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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 QM6 가솔린 시승기] 2% 부족해도 용서되는 이유는?

마이라이드 2022. 10.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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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드디어 벼르고 또 벼르던 qm6를 시승해봤습니다. 원래 가장 궁금했던 lpe모델을 타보고 싶었지만 구할 수가 없어 그냥 2.0 GDe 가솔린 모델을 먼저 시승했습니다. 차량은 쏘카에서 빌려서 탑승을 했고 당연히 제 돈 주고 사용했습니다.

시승차는 2022년 6월 제작으로 르노삼성에서 르노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한 뒤에 출시된 차량이며 누적 주행거리는 3천km도 되지 않은 아주 따끈따끈한 신차량이었습니다.

2022년 6월 생산, 누적 주행거리 2,768km
2022년 6월 생산, 누적 주행거리 2,768km

 

이 날 깜빡하고 늘 챙기던 에어 컴프레서와 공기압 측정기를 두고 왔는데 다행히 아주 정확한 공기압이 들어 있었습니다. 공기압이 제대로된 렌터카는 아주 오랜만에 만나는군요.

QM6 가솔린 권장 타이어 공기압
QM6 가솔린 권장 타이어 공기압

 

현재 QM6 가성비 등급이었던 SE등급을 삭제했으며, LE→RE시그니처→프리미어 이렇게 3가지 트림으로만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탑승했던 차량을 살펴보니 지금은 없어진 LE시그니처 등급에 첨단 안전 사양인 S링크 패키지3만 적용되어 차량 총 가격 2,970만원인 차량입니다. 여기에 시승차와 같이 화이트 컬러(클라우드 펄)를 선택하게 되면 도색비 19만원이 추가됩니다.

시승 차량 등급 및 가격
시승 차량 등급 및 가격


1. 오래 지나도 예쁘다. 외형 디자인 살펴보기

sm6의 디자인을 suv로 계승한 qm6는 출시된지 시간이 다소 흘렀지만 지금봐도 예쁩니다. 보통 예쁜 것들은 시간이 지나 유행이 지나가고 나면 촌스럽게 다가오는 경우도 많지만 두 차량만큼은 여전히 예쁩니다. (개취)

세차 안해서 죄송합니다.
세차 안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도로에 넘치게 자주 볼 수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일단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지만 큰 변화는 없습니다. 앞뒤 램프 디자인의 변화,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테일 변화 등이 있는데 관심이 없는 분들은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지금봐도 예쁜 qm6.
지금봐도 예쁜 qm6.

 

헤드램프는 프로젝션 타입에서 반사판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원가 절감이 들어갔다는 것인데 기본 등급부터 들어간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옵션을 꽉 채우는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으로 다가오겠습니다.

시그니처 램프 디자인인 'ㄷ'자 모양의 주간주행등은 여전히 간결하고 우아합니다. 다만 포그램프가 삭제된 점은 아쉽죠. 스티어링 휠을 돌리면 밴딩 라이트의 역할을 했었는데 삭제된 것은 그닥 반길만하진 못하네요.

qm6 mfr방식의 led 헤드램프
qm6 mfr방식의 led 헤드램프

 

리어램프는 후기형으로 바뀌면서 아래와 같이 기존보다 디테일이 조금 더 살아 있는 램프로 변경되었는데 이 리어램프가 기본은 아닙니다. 옵션 이름에 'Full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들어가야 이러한 램프가 들어가게 되는데 현재 판매하고 있는 LE등급에는 없고 중간 등급인 RE시그니처부터 적용이 된다는 점 유의하셔야겠습니다.

Full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Full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특히 요즘 유행하고 있는 다이내믹 턴 시그널(=선이 흐르는 깜빡이)은 이 램프에 들어가게 됩니다. 처음에 이렇게 애니메이션이 있는 턴시그널이 신박했었는데 자주 여러 차량에 보다보니 조금 식상한 느낌이 있긴 합니다. 그냥 깜빡이는 다른 운전자 입장에서는 쉽게 구분이 가능한 것 같기도 하네요.

다이나믹 턴 시그널
다이나믹 턴 시그널

 

옆라인도 충분히 밸런스가 좋은 디자인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세단의 디자인을 물려 받은 suv가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국내 차량에서는 체어맨과 렉스턴2가 그러한 관계였죠.

