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구, 21W 규격 대신 더 높은 27W 사용해도 될까?

오늘은 다소 새롭게 일기 쓰듯이 독백으로 써내려가보겠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어차피 혼자 쓴다 생각하여 경어체를 쓰지 않았는데 또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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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에서 여러번 말한 것처럼 집에 nf쏘나타가 한 대 있는데, 예전 지인이 동일한 다른 쏘나타 차량을 뒤에서 박는사고를 낸 후 "나도 그 차 탔었지만 브레이크등 구분이 너무 안간다!"는 말이 내내 떠오른다.

그래서 최근에 도움이 될까 싶어 LED 브레이크등으로 교체도 해봤지만, 그냥 필라멘트 전구보다 밝기가 더 약해서 장착을 포기했고 이래저래 생각을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소비전력이 높은 전구로 바꾼다면?

 

그런데 쏘나타에 들어가는 필라멘트 2개인 더블 전구 중 27W보다 용량이 큰 전구가 없었다. 그렇다고 소켓을 잘라 다른 것으로 만드는 위험한 작업은 하고 싶지 않았다.

대신 급하게 대형마트에서 구하고 쓸 일이 없었던 27W 싱글 필라멘트 전구가 있었고, 마침 개인 차량인 아베오의 브레이크등 규격이 싱글 필라멘트 21W 전구였던지라 퇴근 후 시간도 남고하여 실험을 해보게 되었다.

 

자동차 전구, 21W 규격 대신 더 높은 27W 사용해도 될까?

 

참고) 아베오 브레이크등 규격 : 12V 21W 싱글 필라멘트 전구 (돌출각 180도)

 

아베오 브레이크등은 희한하게 싱글 필라멘트를 사용한다.

 

우선 준비된 두 전구를 나란히 놓고 육안으로 차이가 있는지 확인을 해보자.

좌측에 있는 전구는 아베오에 쓰려고 한 박스를 사둔 필립스 P21W 싱글 전구이고 소켓 규격은 S25, 홀더가 좌우로 일직선에 뻗어있는 형태의 전구이다.

우측은 마트에서 구입하고 쓸 일이 없어 보관만 하고 있었던 전구로 포장지에 12V 27W라고 쓰여있다.

 

(좌) 필립스 P21W, (우) 묻지마 27W

 

조금 더 가까이서 보자.

좌측이 21W, 우측이 27W이다. 우선 필립스의 것은 소켓에 유럽인증규격인 E1마크가 보이는데 우측의 것은 전압과 소비전력 외에는 아무런 각인이 없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이 전구는 따지고 들면 불법 제품 사용에 해당되어 위법사항이 될수도 있겠다.

전구 내부의 구성이 조금 달라보이고, 유심히 보면 확실히 우측의 27W 전구가 필라멘트가 더 굵고 촘촘한 것 같다.

 

(좌) 21W (우) 27W 전구, 27W의 필라멘트가 더 굵어보인다.

 

소켓은 두 전구 모두 동일하게 S25 규격을 사용하고 있고 싱글 필라멘트 전구이다보니 전구 하단의 접지 부분은 돌출 부분이 하나이다.

그리고 커넥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구의 옆면 돌출부위의 각도가 중요한데, 다행히 둘 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180도 각도의 것이라 27W 전구를 실험해 사용할 수 있다.

 

두 전구 모두 S25 규격의 소켓을 사용하는 싱글 전구라 호환된다.

 

아베오를, 그리고 해치백을 좋아하는 이유는 정비성이 아주 좋다는 것이다. 

아래에 보이는 테일램프 우측의 플러스 나사 2개만 풀고 당겨주면 끝이다. 

다른 차량들처럼 트렁크 내측 마감재를 열 필요도 없고, 번거롭게 볼트를 풀어낼 필요도 없다.

 

플러스 피스 2개만 풀면 브레이크등 교체 가능한 아베오 해치백

 

한쪽만 교체한 뒤 좌우의 빛을 구분해보면 쉽게 답이 나올 것이다.

차량의 좌측만 교체하고 우측은 기존에 있던 21W 필립스 전구 그대로이다.

테스트를 위해 기존의 전구를 빼보니 약간 흑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걸 봐서는 머지 않아 수명을 다하지 않을까 싶다.

 

흑화현상이 발생한 기존 브레이크등 전구

 

다행히 오버스펙 규격의 전구는 제집인양 완전하게 잘 들어 맞는다.

이제 체결하고 빛 밝기를 테스트해보자.

