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이사 준비가 한창인지라 정신이 없습니다. 이사 업체를 통하지 않고 하다보니 팔고 버리고 나눠주고 옮기고를 무한 반복하고 있는데 지인분이 전화가 옵니다.
뭐해요?
때마침 짐을 좀 기부하고 돌아오는 길에 전화를 받았는데 아무튼 결국 점심을 함께 하게 되었고 갑자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바로 중고차가 하나 필요한데 차를 보러 같이 가줄 수 있냐는 것이었죠.
이사 준비로 한참 바쁘던 중이라 다른 일이라면 고민도 없이 거절을 했겠지만 자동차 관련된 이야기다보니 도무지 거절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차를 보러 함께 갔다가 새로운 차량과 함께 돌아온 후기를 남겨봅니다..
잘 모르면 이렇게 중고차 보세요!
저와 우리나라 대표 중고차 플랫폼인 엔카가 함께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을 제 블로그 구독자분들은 아실겁니다. 그렇다고 제가 엔카를 예시로 드는 건 아니고 어차피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플랫폼이었기 때문에 원래부터도 저는 엔카에서 중고차를 즐겨보곤 했었습니다.
저의 사례와 같이 제가 자동차를 좋아하다보니 중고차 관련된 주변분들의 문의가 잦은 편인데 저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동일하게 답을 해줍니다.
중고차 어디서 봐야해?
우선 중고차 '플랫폼'이라는 말을 잘 기억하셔야 하는데 엔카는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는 판(=시장)을 열어주는 역할이 메인이지 예전 엔카 직영몰(=케이카)과 같이 '직접 소유하고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엔카에 올라온 수많은 차량들 중 일부는 양심적이지 않는 분들도 분명히 계실겁니다. 그래서 그나마 많이 걸러지는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 이죠.
자, 이제 답 드립니다. 일단 스마트폰에 '엔카' 앱을 깔아줍니다. 그런 다음 앱을 실행시키면 아래와 같이 메인 화면이 나옵니다. 검색창을 한 번 터치해줍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이 자동차 제조사, 가격 범위 등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화면이 나오는데 표시한 곳을 보시면 '엔카서비스'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게 아주 중요하죠. 여기를 터치해줍니다.
아래와 같이 여러가지 항목들이 있는데 제가 권해드리는 것은 '믿고, 엔카홈서비스, 엔카보증' 이렇게 3가지 입니다. 적어도 이들 중 하나에서 검색되는 차량을 구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간단하게 그 이유를 요약해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위 순으로 더 고급서비스지만 차량 대수가 줄어듭니다.)
- 믿고 : 엔카에서 차량을 점검해주고 계약과 대금 결제까지 도와주고 7일간 타본 뒤 결정할 수 있는 서비스
- 엔카홈서비스 : 집에서 탁송 받아 구입 후 7일간 타보고 결정할 수 있는 서비스
- 엔카보증 : 엔카에서 유상으로 보증 서비스 가입이 가능한 차량들만 선별한 것
- 엔카진단 : 엔카에서 차량 진단에 대한 확인까지 해준 차량들
중고차 구입에 자신이 있는 분들이야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초보자분들이라면 적어도 엔카보증이 되는 차량들 또는 그 이상(엔카홈서비스, 믿고)을 구입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물론 엔카 보증은 유료이고 모든 나쁜 상황에 대비할 정도의 만능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방어는 가능하니 말이죠.
제가 주변분들에게 늘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데 이 분도 제가 알려드린 방법으로 차량을 구경하셨고, 마음에 드는 차량이 강서에 있으니 같이 가보자고 하신 것이죠. 그래서 정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왜 초기형 2세대 i30, 거기에 요즘 인기도 없는 VGT(=디젤)을 권했냐고(=말리지 않았냐고) 물어보신다면 이렇습니다.
- 너무 크지 않고 해치백이니 실용성이 좋다.
- 여러 해치백 차량들 중 수리가 필요할 수 있는 중고차는 현대기아가 제일 마음 편하다.
