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중고차를 찾아라 4편] 앞은 싼타페인데..맥스크루즈 2.2 디젤 AWD
여는 글
시장이 반증하듯 저 또한 그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맞는 것들이 있죠. 오늘 주인공이 되는 맥스크루즈가 그러한 차량입니다.
이전 직장에 다니고 있을 때 업무 특성상 중고차 매물에 대해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하루는 자전거 타는 취미를 가진 회사 선배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야, 맥스크루즈 풀옵션 2륜 엄청싸게 내놨는데 하나 살까?
봄으로 넘어가기 직전에 폭설이 오는 영동지역에 거주하고 있던지라 눈에 대한 대비를 거의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저는 선배에게 2륜이면 굳이 욕심낼 필요가 있느냐며 선배를 말렸더랬죠.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면서 이 차에 대해 조금씩 더 알게 되었고 지금 팰리세이드의 크나큰 성공에 가려버렸지만 팰리세이드와 동일한 세그먼트를 차지하고 있었던 맥스크루즈는 중고차로 접근할 때 더욱 매력이 크더군요.
최신 차량과 비교해도 썩 부족하지 않은 파워트레인과 각종 편의옵션 그리고 공간까지 갖췄으니 말이죠.
더뉴맥스크루즈 2.2 디젤 AWD : 약 2,000만원 전후
[매력도 분석 - 맥스크루즈 6.5/7 점]
- 적재공간이 넓을 것 : SUV, RV 계열 (O)
- 첨단주행안전장비가 있을 것 : 최소한 차로이탈방지, 욕심내자면 후측방, 전방충돌방지보조까지 (O)
- 토크 컨버터식 자동변속기+디젤 차량일 것 (O)
- 가급적 배기량이 낮아 유지비용이 낮을 것 (△ 또는 X)
- 4륜 구동 : 있으면 선호 (O)
- 2열 에어벤트 : 있으면 선호 (O)
- 지불 가능 금액 : 2천만원 내외 (O)
사실 처음부터 가장 먼저 고려했던 차량이 바로 '맥스크루즈'입니다. 이 차에 대해 이름만 들어본 분들이거나 모르는 분들이 85%는 될 것이고 나머지 15% 중 10%는 SUV를 좋아하지 않는 분일테고 나머지 5%는 흡족하게 소유하셨거나 이 차의 진가를 아는 분들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맥스크루즈는 3세대 싼타페에 해당하는 싼타페DM 시절의 차량이며 싼타페와 상당히 비슷한 앞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거의 동일한 차량으로 '롱바디'와 '숏바디'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 차량을 나란히 놓고 앞에서 보면 안개등 외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지만 옆이나 뒤에서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긴합니다. 외형 중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나 리어 테일램프의 형상이긴 합니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옆모습에서 차이가 납니다.
특히 C필러 뒤쪽에 있는 적재공간 또는 3열 시트의 창문 형상을 보면 길이가 긴 맥스크루즈의 경우 끝단이 아래로 내려가는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숏바디인 싼타페는 유리창의 면적이 작아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항상 인기모델이었던 '싼타페'가 중심 모델이고 맥스크루즈가 억지로 차체를 늘인 모델로 생각했습니다. 마치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처럼 말이죠. 하지만 엔카의 설졍에 따르면 롱바디 버전이 중심 모델이고 숏바디인 싼타페가 가지치기 모델이라고 하더군요.
이와 더불어 싼타페DM 출시 후 물이 실내로 유입된다는 문제가 있어 일명 '水타페'로 불리기도 했던 흑역사가 있지만 맥스크루즈는 이러한 문제에 있어 자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이 당시만 해도 파워트레인은 'SUV=디젤'이었기 때문에 싼타페는 2.0과 2.2 두 가지로 출시했으나 맥스크루즈는 2.2리터 디젤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를 했습니다.
물론 더 커진 몸집을 위해 배기량을 키운 목적도 있었겠지만 워낙 출력이 좋은 R엔진이다보니 단순히 출력만을 위한 결정이었다기 보다는 싼타페 롱바디로 기억되기 보다 이름도 달리 붙이며 싼타페 '상위 모델'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결국 이 맥스크루즈는 지금 시절의 인기모델인 팰리세이드의 DNA를 고스란히 가지고 후세에게 물려준 차량이 분명합니다. 유사한 크기 그리고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물려줬기 때문이죠.
다만 두 차량의 차이점이라 하면 맥스크루즈가 싼타페와의 디자인 차별화를 강조하지 못했고 망설이던 대부분의 소비자가 싼타페로 결정해버리게 되면서 발생한 문제였고 얼굴을 좀 뜯어고치고 나온 팰리세이드에선 싼타페 대비 '확실히' 더 크고 더 비싼 차량이라는 걸 강조하게 되면서 성공을 하게 된 것이죠.