 

돌출각 180도 소켓

27W 전구 호환이 된다.

 

응???

아직 해가 밝게 떠 있어서 그런지 육안으로 구분이 잘가지 않는다. (참고로 미등인 상태에서의 소비전력은 10W)

아!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닐까?

 

(좌) 27W, (우) 순정. 미등상태 육안으로 구분이 가지 않는다.

 

길다란 장우산 하나를 가지고 브레이크 패달을 눌러놓고 운전석 시트를 당겨서 고정시켰다.

기분 탓인지 야아아아악간 좌측이 더 밝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 긴가민가 하다.

설마 차량 설계할 때 21W만 쓰도록 되어 있는건 아닌가? 밤까지 기다려야 하나?

 

브레이크를 밟아도 크게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아니다. 이럴때 좋은 방법이 있으니 바로 폰카메라 기능에 있는 프로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참고로 스마트폰 카메라도 DSLR처럼 ISO, 셔터스피드 등을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기종 : 갤럭시노트8)

이 기능으로 ISO는 최대한 낮추고 셔터 스피드를 아주 빠르게 1/500 또는 1/1,000으로 설정하면 환한 낮이라도 빛을 아주 소량만 가지고 촬영하기 때문에 램프의 빛을 보다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8 프로 사진 촬영모드

 

우선 iso 50, 셔터스피드 1/500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을 나란히 두고 보면 좌측이 램프 안쪽에 조금 더 꽉 찬 느낌이 있다.

 

셔터스피트 1/500, 좌측이 조금 더 밝은 것 같은 느낌

 

셔터스피드를 올려 1/1,000으로 설정한 사진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우선 램프 내측 반사판에 반사되는 빛의 양이 왼쪽이 더 많아보인다.

그리고 램프의 가장자리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위의 사진이 더 많은 빛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빛을 내는 광원인 전구 자체를 비교해보면 확실히 위쪽이 더 밝게 빛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27W 쪽이 더 밝은 것은 맞다.

 

규격보다 높은 전력의 전구를 교체한 뒤 혹시나 에러코드가 뜨는지 확인했는데 다행히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나는 27W 전구를 빼고 다시 순정 규격인 21W 전구 규격으로 교체를 했다.

아래와 같은 사항들이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에러코드는 발생하지 않았다.

 

1. 발열 및 화재 위험

 

이번 실험을 위해서 인터넷을 통해 사전 조사를 해봤지만 나와 같이 소비전력이 더 많은 쪽을 선택하거나 고민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보였다.

아무래도 그 원인은 '위험'에 있는 것 같다. 

물론 규격 전조등 55W 대신 절대 말리고 싶은 80, 100W를 사용하는 것처럼 위험하지는 않을 것 같기는 한데 21에서 27로 6이 증가하는게 별 것 아닌거 같아도 비율로 따지면 무려 28.5%나 더 높은 전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발열도 높아지게 된다.

 

이는 인테리어 전구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보통 전구가 호환된다면 소켓의 한계 용량보다 낮은 쪽으로 사용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고 많이 사용한다.

디밍 기능 없이도 적당히 어둡게 하거나 전기사용을 줄이는 목적으로는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계 용량을 초과하는 전구는 소켓의 발열 또는 심각할 경우 배선이 녹아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2014년식 뉴티구안 모델의 경우, 배선이 녹아 고장이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설계 오류일 수도 있지만 21W 규격 차량에 잘모르는 정비사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27W를 사용한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또한 다행히 민감하지 않은 내 차량의 경우는 에러코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센서가 민감한 차량들은 비규격 전구를 사용하면 에러코드가 뜰 수도 있다.

 

2. 차량 설정 전력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만약 아무리 높은 용량의 전구를 끼우더라도 그 배선으로 오는 소비전력에 한계가 있다면 무슨 소용일까 싶었다.

전기를 잘 모르는지라 27W 전구를 넣어도 전기만 들어가면 27W 다 쓰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27W를 쓰더라도 차량에서 21W만 쓰도록 하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 이렇게 위험을 감내하는 실험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위법 사항 여부

 

차량이 출시될 때는 당연히 빛의 밝기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인증을 받아 출시된다.

물론 이 실험 자체의 목적이 다른 차량에게 안전과 관련된 메시지를 보다 확실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선량한 목적이라 하더라도 그 사항 자체가 위법사항에 해당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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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그냥 순정 규격을 쓰자. 반말로 포스팅하니까 글 쓰는 속도가 빨라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