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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리면 3,2,1,0? 카운트다운 아닙니다. 전조등 각도 조절장치(HLLD) 바로알기

마이라이드 2023. 9.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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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저는 업무(?) 특성상 렌터카나 카셰어링으로 다양한 차를 많이 타보는 편 입니다. 그런데 탈 때마다 한 숨 나오는 것들이 있으니 대표적인 것이 바로 차량의 '조명' 관련된 것 입니다.

전조등 조절 스위치에 알아서 판단해서 끄거나 켜주는 'AUTO'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OFF상태로 되어 있는걸 보면 이전 운전자가 높은 확률로 '스텔스 차량'으로 다녔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대중적으로 잘못 사용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헤드램프 각도 조절 스위치'의 상태입니다. 모르면 그냥 두고 타면 되는데 많은 경우 '이게 뭐지?'라는 호기심으로 만지작 거리다가 '초기 세팅값이 뭔지 모르니' 그냥 가장 높은 숫자가 뭔가 듬직해서 제일 높은 숫자인 '3'에 두고 타고 다닌 것이죠.

3,2,1,0 카운트다운인가?

 

여기까지 읽어보시고 숫자 '3'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은 정독해보시길 권해드리고 '3'의 의미를 아는 분들이라도 '최대 승차인원+최대 적재환경'에서 3이 아니라 '1인 운전자+최대 적재환경'에서 3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끝까지 함께 알아보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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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전조등 각도 조절장치?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데 영어로는 HLLD(=Head Lamp Leveling Device)라고 불립니다. 우리말로는 '광축조절장치(a.k.a. 전조등 각도 조절장치/전조등 높낮이 조절장치)'라고 불리는데 우선 이게 있는 차와 없는 차가 있습니다.

일단 있는 차와 없는 차의 차이는 헤드램프 성능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데 쉽게 설명하면 더 성능이 좋은 전조등(2,000루멘 초과)을 달려면 전조등 각도 조절장치가 필요한 것이죠.

아반떼스포츠의 HLLD

 

그러면 있는 차량들은 다시 조절 스위치가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구분이 됩니다. 보이지 않는다는 건 '자동으로 레벨링 조절'이 가능한 차량인 것이고 제 차량과 같이 스위치가 보이는 차량들은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동은 차량에 '차고'센서가 있어 이 센서가 고장나지 않는 이상 스스로 인지해서 지정된 값으로 적응을 할테니 문제가 없습니다. 보통 이를 '오토레벨링'이라고 하는데 '오토하이빔'과는 전혀 다른겁니다.

그런데 정작 이렇게 자동인 차량들은 다소 고급차량이나 유럽 수출하는 차량들이기 때문에 판매대수가 많은 차량이 아닙니다. 그래서 별 문제가 아니죠.

하지만 제 차량과 같이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는 차량들은 우리나라 판매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중 차량들인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알고 바르게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6의4]

 

2.카운트다운 아닙니다.

이건 제조사와 국가에도 책임이 좀 있다고 봅니다. 차량의 기능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으로 판단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나 '안전'과 관련된 것들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단순히 야간에 내 차량 앞을 비추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잘못 사용하면 상대방의 시야를 방해하면서 분명히 '사고'의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현대 아반떼AD 2017년식쉐보레 더뉴말리부를 기준으로 취급설명서에 나와 있는 광축조절장치의 내용을 보겠습니다. 아반떼는 스티어링 휠 좌측 버튼에 보면 위아래로 돌리는 스위치가 보이고 탑승객이나 적재물 정도에 따라 전조등의 각도를 조절하는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쉐보레 더뉴말리부도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데 현대와는 다르게 버튼을 한 번 눌러 스위치가 돌출이 되고 나면 옆으로 돌리는 방식입니다. 추가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 이 전조등 높낮이 조절은 '하향등'에만 해당이 된다는 것입니다.

(좌)아반떼AD, (우)더뉴말리부 HLLD 설명

 

그렇다면 이제 각 숫자들에 대한 걸 알아보겠습니다. 혹시나 '제조사마다 다르면 어떡하지?' 하실텐데 일단 제가 알기로는 대다수의 차량이 동일한 기준으로 만들어졌다고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조절장치 위치]

  • 0 : 1~2인 1열 탑승 환경 (트렁크에 별다른 짐은 없는 상태)
  • 1: 4~5인 탑승 환경 (트렁크에 별다른 짐은 없는 상태)
  • 2 : 4~5인 탑승 환경 및 트렁크에 짐이 많이 실려 있는 상태
  • 3 : 1~2인 1열 탑승 환경 및 트렁크에 짐을 많이 실은 상태

(좌)아반떼AD, (우)더뉴말리부 단계별 환경 설명

 

이것만 보고는 잘 이해가 되지 않으시죠? 그림으로 한 번 보겠습니다.