밸런스 좋은 측면
밸런스 좋은 측면

 

개인적으로 도로에 너무나 많은 흰색 외장 컬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qm6는 역시 흰색이 가장 잘 어울리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흰색이 잘 어울리는 차량들은 전반적인 디자인이 좋고 무난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차량인 아베오의 경우는 개성있는 마스크이기 때문에 오히려 흰색은 좀 아쉽기 때문이죠.

전형적인 suv 측면 라인
전형적인 suv 측면 라인

 

2. 곳곳에 아쉬움이... 인테리어 살펴보기

겉에서 너무 기대와 만족을 해서인지 실내에서는 좋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사실 많지 않았습니다. 일단 1열 디자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는 흔한 가로형 배치 모니터가 아닌 세로형 배치가 좀 신박했으나 이제는 조금 진부한 느낌입니다. 그리고 차량의 인테리어를 다른 분께 보여드리니 썩 선호하는 구성은 아니라는 반응이네요. 제 의견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하다고 하겠습니다.

qm6 1열 디자인
qm6 1열 디자인

 

차량을 출발시키려는데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어두운 지하에서 차량을 움직이려는데 일단 변속기 레버의 조명이 한 박자 이상 느리게 움직인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계기판에서는 반박자 이상 아주 칼같이 빠르게 현재의 변속기 단을 표시하는데 반해 변속기에 있는 조명은 아주 느리게 반응하더군요. 이미 레버가 D로 변속을 완료했지만 N에서 불이 꺼지고 D가 점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반응 속도가 느린 기어 레버 조명
반응 속도가 느린 기어 레버 조명

 

8.7인치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이제 개선을 해줘야 할 것입니다. 일단 화소가 떨어지기 때문에 다소 글자와 이미지들이 번져보이고 해가 강한 환경에서는 시인성이 그닥 좋지 못합니다. 또한 모니터 우측에 각종 터치 버튼들이 있는데 팔이 아주 긴 편인 제게도 상당히 멀게 느껴지더군요. 더군다나 이러한 터치방식은 운전 중에 조작해야 할 때 상당히 불편하므로 차라리 버튼 방식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디스플레이 모니터 조작 버튼이 멀다.
디스플레이 모니터 조작 버튼이 멀다.

 

등급이 낮다보니 서라운드 뷰는 지원하지 않고 후방카메라만 지원이 되는데 화질이 상당히 나쁘고 세로형 모니터이다 보니 보이는 화면이 상당히 작게 느껴집니다. 당장 화면 크기를 키울 수 없다면 차라리 상하의 화각을 키워 화면으로 보이는 개방감이라도 키웠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더군요.

비교적 화질이 떨어지는 후방 카메라
비교적 화질이 떨어지는 후방 카메라

 

실내 아쉬움은 계속 됩니다. 스마트폰 충전 거치대를 설치한 뒤 시거잭에 충전소켓을 넣으려는데 너무 어둡습니다. 아래사진은 촬영을 위하여 실내 조명을 켜고 촬영을 했고, 소켓에 보이는 조명은 차량의 것이 아니라 소켓 자체의 조명입니다. 음각으로 안쪽으로 들어 있기 때문에 더듬더듬 거리게 되는게 불편했습니다. 처음에만 보이는 엠비언트 라이트에 투자하기 보다는 이러한 곳에 약간 조명이라도 은은하게 뒀으면 디자인과 실용성을 한 번에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12v 시거소켓 조명이 없다.
12v 시거소켓 조명이 없다.

 

센터 콘솔에 있는 1열 컵홀더는 무려 4개나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네잎크로버처럼 옹기종기 붙어 있는 방식인지라 사용성에 있어서는 썩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2개는 제대로된 컵홀더로 하고 나머지 공간은 스마트폰이나 잡다한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1열의 다소 난해한 컵홀더
1열의 다소 난해한 컵홀더

 

운전하는 내내 은근히 거슬렸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비상등 스위치였습니다. 다른 버튼들은 그나마 큰 불만이 나오지는 않았는데 아래사진과 같이 비상등 스위치와 그 옆의 도어락 해제 버튼이 어긋나 있는 것이 계속 신경이 쓰이더군요. 손으로 버튼을 내리면 두 버튼이 수평을 이루게 되긴 하지만 스위치 자체가 너무 헐겁게 움직이다보니 이렇게 되는데 눈에 계속 밟히게 되면서 마감 품질이라는 것에 의문을 품게 되더군요.

