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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서 오히려 좋아, 26년도에 중고 현대 아슬란 살펴보기

마이라이드 2026. 5. 1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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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회사 임원분과 함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 앞을 슝하고 흰색 차량이 지나가는데 보이면 복권을 사야한다고 알려진 '아슬란'이었죠. 속으로 '꽤나 레이템이 지나가네' 싶었는데 때마침 임원분께서 제게 이렇게 물어보시더군요.

"저 차 아슬란이지? 저거 어때?"

평소 서킷도 다닌다지, 정비사 자격증도 있고 가끔 퇴근하면 집에 안가고 정비를 하는 회사 일보다 차에 미친 회사 팀장이 축 처져 있으니 감사하게도 흥미를 끌만한 떡밥을 시기 적절하게 던져주시더군요.

그랜저 고급형이고 FWD 중엔 제일 비쌌는데 그 위에 제네시스가 있던지라 망했죠.
그런데 지금 천 만원도 안할거에요

라며 무심히 답을 드리니 눈이 동그래지시며 굉장히 흥미롭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런 대화가 오간김에 블로그에 한 번 내용을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진짜 승자는 누구?


1. 그랜저HG < 아슬란 < 제네시스DH

차를 좀 아시는 분들은 이 차의 이름 정도는 들어보셨을테고 그닥 관심이 없는데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가치를 가진 현대기아 준대형을 찾는 분들이라면 이 차를 처음 듣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아슬란은 2014년, 현대자동차가 '그랜저 HG'와 '제네시스(DH)=2세대 제네시스(이후 G80으로 이름이 바뀐 바로 그 차)' 사이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출시한 전륜구동(=앞바퀴 굴림) 중 가장 비쌌던 차량입니다. 출시 가격이 그랜저보다 무려 약 1,000만 원가량 높게 책정되었더랬죠.

하지만 이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외면 받습니다.

  • 그랜저HG : 이미 고급화된 자리를 잘 잡고 있고 크게 다른 점도 없어보이는데 굳이 더 비싸게 살 필요가 있나?
  • 아슬란 : (...나 할말 있는데..아니..좀 들어봐..아 싫다고?...)
  • 제네시스DH : 1세대 대비 떡상한 디자인, 후륜/AWD 등이 있는데, 'FWD 그랜저급'과 같이 놀고 싶진 않아.

결국 2017년, 후속 모델 없이 단종되며 현대차의 '흑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됩니다..

그랜저HG < 아슬란 < 제네시스DH

 

2. 그렇다고 그랜저HG보다 못하냐고? 천만에.

에이.. 설마요. 가격이 더 비싼데 뭐라도 하나 더 좋은 점이 있을겁니다. 2014년 그 시절에는 천만원의 가치를 찾아서 납득하기가 좀 어려웠을지 몰라도 같이 늙어가는 마당에 지금 시점에서는 확연한 점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NVH : 제조사에서 자신있게 강조한 부분이며 전문 매체의 반응도 상급의 차량들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을만큼의 정숙성이 장점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오토뷰, 아슬란 정숙성 테스트 캡처

 

ADAS : 첨단주행안전 옵션들이 세상에 나오기 시작한 시점인데 물론 옵션 간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랜저보다 꽉꽉 담은 것은 맞습니다. 이 점이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긴 하구요.

아슬란의 ADAS : 후측방 경고, 차로이탈방지, 스마트크루즈 컨트롤 등

 

희소성 : 동시대에 나온 그랜저와 아슬란 디자인을 비교해보자면 그랜저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이제는 꽤 많이 늙은 차의 느낌을 주는 것에 반해 아슬란은 후속이 없다보니 비교적 세련되어 보이고 디자인 자체도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큰 디자인이라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에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군더더기 없이 말끔한 아슬란 디자인

 

3. 뭐어? 그랜저는 겨우 4기통이라고??

아슬란을 이 세상에 내놓으려 준비하셨던 현대차분들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겁니다. 바로 그랜저보다 아슬란이 '확실히 좋은 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가장 확실한 한 방인 '파워트레인'에 차별화를 두게 됩니다. 그래서 그랜저는 4기통이 주력인데 반해 아슬란은 모오두 고오급 V6 엔진을 넣었습니다.

