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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핑크, 2014년식 올뉴모닝(TA) 후기형 시승기

마이라이드 2021. 7.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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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 제공 : wife's sister-in-law


지금이야 자동차 이야기가 많지 않아졌지만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블로그가 마이라이드라면 커뮤니티 사이트는 보배드림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한 때 자주 등장했던 단어들이 '스바그(스파크)', '남자는 핑크'라는 것이었죠.

지금은 단종되었지만 분홍색 스파크는 남자의 차라며 실제로 운행하던 분도 계시곤 했습니다.

 

흰색, 베이지 모닝은 가라. 핑키핑키 모닝이 납셨다.

 

비록 다른 차량이기는 하나 스파크보다 훨씬 강렬한 핑크의 올뉴모닝을 탈 일이 있어 간단한 시승을 해본 후기를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차량의 컬러코드는 K1P로 컬러명칭은 핫하디 핫한 체리핑크 입니다.

이 차량의 컬러는 웬만한 그대의 차량보다 비싼 페인트일 수 있습니다. 무려 3번 칠하게 되는 3코트 색상입니다.

은근히 경차에 들어가는 이런 레드 계열 색상에는 3코트 색상이 많습니다. 비싼 외장이라는 거죠.

 

컬러코드 K1P, 무려 3코트인 체리핑크

 

남자는 핑크, 올뉴모닝(TA) 후기형 시승기

 

우선 요즘은 예전만 못하지만 경차는 우리나라 시장에 참 중요한 차량입니다.

시간이 더 흘러도 작은 차체에 저렴한 차량 가격과 수리비 등 좋은 점이 참 많습니다. 기타 혜택들도 많구요.

마티즈가 그 시작점을 만든 역사가 있는 차량이라면 모닝은 1리터 엔진을 시작한 모델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초창기 모닝을 시작으로 페이스리프트되어 동그란 눈망울이 특징인 뉴모닝을 거쳐 오늘 시승하게 된 올뉴모닝(TA)이 되었습니다.

이 올뉴모닝은 2011년 정도에 풀체인지 되었고 오늘 시승한 모델은 계기판의 속도계가 디지털로 변화된 상품개선 모델이며 이후에 더뉴모닝이라는 페이스리프트를 한 번 거친 뒤 다시 올뉴모닝(JA)로 변화한 뒤 현재 판매하고 있는 모닝 어반으로 이어집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모닝 → 뉴모닝 → 올뉴모닝(TA) → 올뉴모닝(TA) 연식변경 → 더뉴모닝(TA) → 올뉴모닝(JA) → 모닝어반(현재)

 

이렇게 이어진다는 것이고 오늘 시승하는 차량은 그 중간 즈음에 있는 차량인 것 입니다.

 

일단 외형으로 봐서는 2011년 처음 등장한 모델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둥글둥글하게 생겨서 희죽 웃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죠.

참고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더뉴모닝과 비교방법은 안개등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올뉴모닝은 타원형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더뉴모닝은 곧게 위아래로 긴 사각의 형태로 위치하고 있으며 안개등 주변의 범퍼 형상도 다릅니다.

 

히히히 웃고 있는 올뉴모닝(TA) 앞모습

 

가까이서 보면 헤드램프 크기가 자체에 비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차에 자주 쓰이는 방식으로 1개의 전구에 상하향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H4 타입이 적용됩니다.

의외로 조사각이 높게 설정되어 있고 근거리를 잘 밝힌다 싶다가도 어두운 고속도로에 나가보면 헤드램프의 밝기가 많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도심 내부에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보니 멀리 비추기보다는 가까운 곳에 더 집중한 디자인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방향지시등이 차량 내측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상당히 커보이는 헤드램프 어셈블리

 

차량 옆모습을 보면 비율은 꽤나 좋은 모습입니다.

경차 길이 제한은 3.6m 이내이기 때문에 그 법규 안에서 최대한 크게 만들어내었고, 실내 공간을 최대한으로 뽑아내기 위하여 리어 오버행(차량 끝단부터 뒷타이어까지) 짧은 모습입니다.

보통 경차를 떠올릴 때 스파크는 핸들링이 좋고 모닝은 엉망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 입니다.

전자식 스티어링휠의 감각은 모닝이 아주 부족한게 맞지만, 의외로 moose 테스트에서는 스파크보다 이 올뉴모닝(수출명 피칸토)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건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보기에도 실제로도 밸런스는 좋은 편인 올뉴모닝

 

차주가 처음 이 차량을 중고로 받아왔을 때 공포와 충격을 주는 크롬으로된 도어 바이저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크롬 손잡이와 조화를 위해 이전 차주가 부착해놓은 것 같은데, 정말이지 핑크 색상에 경차 그리고 크롬 도어 바이저는 도무지 그 끝을 알 수 없는 조화이기 대문에 바로 모비스에서 구입하여 검정색상으로된 도어바이저를 부착했습니다.