삐딱한 비상 스위치가 아쉽다.
삐딱한 비상 스위치가 아쉽다.

 

스티어링 휠 재질이 좋지는 않지만 불편하지 않았고 sm3처럼 방향지시등 레버도 엄청나게 멀게 느껴지지도 않았으며 작동감도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왼쪽 아래에 있는 버튼들이 상당히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스티어링 휠 열선 스위치 같은 것은 운전 중에도 사용하게 되는데 너무 멀고 낮게 느껴집니다.

스티어링 휠 열선 버튼은 위치가 아쉽다.
스티어링 휠 열선 버튼은 위치가 아쉽다.

 

저는 운전 자세에 민감한 편입니다. 그렇다보니 시트의 쿠션감, 볼스터 형상 그리고 1열 도어 트림과 센터 콘솔의 암레스트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m6는 암레스트가 앞뒤 슬라이딩이 가능하다는 점이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도어 트림과 센터 콘솔의 높낮이가 달라 양팔을 기대면 뭔가 어정쩡하게 불편했습니다.

시트는 수동이긴 하지만 높낮이 조절할 수 있는 범위가 상당했습니다. 아주 높이면 키 큰 suv를 타고 있다는 착각을 할만큼 높이 올라가고 최대한 내리면 세단보다 조금 높은 정도라고 느낄 정도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앞뒤 슬라이딩이 가능한 1열 센터콘솔 암레스트
앞뒤 슬라이딩이 가능한 1열 센터콘솔 암레스트

 

1열 선바이저는 크기가 상당했습니다. suv를 오랜만에 타서 그런지 아니면 이 차량의 것이 유독커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줄자를 꺼내서 측정할만큼 크게 다가왔습니다. 위아래 길이가 대략 19cm나 되는군요. 다만 선바이저가 수평 수직에 맞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약간 사선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뭔가 약간 어색한 감이 계속되었습니다.

1열 선바이저 높이 약 19cm
1열 선바이저 높이 약 19cm

 

익스텐션 기능이 있어 옆을 가리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해가 강한 날, 시트를 최대한 내려 운전하는 저에게는 이렇게 크기가 큰 선바이저는 꽤나 유용했네요. 뭔가 삐딱한 감은 계속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더군요.

1열 선바이저 익스텐션 가능
1열 선바이저 익스텐션 가능

 

사이드미러는 크기가 꽤 큰 편입니다. 화각도 좋고 충분히 마음에 들었지만 유독 시속 100km 주변에서 거슬리는 바람소리를 만들어내는 것 같더군요. 이곳이 맞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바람소리 때문에 계속 눈이 가는 곳이 바로 사이드미러 주변이었습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거울 오른편이 돌출되어 있는데 이곳으로 바람이 엉키면서 소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사이드미러 크기는 좋다. 다만 소음이?
사이드미러 크기는 좋다. 다만 소음이?

 

1열에서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2열부터 적재공간까지는 구성이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단 2열 송풍구, 2열 암레스트 그리고 낮은 센터터널, 여유로운 헤드룸과 레그룸 덕분에 안락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2열 창문의 크기가 큰 편이라 개방감도 좋았습니다.

5세대 스포티지와 QM6 모두 실내를 줄자들고 실측해본 입장에서 두 차량 모두 비슷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상하게 QM6가 더 쾌적하다고 느껴지던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2열 유리창의 개방감 영향이 좀 크지 않나 싶더군요.

널찍한 2열 공간
널찍한 2열 공간

 

2열 시트의 등받이 각도는 2단으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아래사진에 보면 좌측시트(운전석쪽)이 1단, 우측시트(동승석쪽)가 2단인데 1단은 너무 꽂꽂하게 앉아있는 느낌인지라 대부분 2단으로 놓고 사용하게 될 것 같더군요.

2열 등받이 각도를 생각하면 QM6에게는 불리한 것이 맞습니다. 경쟁차량이라 할 수 있는 싼타페와 쏘렌토의 것과는 자유도에서 비교를 할 수가 없고, 낮은 체급이었던 투싼과 스포티지도 2열 자유도가 훨씬 더 좋기 때문입니다.

