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이프 히스토리]/아베오[1.6수동]13.08~

열 많은 아베오, 여름철 열관리하는 3가지 방법

마이라이드 2022. 6.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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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2011년식 제가 타고 다니는 아베오(1.6리터 가솔린) 차량이 생산된지도 10년이 넘었고, 누적 주행거리는 26만km를 돌파했습니다. 동호회 활동을 하는건 아니지만, 이래저래 살펴본 결과 저보다 주행거리가 많은 분은 딱 1분 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많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분은 고속도로를 통해서 장거리 출퇴근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30만km를 넘기면서 다른 차량으로 넘어간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나네요. 월 300대도 팔리지 않았던 비인기 차량이지만,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아베오 차량을 소유하고 계시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은 그래도 아베오에 애정(이라쓰고 애증이라 읽어야...)이 있다는 점이죠.

아베오를 많이 다뤄본 정비사 몇 분에게 공통적으로 들을 수 있었던 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아베오 엔진, 열 많다!

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진짜로 많은건지 몰랐지만, 카스캐너로 확인해보니 다른 차량과 확연히 차이를 보입니다. 물론 동일한 주행 구간이 아니긴 하지만, 아베오의 냉각수 온도가 섭씨 109도까지 치솟는 반면 NF쏘나타는 기껏 상승해도 90도 전후라는 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NF쏘나타 vs 아베오 냉각수온 비교

 

아베오 뿐 만 아니라 쉐보레 가솔린 차량이 누유와 냉각수-엔진오일 혼유 사례가 상당히 많은데, (비전문가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아마 이렇게 높은 열을 대응하지 못해 발생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로커암 밸브 가스켓을 교체해보니 정말이지 '열화'라는게 어떤지 체감이 되더군요.


열 많은 아베오, 여름철 열관리하는 3가지 방법

1. 냉각수 비중 조절

이름 그대로 냉각수는 뭔가를 식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화석연료가 끊임없이 펑펑 터지는 엔진은 당연히 엄청난 고온에 노출될 수 밖에 없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이 좋겠죠. 그러기 위해서 냉각수는 엔진 주변을 돌고 돌면서 너무 뜨거워진 엔진의 열을 빼앗오면서 적정한 수준을 유지해줍니다.

그런데 이 냉각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담수와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왜냐면 이 냉각수는 '얼어버리거나', '엔진 내부 부식'을 일으키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냉각수는 비중이라는 것이 있고, 냉각수 원액과 물을 섞어서 사용하게 됩니다.

냉각수 혼합 비율 @더뉴그랜저

 

냉각수 원액 비중이 높으면 상당히 추운 온도에서 얼지 않을 것이고 엔진 내부 부식에서도 안전하겠지만, 역으로 엔진의 열을 내려는 능력은 부족해집니다. 

반대로 물 비중이 너무 높으면 열을 내리는 능력은 탁월하지만, 겨울철 한파에 얼어버리거나 엔진 내부에 각종 금속과 만나 부식을 야기시켜 버리게 되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원액과 물을 5:5로 섞게 되어 있습니다. 한 때는 냉각수 원액을 많이 판매하곤 했지만 요즘은 미리 물 비중 50%로 섞인 '프리믹스(Pre-mix)'도 판매를 하고 있죠.

 

냉각수, 프리믹스는 뭐지? 눈물의 냉각수 보충 후기(덱스쿨)

안녕하세요, 허탈한 마이라이드 입니다. 자, 오늘은 자동차 냉각수에 대한 이야기를 할텐데 주의사항이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다소 길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냉각수 보충을 위해서 어떤 제

myride.tistory.com

 

이때 냉각 성능을 위해서 계절별로 냉각수 비중을 다르게 가져가는 방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좀 어렵습니다. 냉각수 교체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특히 겨울철 미리 대비를 하지 못한다면 더 큰 정비를 요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저와 같이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5:5는 어는 점이 불필요할 정도로 낮으니 물의 비중을 높여서 어는 점을 조금 높이되 냉각 성능을 조금 더 가져가면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안하는 것보다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지만 비중이 조금 바뀐다고 엔진의 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2. 히터 가동

이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우연하게 글을 하나보고 체득한 내용인데 실제로 효과가 있어서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실겁니다.

에어컨과는 다르게 히터는 따뜻한 바람을 만들어내는 원리가 비교적 간단합니다. 겨울철, 시동 초기에 바로 따뜻한 바람이 나오지 않는 이유와 바로 결부되는 것인데 원리는 이렇습니다.

따뜻한 바람은 냉각수의 열!

 

엔진이 가동되면서 냉각수 온도가 올라가고, 뜨거워진 냉각수를 한 곳에 모아놓고 그곳에 바람을 불게하면 순식간에 바람이 데워지면서 차량 안에서는 따뜻한 바람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이 원리를 이용하는 것 입니다.

차량 범퍼 안에 보이는 방열판인 '라디에이터'와 비슷하게 생긴 것이 차량 엔진룸의 격벽 부근에도 존재하는데 크기는 작지만 하는 일은 라디에이터와 비슷합니다. 이 부품의 이름이 바로 '히터코어'라고 하는 녀석이죠. 이 녀석 덕분에 따뜻한 히터바람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히터코어 호스

 

라디에이터는 차량에서 설정된 값에 의해 선풍기(Fan)가 가동되기에 임의대로 조절이 어렵지만 (안되는건 아닙니다.) 히터의 경우는 운전자가 원할 때 마음대로 켜거나 끌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다는 것 입니다.