본론으로 돌아가 중고차를 찾는 입장에선 이러한 이유로 맥스크루즈가 정말 매력적인 차량이 됩니다. 검증되고 판매량이 많은 차량에 들어간 파워트레인이 들어가 있고 동시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차량인지라 중고차에서 가장 걱정되는 유지/보수에 있어서 다른 차량 대비 전반적인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싼타페나 쏘렌토와 같이 중형 사이즈 SUV만 되어도 2열 시트 폴딩까지 더한다면 실로 엄청난 공간이 만들어지는데 그보다도 훨씬 더 긴 공간을 갖추고 있으니 이 차가 '작다'고 느끼는 분들은 극소수일 겁니다. 그러니 굳이 공간에 대해선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습니다.
단편적인 예로 싼타페엔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6인승' 모델입니다. 2열시트가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진 3인용 벤치시트가 아니라 좌우로 독립된 개별시트인 '캡틴시트'가 들어갑니다. 2열에 캡틴시트가 있는 차량은 3열까지 있는 차량들 중 비교적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시도조차 해볼 수 있는 것이니 이러한 점이 바로 싼타페와 급을 나누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맥스크루즈는 2013년 출시 후 한 번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더뉴맥스크루즈'가 되었습니다. 2015년에 출시되었으니 2년이라는 아주 짧은 주기로 변경을 한 것인데 이 변화가 상당히 유의미합니다. (파워트레인 변화는 자동 6단에서 자동 8단으로 변경)
저는 신차를 살 때는 '합리적으로', 중고차를 살 때는 '풀옵션으로' 사는 것이 좋다는 의견에 동의를 하는데 맥스크루즈를 대할 때도 이러한 점이 확실하게 반영이 됩니다.
가격을 1천만원 전후로 확 낮춰서 확실하게 비용을 아끼시려면 초기형 모델을 구입하면 되고, 기왕 레저와 데일리까지 한 번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후기형 모델 중 최상위 트림인 '파이니스트 에디션'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왜냐면 지금 봐도 필요한 게 다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앞차와의 거리까지 조절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인성 좋은 HID 헤드램프, 1열 좌우 통풍시트, 전동트렁크, 오토홀드, EPB, 차로이탈방지, 후측방 경고까지 들어 있으며 한 번 맛들이면 빠져나올 수 없는 360도 어라운드뷰까지 들어갑니다. 그러니 단종된 노후 차량이라고 전혀 할 수 없고 오히려 최신 고급 차량들과 비교를 해봐도 전혀 부족함 없는 구성입니다. 아니 오히려 넘칠 정도입니다.
구입을 망설이게 되는 단 하나의 이유, 연비
이렇게 좋은 점들로 가득한 차량인데 구입이 망설여지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으니 바로 '배기량'과 '연비'입니다. 배기량이 디젤 모델의 경우 2,200cc로 중형차 기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생각보다 높은 세금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연식 할인이 적용되기 때문에 조금 낮아지는 효과는 있지만 공차중량이 2톤 가까이 되는 차량이다보니 연비에서는 불리한 면이 많습니다.
단편적인 예로 제 지인의 사례가 있습니다. 지인이 레져 라이프를 목적으로 중형급 SUV를 골라달라고 하더군요. 아직 가정이 있는 상황은 아니었기에 저는 투싼을 추천했지만 이미 마음이 싼타페로 기울어 있었고 싼타페TM을 생각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고민을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저는 완성도 높은 DM의 후기형인 '싼타페 더프라임'을 권했습니다.
물론 연비가 괜찮은 편인 2.0 디젤 2WD를 권했지만 결국 2.2 디젤 AWD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차량을 구입하고 나서 한동안 시간이 흐른 뒤 구입한 차에 대해 물으니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지만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으니 바로 '연비'라고 하더군요.
대부분 서울 도심에서 주행을 하는 환경이니 하이브리드나 전기차를 제외하고 그 어떠한 차라도 좋은 연비를 낼 수는 없을테지만 특히나 무겁고 AWD까지 들어있으며 배기량까지 높은 편이니 낮은 연비는 어쩌면 필연적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 크고 더 무거운 맥스크루즈를 경제생활을 않고 있는 부모님께 드린다는게 영 내키지는 않더군요. (물론 아버지는 이 차를 가장 원하셨습니다. 왜냐? AWD에 공간까지 있으니 다른 건 생각지 않으시더군요.)
닫는 글
어머니와 단 둘이 타는 차량이니 대부분의 공간은 비워둬야 하는데 굳이 이렇게 큰 차를 사드리고 싶진 않았습니다. 여전히 아버지는 '스타렉스' 정도를 외치고 계시고 원래 선물이란 받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 맞긴 하지만 돈을 내는 입장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제 마음이 계속 불편할 것 같아 부모님을 설득 중입니다.
조금 더 합리적으로 생각하시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