2단 조절 가능한 2열 등받이 각도
2단 조절 가능한 2열 등받이 각도

 

트렁크 공간은 보통입니다. 가솔린 모델은 아래사진과 같이 단차가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실측을 해보면 대략 높이가 3cm 정도가 되는데 의외로 똑바로 누웠을 때 불편하지가 않더군요. 단차가 없는 lpg모델은 더 좋겠지만 가솔린 모델도 짧은 단잠을 자는데는 충분합니다.

트렁크 공간 풀플랫
트렁크 공간 풀플랫

 

5세대 스포티지와 실측한 것을 비교해보니 적재공간 자체는 스포티지가 더 넓습니다. 트렁크 공간 자체가 조금 더 길기 때문입니다.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대략 10cm 정도가 더 기네요. 풀플랫을 기준으로 qm6는 4세대 스포티지와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5세대 스포티지와의 비교 (2열공간 및 적재공간)
5세대 스포티지와의 비교 (2열공간 및 적재공간)

 

트렁크를 조금 더 살펴보면 좌우측 모서리에 아래와 같이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좌측에는 12v 시거소켓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차량용 청소기를 사용하기에 좋겠네요. 이런 수납공간에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넣어두면 트렁크 안에서 굴러다니지 않을 것이라 좋아보입니다. 적재공간에 있는 유리창 아래에 손잡이 레버는 트렁크 공간에서 2열 시트를 폴딩시킬 수 있는 레버입니다.

적재공간의 수납함과 2열시트 폴딩 레버
적재공간의 수납함과 2열시트 폴딩 레버

 

3. 잃은 것과 얻은 것이 분명했던 주행 소감

출력이 낮은 차량이다보니 절대적인 수치로 봤을 때 느린 차가 분명히 맞습니다. 그걸 커버할 수는 없죠. 대신 그런 분들은 의외로 출력이 높은 디젤 모델도 있으니 오늘은 이 가솔린 차량에만 집중을 해봅시다.

qm6 가솔린 모델은 cvt 무단변속기가 들어 있고 배기량은 2리터, 최고출력 144ps/6,000rpm 최대토크 20.4kg·m/4,400rpm을 냅니다. 차량 총중량이 2톤에 육박하는 suv인지라 이 수치를 보면 누구나 '너무 답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 또한 그랬죠.

처음 차량을 가지고 나와 도심에서 흘러 나갈 때는 의외로 이러한 걱정이 상기될 일이 잘 없었습니다. 부족한 출력과 토크 때문에 rpm을 높게 쓰면서 cvt 특성인 금속벨트 소음을 만들어내지는 않을까 싶었지만 의외로 의연하게 잘 대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고속도로 환경에서도 cvt 변속기 덕분에 나긋나긋하고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습니다. 시속 100km에서 rpm은 1,800~1,900rpm 남짓이고 가감속을 할 때 변속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자가 조금만 멀리보고 제대로 나긋하게 운전하기로 마음을 먹으면 쿨쿨 자던 승객을 아주 오랫동안 깨우지 않고 주행할 수 있습니다.

시속 100km, 1800rpm 정도
시속 100km, 1800rpm 정도

 

그러나 재빠르게 가속을 해야하는 오르막 고속도로 합류구간이나 추월 환경에서는 역시나 거슬리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배기량과 엔진출력의 한계를 변속기와 rpm으로 보전해야 하므로 나긋하던 차량이 '웅~' 거리며 엔진 소음과 변속기 벨트 소음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급격한 가속 환경에서 아쉬운 파워트레인
급격한 가속 환경에서 아쉬운 파워트레인

 

하지만 이러한 차량의 반응은 '힘이 부족해서 못 탈 지경이다'와는 결이 다릅니다. 못타겠다, 짜증난다는 감각을 느끼려면 변속기 로직이 엉망인 경차를 타고 기나긴 오르막을 올라보면 바로 이해가 되실겁니다. 빈약한 엔진 출력을 변속기에서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몰라 쉬프트 업과 다운을 반복하며 속도는 늘지않고 연비는 떨어지며 엔진 소음과 진동만을 만들어내는데 그러한 것과는 다릅니다.

부족하지만 부족하지 않다.(?)
부족하지만 부족하지 않다.(?)

