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알아두면좋은정보

아내가 심상치 않다.(혹시 캔디크러쉬 사가 세계1등?)

마이라이드 2020. 9. 11. 00:00
반응형

안녕하세요, 마이라이드 입니다.

대략 2012년 즈음이었을까요?


아마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난 뒤 한국을 강타한 대표 게임이 바로

빼액 빼액 동물들이 소리를 지르던 애니팡과 쿵쿵 거리면서 이리저리 피해다니던 드래곤 플라이트였습니다.


카페에 가보면 이 두 게임의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고

한 때 하트가 부족해서 모르는 사람한테도 업무적으로 조심하는 관계에서도 심지어 불편한 관계에서도 하트 요청하고 서로 보내주기도 하고 그랬었죠.


그러다가 이 두 게임 모두 조금씩 잠잠해지다가

그 자리를 대처한 게임이 아마 캔디크러쉬 사가(Candy crush SAGA)가 아닐까 합니다.


<▲캔디그러쉬 사가 메인화면>


저는 주로 한 번 시작하면 시간 투입이 많이 되는 폰게임을 많이 하는 편인데

아내는 주로 크게 집중하지 않아도, 하다가 말아도 아쉽지 않은 종류의 게임을 선호하는 편 입니다.


아내가 심상치 않다. 혹시 세계 1등인가?


8월에 억수같이 비가 쏜아지던 시점에 업무에 너무 시달리다가 짧게 휴가를 떠났었습니다.

휴가지는 강원도 동해에 있는 팔고 싶지만 팔리지 않는 집에 가게 되는데

임차인도 받지 않고 그냥 비워두기 때문에 휴가지에 가도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그렇게 게으르고 느리게 휴가를 즐기고 있으면서 각자 자신의 폰을 만지막 거리는데

문득 아내가 뭘하는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저는 모바일 배틀그라운드를 이래저래 하고 있었는데 본인은 캔디크러쉬 사가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아직도 하냐고 물어봤는데 '더 이상할 게 없다'고 합니다.


뭔 소린가 싶어 폰을 좀 들여다 봤더니 정말 더 이상 도전할 수 있는 판이 없고 정말 현재까지 공개된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 해놨습니다.

결국 '끝판'을 깨고 업데이트가 되길 기다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믿을 수가 없어 제 폰으로 동일한 게임을 다운 받아 봤습니다.

참고로 제 폰은 갤럭시노트8이고 아내폰은 아이폰8입니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는 무려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억을 넘긴 대박게임이네요.

로그인을 하고 리더보드에서 봤더니 일단 제 폰에서는 아내가 검색되지 않습니다.


<▲캔디그러쉬 사가 구글스토어 화면>


아마 이 리더보드가 적어도 안드로이드와 iOS 간 호환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에서는 5,662 스테이지에 있는 Ciara라는 슬로바키아 유저가 레벨 1등이고

순위에서는 roc라는 한국 유저가 1등인 것으로 나옵니다.


<▲캔디그러쉬 사가 안드로이드 현재레벨 순위>

<▲캔디그러쉬 사가 안드로이드 순위>


다시 아내의 순위를 봅니다.

7,685 스테이지를 완료해놨고 정말 더 이상의 레벨이 없네요.


<▲캔디그러쉬 사가 iOS 7685 스테이지 클리어 화면>


리더보드는 보니 현재 레벨은 아내가 7,685로 1위, 2위는 한참 아래에 있는 6,500에 있네요.

순위에서도 아내가 1위이고 122점이 2등인데 순위는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캔디그러쉬 사가 iOS 현재레벨 순위>

<▲캔디그러쉬 사가 iOS 순위>


더 충격적인 것은 아내나 저나 게임을 할 때 과금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 입니다.

10원짜리 하나에 목숨을 거는 성격이라 오히려 제가 과금 하고싶으면 하라고 하는 편입니다.

정말 이 정도할 때까지 돈 1원 쓴 적 없냐 물어보니 정말 안되는 판이 있을 때 고민한 적은 있는데 결코 없다고 하네요.


조금 오버스러울 수 있지만 이러한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묘하게 마음이 편해집니다.

저는 끝도 없이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편이고 하나를 오랫동안 잘 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2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 이 블로그가 제게는 단순히 블로그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저에 비해 아내는 뭘 하나 시작하면 제대로, 오랫동안 하는 편이구요.


생김새도 체형도 성격도 능력도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결혼 후에 외부 도움없이 묵묵하게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부족한 것들 중 많은 것을 아내가 가지고 있고 

모난 성격에 일을 늘 어렵게 만드는 제 성격과는 다르게 아내는 늘 솔직하고 간단명료합니다.


덕분에 어떠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아내의 도움이 결정적으로 도움이 될 때가 많고

머리가 복잡해지거나 마음이 좋지 못할 때도 친구보다 아내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 참 감사하고 있습니다.


늘 못해준게 많고 괜히 나한테 시집와서 고생하나 싶은 생각이 들때마다

작은 것 하나에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아내를 보면서 이 사람 참 고맙고 나는 복받은 사람이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분위기 편지?


To. MY


캔디크러쉬 사가에 정말 어려운 스테이지를 만났을 때 별 생각없이 과금할 정도로 잘 살지는 못하더라도

늘 묵묵히 이겨낼 때까지 도전해서 앞으로 우리네 삶의 끝판에 도달할 때까지 나랑 잘 살아보자.


삐걱 거리는 15년된 썩은 차 타게 해서 미안하고 조그마한 남의 집에 살게 해서 미안하다.

그래도 넘치는 삶은 못살아도, 부족해도 남 눈치보지 말고 떳떳하게 하고싶은 일 맘껏 하면서 그렇게 살자.


가장 예쁠 나이에 내게 와줘서 고맙고 가장 젊은 오늘도 내 옆에 있어줘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그나저나 혹시나 캔디크러쉬 사가 점수가 제 아내보다 더 높은 분 계시면 댓글 좀 달아주세요.

캔디그러쉬 사가 홈페이지에 보니 리더보드가 있는데 이 점수는 커뮤니티 점수랑 게임 점수가 포함된 것 같네요.

https://community.king.com/en/candy-crush-saga/activity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