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바야흐로 10년전인 2013년.
아직도 타고 있는 중고로 산 아베오를 처음 만날 해이기도 하고,
우리 가족 차량으로 여전히 타고 있는 뉴티구안을 구입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 멀지 않은 곳에서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주 늦은 밤 세차장에 모여 열심히 차를 닦아 댔습니다.
아마 처음 '내 차'를 구입하신 분들이고 차량에 애정이 있으면 누구나 겪는 일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기억이 있습니다.
파란색인 제 차량은 왁스를 도포하면 아주 그냥 번쩍 번쩍 거리는데 반해 흰색 차량은 왁스를 2겹 이상으로 입혀도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제는 세차도 귀찮아지게 되었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으면 반드시 손세차+왁스를 꼭 해줍니다.
왁스는 귀찮기는 해도 제조사 매뉴얼에도 공통적으로 언급되어 있는 '차량 외장 관리'의 기본 중의 기본이며,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지하주차장 생활을 거의 해보지 못한 제 아베오가 연식 대비 여전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데는 왁스의 영향이 꽤나 있을거라 봅니다. (사실은 도장 기술의 발달...)
흰색 차량을 위한 왁스가 있다고?
아무튼 흰색 차량에 아주 열심히 왁스를 입혀봤지만 시큰둥한 기억을 가지고 살다가 어느새 10년이 지났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서 뭐 또 재미있는거 없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보고 있는데 아주 재미있는 물건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흰색 차량용 왁스'라는 것 입니다. 제목만 보고는 '그래! 역시 흰색 전용이 따로 있어서 광이 제대로 나지 않았던 것이구나!'는 착각을 하면서 바로 구입을 했습니다.
때마침 흰색 차량을 타시는 분이 곁에 있으니 말이죠.
브랜드는 구두약 제조사로 유명한 국내 기업인 '캉가루(kangaroo)'입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국내 업체의 것을 선호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구두약에서도 유명하니 왁스쪽에서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따로 리뷰할 예정이지만 캉카루 브랜드 왁스 중 가장 좋다는 '프리미엄'도 함께 구입을 했습니다. 때마침 왁스도 다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두 왁스를 사놓고 한동안 방치했다가 회사 팀장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재미있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차에 막 지대한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닌데 '흰색 왁스는 연마제가 있을텐데?'라고 하시더군요. (팀장님 어찌 아셨어요? 안알려주셨으면 차 한 대 망칠뻔;;)
제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흰색의 더뉴그랜저ig(이사님 차량)에 사용해보려고 샀는데 연마제가 있다면 왁스라고 하기에 좀 겁이 나더군요. 그리고 구입한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차량인데 말이죠.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캉가루 홈페이지에 유익한 내용들이 많더군요. 다행히 제품 소개가 있기는 한데 너무 간단하게만 나와 있습니다.
솔리드 도료 vs 메탈릭 도료
제가 홈페이지에서 내용을 쭉 읽어봤는데 상당히 유익한 내용이 많습니다.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에는 분명 약간의 도장 상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먼저 설명을 좀 드리겠습니다.
솔리드계란, 이 밤의 끝을 잡...는게 아니라 말그대로 '단일의' 도료임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봉고3, 포터2, 모닝 등에 들어가는 백색이 이 계열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흰색 컬러 한 번만 칠하는 방식인데 도장이 두껍다고 나와 있네요.
메탈릭계란, 벌처와 시즈탱크...가 아니라 요즘은 흔한 2코트 이상의 도장을 의미합니다. 원색 컬러를 먼저 뿌리고 클리어(투명색)로 마감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하면 원색 컬러가 더욱 깊은 색을 내고, 도장 보호도 잘되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냥 '흰색차'로 통일하여 생각하지만 비슷해 보이는 컬러라도 차량의 등급이나 목적에 따라 솔리드일 수도 있고 메탈릭일 수도 있는 것이죠. (뒤에서 조금 더 설명할게요.)
그런데 아래 내용 최하단을 보면 '메탈릭 및 펄도장 차량은 메탈릭 전용 왁스를 사용'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화이트 왁스는 왁스와 유기용제 뿐 만 아니라 물과 진짜로 '연마제'가 들어간다고 되어 있습니다.