 

3.HLLD, 외우지 말고 이해하세요.

전조등 높낮이 조절 스위치를 이리저리 움직여보면 실제로 빛의 높이가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는데 극단적으로 가장 높은 '0'과 가장 낮은 '3'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전조등 각도의 높이가 높음)

일단 1~2명이 1열에만 탑승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이 차량이 크게 치우치지 않거나 오히려 앞타이어 쪽에 하중이 실리니 차량의 전조등 높이는 이상적이거나 약간 아래로 향하게 됩니다.

그러니 1~2인이 1열에만 탑승하고 2열과 트렁크에 별다른 짐이 없을 때는 0 단계를 사용하시는 것이 정석이고 혹시나 내 차량의 헤드램프 각도가 조금 높은 편이라서 앞차량에 방해가 될 것 같은 차량(ex: 3세대 스포티지)은 1단계 정도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1~2인 1열 탑승 환경에서 0단계 가정

 

그런데 제일 문제가 되는 상황을 가정해보죠. 나혼자 탑승하고 운전을 하는데 고향 다녀왔더니 집에서 배추를 100포기 줘서 트렁크에 한 가득 실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물론 캐스퍼 트렁크에 100포기 테스트해 본 건 아닙니다만)

그러면 차량의 하중이 뒷타이어에 실리게 되면서 차고가 내려갈 것이고 상태적으로 앞타이어쪽은 그대로 일테니 차량의 앞부분이 살짝 들린 채로 운행을 하게 될 겁니다.

이때 헤드램프 각도를 조절하지 않고 가장 높은 단계인 0단계로 그대로 운행을 하게 된다면 내 시야는 멀리까지 도달할지 모르겠으나 반대방향에서 오는 차량 입장에선 일종의 '눈뽕'처럼 느껴지게 되는겁니다.

간혹 야간에 고속도로나 국도를 지나는데 하이빔인 줄 알고 나도 하이빔을 쐈더니 상대방이 그제서야 하이빔을 켜며 대응한 경험이 있다면 분명히 이 이유이거나 설치된 헤드램프의 각도가 비정상인 겁니다.

1인 탑승+최대 적재 상태 : 0단계면 눈뽕 상태

 

따라서 배추 100포기를 실은 상태에서는 아래와 같이 헤드램프 높낮이를 가장 낮은 레벨 3으로 위치시킨다면 적절하게 내 차량 앞을 비추게 되면서 상대방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게 되는 겁니다. 이제 이해가 되셨죠?

1인 탑승+최대 적재 상태 : 3단계가 올바른 높이

 

4.HLLD 실제 작동 모습

제가 실제로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3단계 상태(=가장 낮은 상태)에서 벽에 테이프를 붙이고 0단계(=가장 높은 상태)로 올려본 모습입니다.

헤드램프의 높낮이가 조절되는게 보이실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테죠.

고작 그 정도 가지고 이렇게 말이 많아?

3단계→0단계 높이 차이 (근접)

 

바로 위에 촬영한 건 벽과 차량 사이에 겨우 2미터도 안되는 상황에서 촬영을 한 겁니다. 스티어링 휠을 전혀 돌리지 않고 대략 15미터 정도 후진을 해서 똑같이 촬영을 해보면 높낮이 차이가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30미터, 50미터 이렇게 거리를 늘이면 늘일수록 차이가 커지는 것이고 약 200미터 정도가 되면 하늘과 땅차이가 나는겁니다. 그래서 중요한겁니다.

3단계→0단계 높이 차이 (원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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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가 귀찮은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그냥 남들에게 피해 안가게 항상 3으로 다니면 되잖소?

그러면 뭐 남들에겐 좋겠지만 정작 '나의 위험'이 커지게 됩니다. 깜깜한 밤에 렌턴들고 뛰어가는데 내 발만 비추면서 달린다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게 될 겁니다.

그냥 비싼 돈 주고 산 차량에 들어있는 기능이니 적절하게 조절해가면서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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