- 초보운전자가 운행해야 하니 최소한 후방 모니터는 있어야 한다.
- 2세대 초기형 가솔린 모델은 이슈가 있는 1.6 엔진이니 피하는 것이 좋다.
- 2세대 후기형 가솔린 모델은 2.0 배기량이고, 디젤 모델은 건식 7단 DCT가 들어가 있다.
- 2세대 초기형 디젤 모델은 토크컨버터식 6단 자동변속기이니 그나마 제일 무르익었을테다.
강서오토플렉스 방문 후기
앱으로 본 차량이 강서에 있는 강서오토플렉스에 있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이곳에 있던 중고차 매장에서 구입을 한 번 해보셨다던데 그 당시는 각 층이 그냥 금속 판넬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제 아주 말끔한 건물들이 대거 들어섰다고 놀라시더군요.
해당 건물 옆에 대형 중고차 건물들이 있어 입구가 약간 헷갈리기는 하더군요. 차를 보러 가시는 분들이라면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하시는 것이 좋겠네요. 여기의 고객 주차장은 지상 4층에 마련되어 있었고 램프 구간을 통해 4층으로 올라간 뒤 원하는 곳을 찾아가야 하는 형태였습니다. 램프 구간에 방지턱이 계속 있는데 굳이 이렇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더군요.
건물 내부에는 엘리베이터와 함께 에스컬레이터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승강기를 통해 1층에 있는 편의점에 잠시 들렀다가 올라갈 때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갔네요.
참고로 건물 크기가 꽤나 큰 편이고 층마다 중고차 판매 업체가 가득 들어 있기 때문에 본인이 가야하는 사무실 번호를 각 층의 에스컬레이터 앞에 있는 지도에서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각 층의 복도는 아래와 같이 다다닥 붙어 있기 때문에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긴 하더군요. 사무실에 방문해서 원하는 차량을 이야기한 뒤 차량이 준비되어 있는 층으로 가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승강기를 타고 올라가니 상품용으로 준비된 차량들이 가득 준비되어 있던데 이런 건물을 만들 때는 아마도 하중의 기준이 더 높지 않을까 싶더군요. 앞으로 전기차량이 더 많아질텐데 더 강화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의 주인공인 i30 모델을 만났습니다. 아마 오랜만에 시동을 거는 것인지라 초기 시동 시 스타트 모터가 돌아가는 힘이 약간 힘겹게 느껴지더군요.
제 기억이 맞다면 2014년식에 누적 주행거리는 11만km 정도였던 차량이었습니다. 옵션은 인포 내비를 제외한 대부분이 들어간 차량으로 파노라마 선루프, HID 헤드램프, 2열 에어벤트, 1열 통풍시트까지 들어간 차량이더군요. 누적 주행거리가 길게 느껴지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조만간 30만km를 돌파하는 차량을 타고 있는 제게 있어 오히려 적당히 감가가 된 이 정도의 누적 주행거리 중고차가 좀 좋지 않나 싶네요.
i30는 LED 램프 여부에 따라 이미지 차이가 꽤나 크게 느껴집니다. 이는 현대차의 공통적인, 어찌보면 노골적인 급나누기 옵션인데 출고한 뒤 뒤에서 따라가면서 본 LED 테일램프는 브레이크 패달의 작동 여부에 따라 상당히 큰 차이가 나고 아주 밝은 것이 좋더군요.
아래 사진을 보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분들 계실까요? 그렇다면 높은 확률로 2세대 i30를 소유하셨거나 관심이 많은 분들일거라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2세대 초기형 모델과 후기형 모델의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원래 제 범퍼였다면 좌우를 잇는 라디에이터 그릴에 큰 1줄이 들어가지면 페이스리프트된 모델의 경우는 아래사진과 같이 4개의 얇은 라인으로 대체 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러니 이 차량은 다른 건 몰라도 적어도 '범퍼 교체'를 했다는 점은 확실한데 개인적으로 범퍼 교체는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므로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HID 헤드램프 부럽네요...