A필러 시야를 가리게 되고 고속에서 풍절음을 만들어내는 단점도 있지만,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선루프가 없는 차량은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 주차할 때 요긴하게 사용되고, 비가 올 때도 쉽게 환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체리핑크 + 모닝 + 크롬 도어바이저는 정말이지...(생략한다.)

 

차량 리어 디자인은 이미 더 이상 익숙해질 수 없을 정도로 자주보는 모습입니다.

제가 경차를 타는 분들께 읍소하는 것이 2가지 있는데, 제동등과 보조제동등 그리고 번호판등을 포함한 불꺼진 전구가 없도록 관리를 잘 하라는 것이 첫번째이고 천장 낮은 곳에 주차하다가 안테나가 꺾이면서 파손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거나 파손되었으면 얼른 교체하라는 것이 두번째입니다.

이 두 가지가 별 것 아닌거 같아도 국내에서 경차가 '초보자 또는 차알못이 타는 차량'이라는 인식보다 '합리적인 사람이 타는 차'로 변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보조제동등, 브레이크등, 번호등 꺼진 차량을 참 쉽게 볼 수 있는데 제 블로그에 교체방법 써놨으니까 한 번 따라해보세요. 정말 쉽고 성취감있고 뿌듯하고 돈도 굳고 온통 장점 뿐 입니다. 

혼자 못하겠다 하시는 분은 연락주세요. 제가 같이 해드릴게요.

 

익숙한 올뉴모닝의 뒷모습, 전구 관리를 잘 합시다.

 

이제 실내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우선 2열 공간은 경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한 공간이고 거주성이 중요한 분들에게는 부족한 공간이 됩니다.

이런 해치백 차량들은 2열 탑승객을 위한 목적보다는 2열 시트를 폴딩하고 적재공간으로 사용하는 목적이 더 큽니다.

차량이 작아보여도 2열 시트까지 접고 짐을 넣어보면 특히 부피가 큰 짐이 쏙 들어갈 때의 쾌감이 아주 좋습니다.

 

2열 공간은 단거리용으로 괜찮지만 승차감은 나쁜 편.

 

준중형 해치백인 i30급으로 가지 않는 이상 그 이하급의 차량들은 보통 센터콘솔이 이런식으로 생겼습니다.

1열에 변속기 레버 앞에 활용성이 꽤나 떨어지는 컵홀더가 있고 열선 버튼 뒤에 간단한 수납함 그리고 2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컵홀더 1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다인승 환경이 중요한 차량도 아니고 시트를 크게 만들수도 없기 때문에 1열과 2열에 암레스트는 생략되어 있되 운전자를 위한 암레스트는 시트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소형급 이하는 센터콘솔이 심플하다.

 

이제 할 말이 많은 앞좌석으로 가보겠습니다.

우선 1열 시트에 보면 수동이기는 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펌프 레버가 앞쪽에 보이는데 차량 문을 닫은 상태에서 이 레버를 성인 남성이 조작하는게 공간이 좁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펌프가 아주 가볍고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작동하는데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은 장점입니다.

 

좁지만 쉽게 작동하는 높낮이 조절 펌프 (운전석)

 

사이드미러는 아쉽습니다.

차량 크기에 맞춘 디자인이겠지만 반사거울의 크기가 작고 반사각도나 비율도 좋지 않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다소 많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은근히 A필러가 두껍게 전측면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시야 확보차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이드미러는 아쉬운 편

 

지금은 현대기아에서 많이 개선되어 더이상 불만이 없거나 오히려 만족하는 차량들도 많았지만 이 당시 현대기아의 패달 세팅은 정말이지 충격적일 정도로 엉망입니다.

일단 브레이크 패달의 반응성을 예측하거나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 정지 패달을 건들이면 민감하게 반응을 하다가도 더 강한 제동을 위해 더 강하게 밟아도 별 반응이 없다가 조금 더 밟으면 너무 강하게 반응을 해버립니다.

패달은 누구나 운전자가 쉽게 적응하고 예측한대로 반응을 해줘야 하는데 말이죠. 혹시나 누가 모닝을 운전하는데 브레이크를 너무 꽉 꽉 밟는다면 바로 불만을 가지지 마시고 적응할 수 있게 기다려줘야 합니다. 이런 모습을 미루어보아 이 차량은 다루기에 난이도가 높은 차량이고 남자들의 차량인 것입니다.

 

그리고 왜 굳이 더 비싼 오르간 타입의 가속 패달을 넣어놓고 세팅을 이렇게 해둔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2010년도 전후로 스티어링휠이나 스로틀 바디 등에 기계식 장치를 전기식으로 많이 변환시키는 과도기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탄생해서 그런지 패달을 밟은 정도를 차량이 제대로 인지하거나 받아들이질 않습니다.

예를들어 락업 클러치가 걸리지 말고 조금 더 가속을 이어갔으면 하는 마음에 가속 패달을 더 밟더라도 차량은 "됐어. 그만해"라는 식으로 변속을 해버리거나 RPM을 낮춰버리면서 출력 손실을 야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락업 클러치 걸리기 직전에 가속 패달과 함께 눈치게임하는 것처럼 상황을 이어나가게 되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시프트 다운이 되면서 RPM을 6천까지 올려버리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유행하던 오르간 가속 패달, 실사용은 불편하다. 세팅도 엉망.

