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제주에 사는 친구녀석이 있습니다. 지금 차는 8세대 쏘나타 전기형 하이브리드, 이전 차량은 SM3였죠. 두 차량의 가장 큰 차이는 차급이 아니라 '옵션 트림'이었습니다.
SM3는 변속기마저 수동인 완전히 순수 무결한 '깡통 트림'이었죠. 그래서 그 녀석은 거기에 한이 맺혀 차를 바꾸면서 묻따말고 '풀옵션'을 사겠고나 호언 장담을 했고 결국 완전히 넣을 수 있는 걸 다 때려넣은 '풀옵션'을 사게 되었죠. 그런데 며칠 후 전화가 옵디다.
야, 전동 트렁크가 없다?
네. 그렇습니다. 그랜저를 산다는 녀석을 겸손하게 쏘나타 사라고 등떠민게 접니다.
이렇게 전동식 '파워트렁크'의 역사는 중형차에겐 혹독한 역사였습니다. 8세대 후기형 쏘나타인 '디엣지'에 와서야 처음으로 파워트렁크가 들어가게 된 것이죠.
이번 쏘나타 디엣지로 차량을 바꾸신 분들은 아무래도 이전 차량이 경차/소형차/준중형차나 동일한 중형차이지만 오래된 차량에서 넘어온 분들이 많으실 것 같고 높은 확률로 '파워트렁크가 처음'인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왕 파워트렁크가 달린 차를 구매하신 거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봤습니다.
1.전동트렁크, 공짜야?
아니죠. 이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작정하고 트렁크를 키운 5세대 신형 싼타페와 같이 특정 차량이 아닌 이상 전동식 파워트렁크가 공짜가 아닙니다.
일반 가솔린 모델을 기준으로 보면 트림은 프리미엄▶익스클루시브▶인스퍼레이션 이렇게 3단계로 구성이 되는데 기본 트림인 프리미엄에서는 모든 옵션을 다 때려 넣어도 전동트렁크를 가질 수가 없고 약 3,200만원에 달하는 익스클루시브 등급을 선택해야만 '스마트파워트렁크'라는 이름의 전동트렁크가 들어갑니다.
주의하실 점은 '스마트트렁크'와 '스마트파워트렁크'가 다르다는 점 입니다. 일반 스마트트렁크는 살짝 열어주는 것만 해줄 뿐 닫아주질 않습니다. 우리에게 '전동 트렁크'란 아주 스무스하고 젠틀하게 닫아주는 걸 의미하니 혼동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2. 달리면서 열 수 있나요?
이런 괴짜같은 질문을 하실 수 있는데 일단 '가능은 합니다'. 그런데 취급 설명서에 보면 3km/h 이상 속도에서는 트렁크를 열 수 없다고 하니 정지 상태에서 열어두고 달리거나 브레이크에서만 발의 힘을 살짝 빼는 정도의 속도에서는 작동 가능하지만 달리는 도중에 트렁크를 열 수는 없는 것이죠.
만약 영화에서 달리던 차량에서 트렁크가 전동식으로 쫙 열린다면 일단 쏘나타 디엣지의 익스클루시브 등급은 아닐거라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3. 전동트렁크가 너무 좋아 계속 여닫는 중이에요!
네! 우선 축하는 드리고 그 마음은 잘 알겠지만 제발 그만하세요! 안그러면 방전이 나서 보험사를 불러야 할 수 있습니다. 차량 시동이 완전 꺼진 상태에서도 작동하는 몇몇 옵션들이 있습니다. 가령 차량 내부의 천장 조명이나 비상등, 스티어링 휠에 있는 혼(Horn) 등이 있죠.
그런데 전동식 파워트렁크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차량의 짐을 꺼내는 등 다양한 환경에 대응을 해야하기 때문에 작동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은근히 전기 소모량이 많다는 겁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무거운 금속 덩어리를 들었다놨다 해야 하니 전기 모터에서 요구하는 전기의 용량이 상당할테죠.
그래서 취급설명서에 보면 '시동이 꺼진 상태로 파워 트렁크를 10회 이상 작동하면 배터리 방전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용자라면 테스트를 해보셔도 무방하겠지만 말리고 싶군요.
그렇다면 이런 호시김도 생길 수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이 큰 하이브리드는 100번 정도 가능할까?
응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가지고 있는 고전압 배터리는 '구동에 관여하는 배터리'지 전장 제품 그리니까 차량의 전조등이나 파워트렁크를 포함한 각종 편의장비를 위한 전기는 엔진룸 안에 있는 12v 배터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쏘나타 디엣지의 취급설명서를 봐도 동일하게 방전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 리셋 버튼을 누르고 시동을 걸어서 충전을 할 수 있으니 충방전을 반복하면 100번은 가능할 것 같은데 굳이 해보고 싶진 않습니다.
4. 전동트렁크가 닫히질 않아요. 고장났나요?
예.. 뭐 고장일 수도 있는데 먼저 확인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전동 트렁크는 트렁크 안쪽에 스마트키가 있다는게 인식이 되면 트렁크를 닫질 않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스마트키를 소지한 차주가 납치를 당해서 트렁크에 갖히는 걸 막기 위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파 간섭 방지 목적이나 차문이 잠긴 채로 트렁크에 실수로 키를 넣은 상태로 닫았을 때 외부에서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함일겁니다.
특징은 트렁크 안에 스마트키가 있는 상태에서 외부에서 버튼을 누른다면 차량에서 경고음을 내면서 트렁크를 닫지를 않으니 혹시나 실수로 가방 등에 다른 키를 넣고 문을 닫으려 한 건 아닌지 먼저 확인을 한 다음에 고장을 의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5.스마트키로 여는데 한 번 열리기 시작하면 낙장불입 인가요?