물론 꼼꼼히 차량의 전반적인 컨디션을 체크해야하는데 제가 조금 중요하게 보는 것 중에 하나인 타이어 상태도 유심히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이 차량의 경우 21년도에 4개 타이어를 모두 교체했으며 트레드도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차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좌측 앞타이어를 유심히 보니 아래사진과 같이 타이어 내부의 손상이 있는 것이 확인되더군요. 보통 이런 상태는 타이어 내부의 코드 절상 때문에 발생하고 발생 원인은 타이어 자체의 하자이거나 포트홀과 같은 곳을 빠르게 지나면서 타이어 내부의 손상이 발생된 것 입니다.
슬쩍보면 확인이 안되는 것인지라 아마 딜러분도 모르셨던 것 같더군요. 제가 차량 설명에 명시되어 있지 않던 이 부분을 문제 삼으니 분명하게 인지를 해주셨습니다. (혹시나 이런 타이어 상태를 보고 아무 문제 없다고 하는 곳이 있다면 그냥 뒤돌아 나오시면 됩니다.)
다행히 현장에서 타이어에 대한 문제가 확인이 되었으니 20만원을 추가로 할인 받아 차량 가격 670만원에 구입을 해서 가져왔습니다. 엔카보증을 가입할 수 있는 차량이긴 하지만 비용이 약 40만원으로 그냥 이 금액을 차량 수리비로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중고차를 살 때 단순히 차량 가격만 드는 것이 아니라 매도이전비, 세금 등이 추가로 발생되기 때문에 예산을 차량 가격에서 15~20% 정도는 추가로 예상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중고차를 가져오셨다면 기본적으로 냉각수/엔진오일/미션오일/브레이크오일 정도는 교체하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또한 중고차량은 판매를 대비해 연료를 극소량만 두곤 합니다. 따라서 차량을 가져오면 바로 주유소에 들러 충분히 주유하는 것이 좋고, 현장에서 보험 가입도 해야하므로 즉시, 직접 가입할 수 있는 보험사 다이렉트 앱을 준비해주시는 것이 좋고 결제할 수 있도록 결제카드와 신분증(또는 본인 명의폰)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보험 가입의 경우 출고 보험이라고 대략 일주일까지 임시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데 금액이 약 5만원대로 무시하긴 좀 어려운 금액입니다. 그러니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바로 가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미리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경로에 유료도로가 있을 수 있으니 이런 경우는 미리 하이패스 카드를 준비하시거나 아니면 해당 건물 1층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서 자동충전 선불 하이패스 카드를 구입해서 바로 사용하시는 것도 방법이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뒤에서 따라가는데 확실히 같은 배기량이라도 디젤 터보 차량의 토크가 좋더군요. 특히 오르막에서 치고 올라갈 때는 저 퓨얼컷까지 rpm을 써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동일한 경로를 주행했는데 제 차량은 연비가 12km/L가 나왔는데 이 차량은 14.8km/L가 나왔더군요.. 디젤은 순간적인 토크감과 연비로 사는 겁니다 여러분!
닫는 글
제가 엔카 앱으로 차량을 그냥 '구경만'할 때는 아무런 서비스 조건을 걸지않고 검색을 하지만 진짜로 구입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현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색할 때는 적어도 '엔카진단', 조금 더 본다면 '엔카보증' 정도는 필터를 걸고 검색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출시된 '믿고'와 '홈서비스'간에 차이가 뭔지, 왜 믿고가 더 좋아야 하는지 소비자 입장에서 그렇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서비스 종류가 많아지는 것보다 단순하지만 확실하고 명료한 인상을 주는게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면서 글 마무리 합니다.
그나저나 번호판등 좌측이 고장나 있더군요. 앞으로 이 차 관리를 높은 확률로 제가 하게 될 것 같으니 머지않아 시승기, 트렁크 공간 그리고 정비하는 항목/방법/비용을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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