 

그 원인이 전적으로 패달에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이 차량 차주의 운전습관이 학습되어 TCU를 초기화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원인도 고려할 수 있지만 제가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바로 4단 자동변속기입니다.

1리터의 작은 엔진이지만 가벼운 자체를 끌기에는 크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데 아마 모닝의 주행 불만은 대부분은 이 변속기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동변속기는 단순히 변속만이 중요한게 아니라 락업클러치의 움직임도 상당히 중요한 편인데, 운전자의 의도보다 차량의 세팅된 값이 훨씬 더 중요해보입니다.

타는 내내 5단 수동변속기만 들어 있어도 훨씬 더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다음 모델이었던 JA는 그나마 많이 개선된 것이 맞구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발 AX1 캐스퍼에는 달더라도 개선이 많이 되었길...)

의외로 풀가속을 이어나가면 RPM을 끝까지 쓰면서 출력을 있는 힘 껏 뽑아내주는데 130km/h 정도의 고속 항속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수준입니다. 예전 800cc 경차 시절에는 불가능하거나 너무 괴로운 일이었는데 말이죠.

 

할 말이 많지만 생략한다. 올뉴모닝 4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아주 유명한 초기형 C타입의 MDPS가 들어간 스티어링 휠 입니다.

도심에서야 가볍게 움직이기에 큰 불만이 없다가 직선으로 항속하는 환경을 만나는 순간 스티어링휠이 센터를 잘 못잡고 좌우로 흔들흔들 거리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차량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가 양손으로 스티어링휠을 잡고 있어야만 마음이 놓이게 만드는 마법과 같은 안전기술입니다.

갸우뚱 거리는 감각은 정말이지 별로이지만 막상 코너에서 못돌린다거나 그럴 일은 없으니 괜히 인터넷 글만보고 확대해석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감각적인 측면에서 많이 아쉬움을 주는 스티어링휠

 

의외로 고속 주행 안정감은 괜찮은 편 입니다.

동일한 출근길을 제 차량으로 갈 때 비교하여 서스펜션이 위아래로 크게 바운스하는 모습 때문에 약간 걱정은 했지만 차량이 시속 100km/h를 넘어 계속 가속을 하더라도 기대보다 노면 소음이 억제되어 있고 직진 주행 안정감도 꽤나 믿을만 합니다.

그리고 이 차량의 특징이 있다면 바로 탄력주행을 할 때의 연비 상승 효과가 상당히 좋다는 점 입니다.

 

강렬한 남자의 차량 1순위

 

인포카 스캐너로 계속 차량 상태를 확인하면서 주행을 했는데 천천히 가속하면서 연비를 노리는 것 보다는 차라리 교통 흐름보다 약간 더 빠를 정도로 가속을 해두고 악셀 오프로 감속을 조절하게 될 때 순간 연비가 아주 많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스캐너가 정확한지 그리고 차량별로 조정이 필요한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아베오 차량으로 퓨얼컷 구간에 들어갔을 때 연비보다 모닝으로 퓨얼컷을 할 때의 연비가 2~3배 정도나 높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 차량은 교통 흐름보다 빠르게 달릴 줄 아는 남자들의 차량인 것입니다!

 

탄력 주행이 저는 습관화 되어 있는데 고속화도로 1차로에 택시보다 빠르게 달리고도 50km 주행에서 15.1km/l라는 연비를 낼 수 있었고 스캐너에서는 오히려 이보다 높은 19km/l라는 연비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탄력 주행 시 연비 상승이 상당하다.

 

이 날 하루가 좀 다이나믹 했습니다.

출근할 때는 모닝을 타고, 퇴근할 때는 스타리아 라운지를 타고 퇴근을 했는데 확실히 도심에서 주행할 때와 주차를 해야할 때는 모닝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니다, 간절해지기 시작할 정도였습니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확실히 경차는 좋은 차량이 맞습니다. 거기에 수동만 다룰 줄 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런지요.

 

핑키핑키한 색상으로 도로를 다니면 다른 차량들이 쉽게 들이댈 것 같지만 역으로 눈에 잘 띄어서 그런지 걱정보다 훨씬 더 방해받는 일이 적었습니다. 보행자들도 차량을 쉽게 발견하는 점이 좋았구요.

더군다나 이 차량의 부품은 다른 차량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게 구비할 수 있고 가격 또한 아주 저렴하기 때문에 나만 타는 출퇴근용 체리 핑크 수동을 구할 수 있으면 최고의 차량이 아닐 수 없습니다.

4단 변속기는 포기하세요. 수동 사세요. 무릎 안나가요.

 

from 수동만 2대째. 24만km 아베오 수동 차주 올림


*시승차 제공 : wife's sister-in-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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