 

디젤 차량에 익숙하신 분들이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차량이 만들어내는 최대토크 감각을 기대하게 되실겁니다. 순간적으로 팍하고 밀어주는 것이죠. 비유를 하자면 펀치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감각은 연료 특성과 함께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이루면서 더욱 강화됩니다. (하나, 둘, 셋! 가즈아!)

반면 이 차량에는 약하지만 끊임없이 잽을 때리는 변속기가 들어있기 때문에 그런 폭발적인 감각은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약한 엔진을 인정하고 대신 변속기가 끊임없이 일하고 있기 때문에 시나브로(나도 모르게 어느새) 속도가 올라 있어 체감 기대속도와 차이가 나는 순간들이 꽤나 있었습니다. (가ㅏㅏ즈ㅡㅡ아ㅏㅏ)

때려주는 토크감은 없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때려주는 토크감은 없지만 부족하지도 않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운전자는 토크감으로 '이 정도 밀어냈으면 이 정도 속도일거야'에 익숙하실텐데 이 차량은 펀치력이 약하니 '이제 이 정도 속도겠지?'하면 기대보다 높아 속도를 줄인 경험이 몇 번 있네요. 티는 내지 않았지만 그래도 변속기가 열심히 일했다는 것과 차량의 고속 주행 안정감이 준수하다는 걸 알 수 있죠.

변속기 이야기를 조금 더 하겠습니다. 일단 cvt 변속기 자체만 봤을 때는 현시점에서는 아쉬움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가장 최근에 타본 cvt 변속기 차량은 7세대 아반떼였는데 변속기가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기존 현대 cvt 변속기의 아쉬운 점을 상당히 개선했고 운전자의 의도도 잘 받아주기 때문이죠.

엔진의 약점을 변속기가 만회한다.
엔진의 약점을 변속기가 만회한다.

 

반면 르노코리아의 cvt는 변속기는 출발할 때 rpm을 약간 올려놓고 변속기 벨트를 조절하면서 차를 출발시키는 감각이 부각되는데 sm3를 타보면 확실하게 체감됩니다. 정차 후 출발시 운전자 의도보다 지나칠 정도로 rpm을 툭 올려놓게 되는데 승차감을 해치는 요인이 되므로 시승기에서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QM6에 남아 있습니다. 해결방법은 아주 미세하게 가속 패달을 컨트롤하거나 출발할 때 ECO버튼을 누르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게 있고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이 있죠?

시원한 주행감은 내려놨지만 연비는 확실히 챙겼습니다. 총 258.1km 주행에 평속 47.1km/h, 평균 연비는 13.9km/L가 나왔습니다. 에어컨은 상시 가동했고 성인 2명 탑승에 막히는 서울 출근길과 고속도로 주행을 더한 결과 입니다. 그리고 평소보다 더 빠르게 주행했습니다.

이 정도 연비가 어느 정도이냐면 1.6리터 가솔린 엔진에 수동 변속기가 들어간 제 차량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결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확실히 요즘 차량들이 연비가 좋군요.

누적 주행 연비 : 13.-9km/L
누적 주행 연비 : 13.-9km/L

 

S-링크3가 선택옵션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차선이탈, 차간거리, 긴급제동 그리고 사각지대까지 들어가 있으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s링크3, 첨단 안정장비
s링크3, 첨단 안정장비

 

XM3 초기형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해보고 아주 실망스러웠습니다. 속도를 맞춤에 있어 장애물 인식 속도가 느리기 때문인지 감속이 아주 급하고 반대로 장애물이 빠져나가면 괜히 억지스러울 정도로 과격하게 설정한 속도로 가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개선되었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개선되었지만..

 

다행히 QM6에서는 감속 부분에서 훨씬 더 부드러웠습니다. 아직 현대의 반자율 주행감각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개선된 것은 분명했습니다. 다만 설정속도로 가속할 때는 '굳이 이렇게 급하게?'라는 생각이 들 정도는 여전하더군요. 제조사에서 이 부분은 개선을 꼭 해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가속하는 정도를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네요.

설정속도로 가속하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점
설정속도로 가속하는 것은 여전히 아쉬운 점

 

차선이탈 경보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분명히 저는 이 기능을 켜놓고 주행을 하는데 아무리 차선을 넘어도 알려주지 않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경보음을 가장 크게 올리고 민감도도 최고로 높였습니다. 그랬더니 확인이 가능했는데 보통 운전자가 생각하는 경보음과는 달랐습니다.

