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2019년식 투싼이 한 대 있습니다. 연식이 5년 가까이 되었지만 그래도 블루링크도 지원하니 스마트폰 앱으로 미리 시동을 걸어둘 수 있어 이번 여름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선택 옵션으로 출고 내비게이션이 들어가 있는 차량이다보니 차량 자체에 있는 내비도 쓸만합니다. 스마트폰의 내비가 실시간 교통 상황을 반영하게 되면서 성능면에서 최고임을 여전히 자랑하고 있긴 하지만 현대차량에 들어가는 순정 내비게이션도 이제 무선 인터넷이 되다보니 꽤나 좋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죠.
하지만 5년 전과 지금의 차량을 비교해보면 다른 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내비게이션의 종류'입니다. 이제는 업데이트 자체도 완전히 무선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차량에 저장장치를 넣고 뺄 일도 사라졌지만 오늘의 실험 대상이 되는 2019년식 투싼TL 후기형의 경우는 다소 오래된 'SD카드'를 씁니다. 마이크로가 아니라 일반 SD카드 입니다.
다소 답답한 내비게이션 가동 시간
제가 테스트한 투싼에서 사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의 종류는 정확하게 '표준형 5세대 블루링크' 내비게이션 입니다. 연식과 차량들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다른데 투싼의 것은 딱 아래와 같이 생겼습니다.
시동을 걸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구동되면서 아래와 같이 내비게이션을 켜고 현재 위치를 잡게 되는데 이때 구동 시간이 약간 걸리더군요.
보통의 운전자가 시동을 걸고 안전벨트를 메고 미러들을 체크하거나 하는 시간 동안 내비게이션의 세팅이 완료되어야 하는데 천천히 운전 준비를 하더라도 바로 내비를 사용할 수 있기보다는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좀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고성능 SD카드로 바꾸면 좀 더 빨라질까?
SD카드의 속도
제가 컴퓨터쪽에 관심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갤럭시S2를 쓸 때 외장메모리 카드를 넣을 수 있었기 때문에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는 '속도 클래스' 기준으로 무조건 숫자가 높을수록 좋다, 더 쉽게 말해 'Class 10'이 가장 좋다 이정도 수준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메모리의 발전이 계속 이루어지게 되면서 추가적인 속도 클래스 기준이 생겼더군요. 'UHS속도 클래스'와 '비디어속도 클래스'라는 것이 추가되었더군요.
자세한 건 저도 잘 모르겠지만 UHS에서는 컵 안에 숫자가 높을수록 좋고, 더 중요한 것은 U1이나 U3 규격도 이제는 구형인지라 더 높은 수준을 표시하기 위해 로마자로 표기를 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컵과는 별개로 UHS-Ⅰ, UHS-Ⅱ로 구분되는데 당연히 로마의 숫자가 높은 것이 고성능이고 표현할 때는 로마글자만 씁니다. (Ⅰ=최대 104MB/s, Ⅱ=최대 312MB/s)
요즘 유튜브가 대세인 것처럼 고화질 영상을 담아야하다보니 영상에 최적화된 클래스 기준인 비디오 속도 클래스가 생겼는데 V글자 뒤에 붙는 속도가 높을수록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래의 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V는 90이 가장 좋은거라 하겠습니다.
저장용량은 다다익선? No!
위에서 속도를 기준으로 보면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죠.
클래스10+로마자 Ⅱ+V90까지 들어가고 저장용량은 256GB? 512GB를 사면 될까?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다행히(?) 그러시면 안됩니다. 왜냐면 차량(또는 기기)의 하드웨어에서 지원하는 최대 저장용량의 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블랙박스에서 사용하기 위해 마이크로 SD카드 512GB를 구입했다가 알고보니 최대 지원 용량이 128GB여서 사용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현대차량의 경우 아래와 같이 '저장공간 32GB 이하의 것을 사용하라'고 명시가 되어 있으니 이 기준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SD카드를 차량에서 인식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다행이라고 말씀 드린 이유가 저장용량이 작을수록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출고 SD카드의 성능은?
