도록 다른 손이나 발로 통을 잘 지탱하셔야 하겠네요.

 

10리터 경유를 받은 후에 살펴보니 약간 초록빛을 보이네요.

가솔린은 이렇게 받아보면 노란빛을 보이는데 그래서 손잡이가 노란색이고

경유는 초록색 또는 파란색으로 표시하나 봅니다.

 

모아둔 경유는 초록빛을 띈다.

 

저와 같이 주유소에서 기름통에 직접 유류를 구입하시려는 분들은 꼭 전용 기름통을 준비해야한다는 점 꼭 기억하시구요.

그리고 가끔 주유소에서 기름통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꼭 참고하시기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