재미있는 차로이탈 경보시스템 알림음
재미있는 차로이탈 경보시스템 알림음

 

보통 삑삑 거리거나 전자음으로 알려주는 방식인데 QM6는 고속도로 끝차로에 양각이나 음각으로 노면을 만들어 타이어가 밟게되면 발생하는 소음과 유사한 방식으로 알려주게 되어 있습니다. 스피커를 통해 발현되는데 귀로 들린다기 보다는 진동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디테일하게 좌측을 밟으면 좌측 스피커에서, 우측을 밟으면 우측 스피커에서 경보음을 발생시키는데 소리 설정을 너무 작게 해두면 노면 소음과 진동에 섞여 운전자가 인지하기가 조금 어렵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처음에는 '에이 뭐야 몰랐잖아' 이런 반응이었는데 주행을 계속하다보니 이러한 아이디어가 참 좋다고 느껴지더군요. 노면 소음과 비슷하게 만들어 탑승객에게 이질감을 주지 않는 배려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르노코리아가 참 보수적인 브랜드 같지만 또 이런 신박한 아이디어를 잘 만들어내는게 참 재미있습니다.

고속도로 끝차로 홈이 있는 차선을 밟는 것 같은
고속도로 끝차로 홈이 있는 차선을 밟는 것 같은

 

휠은 18인치 휠이 들어가 있으며 타이어는 225/60R18이 들어 있습니다. 차량의 전반적인 방음방진은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한 때 광고하던 것처럼 엄청나게 조용하다고 느껴지거나 인상깊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225/60R18 휠타이어
225/60R18 휠타이어

 

서스펜션은 아주 부드럽게 세팅되어 있고 요즘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폭신폭신합니다. 덕분에 코너에 빠른 속도로 접근하게 되면 롤을 많이 허용하게 되는데 승차감을 위한 세팅이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서스펜션은 전형적인 승차감 위주의 세팅
서스펜션은 전형적인 승차감 위주의 세팅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리어 서스펜션입니다. 방지턱을 넘어보면 확실히 앞 서스펜션은 아주 부드럽게 컨택을 하고 마무리까지 부드럽게 넘어가지만 리어는 다소 거친 느낌이 강했습니다. 마치 뒤쪽이 엄청나게 무거운 차량으로 방지턱을 넘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글로 표현을 하자면 하체 충격을 단 한 번에 끝내기 위해 댐퍼가 올라갈 때는 부드럽지만 압력을 밀어낼 때는 단 번에 확 밀어내는 느낌이라 하겠습니다. 굳이 이렇게 단단하게 세팅할 필요가 있을까 싶으면서 봄베 때문에 뒷축에 하중이 더 실리는 LPe 모델은 어떨지 궁금하면서 약간 걱정도 되는군요.

리어 서스펜션은 굳이,,,?
리어 서스펜션은 굳이,,,?


닫는 글

얼마전 제 조그마한 차에 부모님을 모시고 장거리 운전을 다녀왔습니다. 실내 공간도 부족하고 승차감도 썩 좋지 못한 차량이다보니 저도 부모님도 상당히 피곤했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주 타지는 않더라도 장거리 패밀리카를 하나 더 구입해놓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이번 시승을 하면서는 계속 '이 차에 승객 몇 명이 짐을 들고 장거리 갔을 때 만족스러울까?'는 생각을 하면서 주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에 있어서는 부합하는 차가 분명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나긋한 패밀리카로는 안성맞춤
나긋한 패밀리카로는 안성맞춤

 

출력에서는 좀 아쉽다 싶다가도 차량의 크기와 가격 그리고 연비를 생각하면 또 용서가 되고 그렇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더 매력이 있었으면'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습니다. 그러니 연료비가 더 유리한 LPe 모델이 잘팔리는 것이 충분히 납득이 되더군요. 부족했던 2% 아마 LPG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었나 싶네요. 언젠가 꼭 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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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런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1. 장거리 환경, 차량 가격과 적당한 사이즈를 만족시키면서 가족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차를 찾고 있는 분(이런 운전자를 두신 가족분은 나중에 운전자만을 위한 차량을 산다고 할 때 이해해줘야 합니다.)
  2. 나홀로 타긴해도 원래 느긋하게 운전하는 편이고 차가 좀 크면서 예뻤으면 하고 다목적으로 활용할 목적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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