일단 제가 구입한 것은 샌드스크의 익스트림 프로 32GB를 구입했습니다. 구입해둔지 시간이 좀 지나서 최신품은 성능이 조금 더 개선이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일단 스펙은 클래스10, UHS-Ⅰ, V30입니다. 가격은 대략 1~2만원 정도 했었던 것 같네요.
차량이 출고될 때부터 들어가 있는 SD카드를 함께 보면 클래스10이라는 명시만 있고 다른 건 표현되지 않은 걸보니 클래스10만 만족을 하고 나머지 UHS나 V규격은 거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권장사항에 보면 '용량은 32GB, UHS-Ⅰ 이상'이라고 명시 해놨으니 양심적으로 UHS-Ⅰ은 만족시키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이거 글쓰면서 알았네요.. 중복투자인가..)
물론 제조사에서는 '우리가 판매하는 SD카드만 사용하라'고 안내하고 있으나 저는 경험상 굳이 그걸 따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성능 SD카드 가격은?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앞서 언급했던 클래스10, UHS-Ⅱ, V90 모두를 만족하는 32GB 용량의 SD카드의 가격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온라인몰에서 좀 찾아보니 있긴 하더군요. 가격은 6만원이 조금 넘는지라 조금 부담스럽긴 하네요. 그래서 제가 적당한 곳에서 타협을 한 것 같습니다.
제가 구입한 것에 표시된 것과 비교를 해보면 UHS-Ⅰ, UHS-Ⅱ의 내용이 반영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건 최대 속도가 95MB/s라고 표시되어 있는 반면 값비싼 SD카드는 무려 300MB/s라고 표시되어 있네요.
출고 SD카드 vs 고성능 SD카드 비교 실험
각각의 카드를 동일하게 업데이트를 받은 뒤 차량의 시동을 껐다가 켰을 때 '내비게이션 준비 중입니다' 화면에서 이제 내비를 사용할 수 있는 화면으로 바뀌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비교를 해봤습니다.
그다지 과학적이지도 전문적이지도 객관적이라고도 할 수 없긴 하지만 뭐 전문가는 아니니 참고만 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실험 결과 소요된 시간 차이
- 출고 SD카드 : 약 18초
- 구입 SD카드 : 약 16초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비교해본 결과 소요된 시간은 약 2초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1초 정도라면 저의 반응속도 차이라고 하겠지만 2초 정도면 실제로 차이가 나긴 난다는게 저의 결론입니다. 사실 막 체감이 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2초 정도면 2만원 안쓰고 기다릴 수 있어!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 저도 찍어둔 영상을 다시 보니 차이가 나는게 조금 더 있긴 하더군요.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구동되기 시작하고 이제 시작을 알리는 동의 화면이 나옵니다. 현대/기아 차량 오너분들은 이 화면이 익숙하시겠죠.
그런데 처음에 화면이 뜨는 그 순간에 SD카드 종류에 따라서 '동의함' 또는 '언어' 버튼의 활성화가 이루어지는 시간이 다르더군요.
출고 SD카드는 아래의 사진 중 위의 사진과 같이 활성화가 되지 않아 글씨가 희미한 상태가 있었지만 새로 구입한 SD카드에서는 비활성화 상태 없이 화면이 뜨는 그 순간 바로 활성화 되어 있더군요.
닫는 글
제 실험 결과 '빠르긴 한데 많이 체감될 정도는 아니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출고 SD카드의 스펙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 있고 제가 차량의 오너가 아닌지라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2초라는 시간이라면 거의 10% 가까이 시간이 단축된 것이고 앞뒤 화면의 전환까지 고려한다면 빨라진건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6만원짜리 값비싼 SD카드를 쓰면 어떨까요? 저는 추가적으로 구입할 예정은 없어 실험을 해보진 못하겠지만 만약에 제 차라면 저는 한 번 시도를 해볼 것 같습니다.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그렇게 고성능 SD카드의 읽기 속도를 지원할지가 중요한데 저희로써는 알길이 없으니 좀 아쉬운데 혹시 관련 내용 알고 계신 분들 계시면 댓글로 정보 공유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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