아닙니다. 다만 스마트키로 트렁크를 열거나 닫을 때 작동 방식이 다르다는 걸 이해하면 좋습니다.
우선 대부분의 이런 여닫는 기능이 있는 것들은 '닫을 때' 사고의 위험이 커집니다. 열릴 때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겨우 트렁크 리드 위에 따뜻한 카페라떼를 올려뒀는데 그냥 열어서 트렁크로 음료가 쏟아지는 정도일테죠. (아니 이게 더 큰건가?)
하지만 닫을 때는 손가락 등이 끼일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더 위험한게 맞기 때문에 닫을 때는 운전자가 스마트키의 버튼을 끝까지 누르고 있어야 하고 반대로 열 때는 원터치로 열리는 것이죠.
그러니 파워트렁크가 열리기 시작했는데 멈추고 싶으면 다시 버튼을 한 번 클릭하면 열리다가 버튼을 누른 순간 멈추게 되고 닫을 때는 버튼에서 손을 떼는 순간 멈추고 경보음을 알려주게 됩니다. 이제 이해 되셨죠?
같은 방법으로 차량 실내에 있는 버튼을 눌러 여닫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닫을 때는 길게 누르고 있어야 하고 열 때는 원터치인 것이죠.
6. 트렁크 안에 버튼 2개 중 좌물쇠는 뭔가요? 봉인인가요?
아.. 사실 이거 저도 몰랐던 건데 보통 트렁크 안에 버튼이 2개 입니다. 현대 차량들의 경우 누가봐도 차량 트렁크 닫는 버튼이 하나 보이실테고 그 옆(보통 오른쪽)에 좌물쇠 버튼도 보이실텐데 두 개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일단 개폐 버튼은 단순히 트렁크만 열고 닫는 기능을 하고 좌물쇠 버튼은 스마트키를 소지한 상태에서 주행을 다 마쳤으니 트렁크에서 짐만 꺼내서 집에 갈 때 이 버튼을 누르면 트렁크가 닫히면서 모든 차량의 도어도 함께 닫는 기능을 합니다.
그러니 좌물쇠 버튼은 완전히 차를 모두 잠그고 떠날 때 마지막으로 버튼을 누르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7.트렁크가 원하는 만큼만 열리면 좋겠어요.
전동트렁크는 열리는 정도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설정▶차량▶도어▶파워트렁크 열림 높이 에서 설정을 할 수 있으니 원하는 수준으로 설정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간혹 일부 차량들은 전동 트렁크를 열린 상태에서 수동으로 원하는 만큼 열거나 닫은 상태에서 트렁크 안쪽에 있는 열림 버튼을 길게 누르면 그 상태의 개폐 정도를 저장했다가 앞으로 그 정도만 열어주는 차량들이 있는데 쏘나타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이 차량은 일정 수준 이상의 힘으로 움직이면 차량이 감지해서 파워트렁크가 작동해버리기 때문입니다. 즉 어느 정도 열린 상태에서 닫으려고 내리면 차량이 '아~ 닫을거야? 닫아줄게' 하면서 닫아버리는 것이고 열려고 하면 '아~ 열거야? 열어둘게'라면서 전기의 힘으로 열어버리는 것이죠.
그러니 괜히 차량 힘겨루기 하지 마시고 인포 시스템 모니터에서 주어진 값들 중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8.트렁크가 좀 이상해요. 리셋할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간혹 선루프가 이상하게 닫히는 차량들의 경우 리셋을 하면 스스로 자리를 학습한 뒤 자리를 잡게 되는데 아주 간혹 트렁크도 그럴 수 있습니다.
리셋하는 방법은 일단 시동을 끄거나 ON 상태에서 트렁크 내부의 닫힘 버튼을 먼저 누른 상태에서 외부에서 누르는 버튼을 누르고 기다린 뒤 손으로 끝까지 눌러 닫으면 됩니다. 이 상태에서 외부 열림 버튼을 눌러 열면 '삐삐' 거리는 소음과 함께 트렁크가 열리는데 중간에 멈추면 안됩니다. 조금 기다리셔야 합니다.
9.납치를 당해서 트렁크 안이에요/방전이 나서 트렁크를 못열어요
일단 납치를 당하셨으면 먼저 112에 신고를 하세요. 그게 아니고 탈출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면 트렁크 안쪽에서 잘 찾아보면 수동으로 여는 버튼이 보이실겁니다. 야광 스티커까지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몇 번 뒤적거리면 밝게 빛날테니 잘 찾아보시면 됩니다.
그보다 큰 문제는 배터리 방전난 뒤 트렁크를 여는 방법입니다. 이거 모르면 절대 못엽니다. 방전이 났고 차키는 가지고 있다면 일단 차의 문을 열어줍니다. 특히 운전석 뒷문을 열어줍니다.
문을 열고 시트 모서리를 보면 플라스틱 커버가 보일 것이고 이 커버를 벗겨내면 안쪽에 굵은 와이어가 보일겁니다. 이 와이어를 잡아 당기면 방전 상태에서도 트렁크를 열 수 있는데 와이어의 장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손으로 잡아 당기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다만 긴급하다면 끝까지 계속 잡아당기면 트렁크를 열 수 있습니다.
닫는 글
훈화야. 미안하다. 나도 그때 그 쏘나타에 파워트렁크 없을 준 몰랐다. 없는 줄 알았으면 그랜저 사라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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