구분 3.0 GDi 3.3 GDi
엔진 람다 II V6 3.0 람다 II V6 3.3
최고출력 270 hp 294 hp
최대토크 31.6 kg·m 35.3 kg·m
변속기 6단 자동변속기 6단 자동변속기
복합연비 9.5 km/ℓ 9.5 km/ℓ

 

하지만 함정이 있으니.. 그랜저HG 3.0도 V6이라 결국 기통수량은 아슬란의 매력이 될 수 없었고 오히려 그랜저에서는 2종의 가솔린 엔진, 1종의 디젤, 1종의 LPG까지 총 5가지의 선택지를 내놓았으니 소비자의 관심과 고민은 그랜저에서 끝나버리게 됩니다.그리고 '고오배기량'이라는 개념은 사실 북미에서나 유효한 것이지 기름값 귀한 한국에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기에 그리 유효한 포인트가 아니라는 점이 이 기회에 한 번 더 입증된 셈이기도 하구요.

아슬란 파워트레인 V6 3.0 or 3.3

 

 

4. 망한 차의 역설=희소성▲

그랜저HG는 진짜 너무 많이 봤습니다. 출시한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많이 보이고 택시든 지인차든 아마도 한 번은 꼭 타봤을 그 차량이죠.

흔한 것이 친숙하다는 점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너무 익숙해서 매력이 없게 느껴지기도 한데 그런 분들에겐 여전히 아슬란은 아주 좋은 선택지 입니다. 이 시점에서 중고차 시장의 현황을 한 번 살펴볼까요? (26년 5월 14일, 엔카 등록 기준)

  • 그랜저HG: 2,703대 (낡고 오래된 아빠차 느낌)
  • 아슬란: 182대 (오? 저 차 뭐지?)

수십 수백대 차이가 아니라 숫자 단위 자체가 달라버린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얼마나 귀한지 감이 오시나요?

 

5. 아슬란 ONE PICK: "무조건 3.3 풀옵"

'신차는 깡통, 중고는 풀옵'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이 말은 아반떼 같은 보급형 모델보다는 아슬란과 같은 고급형 모델인 경우 더 적절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특히나 더 때릴 감가가 있으려나 싶을 정도로 감가를 두드려 맞은 차량인 경우는 더하죠.

  • 추천 이유 :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당시 최고급 옵션을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고, 배기량 차이에서 오는 세금 등의 차이는 연식에 따른 세금 감면이 적용되어 큰 차이가 없으며 연비도 사실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0-100km/h 7초대 차량인데 매력적이지 않나요?
  • 정비 이점 : 정비 관점에서 판매량이 적었던 아슬란을 자신있게 추천드릴 수 있는 이유는 그랜저HG와의 부품 호환성 덕분 입니다. 하체 부품이나 엔진 소모품 대부분을 그랜저와 공유하기 때문에, 단종차임에도 불구하고 부품 수급이 매우 원활하고 수리비가 저렴합니다. 요즘은 부품가격도 가격인데 수급이 더 큰 요인이라는 점 기억하시구요.

3.3에 최고등급인 '익스클루시브' 추천

 

6. 결론: 1,000만 원 언더로 GET

아슬란은 '(의도적으로)실패한 신차'였을지 모르지만, 중고시장에서는 '히든 챔피언'입니다. 남들이 '실속있는 준대형'을 떠올릴 때 입을 모아 그랜저라 말할 때 조용히, 그리고 넌지시 '아슬란'이라고 말만 해도 '차잘알' 소리 들을지 모릅니다.

엔카 등록 매물을 구경해보니 중고시세는 695~790만원 정도에 형성이 되어 있는데 간혹 상태가 좋거나 옵션이 많은 경우 1,000만원을 상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다만 제가 추천드리는 차량은 주행거리가 다소 있더라도 1,000만원 언더로 구입을 하고 현금으로 싹 한 번 정비를 하고 타시길 권해드리겠습니다.

엔카 아슬란 시세 (26년 5월 기준)

 

마무리

6기통에 3.3 배기량이면 아무래도 연비가 썩 좋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도심 주행 환경에서는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부담스럽게 작용할겁니다.

하지만 주행 '빈도'가 많지 않되 가끔 '장거리'를 다니는 분들이라면 출력 및 정숙성 대비 고속도로 연비는 썩 빠지진 않을테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현대 아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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