치약에도 있는 연마제에 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들이 있기 때문에 어찌보면 사포나 '컴파운드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컴파운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추가설명 드리면, 연마제는 긁어내서 마모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더 쉽게 말해 무작정 계속쓰면 내 차량 외장을 보호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연마해서 결국은 클리어층을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약간 판매사(≠제조사)에 실망을 한 것이 제품 상세 페이지입니다.
캉가루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른 왁스들은 제조사 설명에도 분명 '카나우바 왁스'가 언급되어 있고 판매 페이지에도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제품을 수령하고 주요 성분을 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연마제'가 있는 화이트 왁스는 제조사 홈페이지에 '카나우바 왁스'에 대한 언급이 없고 제품의 주요 성분에도 언급이 전혀 없는데 정말 마치 '흰색 차량만을 위한 왁스!'인 것처럼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제품 뒷면을 아무리 찾아봐도 주요 성분에는 카나우바 왁스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물론 주요 성분에 없다고 카나우바 왁스가 없지는 않을 것 입니다.
하지만 판매 페이지에서 (그것도 첫 번째로) 써두면 사전 지식이 부족한(저를 포함한) 소비자에게 분명히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첫 차를 산 사람이 너무 좋아 일주일에 손세차를 3번하는데 연마제가 있는걸 몰라서 계속 연마제를 입혔다면 당장은 깨끗해 보일 수 있는데 몇 년 후에 '내 차 도장 왜이러지?' 이렇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화이트 왁스는 언제쓰나?
제조사 내용대로 아무리 흰색 차량이라도 메탈릭 계열이나 펄이 들어간 차량들은 그냥 일반적인 '왁스'를 쓰면 되지 굳이 연마제가 들어 있는 화이트 왁스를 쓰면 안됩니다.
예를들어 상용차나 경차, 소형차 심지어 준중형에는 보통 UD(또는 WAW)라는 컬러코드의 흰색 도료가 쓰입니다. 이 컬러는 앞서 알려드린 '솔리드 계열'이고 1코트이며 이런 차량에는 화이트 왁스를 사용해도 좋습니다. 특히 현장에서 자잘한 스크레치가 자주 발생하는 차량이라면 오히려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중형급 이상의 차량이라면 아무리 흰색이라도 분명히 2코트 이상의 '메탈릭 계열'이기 때문에 그냥 일반 왁스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 헷갈리신다면 '흰차를 위한 전용 왁스는 없다' 생각하시고 그냥 일반 왁스 구입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화이트 왁스 버릴거냐?
아뇨. 천만에요. 다~ 사용할 곳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화이트 왁스를 보관하고 있다가 '컴파운드' 대용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연마제'가 있으니 말이죠.
오히려 너무 강력한 컴파운드 잘못 사용하다가 차량 외장 손상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봅니다.
바로 사용해봅니다. 섹시한 뒷태를 자랑하는 이사님 차량이고 3코트의 메탈릭 화이트 펄이 들어간 더뉴그랜저ig 하이브리드 차량입니다.
세차로는 전혀 닦이지 않는 스크레치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무나 플라스틱에 접촉되면서 도장이 '벗겨진 것'이 아니라 '도장위에 묻은 것'으로 보입니다.
캉가루 화이트 왁스는 페인트통과 같은 곳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뚜껑을 꽉 닫아 놓으면 손으로 열기 어렵기 때문에 도구가 있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동일 브랜드의 프리미엄 왁스보다는 냄새가 조금 빠지는데 썩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참고로 사진상에 사용하는 제품은 코인형 점화플러그 간극 게이지 입니다.
함께 동봉되어 있는 스펀지에 소량을 묻혀 살살 닦아 줍니다.
벅벅 닦으면 안됩니다. 최대한 손상부를 벗어나지 않는 정도 범위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살살 문질러줍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이 아주 쉽게 제거가 됩니다.
좌측 프론트 휀더에도 유사한 상처가 있네요.
마찬가지로 도장이 깨지거나 손상된 것이 아니라 묻은 상처 입니다.
이런 스크레치에는 연마제가 있는 컴파운드 등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살짝만 밀어도 쉽게 스크레치가 사라집니다.
마음이 편하네요.
닫는 글
비싼 차 막 굴리는 이사님께 이 화이트 왁스를 바칩니다.
아, 한 손은 폰을 들고 있어서 양 손이 아닌겁니다. 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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