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은 눈뽕/야간주행 어두울 때, '무료'+'합법'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 방법[한국교통안전공단 남양자동차검사소 방문 후기]
여는 글
양카이자 썩차를 중고로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말은 이렇게 해도 제가 참 좋아하고 있습니다.) 아반떼 차량이고 코드명 AD에 해당하는 차량이고 다른 점이 있다면 1.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아니라 터보차저가 들어간 '아반떼스포츠' 차량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당시 고오급 차의 대표적인 옵션 중 하나인 'HID헤드램프'를 스포츠 모델에 한해서는 기본 적용을 해줬다는 점인데 아마 이 차의 옵션을 기획했던 분이 소위 말하는 '차쟁이'들의 마음을 정말 잘 아셨던 분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거기에 TPMS(=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이 전차종 의무화된 것과 같이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 장치도 어느 순간부터 기본 적용 되었기 때문에 차량에 보면 조절 스위치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첨단 주행 안전 장치가 없는 차량이다보니 이런 옵션 버튼들이 비어있어 허전한데 자리를 하나 채워주니 좋군요.
하지만 중고로 사온 이 차,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야간 주행을 할 때 앞차량에 비춰진 내 차량의 헤드램프 높이가 엉망이더군요. 좌측은 정상 범위같은데 우측은 컷오프 라인을 찾기 어려울 지경이고 지하주차장에서 확인을 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니 밤에 주행을 해보면 바닥을 비추는 두 빛이 뭉쳐지지가 않으니 영 불편하더군요.
그래서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을 해야 하는데 저는 '제대로된 곳'에 가서 '무료'로 조절을 받고 왔습니다.
1. '가서'해야 하는 이유
아주 명확하게 불법이다 합법이다를 논하기엔 약간 다툼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헤드램프의 정비는 개인이 하게 될 경우 불법에 해당될 여지가 많습니다.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별표9에 보면 아래와 같이 '자동차사용자의 정비작업의 범위' 그러니까 쉽게 말해 자가정비를 할 수 있는 범위를 지정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시설 없이 할 수 있는 정비항목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일단 '바. 전기장치'를 보면 전조등을 제외하고 있으며 정비시설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조등은 여전히 제외하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각도조절 개인이 자가로 하지마라'고 명시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헤드램프 조사각을 정확하게 읽어주고 판단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 곳에서 해야 합니다.
법을 차치하고서라도 저도 자가로 조절해본 적이 있는데 아무리 벽에 라이트를 쏘면서 조절을 한다 하더라도 내 육안을 기준으로 조절한다는게 영 개운치는 않죠. 그러니 '장비'와 '전문가'가 있는 곳에 가는게 옳습니다. 심지어 무료이니 가지 않을 이유가 없죠.
2. 주말에 예약없이 갈 수 있을까?
제가 제일 궁금했던게 이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예약없이 토요일에도 갈 수 있다'입니다.
요즘 직장이 너무 바빠 중간에 시간을 내기가 너무 어렵고 그렇다고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한다고 아까운 휴가를 쓸 수도 없으니 이런 직장인들의 고충을 반영해서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는 토요일 오전 근무를 합니다.
물론 정기검사를 예약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전예약이 필수적인 정기검사는 토요일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꽉 차있지만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은 예약없이도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이는 지역별로 다를지도 모르니 반드시 미리 확인하고 가시는 것을 권장드리겠습니다.
3. 남양주자동차검사소에서 헤드램프 조절 받은 후기
남양주에 거주하고 있다보니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한국교통공단 남양주자동차검사소가 있더군요.
[한국교통안전공단 남양주자동차검사소 근무시간]
- 평일 : 09:00~18:00 (점심시간 12:00~13:00)
- 토요일 : 09:00~13:00
제가 아반떼를 사온지 얼마되지 않아 차량 감이 아직 없습니다. 클러치와 변속기 감각도 낯설고 차량의 출력과 서스펜션의 움직임, 스티어링 휠도 여전히 적응 중이죠.
남양주자동차검사소는 약간 외진 곳에 있고 진입하는 길이 매끈하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아주 천천히 진입을 했죠. 도착해서 보니 검사 라인이 딱 3개 밖에 없고 시설이 아주 오래되어 보이더군요.
일단 뒤로 돌아 들어가 잠시 정차를 하니 직원분께서 어떻게 왔냐길래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친절하다던 인터넷 후기와는 다르게 다소 난처하고 귀찮다는 느낌이 좀 받긴 했지만 다행히 돌아가라고 하진 않으시더군요. 주말 근무의 피곤함과 짜증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죠.
정기검사 차량들 때문에 늦게 오면 오래 기다려야 할 수도 있고 중간에서 약간 민폐같은 느낌도 있을 것 같아 조금 일찍 도착했습니다. 오전 8시 55분 정도에 도착했는데 이미 정기검사의 경험이 많은 듯 미리 순번 1위로 기다리고 계신 분도 계시더군요. 참고로 저는 두 번째로 도착했고 9시 정각이 되니 다른 차량들이 서서히 밀고 들어오더군요.
제 차례가 되었는데 직원 두 분이서 공통적으로 먼저 물어보시는게 있습니다.
전조등 별도로 설치하신거에요?
아닙니다.. 아반떼AD 스포츠는 모든 트림이 HID 헤드램프를 기본 장착하고 있고 레벨링 조절 장치도 들어갑니다.. 외형만 보고 양아치 튜닝차라는 혐오를 멈춰주세요..
영 제 말에 신뢰가 없다고 느끼셨는지 아니면 현장서 거짓말을 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건지 한 분은 레벨링 조절 스위치를 이리저리 움직여보시더니 '이거 별도 설치하신게 맞.. 아.. 움직이는구나' 하시더군요. 다행히 쫓겨나지 않고 안으로 입장을 합니다.
그동안 정기검사를 받아오면서 별 관심이 없어 몰랐는데 헤드램프 검사기가 자동으로 움직이더군요. 차량의 좌측부터 스캔을 하면서 움직이는데 문제가 없는 곳은 그냥 지나고 유난히 아래를 비추고 있는 우측 헤드램프 앞에서는 멈추더군요.
모니터를 자세히 보니 아래와 같이 뭔가 빔이 바닥으로 깔려 있는 걸 보여주는데 바로 헤드램프 조절 나사를 돌리니 모니터의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변하더군요.
GIF 파일로 만들면 아래와 같이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운전자가 보라고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니고 자동차검사소에서 담당자가 보는 화면이니 몰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닫는 글
자동차검사소에 도착한 시간이 8시 55분, 대기 두 번째 차량이었고 헤드램프 점검을 하는데는 5분도 걸리지 않아 나올 때 시간이 9시 10분인가 그랬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그냥 대기 시간이었습니다. 제 앞뒤로는 정기검사 차량들이다보니 제 차를 빠르게 처리하고 내보내주시더군요.
헤드램프 조사각 조절을 하고 나니 아래와 같이 양측의 헤드램프 높이가 드디어 맞아 떨어지더군요. 이제 야간주행 시 조금 더욱 선명한 시야를 확보해서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직원분들이 뭔가 '튜닝카 타는 피곤한 애'라고 생각을 하신건지는 몰라도 계속 방어적인 이야기만 하시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한다'고 하시더니 조사각을 보니 또 아주 마음에 들게 잘 해주셨더군요.
남양주자동차검사소는 이렇게 겉으로는 차갑고 속으로는 따뜻한 곳입니다. 응? 결론이 왜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