차량의 성능을 한계까지 끌어쓰는 레이스 트랙 주행을 하시는 분들은 주행 세션이 끝나고 차량을 잠시 쉬게 할 때 엔진의 열을 빠르게 식히기 위해 엔진 후드 개방과 동시에 히터를 강제로 틀어 열을 날리는 방법을 사용하신다고 하더군요.

히터코어라는 부품을 모를 때는 '히터를 켜면 더 뜨거워지는거 아닌가?' 싶으실테지만, 이 부품의 원리를 알았으니 이제는 '히터를 켜두면 빨리 냉각수가 식겠구나!'하실겁니다.

저도 막히는 출근길, 냉각수가 108도 정도에 근접했을 때 히터를 틀어보니 확실히 냉각수 온도가 빠르게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요즘처럼 더울 때 히터를 켠다는게 말이 안되죠? (약간 쌀쌀한 봄, 가을 그리고 겨울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다른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3. 에어컨 가동

엄청나게 더운 날에 에어컨까지 가동하면 우리 아베오 죽을 것 같은데 뭔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왜냐면 제가 그랬거든요...

극도로 더운 날, 극도로 막히는 곳을 지날 때 이러다가 차 터지는거 아닌가 싶은 마음에 잠시 에어컨 버튼을 눌러 끄기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러한 방법이 차량 냉각에는 더욱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에어컨 버튼

 

아베오의 잦은 고장 중 하나가 바로 '서모스탯 고장'입니다. 서모스탯은 냉각수의 온도를 판단해서 열을 더 모을 것인지 아니면 식혀줄지는 판단하는 일종의 대문 역할을 하는 부품인데 이 녀석이 고장이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증상은 경고등이 뜨면서 라디에이터 팬이 끝도 없이 가동이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보통 라디에이터 팬은 자연바람으로 엔진을 식혀주는 것으로는 부족할 때 가동되면서 엔진의 열을 식혀주는데, 이것을 통제하는 서모스탯이 고장나버리니 아마도 '과열'보다는 '과냉'이 차량에 덜 치명적일 것이라는 판단하에 그렇게 세팅이 되어 있는 것 같더군요.

정비 이후 관련된 공부를 쭉 하다보니 아베오나 비슷한 가솔린 엔진이 들어가 있는 크루즈 차량의 경우 서모스탯 고장 때 라디에이터 팬의 강제 가동된다는 점, 그리고 '에어컨을 켰을 때도 라디에이터 팬이 강제 가동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라디에이터&팬

 

그때는 그냥 그런가하는 마음에 잊고 살다가 카스캐너를 구입한 뒤 실험을 한 번 해봤습니다. 냉각수온이 너무 높아질 때 에어컨을 켜보니 냉각수온은 오히려 더 낮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 주행 데이터는 동일한 출근길에서 측정을 한건데 좌측은 에어컨을 거의 대부분 가동한 결과이고, 우측은 에어컨 가동을 최소화한 결과입니다. 연비와 평균 속력을 보면 좌측이 더 열에 취약한 꽉막히던 환경이지만, 에어컨 가동 덕분에 냉각수 최고온도는 더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출근길, 에어컨 가동 여부에 따른 최고 냉각수 온도

 

따라서 여름철에는 저처럼 괜히 반대로 생각하지 마시고, 오히려 에어컨 가동을 하는 것이 적어도 냉각수온을 조금이라도 낮게 유지하는데는 도움이 되니 별다른 묘수를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평범(?)하게 운행을 계속 해나가시면 되겠습니다.


Epilogue.

일단 오늘 소개해드린 차량의 열을 내리는 방법은 여러 차량에도 해당될 수 있겠지만, 최신 현대차와 같이 '통합 열관리' 기능이 들어간 차량은 아베오처럼 열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도, 운전자가 임의로 어떻게 하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알아서 판단을 할테니 말이죠.

물론 에어컨을 켜는 것은 엔진에 더 큰 부하가 걸리게 됩니다. 에어컨 가동 자체가 엔진의 출력을 일부 꺼내서 사용하는 원리이니 말이죠. 따라서 어쩔 수 없는 출력 손실이 있을테니 연비도 떨어질겁니다.

하지만 에어컨 가동 중 rpm을 끝까지 써가며 운전할 정도로 가혹한 환경이 아니라면 분명히 뜨겁디 뜨거운 아베오의 냉각수를 쉽게 달래는 방법은 '너무 신경쓰지말고 차량의 기능을 평소대로 꺼내쓰자'로 요약됩니다.

춥다면 따뜻하게, 덥다면 시원하게 차량의 기능을 온전히 사용하면 됩니다. 대신 종종 차량 후드를 열어서 냉각수가 충분한지 살피고 차량의 각종 소모품 교체 주기를 잘 지키면 됩니다.

의외로 오래된 차량들 중 컨디션 좋은 차량들은 차주의 적당한 무관심과 정기적인 정비소 방문만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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